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63――2022년 04월 25일 02시 32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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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도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며 출입금지. 예정이 틀어졌다. 특히 리리는 내 보좌라고 해도 이렇게 되면 할 일이 없어져서 곤란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네. 꽤 힘든 조사가 된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리리가 역사공부를 계속할 수 없냐고 희망해서, 귀족이 쓰는 서고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재상한테 부탁하여 허가를 받았다. 나도 조금 조사해보고 싶은 일이 있었으니 마침 잘 됐다고 생각한다.
명목상 내 협력자라는 이유로 휴가를 끝낸 노이라트와 슌첼도 동행. 아네트 씨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내 부하가 아니니 어쩔 수 없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은 서고에 들어가 본 적이 있어?"
"저는 좀 꺼리는 곳입니다."
"저는 전에 몇번 들어가 봤지만 요즘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습니다."어이 노이라트, 꺼린다니 왜. 책은 공격하지 않는다고. 저 모습을 보며 거의 들어가 본 적이 없는 모양인데.
"좋아, 알았어. 둘 다, 나는 신경쓰지 말고 리리한테서 눈을 떼지 마."
"예.""알겠습니다."
서고에서 소란피울 녀석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일을 위해.
독서용 책상 중 한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리리는 역사책 쪽으로, 나는 귀족의 명부 자료가 있는 책장으로 향했다. 그곳에 공개된 자료를 몇 가지 픽업. 종이책도 무거운데 이런 책은 더 무겁다. 내심 투덜대면서 책상까지 나른다.
책상으로 돌아가자 리리는 이미 앉아서 뭔가를 읽고 있었다. 나도 맞은편에 앉아서 자료에 눈을 돌린다. 명부에서 교회와 인연이 깊은 가문을 픽업하면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자, 시선을 느끼고는 한숨을 쉬고 말았다. 이것 참.
"잠깐 다른 자료를 보고 올게."
"네."
리리한테 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향했다. 시선의 상대는 따라오는 구만. 내 쪽이 목적이라면 뭐 나은 편이지만. 책장에 자료를 꽂고 있자 다가온 그 녀석이 바로 말을 걸어왔다.
"이거이거, 자작 각하가 아닙니까."
"처음 뵙는다고 생각합니다만 누구십니까."불쾌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상대가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아니 알고 있다구요, 보겔 자작.
"자기소개도 없이 실례했군. 보탄 스벤 보겔이다."
"자작 각하였습니까. 이거 실례했습니다. 베르너 판 체아펠트입니다."나이는 20대 전반일까. 그리고 측근이 둘.
"안하임의 대관으로 수고했다지요. 그리고 현재는 시종이라니, 힘들겠습니다?"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냐면 유명해졌으니, 무명보다는 훨씬 낫지 않습니까."
그렇게 대답해주자 이마에 핏줄을 세운다. 놀림에 내성이 낮나 보네.
"......듣기로는, 자작은 라우라 전하와 친하다지요?"
"호오, 저 정도로 친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다니 오히려 영광입니다."
그러셔. 조금 대화한 일이 있는 정도라고.
"전하께서 왕도의 그쪽 저택에 묵었던 일도 있다고 합니다만?"
"저는 부재중이었으니 백작부인인 어머니의 손님이었겠죠. 원하신다면 확인해드릴까요."
백작가에 싸움을 걸어? 하고 물어본다.
"흥미가 있으시다면 훗날 저희 집에 초대해드리죠. 그럼 이만."
"자, 잠깐 자작, 아직 이야기가."
"시간 벌이도 못하는 무능이라고 듣고 싶지 않겠지만 바빠서 실례."직구를 쳐내고 일축하면서, 절규하는 3인조의 옆을 지나친다. 재빨리 책상으로 돌아가서는, 경계하는 측근들을 무시하는 것처럼 리리한테 다가간 남자가 입을 여는 것보다 먼저 내가 말을 꺼냈다.
"리리, 미안하지만 잠시 괜찮을까."
"아, 네."
리리가 일어나자, 돌아본 남자가 놀란 표정으로 날 보고 입을 뻐끔거리고 있다. 아니, 당신은 조금 더 부하를 고르는 편이 좋다고.
"뭘 하면 될까요."
"아아, 잠깐 이쪽으로."
노이라트와 슌첼한테 견제하는 위치에 서도록 시선으로 지시를 내린 뒤에 리리를 데리고 지도가 있는 책장으로 이동한다. 그렇게 미워하는 표저 짓지 말라고. 하지만 보스 원숭이인 저 녀석은 정말로 본 기억이 없다. 나중에 조사하자.
"저기, 혹시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불씨에 물을 끼얹었을 뿐이야. 화상 입고 싶지 않으니까."
"......감사해요."
잠깐 과보호였나 생각했지만, 리리 자신이 아직 역부족인 것을 자각하고 있는 모양인지 미소를 지어주었다. 오늘은 이걸로 끝낼까.
그로부터 며칠 동안은 지하서고의 작업. 아직 통로에 관한 연락은 없다.
일단 리리한테는 지도가 있는 책을 찾아달라고 했다. 역사서 등에는 대개 지도가 그려진 일이 많다. 문자를 찾기보다 지도를 찾는 편이 빠를 것이다.
나는 마법계 자료를 훑어본다. 흥미가 있어서 자칫하면 자세히 읽어버릴 것만 같아 무섭다. 권수가 너무 많다고.
"하지만, 몇 번을 봐도 이상한 배치네~"
"그런가요......?"
잠시 휴식하면서 문득 수중의 지도를 바라보며 중얼거리자, 뭔가 메모하던 리리가 고개를 들며 대답했다. 번호와 뭔가의 코멘트, 체크 마크가 달린 것을 보니 어느 책장을 조사했는지 기록해두는 모양이다. 나중에 보여달라고 하자.
그건 그렇고 이 서고다. 통로의 폭도 규칙적이라고는 할 수 없고, 책장의 열도 깔끔하게 갖춰지지 않거나. 그중에는 명백하게 어긋난 책장까지 있다. 창고라서 그렇다고 한다면 뭐 가까스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서고라는 느낌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이 융단도 위화감이 있고."
"그렇네요, 백작님의 저택에 있는 카페트 쪽이 더 훌륭한 듯해요."
융단이라기보다 바닥깔개인가.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건 이 융단 덕택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실용성만 위한 것이라서 왕실 관계자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느낌이다.
"이러면, 보물고 안도 어떻게 되어있는지 보고 싶은 기분도 들어."
"보고 싶지만, 무리겠죠?"내가 그렇게 말하자 리리가 대답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나도 솔직히 무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보물고였는지, 아니면 이 방과 마찬가지로 실은 다른 목적의 방을 보물고로 유용한 것인지에 따라 해답에 가까워질 듯한 기분은 든다.
뭐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하자. 역시 이 이상 성가신 일을 끌어안고 싶지 않다. 진심입니다.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오늘 작업을 끝내고 성으로 돌아가려고 했더니 불러 세워서 회의실로 오라는 말을 들었다.
대뜸 지하통로의 건이라고 생각했었지만, 회의실에 들어서자 왕태자와 재상, 세이퍼트 장작, 그리고 분명 대신관의 복장을 입은 분까지. 전하들이 매우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어서 공기가 무겁다.
그 대신관이 어두운 표정으로 무겁게 입을 열면서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네, 나의 역부족이었다. 마젤 할팅 군이 고소당했다."
......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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