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65――2022년 04월 25일 11시 06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67/
성내에서 몇 명 사람을 빌려서 예고를 보내고, 손을 쓴 다음 나서 성을 나선다. 완전히 어두워졌기 때문에 돌아갈 때는 마차다.
"저기."
일단 바깥을 보며 여러 가지를 머릿속에서 생각하고 있자니 리리가 말을 걸어왔다. 왠지 미안한듯한 목소리여서 선수를 치기로 했다.
"고마워."
"네?"
"아니, 거기서 나 이외의 이름이 나왔으면 낙담했을 거라 생각해."
"그, 그런 짓은 안 해요!"
농담삼아 그렇게 말했더니 대단한 기세로 부정했다. 농담이 조금 지나쳤나.
"하, 하지만, 결투라니."
"왠지 잘 모르는 룰이었는데."
원래는 이런저런 준비가 많이 필요해서 나로서도 상당한 시간을 잡아먹게 될 터였는데, 이번에는 세이퍼트 장작이 그 부분의 수속을 전부 떠맡아줬다. 대행이 허락되는 것은 이 세계라서 그럴 것이다. 장작 클래스를 상대로 위조를 의심할 녀석은 없을 테니까.
다만 이것도 뒷 사정을 생각하면 여러 가지로 좀.
"다만, 리리한테는 미안하지만 난 그런 멋진 남자가 아니라 오히려 비겁한 놈이라서."
"네......?"
"그러니 조금 딴 곳 좀 들를게. 미안하지만 어울려줘야겠어."
고개를 갸웃거리는 리리를 제쳐두고 다시 한번 생각의 바다에 빠져든다. 이번의 내 입장은 마술에서 말하는 '손님한테 보이는 측의 손'이다. 뒷 사정은 관여하지 않고 끝나는 게 좋겠지만, 어떻게 행동할까~ 배 아파.
"이거 이거 자작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매번 미안하게 됐어, 비아스테드."오늘 들른 곳은 상업길드다. 리리만 마차에 남기기는 위험하니 동행하게 했다.
"이야기는 사자 분한테서 들었습니다만, 괜찮으신지."
"어차피 대대적으로 공표될 테니까. 결투 같은 볼거리는 그리 잘 없고."
"그렇군요."발표 전에 결투 이야기를 들은 것에 뒷 사정이 있다고 생각한 모양인지, 신중히 나의 발언을 곱씹는 모양이다. 저 모습이라면 내 의도도 이해해주겠지.
"그래서 부탁이 있다. 되도록 강해 보이는 갑옷과 방패의 장식이 필요한데 준비해줄 수 있을까."
"글쎄요, 그런 화려한 장식은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도 싫다."
"......그렇군요."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오히려 옆의 리리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어서, 비아스테드 씨가 설명해도 괜찮은지 눈짓으로 물어봤다.
고개를 끄덕여 승낙하고는 안에서 점원이 들고 온 방패에 그릴 그림의 카탈로그를 주욱 보았다. 어차피 쓰지 않을 거지만.
"그, 매우 실례되지만 자작님의 평판을 들은 바가 있습니다만."
"음, 아......"그렇게나 이쪽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니까. 사실이니. 말하기 어려워 보여서 내가 대답했다.
"낭비 자작이라는 거?"
"하, 하지만 그건."
"일단 그건 괜찮으니까."
그리고 이야기가 엇나갈 것 같아서 되돌린다. 비아스테드 씨가 수긍했다.
"사람이라는 것은 때로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법입니다. 낭비 자작이 다시 외모만 화려한 갑옷을 마련했다는 평판은, 상대의 귀에도 들어가겠죠."
그보다 들리도록 소문을 퍼트리라는 것도 내 의뢰의 일부지만, 그건 이미 이해하고 있을 터다. 하지만 상대의 귀에 안 들어가도 신경 쓰지 않는다. 손해는 안 본다는 정도다.
"업신여기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듣는다면, 무기보다 갑옷을 주문한 겁쟁이라는 인상을 가지겠지요."
"아."리리도 이제야 이해한 모양이지만, 그런 거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만 정보다.
탁 하고 카탈로그를 닫고서 비아스테드를 바라본다.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이후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자, 오늘은 여러 가지로 할 일이 많다고.
체아펠트 저택에 돌아가서 아직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았음을 확인. 어차피 성 안에서 설명은 들었겠지만.
예고를 보내 놓아서 프렌센이 아닌 노이라트와 슌첼도 체아펠트 저택에서 대기 중이다. 노르베르트한테 평민복을 준비하게 하고서, 준비가 될 때까지 휴식. 오늘은 티루라가 우려 준 차였는데, 여전히 명인급이다.
"설마 이런 소란이 벌어질 줄은."
"하지만, 상대가 확실해졌군요. 이걸로 이쪽에서도 반격의 기회가 있을 겁니다."
"왕태자 전하와 재상 각하가 그렇게 안이할 리가 없잖아."
노이라트와 슌첼의 대화에 끼어들자, 실내에 있던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다. 응, 나도 사고를 거듭한 끝에 이제야 전하와 재상의 생각에 도달했다고. 뇌세포가 불날 것만 같아.
"어디서부터 설명할까. 이 일을 일부러 결투 같은 이벤트로 한 이유부터 말해볼까. 어떻게 생각하지."
모두에게 물어본다. 입을 연 자는 프렌센이다.
"먼저 이 건이 표면에 드러나게 되겠군요."
"이제 와서 무마시킬 수도 없고."
"그래, 용사와 성녀를 부당하게 다루는 일파가 있다고 모두가 알아버렸다. 이것은 솔직히 사고라고 생각하지만."이 상황에서 캠벨 사제가 자기 욕망을 우선하는 것까지는 외국도 포함해 누구도 계산하지 못했을 것이고, 거기다 이것이 타 부서 사람의 눈에 발각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신이다.
"그에 대해 밀실적인 재판이 아닌, 결투라고 하는 관객이 많은 자리를 준비했다. 이러면 어떻게 될까."
"용사에 대한 누명재판이 많은 사람들에게...... 과연, 데리츠담을 포함한 주변국까지 소문이 퍼지겠지요."
"프렌센의 말이 정답이다. 아마 외국도 많든 적든 마젤을 이용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그에 대해 바인 왕국은 나라 전체가 맞섰다. 자국 귀족의 바보스러움을 드러내는 단점을 감수하면서까지."오히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용사를 지키겠다. 그럼에도 또 이용할 생각이냐? 라는 강렬한 어필을 하는 것이다. 이제 이후 마젤의 마왕 정벌의 여행을 방해하는 짓을 한다면 국제문제를 각오해야만 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그리고 마젤 일행한테 이 소문이 들어간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마젤 일행이 이 소문을 듣는다면, 데리츠담에 대한 인상이 상당히 악화된다.
최악의 경우 데리츠담에서 마왕정벌 후라 해도 바인 왕국에 이상한 짓을 하게 되면, 용사 일행이 최전선에 나설 위험성조차 품게 되었다.
"또 하나는, 이렇게 말하기는 뭣하지만 왕태자 정도의 분이 승산 없는 승부에 임할까 생각할지다."
이 건의 핵심은 이거다. 이 문제를 일부러 결투라고 하는 오픈된 공간으로 들고 와서, 거기다 왕태자 급의 인물이 전면에 나선다는 것은, 데리츠담을 이용해서 대륙 전체에 '용사는 바인 왕궁의 비호하에 있다' 와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용사를 빼앗을 각오는 있나?' 라고 선언하는 꼴이다.
"그럼, 이번 책임자는, 곧장 처단될까요."
"안 하지 않을까."
노이라트의 발언에 부정적으로 대답한다.
"왜 일부러 결투로 했는지가, 이번의 문제다. 먼저 힌트를 주마. 정치의 장이라면 모두 어딘가에서 경계는 하지. 하지만 축제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느슨해져. 특히 눈엣가시가 수모를 당할 듯한 축제의 자리가 된다면, 어떻게 움직일 거라 생각해?"
"축제라면, 동료를 모아서 눈엣가시가 지는 꼴을 보며 즐거워하려 하겠죠."
프렌센이 그렇게 중얼거렸고, 그 발언으로 이제야 눈치챈 나 이외의 모두가 얼굴을 맞대었다.
"객석이 자연스레 나뉜다는?"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왕태자 전하와 재상 각하의 '눈'도 결투장에는 고개를 내밀 거다. 하지만 결투의 결과는 신경 쓰지 않고 마라포와 대신관 주변에 누가 모였는지, 후작가 관계자의 주변에서 누가 아부하는지를 확인하겠지."
내 승패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개최된 시점에서, 왕태자의 앞에는 일의 경중을 이해하지 않는 바보 리스트가 놓일 테니까.
"아마 국가에서는 당분간 콜트레치스 후작가만의 문제인 것처럼 행동할 거라 생각해. 그런 상태에서 증거를 잡으면 교회 관계자를 포함해 전부 한꺼번에 소탕할 셈이겠지."
그런 이유로 매우 섭섭하지만, 서민이 보기에는 절호의 화젯거리일 누명재판에 대한 결투의 자리는, 정치적으로 보면 바보들을 낚아 올리는 낚시터이며, 나는 그 먹이에 불과하다구요. 자각하니 슬프네.
아마 결투에서 내가 졌을 때의 일도 생각하고 있겠지만 그것은 그거. 나로서도 질 수 없는 이유는 있을 테니까.
"베르너 님, 평민의 옷이 준비되었습니다."
"알았다. 노이라트와 슌첼도 따라와."
"예."자, 여기까지의 내 전과도 충분히 도움이 될 듯한 기분이지만, 조금 더 손을 써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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