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72――
    2022년 04월 29일 04시 55분 4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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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74/

     

     

     

     시합이 끝났다고 해서 거기까지, 는 될 수 없는 것이 결투재판이다. 결투 후, 이쪽의 주장에 따른 서류가 눈앞에서 작성되는 것을 확인하거나, 나중에 말꼬리 잡히지 않도록 글귀에 문제가 없나를 확인하고서 사인하는 등, 할 일은 많다.

     서류는 세이퍼트 장작이 준비해 준 법무쪽 사람이 확인해주고 있지만, 마지막으로 확인의 사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끝까지 그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다.

     

     "수고했네."
     "아뇨, 그보다 각하께서도 고생하셨습니다."
     "뭐, 흥미로운 것도 봤으니 말일세.'

     

     간단한 치료를 끝내고서 잠시 장작과의 대화 타임. 그보다 정보공유와 확인의 자리에 가깝구나 이건. 그리고 리리의 주변에도 아네트 씨와 여러 기사들이 호위를 서고 있을 것이다.

     

     "몇명 더 호위를 서고 싶다고 말했지만 돌려보냈네. 말로는 들었지만, 처음 가까이서 보니 반할 만도 하더군."

     아버지한테서 나와 리리의 일을 조금 들은 장작이 그런 말씀을 하십니다. 어떻게 반응해야 좋습니까 이건.

     

     "경의 결혼식에는 참석해야겠구먼."

     "너무 빠르십니다. 그리고 각하 정도의 고위 귀족이 굳이."
     "신랑이 대신의 아들 아닌가. 대신에 대한 폐하의 신임이 두텁다면 폐하까지는 아니지만 왕족이 참가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 정치라네."

     

     그 점을 들이밀면 반론의 여지도 없다. 적어도 학교 졸업까지 기다려주세요.

     

     "그리고 신전 측에서는 틀림없이 대신관이 주례를 서겠지."
     "역시 그렇게 됩니까."

     나나 리리가 아니라 마젤을 노리고서.

     

     "그건 그렇고, 막바지에 상대측 모습은 보기에 어땠나."

     "아픔을 느끼지 않는 모양이었고, 사고력도 저하한 것처럼 생각됩니다. 다만 승패가 걸려있다는 점만은 이해한 것 같았고요."

     "흠."

     

     장작도 진지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다. 역시 그런 일은 전례가 없던 모양이다.

     

     "그래도 마물과 뒤바뀌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겠지만요."
     "교회도 상대의 확인은 하고 있으니 말일세. 이미 이 결투재판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소동을 일으켜놓았네. 여기서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지."

     "확실히. 그렇게 되면, 약물인가요."
     "그렇게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상대쪽의 의도를 모르겠구먼. 그 자리에서 경을 죽이려는 목적으로서는 서투르고, 단순히 소동을 일으키려는 목적이라면 규모가 너무 작아."

     

     그렇게 말해버리면 뭐라 대꾸할 수 없다.

     

     "그건 그렇고, 대전상대인 그 남자는 지금 어떻게 되었지요?"

     "교회에서 치료 중이라네."

     "만일 제가 졌다면 용사의 여행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럼 외교문제로서 처리할 예정이었네. 바인 왕국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데리츠담에 대해 외교관이 가기로 되어있었지."

     "예를 들어, 데리츠담의 중추에 아직 마족이 있을 가능성은 있을까요."

     "한번은 마족을 쫓아낼 방법을 상담받았지만, 그 후의 대응까지는 모른다네. 그리고 한번 제거해도 다시 숨어들 가능성도 있으니."

     과연. 게임에서는 한번 제거하면 문제 없었지만 현실이라면 되풀이할 우려가 있구나.

     

     "어쨌든 외교문제는 되었을 걸세."
     "그랬겠죠......"

     

     장작의 미소에 무심코 식은땀.

     

     "경한테는 미안하지만 이 일은 이용하고 있었기도 하고."

     "무슨 일을 하셨길래요."
     "트라이오트의 망명 귀족들한테 덫을 설치해놓았지."

     

     잘 알 수 없어서 더욱 물어보니, 멸망한 트라이오트의 망명 귀족은 바인 왕국뿐만 아니라 데리츠담에도 있던 모양이다.

     노골적인 분류를 하자면, 바인 왕국에 협력해서 영토탈환을 노리는 파벌과, 데리츠담의 무력을 빌려 국토회복을 노리는 파벌이 있다는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데리츠담 측이 먼저 병사를 보낼 것 같다는 소문을 일부러 우리나라에 있던 망명 귀족들 사이에 흘린 결과, 우리나라를 나가서 데리츠담으로 이동한 귀족이 몇 명 있던 모양이다.

     

     "영지를 되찾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를 위해서라면 상대를 고르지 않겠다는 녀석한테 은혜를 입혀도 도움이 안 되지. 빠르게 내보낼 수 있었네."
     "지당하십니다."

     

     그런 녀석들 중에는 이 결투재판의 평판을 듣자마자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자도 있지만, 당연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거부하고 있다.

     

     "일부가 데리츠담에 있는 용사 공과 제2왕녀 전하께 면회를 요청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만나지 못한다는 모양일세."

     "아......"

     

     대화 결과 협력해줄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이 결투재판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젤이라 해도 그쪽에 협력할 생각은 들지 않을 터.

     

     "외교 쪽은 폐하와 외무관들한테 맡겨두면 될 걸세. 아니면 경은 그쪽에도 흥미가 있는가?"

     "흥미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성향에는 안 맞아서요."

     "과연."

     수긍해줬다. 솔직히 안심했다. 성향 문제도 그렇지만 거기까지는 신경 쓸 수 없으니까. 그리고 하는 김에 전부터 신경 쓰였던 의문과 가설을 장작과 상담해보기로 했다.

     

     "그런데 주제를 바꿔도 될까요. 사실 전부터 신경쓰였던 가설이 있는데요."

     "흠, 뭔가."

     "비행하는 마물의 싸움법입니다. 지식이 있고 마법도 쓰고 비행하는 마물도 있는데, 녀석들은 높은 곳에서 일방적으로 마법을 쏘는 일이 없습니다."

     

     전에 라페드를 붙잡았을 때 의문으로 생각했던 점이다.

     

     "전에, 인체에 내포된 마력과 세계에 차 있는 마력은 다르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범위마법대책을 실험할 때였지. 보고서는 나도 읽어본 일이 있네."

     "마물도 같은 일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 날아다니는데도 마력을 사용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다만, 현재로선 가설입니다."

     

     애초에 난 마법을 못쓰니까.

     

     "확실히 간단히는 조사할 수 없겠구먼."

     "다만, 이 가설이 맞다면 성벽을 넘어오는 마물과 마법공격을 해오는 마물, 그리고 지상에서 성벽을 돌파하려는 마물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각각 대응책을 바꾼다면 좋다는 뜻인가."

     

     가설이 맞다는 전제로 왕도방위전에서의 계책을 설명하자, 장작이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당분간 생각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끄덕인다.

     

     "과연, 잘 알겠네. 조사해보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그 즈음이 되어서야 겨우 서류 쪽이 끝난 모양이다. 장작한테 인사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서류를 읽고 확인한 뒤 대리인으로서 사인했다. 하아, 오늘은 기나긴 하루였구나, 하고 그때는 생각했었지만.

     

     전부 끝냈을 때에는 결투부터 반나절이 지났기 때문에, 당연하게도 시합에서의 언동은 전부 어머니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 결과 귀가한 나는 전례대신의 아들로서 문제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대단한 기세로 설교당했다.

     "체아펠트 뿐만 아니라, 문치파 귀족은 저렇게 품위 없다고 들을지도 모르잖느냐." 라고 들었을 때는 반론의 여지가 없었다. 잊고 있었지만 지금 와서는 나도 파벌의 일원 취급이었지.

     

     기나~긴 설교가 끝난 후에 리리가 우려준 차는 맛있었습니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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