- 제 11 화 소녀와 도둑2020년 11월 03일 15시 37분 3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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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컹덜컹하고 격하게 흔들리는 조악한 마차의 우리 안에서, 엉덩이를 치는 고통에 무표정인 채로 견딘다.
눈물은 말랐다.
'리리아'. 그것이, 이 자의 이름이었다.
리리아는, 남작가의 영주와 하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로, 뛰어난 능력과 작고 귀여운 겉모습 때문에, 영주의 처자식들이 꺼려하였다. 태어나면서부터 계속.
리리아한테는 상냥한 어머니가 있었고, 하인으로서 같이 일해왔다.
영주......다시 말해 리리아의 아버지는 엄격하고 차가운 인상을 주는 인물로, 어머니와 자신에게도 하인으로서 대하였다.
그 거리감이 보통이라고 생각했던 리리아에게는, 아버지의 자식들에게 괴롭혀지고, 주어진 일에 종사한다. 이게 일상이었다.
몸에는 연일 멍이 생기고, 지워지지 않는 상처도 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이상하게는 생각하지 않지만, 괴롭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때에는 어머니의 말씀이 리리아를 구원해주었다.
"언젠가, 네 노력을 발견해줄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 거야."
어떤 사람일까.
동심으로, 백마탄 왕자님같은 모습을 머릿 속에 떠올리며 두근두근했었다.
하지만, 올해 두 번째 달....리리아의 어머니가 타계하셨다.
사인은, 사고사.
사고라고는 해도, 장을 보고 돌아오다 도적에게 습격당했다고 한다.
장례는 치뤄지지 않았고, 소박한 묘소에 이장되었을 뿐이었다.
그 후의 리리아는, 방에서는 울고, 상처입은 마음인 채로 격무에 시달리고, 지쳐버려서 침대에 누워도 제대로 잠들지 못하는 나날을 보냈다.
과연, 어머니의 노력은 누군가가 발견해 주었을까. 어째서 이렇게 괴로운 걸까. 살아있는 의미란 있는 것일까, 그것 뿐만이 머릿 속에서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리고, 슬슬 리리아에게도 한계가 도달하려 할 무렵ㅡㅡ.
"ㅡㅡ어이."
목소리의 주인은, 영주였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냉철한 남자.
이름으로 불렸던 일은 없다. 항상 부르는 방법이다.
여기까지 오면, 이 남자와 어머니 사이에는 사랑이 없었던 일 정도는 리리아도 알고 있었다.
"뭐냐, 그 눈은."
"아, 아니요, 죄송합니다."
피곤해서인지, 똑 부러진 리리아도 감정이 그만 표면으로 나온 모양이다.
"흠. 뭐 좋아, 와라."
"알겠습니다."
휘청거리며 걸어서, 재빨리 앞에서 걷는 영주를 따라갔다.
현관을 지나쳐보니, 문 근처에 정차해 있는 하나의 마차가 있었다.
커다란 천이 뒤집혀진 정방형의.....아무래도 우리같은 것이 달린 마차다.
열어보면 맹수가 있을 듯한.
"타라."
"어....."
리리아는 의미를 알 수 없었다.
말의 의미가 아니라, 그 행동을 하는 의미를 알 수 없다.
그러자, 명백히 성가시다는 표정을 지은 영주가, 휙 하고 턱으로 지시를 보냈다.
"헤이...... 이봐! 빨리 타라고!"
"시, 싫어, 어째서! 싫어!"
우람한 남자 하인들에 의하여 강제로 우리 안에 집어넣어지고, 놓치지 않겠다는 듯 출구를 자물쇠로 잠구었다.
"주인님, 저 고급스러운 옷은 어떻게 할까요."
"상관없어. 해라. 하지만 여자한테는 손대지 마라. 백작에게 보낼 선물이다."
"헤헤. .....헷헤."
이 마차의 운전수같은 중년 남성이, 비굴한 웃음으로 비위를 맞춘다.
"이제야 후련해졌군요."
"그래."
자신은 팔렸다고 실의의 구렁텅이에 빠진 리리아에게, 다시금 절망이 엄습했다.
"ㅡㅡ어미를 끝장낼 땐 재미있었지."
머릿 속이 하얗게 되었다.
"부인이 시끄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숨은 자식이 이 녀석은 꽤나 밖에 나오지 않으니까 곤란해하던 참에 마침 잘된 이야기였다. 백작과 하늘에 감사해야겠군."
"정말 그렇네요. 영주님은 하늘이 총애하시고ㅡㅡ"
또 뭔가 대화를 했지만, 몸에 힘이 안 들어간다.
사고도 정지하여, 다만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이 세상의 불합리함을 저주하는 일도, 복수에 몸을 불태우는 일도, 그런 생각조차 솟아나지 않았다.
살아가는 일조차 포기하고 싶어졌다.
상하좌우도 모른 채, 몸이 둥실둥실 떠오른 기분이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천 하나만 걸친 모습이 되어서, 야윈 팔과 몸에서 수일 이상은 마차 안에서 지냈던 일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그 운전수에게 뭔가 당한 것은 아니지만, 이제 곧 쇠약사 할 가능성은 높을 것이다.
어머니의 곁으로 간다면, 원망하는 말을 잔뜩 말하자.
리리아에게는, 그것이야말로 구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때, 말의 울부짖음이 들리고, 난폭하게 마차가 정지하였다.
♢♢♢
실수를 해서.....아니 팔다리가 빠져버려서....
병사 다섯 명이 달려들어서 구멍에서 구출. 그 후에 포승줄로 빙글빙글 휘감고, 그대로 맹수용의 커다란 우리가 늘어선 지하실에 처넣었다.
"입은 것이 왜 벗겨지지 않지. 성가신 도둑이구만....."
"이제 됐어. 우리에 넣을 수 없다면, 저기 있는 의자에라도 묶어둬. 그것보다 빨리 수인 우리의 이송을 도와주자고."
"예."
이제야 포기했는가.
맨 얼굴을 보이기가 꺼려져서 벗겨지지 않는 듯한 행동을 취했지만, 덕분에 우리에 강제로 밀어 넣어지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머리부터 무리하게.
마왕이 이 나의 엉덩이를 팡팡 차버리다니.....
가볍게 지하실을 둘러본다.
이 지하실에는, 현재 내 옆에 놓여진 우리 안의 소녀 두 명 뿐이다. 보초도 없다.
왜냐면, 손이 많이 가는 수인의 우리를 윗층으로 옮기는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이니까.
우리의 소녀에게로 눈길을 보낸다.
"......"
공허한 눈동자를 내리깐, 옅은 분홍색 단발머리의 자그마한 소녀. 천진난만함이 아직 남아있는 매우 귀여운 얼굴형인데, 야위어 버린 데다 상처도 많이 보였다.
이 애도 분명, 여기의 백작의 희생자겠지.
".....이제 곧 도와줄 사람이 올 거야. 그 때까지ㅡㅡ"
"그런가요....."
그 연약하고 감정이 없는 말에, 자연스레 시선이 그녀에게로 간다.
힘없이 고개를 젓는 그녀는, 내 눈에는 야윈 것 이상으로 약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기쁘지 않아?"
"......"
단순히, 어째서 구조에 흥미가 없는지 신경쓰였다.
그러자, 내 투구에 약간 뚫린 구멍으로 보이는 포기하지 않는 시선이 싫어졌는지....
".....무책임하게 구해져도, 괴로운 뿐인걸요."
그 후에, 조금씩 중얼거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신분, 어머니의 일, 여기에 오게 된 경위....
이 세상에서는 드물 일이 아니었지만, 꽤 불우한 인생을 걸어온 모양이다.
".....이제부터 편해질지도 모르는데?"
"또 그런....이 이상으로 심해질지도 몰라요."
"그건....부정할 수 없겠네."
하쿠토에게 구해져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이 애는 알고 있다.
다만, 아무래도 이것만은 말해두고 싶었다.
"난, 네 어머니는 거짓을 말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
갑자기 시체같았던 소녀가 뛰쳐 일어나서는, 우리의 창살을 온 힘을 다해 쥐면서 분노의 감정을 폭발시켰다.
"어머니께서 행복하셨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그 남자 때문에 절 임신해버려서! 결국은 살해당하고!"
"......"
"누가 그 분을 이해해줬나요! 아무도 없었어요! 누구 하나 없었다구요! 그 분의 노력은 결국 보답받지 못했다구요!"
"....."
"그렇게나 열심히 일하셨는데! 그렇게나 힘껏 살아오셨는데! 그렇게......그렇게......상냥했었는데....."
피를 토하는 듯한 격정을 분출한 소녀에게서 힘이 빠져나가서, 천천히 주저앉았다.
".....난ㅡㅡ"
지하실의 문이 열렸다.
"ㅡㅡ저기 있는 여자를 데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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