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70――
    2022년 04월 26일 09시 45분 3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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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72/

     

     

     

     "체아펠트 자작, 자작은 귀족으로서의 자부심도 없는가."

     이번에는 결투자끼리의 교전 아닌 설전 차례인가. 이것도 결투장 전체에 확대되는 모양이다. 

     대전상대의 정보는 있다. 이 녀석은 가무리히 백작의 동생인데, 나와 마젤 탓에 폐적된 남자의 숙부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현재는 가무리히 백작가에서 기사단의 단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 정도로는 이 녀석 체격이 꽤 있다.

     

     "애초에 자작은 평소의 태도도 문제가 너무 많았다. 낭비 자작 등의 소문이 흐른다는 것 자체가, 마물만도 못하다는 증거."

     "냄새나."

     "뭣이?"

     

     갑작스럽게 입을 연 나의 한 마디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라서 말문을 이어나갔다.

     

     "입냄새나. 다가오지 마."

     "뭣......"

     "입열지 마. 다가오지 마. 적어도 목욕하고 나서 다시 오라고."

     얼굴 앞에서 한 손을 내젓는다. 관객석에서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관객들은 냄새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니까.

     

     "용사와 성녀님한테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는 걸 모를 정도로 눈과 머리가 썩어있겠지만, 입까지 냄새나는 건 못 참아."

     

     상대의 분노로 물든 얼굴을 보고, 이번에는 과장되게 어깨를 으쓱거린다.

     

     "관객의 앞에서 사실을 지적당했다고 벌게지지 말라고. 부끄럽지도 않냐."
     "이 파렴치한 꼬마, 죽여주마!"

     

     오~ 꽤나 직설적인 말씀. 주변에 다 들리나고. 자부심을 중요시하는 귀족인 만큼 화가 치밀어 오른 모양이다. 그러더니 제멋대로 자신의 말 쪽으로 걸어가고 말자, 가무리히 백작이 고발인석에서 아연실색하고 있다. 먼 곳에서 보면 도발이라고 알 수 있으니까.

     

     심판석에서 이쪽을 보고 있는 리리한테 가볍게 목례한 뒤에 나도 자기 말을 향해 간 다음, 노이라트한테서 고삐를 받아 든다. 방금 세이퍼트 장작이 질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던 것은, 따로 더 좋은 수가 없었냐는 표현일 것이다.

     품위가 없다고 하면 반론의 여지가 없기 때문에, 장작의 표정은 일단 잊어둔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천천히 결투장 가장자리까지 이동. 저쪽은 이미 의욕만땅인 모습이 멀리서도 보이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의욕에 가득 찬 것은 이쪽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나는 질 수 없는 상황이니까.

     

     

     목제 나팔에서 나오는 듯한, 이상한 느낌의 신호가 울린다.

     잠시 딴 생각을 했지만, 흙먼지를 내며 달려오는 상대를 확인하자 곧장 나도 말을 달리게 했다. 첫 번째는 나 자신의 확인을 위해. 상대와 교차할 즈음에 속도를 창에 싣기 위한 타이밍을 재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그런대로 관객석 사람들을 기쁘게 할지도.

     

     "우오오오오!"

     "하아앗!"

     

     최초의 교차. 무겁고 둔탁한 진동이 손에 전해짐과 동시에, 주위에서 환호성이 하늘을 향해 울려 퍼진다.

     금속과 금속이 기세 좋게 부딪혔기 때문에 불꽃이 튀고 독특한 냄새가 잠시 코를 찔렀지만, 곧장 말의 기세로 그 자리에서 멀어졌다. 상대도 확실히 백작가의 기사단장이다. 손에 약간의 저릿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냉정함을 잃고 분노에 맡긴 일격이라 강함은 있어도 명중률은 낮다. 도발에 응해서 예상대로 내 머리를 노려왔기 때문에, 상대의 창대에 내 창대를 대어 돌리게 할 수 있었다.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고 한번 결투장의 구석까지 달려가고서, 말을 돌려 다시 중앙으로 향한다. 가볍게 말을 쓰다듬자 진정해준다. 새삼스럽지만 디스벨트는 좋은 말이구나.

     

     "좋아, 다음도 잘 부탁해."

     

     말의 목덜미를 가볍게 치면서 말을 건 뒤에 창을 크게 휘두른다. 상대가 다시 회장 전체에 울릴 듯한 노호성을 지르며 말을 달려온 것을 보고, 나도 말의 배를 가볍게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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