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73――
    2022년 04월 29일 13시 20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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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75/

     

     

     

     이튿날은 아침부터 예정이 틀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가족끼리 식사 중,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노르베르트가 이른 아침에 도달한 서장을 아버지한테 줬고, 아버지가 얼굴을 찌푸리면서 모두 읽는 것은 나와 어머니가 가만히 바라보았다.

     참고로 지금의 리리는 아직 메이드의 신분. 팔러 메이드의 실전 연습 시간은 주인이 식사할 때라서, 같은 방에 있지만 동석한 것은 아니다.

     

     "리리."

     "네."

     

     아버지가 리리를 불렀다. 차를 더 달라고 하나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다른 모양이다. 편지에서 리리한테로 시선을 돌리고서 입을 연다.

     

     "슈람 후작가에서의 초청이다. 리리를 내일 있는 오후 다과회의 초대하고 싶다는군."
     "네......?"

     

     아, 리리가 경직되었다. 

     

     "초대자는 슈람 후작의 따님인 로즈마리 엘 슈람 양이다. 가벼운 다과회라고 하는군."

     "저기, 가벼운 다과회라고 하셔도"

     "세리퍼트 장작 각하의 허가도 맡아놓았다고 한다."

     

     내가 질문하기 전에 아버지가 먼저 대답했다. 벌써 준비해놓았습니까. 역시 귀족이라고 해야 할까.

     

     "서순은 알고 있지요? 입장이 바뀔 뿐입니다."

     

     어머니가 리리한테 말을 걸었다. 리리도 팔러 메이드로서 다과회에 있었을 테니, 다과회에서의 매너는 보아두었을 것이다.

     

     "베르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슈람 후작의 파벌 문제인가요."

     "그래."

     

     정답이었나. 일단 아직도 당황한 모양인 리리한테 설명해두자.

     

     "이 나라에서는 크게 문관계 파벌과 무관계 파벌이 있는데, 슈람 후작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파다. 거기까지는 알겠어?"

     "네."
     "다만, 중립파는 인구수로 보면 많지 않으니까, 보통은 문관계나 무관계 양쪽 파벌의 유력자와 같은 거리를 두며 사이좋게 지내는 경우가 많지. 그리고 로즈마리 양의 어머니는 무관계 귀족 가문이었을 거야."

     "문관계 쪽과는 그런 혈연관계가 없으니, 그쪽 친구를 늘리고 싶은 경향이 있는 거네요."

     

     정답. 리리는 정보와 경험이 적을 뿐이지 이해력은 높구나.

     

     "그리고 마젤과의 관계도 있어. 로즈마리 양은 왕태자 전하의 아드님과 약혼한 상태니까."

     "......왕도에 없는 오빠 대신에 저와의 관계를 다져두고 싶다는 거네요."

     "그렇게 되지."

     "알겠습니다. 그 초대, 받아들일게요."
     "괜찮은가?"

     "네. 언젠가는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긴장은 하고 있지만, 제대로 아버지한테 대답했다.

     

     "그리고 그러는 편이 베르너 님의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요."
     "그건 틀림없다."

     

     아버지의 대답을 들으면서 목이 막히려는 걸 참았다.

     그건 그렇고 단념이 빠른 것은 남매가 비슷하구나.

     

     "크라우디아, 옷을 골라줘."

     "알겠어요."

     

     아버지가 어머니한테 그런 말을 했다. 아무리 가벼운 다과회여도 어느 정도의 옷은 필요하고, 어머니의 드레스는 리리한테 안 맞을 거라 생각한다. 키의 문제라고.

     

     "오늘 리리는 성으로 출근하지 않아도 돼."
     "알겠습니다."

     

     요 며칠 동안 결투에 매진하고 있어서 조사도 진전되지 않았지만, 그건 제쳐둔다 해도 표면상의 업무도 할 일이 많다. 내 업무가 쌓이게 되었을 테니, 오늘 하루는 그쪽의 업무를 하게 되겠지.

     리리가 아쉬운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오늘은 어차피 서류업무가 될 테니 마침 좋을지도.

     

     "다과회 당일에는 저도 오후부터 왕성에 출근하게 되어있으니, 허가를 맡아두겠습니다."

     

     초대된 사람은 리리지만, 후작가까지 에스코트할 사람은 필요하다. 내가 아버지한테 그렇게 말하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일 뿐이었지만, 판단은 잘못하지 않은 것 같으니 괜찮다고 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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