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9――2022년 04월 24일 13시 30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61/
체아펠트 저택으로 돌아온 것은 해가 다 넘어간 뒤였다. 왕도 관광을 겸해서 많이 돌아다녔으니 어쩔 수 없다. 마차를 감시하던 녀석들도 이제부터 돌아갈 테니 큰일이겠네.
리리를 먼저 저택으로 보내고 마부와 대화하고 있지 아네트 씨가 다가왔다. 어두운 표정에서 대체 무슨 말을 할지 이해할 수 있다.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체아펠트 자작님, 그..... 오늘은 실례를."
"아아, 신경쓰지 않아도 돼."일부러 가볍게 손을 내저으며 대답한다.
"알겠으니, 이후에도 리리의 신변에 신경 쓰도록 해."
"아, 예. 알겠습니다."
의도적으로 강한 어조로 말했더니, 이번에는 납득해 준 모양이다. 이것 참, 하고 생각하던 때 아네트 씨가 내놓은 대사가 조금 흘려들을 수 없었다.
"자작님의 빚에 대해서 교회 측에서 여쭤봐서, 그."
"교회?"
"예, 켐벨 사제님한테서 그랬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리리의 귀에 들어가게 하려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그쪽이냐고. 켐벨이라면 분명 노르베르트의 보고에 있었던, 어머니한테 매번 쫓겨나는 사제였지. 상대를 나쁘게 말하면 이쪽을 봐줄지도 모른다니 어딘가의 스토커 논리냐고.
그리고 아네트 씨는 그런 죄송하다는 듯한 표정 짓지 않아도 된다니까.
"알겠다. 어쨌든 오늘 일은 잊어. 이후에도 리리를 잘 부탁하고."
"예."일단 이야기를 매듭짓는다. 그건 그렇고 상대의 의도를 모르겠다. 아니 교회로서는 용사를 파벌에 끌어들이고 싶다는 거겠지만, 그게 목적인 것치고는 행동이 어영부엉하다고나 할까.
마부한테 아버지와 리리한테 줄 전언을 부탁하고, 그 사이에 다른 헌옷 가게에서 또 헌 옷을 구입해서 입고 주점을 경유. 주점에서는 팁을 내고서 뒤쪽의 안내를 부탁했고, 뒤를 밟히지 않게 경계 하면서 멀리 돌아가며 목적의 장소로. 뒷문으로 가게에 들어선다.
가명으로 빌린 가게라고는 해도, 이미 가게를 열고 있는 걸 보면 상인으로서는 확실히 우수한 모양이다.
"이거이거 자작님, 오늘은 또 한층 멋들어진 모습으로."
"저택에서 나올 때는 십중팔구 뒤를 따라잡히니까. 잘 지내는 것 같아 다행이다, 라페드.""생활에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예산을 주시니까요. 이것도 모두 평소 온정을 베풀었던 자작님 덕택 아니겠습니까."
여전히 묘하게 속이려든다. 입에 발린 듯한 아첨이냐. 오늘은 왠지 이런 일만 있는 날인가 보네.
"그런 말은 됐다. 조사를 부탁하고 싶은데."
"무엇 일지요."
"교회와 예링 백작가에 관해서다. 지금은 관련성이 있나 없나를 잘 모르겠어."그렇게 말하면서 오늘 들어온 정보를 설명. 라페드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말씀대로라면 예링 백작가에서 아네트 양한테 연락이 있었다고는 보이지 않습니다만."
"아네트가 리리의 친구가 된 것까지는 우연이겠지. 하지만 교회와 예링 백작가가 관련이 없다고 한다면, 백작가에서 정보를 얻은 교회가 내 나쁜 소문을 흘리는데 이용하려 했을 가능성은 있다."
"과연. 현시점에서 백작가는 일부러 아네트 양한테 다가가지 않는 것이로군요. 마지막 한수를 둘 때만 참견할 셈입니까. 흠."조금 뭔가를 생각하는 기색을 보였다. 짐작 가는 바가 있는 듯한 느낌인데.
"바햄 백작가에 드나들던 때 예링 가문의 소문도 약간 들은 바가 있습니다. 예, 조사해보도록 하죠."
"잘 부탁한다."
"예산이 좀 듭니다만."
"그건 어쩔 수 없겠지. 돈은 내일 보낼 테니 준비나 부탁한다."빚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지출인가.
또 빙글 돌아가서는, 도중에 원래 옷으로 갈아입고서 일부러 인적이 많은 곳을 지나치면서 귀가. 도중부터 나조차도 눈치챘을 정도로 미행당했지만 눈치채지 않은 척하기로 한다.
귀가하자 약간 걱정스러운 듯한 리리가 맞이해줬다. 쓴웃음을 지으면서 상의를 맡기고, 옷을 갈아입은 다음에 부모의 방으로 갈 것을 전한 다음, 긴장한 모양인 리리한테 미소 지으면서 괜찮다고 전했다.
최악의 경우는 친척 중 누군가한테 백작가를 잇도록 하면 된다. 거기까지 생각하고서 아버지의 방을 방문했다.
"들어와라."
"실례하겠습니다."
방에 들어서자 부모님이 앉아있었다. 어머니도 있는 것은 마침 잘 됐다고 해야 할까.
"무슨 일이냐."
"두 분께 허락을 구하고자 합니다."
노려보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예리한 시선을 느낀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리리를 부인으로 맞아들이고자 생각합니다."
잠시 침묵. 부모님은 잠시 고개를 마주 보았다. 왠지 두 사람 모두 쓴웃음을 지은 느낌이 들었지만 기분 탓인가. 잠깐 그런 의구심을 가졌지만, 그전에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문제와 곤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명심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너라면 상위 귀족가의 영애와도 가능할 텐데."이번에는 어머니가 그런 말을 해왔지만 그거야말로 새삼스럽다.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랬었지."어라, 이번에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아니 뭐, 부인분들의 문제로 어머니한테 민폐를 끼치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어머니가 신기할 정도로 부드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상한 곳만 남편을 닮았구나, 너는."
엥, 그랬나. 아버지한테 시선을 돌리자 이건 또 드물게도 어깨를 으쓱거린다. 그런 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네가 그런 표정으로 우리한테 뭔가를 말해온 일은 처음이었다. 그만한 각오가 있는 거겠지. 그 각오를 관철하도록 해라."
"......예."
"하지만, 아직 허가는 못한다."뭐 그렇겠지. 나 자신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 아버지가 의외로운 말을 해왔다.
"귀족가끼리의 혼인이라면 신경 쓰지 않지만, 네가 리리를 고른 것은 그런 이유가 아니겠지."
"예."
"지금은 아직 국내외로 문제가 많다. 틈을 보일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고. 마군만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겠지."그건 확실히 그렇다. 실제로도 교회의 움직임을 모르겠고.
"그래서 귀족가로서 인정할 수는 없다. 과도한 결의도 연애의 느슨함도 허락할 수 없는 정세니까."
붕 뜰 생각은 없었지만, 결의를 너무 가지면 사고가 경직화된다는 말인가. 확실히, 의식하지는 않지만 인정받으려고 무모한 짓을 할 위험성은 있을지도 모른다.
조금 섬뜩해졌지만, 이번에는 드물게도 부모님이 평범한 미소를 보내왔다.
"하지만, 한 명의 아비로서는 네가 그렇게까지 결심한 걸 기쁘게 생각한다."
"리리가 좋은 아이인 것은 알고 있단다. 그렇기 때문에 너도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게 어떻겠니. 누군가와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짊어질 것이 늘어난다는 뜻도 되니까."
"...... 고맙습니다."당해낼 수가 없어, 정말.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61―― (0) 2022.04.25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60―― (0) 2022.04.24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8―― (1) 2022.04.22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7―― (0) 2022.04.22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6―― (0) 2022.04.21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