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67(●)――
    2022년 04월 25일 14시 06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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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69/

     

     

     

     결투를 이틀 후로 남긴 대낮. 회의실에 모인 각 대신들과 국왕, 왕태자, 재상들이 전부 입실할 때까지 시간 동안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모레가 결투로군요. 여러분은 가실 건지."
     "안 갈 것이오. 승패가 뻔한 것에는 흥미 없소."

     "나는 가지 않으면 안 되니 어쩔 수 없구려."

     

     세이퍼트 장작의 발언에, 몇 명이 웃음소리를 냈다. 실제로도 많은 대신들은 이 결투에 약간의 흥미는 있어도 일부러 가볼 필요성은 느끼지 않고 있었다. 할팅 일가의 책임자인 장작만이 예외였지만.

     

     "일부러 마상기마로 개최하는 거다, 가볼 필요도 없겠지."

     

     베르너가 <창술> 스킬을 보유하고 있음은 나라로서도 이미 파악해놓았다.

     

     "연출로서도 마상의 일기토는 서민들 취향이니 말입니다."

     "그건 부정할 수 없군."

     

     먼 곳의 용사보다 가까운 베르너다. 용사에 대한 중상모략에 맞서는 존재는 국가로서도 화려하게 이기기 해주고 싶다. 그를 위해서는 결투장의 중앙에서 싸우는 근접 전투로 시작하기보다, 결투장 전체를 쓰는 형태인 마상 일기토 쪽이 훨씬 그림이 되는 것이다.

     베르너 자신은 미끼라고 자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귀족에 대한 미끼임과 동시에 민중에 대한 간판이기도 하다. 그것은 이 자리의 모두가 이해하고 있다.

     

     "왕태자 전하께선 시기가 너무 빠르다며 불만을 표출하셨다지요."

     "빨라진 만큼 계획대로 흘러가기는 하겠지."

     "그렇기 때문에 왕실은 안하임 전의 보수로서 베르너 경한테 말을 수여한 거로군요."

     "베르너 경의 상대도 조금 더 거물을 노리고 있었을지도."

     그 시점에서 벌써 이런 흐름을 상정하고 있었냐면서 몇 명이 쓴웃음을 지었다. 전개의 속도와 상대의 예상 밖 요소가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예정대로의 이벤트인 것이다.

     

     "가무리히 백작 측은 기만정보에 걸려들었습니까."
     "숨기고 있다고 생각되는 정보를 손에 넣었을 때는 사실이라고 믿고 싶어지는 법이니까. 자작은 정말 교묘하게 하고 있지."

     베르너가 흘리고 있는 소문은 간단하게 가무리히 백작의 전 후계자가 학교에서 저지른 사실과, 그때 용사가 있었다는 점뿐이다. 다만 마젤이 있었던 일에 관해서는 '그때 마젤이 있어준 덕분에 살았다' 라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다. 그것도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번드르르하기만 한 갑옷을 발주했다는 정보와, 개인적으로는 두드러지는 무훈이 없다는 사실과 조합하면 그것들이 하나의 흐름이 된다. 개인으로서의 베르너 판 체아펠트는 강하지 않을 거라는 방향으로.

     

     "국왕 폐하께서 입실하십니다."

     

     대화를 계속하려던 차에 국왕과 왕태자, 그리고 재상이 막 도착했기 때문에 모두 일어서서 인사했다. 모두를 착석시키자마자 왕이 입을 열었다.

     

     "모두들 수고했다. 외교 쪽부터 시작하자. 용사의 건, 서방 2국은 어떤 반응인가."
     "양국 모두 아직 마군에 의해 고생하는 점도 있어서, 데리츠담에 용사가 머물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대해 격분하고 있었습니다."

     외무대신인 에크볼트가 그에 대답했다.

     

     "다만, 바인 왕국이 용사를 포섭했다는 점에 관해서는 난색을 표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마왕에 대한 대책이 최우선이다. 용사에 대한 사례는 용사 본인에게 닿도록, 짐의 말을 전해주게."

     "알겠사옵니다."

     국가로서는 사례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는 한편, 묘한 사례. 예를 들어 공주나 영애 등을 선물한다면 되돌려 보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동방 3국은."
     "레스라토가는 우리나라와 공동 노선을 취한다고 합니다. 북쪽의 자로이스 도국은 조건을 달았습니다."
     "조건이란?'

     "마군 사천왕과의 싸움에서 대형선을 여럿 잃어서, 교역에 차질이 빚어진 모양입니다."

     내용을 듣고, 왕은 잠시 생각한 뒤 수긍했다.

     

     "알겠다.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교역선의 수를 늘리는 것을 허락한다. 다만 관세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마라."
     "예이."
     "우리나라에서 보내는 배는 여러 귀족가한테 할당시켜라. 교역의 이득이 편중되지 않도록."

     "알겠습니다."
     "동남 팔리츠는 현재 답변이 없습니다."

     "현재의 팔리츠 왕비는 분명 데리츠담의 왕녀였었지?"

     "그 말씀대로입니다."

     왕태자 휴벨이 확인의 의미로 묻자, 외무대신이 수긍했다. 왕은 잠시 침묵하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팔리츠는 당분간 내버려 두자. 현재 상황은 5대 1이니, 적어도 적극적으로 데리츠담 측에 설리도 없겠지."
     "예."
     "서방 2국과 자로이스가 동의한 다음, 데리츠담에 대해 5개국 연대로 항의문을 보낸다. 그다음은 상대의 반응을 기다리기로 하자. 지금 단계에서는 거기까지면 돼. 다음은 국내문제인데."

     "콜트레치스 후작가의 건 말입니다만, 하나 신경쓰이는 점이."

     왕태자가 입을 열자, 모두가 시선을 보낸다.

     

     "기사단장, 콜트레치스 후작가를 공격하게 되면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지?"

     "마군 대책을 위해 출진 준비는 갖춰놓았지만, 요새 공략이 되면 예정이 바뀌기 때문에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후작가의 저항과 이동에 드는 시간도 고려한다면 2개월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동감입니다. 마군 대책용의 전투준비와는 달라지고, 후작부인은 간단히 항복하지 않겠죠."

     제1, 제2 기사단장의 대답을 확인한 왕태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2개월 동안 왕도에서 기사단이 사라졌을 경우, 우베 노사가 언급했던 '예언'쪽이 우려됩니다."
     "기사단 부재중에 마군이 쳐들어온다는 겁니까."
     "그 가능성을 고려해야만 하겠지요."

     왕의 의문에 대답한 왕태자의 발언에, 세이퍼트 장작이 수긍한다.

     

     "확실히 그럴 법하군요. 마군이 뒤에서 조작하고 있었다면, 이 시기에 콜트레치스 후작가가 폭주한 것도 납득이 갑니다."
     "그럼 먼저 다른 귀족가한테 콜트레치스를 공격하게 합니까?"

     "아니요, 어느 가문이든 마군을 대비하는 쪽을 우선할 거다. 거부는 하지 않겠지만 미적거릴 게 분명해."

     

     기사단장과 재상들한테서 당분간 의견이 날아들었지만, 당분간은 예정대로 하자는 형태로 끝맺었다. 

     

     "여기선 베르너 경의 방식을 따라, 정보 외에도 콜트레치스령의 정밀한 지도를 만들어둘까. 척후를 많이 보내서 지도를 만들게 하도록."
     "예."
     "그러고 보니 체아펠트 백작 습격 미수범의 건 말인데. 범인은 뭔가 자백했나?"

     "지금 단계에서는 아무것도."

     이 사건에 관해서는 베르너는 물론, 잉고의 부인인 클라우디아의 귀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베르너가 모르는 곳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베르너가 모르는 채 국가가 처리해 놓았다.

     

     "짐의 신임하는 대신을 노린 게다. 반드시 배후관계를 찾아내도록. 하지만 증인은 죽지 않게 하고."
     "명심하겠습니다."
     "다음, 마군의 피해지역에 대한 원조계획에 대해서인데."
     "예, 용사 공의 활약이 있었던 동부 국경 방면은 마군의 피해도 감소하는 경향이 있지만......"

     "피해지역에 보상금을 주는 것만으로는 올해를 견딜 수 없겠지."

     왕의 물음에 재상이 대답한다.

     

     "일시금 외에도 부역 노동을 줄임과 함께, 가축을 촌락마다 대여해주고 육성 비용을 나라가 부담한다는 형태의 정기적인 임금을 주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감세는 무리인가."
     "마물 대책에 드는 예산을 고려한다면 어렵다고 봅니다."

     "어쩔 수 없지. 방향성은 그거면 됐지만, 일부한테 속지 않게 할 대책을. 서방은?"

     "아직 마물의 영향이 강하기 때문에, 병사를 주둔시킴과 함께 임시 주둔비용을 지역에 주는 형태입니다."
     "그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제1기사단의 단장이 끼어들었다.

     

     "군에 물자를 납품하는 상인한테서 짜낼 예정입니다. 서방에 우선적으로 판매를 허가한다는 형태라면, 조악품을 납품해서 병사한테 피해를 끼치면 자기의 목을 조르는 일이 될 테니 좋지 않을까요."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만, 문제점도 있군."

     

     이날의 회의도 길게 이어졌지만, 회의가 끝나자마자 바로 각 대신들은 자기 집무실로 돌아갔다. 나라의 방향성을 정하는 회의와는 별도로, 자신들의 관할 범위에 해당하는 업무도 많은 것이다.

     그들이 결투를 보러 갈 틈이 없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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