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2――2022년 04월 21일 03시 44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54/
"베르너, 생각 중이야?"
"아아, 뭐 그래."
덜컹거리는 소리를 내며 체아펠트 저택을 향하는 마차의 안, 맞은편에 앉은 마젤이 말을 걸어서 생각을 중단. 여러 가지로 걸리는 일이 많지만 정보가 부족하다. 나의 게임 지식이라고 생각했던 일은 어떻게 조사해야 될지.
일단 의식을 전환시킨다.
"그건 그렇고 서로의 상황이 변했네."
"맞아."
마젤과 고개를 맞대면서 쓴웃음. 작년 이맘때는 나름대로 학교 생활을 만끽하던 학생이었는데, 지금은 한쪽이 용사고 내 쪽은 어쨌든 자작. 1년도 지나지 않아 너무 큰 변화가 찾아왔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베르너는 그렇게 말하지만, 아직 마왕은 커녕 사천왕이 셋이나 남아있는 상황인데."그쪽이냐고. 내부에서의 알력다툼이 신경 쓰인다는 말인가. 알고는 있었지만 성실한 녀석이구만. 쯧쯔.
"마젤. 확실히 말해두지만 오늘 이야기는 신경 쓰지 마."
"뭐? 하지만 일부러 재상 각하까지 와서"
"그건 어디까지나 주의를 줬던 거라고. 그것도 네가 이런 진흙탕에 빠지지 말라는 의미의."마젤의 눈앞에 손가락이 아니라 주먹을 뻗었다. 마젤이 가볍게 피했다. 그 상태의 마젤한테 학생 시절의 어조로 말을 건다.
"난 너한테 마왕 정벌이라는 제일 큰 부분을 맡길 수밖에 없다고. 그러니 그만큼 네가 못하는 부분은 내가 대신해줄게."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은 뒤 쓴웃음을 짓는 마젤.
"왠지 베르너한테 귀찮은 일만 떠넘기는 기분이 드는데."
"힘든 일은 너고 귀찮은 일은 나. 밸런스를 잡으면 된다고."
"그런 걸로 해둘게."서로에게 주먹을 맞부딪히며 웃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마음 편한 학생 기분으로 돌아가서 조금 만족했다.
"돌아오셨나요. 무사귀환 축하드립니다, 베르너 님."
"그래, 다녀왔어."
체아펠트 저택으로 돌아오자 미소를 가득 지은 리리가 맞이해줬다. 그것 자체는 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마젤이 뒤에 있는 만큼, 뭐라고나 할까 조금 부끄럽다. 망토를 건네주면서 일단 물어볼 일은 물어보자.
"다른 사람들은?"
"라자 님과 크루거 님은 도착하셨습니다. 전하와 알름지크 님께선 오늘 왕궁에 묵게 된다는 사자를 보내셨습니다."
루겐츠와 에리히는 이미 도착했나.
"프렌센은?"
"베르너 님의 집무실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알았어. 마젤, 미안하지만 조금 할 일이 있으니 쉬고 있어."
"그래."
리리한테 마젤의 상대를 맡기고는 노르베르트한테 시선으로 따라오라는 지시를 한다. 복도를 걸어가면서 간단히 확인해둔다.
"내가 없는 동안에 교회가?"
"예, 리리를 맡고 싶다면서 몇 번이나."
"본인은 알고 있어?"
"한 번은 본인이 거절했습니다. 그다음은 안주인님께서 대응을."
백작가의 고용인에 관해서는 어머니가 인사권을 가졌다. 어머니가 인정하지 않는 한 무리하게 빼낼 수는 없다.
그리고 아무래도 교회 측의 담당은 꽤 억지스러운 녀석인 모양.
"그 방문해 온 교회 사람이 누군지는 파악했어?"
"조사는 끝내 두었습니다."
"그건 나중에 들려줘. 아버지는"
"조금 늦으신다고 합니다. 할팅 님의 동료도 식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십니다."
"페리도 있으니 예절에는 신경 쓰지 말았으면 해."
"그렇게 전해두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노르베르트와의 대화를 끝내고, 내 집무실로 들어간다. 프렌센이 일어서길래 손짓으로 그만하게 했다. 일단 이전보다는 낫지만 또 서류의 산더미가 생겨있는 것을 보고 진저리. 뭐 이쪽은 난 몰라.
"수고했어. 안하임 관련의 서류는?"
"이쪽입니다."
우베 할배가 막무가내로 해버리는 바람에 나중에 여러 가지로 서류가 도달하는 사태가 되어서, 그 부근을 넘기면서 훑어본다. 일단 내가 대관으로서 처리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는 건 피할 수 없으니까.
아무리 슈람 후작 직속의 문관이나 벵크 경이 우수해도 이런 일은 일어난다니까, 응?
"무슨 일이십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보다 프렌센, 오늘은 이제 돌아가도 돼. 넌 우리와 다르게 여행에 익숙지 않잖아."
쓰러져도 곤란하고.
"배려는 기쁘게 생각합니다만......"
"알았으니 쉬어. 명령이다. 내일도 쉬어도 돼. 어차피 사후처리만 남았으니까."
프렌센을 무리하게 쉬게 한 다음 머리를 싸맨다. 내가 왕도에 남는다고 들은 것은 오늘의 이야기지만, 벵크 경이 보낸 서류에는 명백하게 내가 안하임으로 돌아가지 않음을 전제로 한 것이 있다.
우베 할배의 억지에 따라 일단 왕도로 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고 장작의 부하가 아니었으니, 벵크 경은 재상과 가까운 사람이었나. 그야 일을 잘할 법도 하다. 장작도 그런 사람을 잘도 끌어들였구나.
어쨌든 서류를 처리해가고 있자 누군가가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리리입니다. 베르너 님, 차를 갖고 왔습니다."
"아아, 들어와."
"실례합니다."마침 잘 됐다고 생각해서 들여보내자 리리가 차를 우려 준다. 그보다, 전보다 세련된 움직임인데.
"마젤은?"
"다른 일행분과 대화중입니다...... 여기요."
"고마워. 그리고, 안하임의 건도."
찻잔을 받아 들면서 그렇게 말했더니 깜짝 놀란 표정을 짓는다. 별로 상관없지만 이런 때에 세 번이나 깜짝 놀라는 것은 마젤과 공통된 버릇 같다. 역시 남매라고 해야 할까.
"여러 가지로 신경 써줬지? 고마워."
"아, 아뇨, 그, 무사하셨으니, 그걸로."
갑자기 말을 더듬거리는 걸 보고 웃고 말았다. 그보다 갑자기 얼굴을 빨갛게 하면 이쪽도 의식해버리기 때문에 대화를 진행시킨다.
"원래 빨리 돌려주고 싶었지만 바빠서 말이야. 선물 같은 느낌이 되어서 미안하지만."
나무 상자를 꺼내서 건넸다. 깜짝 놀란 표정의 리리가 받아 든다.
"저기, 열어봐도 되나요."
"그래.""와아......"
사실 그다지 좋은 것이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어쩐지 화려한 것은 안 맞을 것 같아서 차분한 느낌의 은 브로치로 골랐다. 장인한테 의뢰해서 꽃의 가공을 정교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고맙습니다, 소중히 할게요!"
"기뻐해 줘서 다행이야."
예절로서도 여성한테 뭔가를 받으면 답례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 정도로 기뻐하면 왠지 조금 부족했나 생각해버린다. 뭐 기회가 있다면 또 뭔가 마련하자.
일단 서류 일로 돌아간다. 식사 전에 얼추 끝내 놔야지. 아마 식사 후에는 피곤해서 잠들 것 같으니까.
그런 식으로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동석한 저녁식사는 페리의 언동 때문에 조바심 내는 바람에 배가 아팠다. 그리고 식후, 아버지는 나와 마젤, 그리고 왜인지 리리도 남으라고 말하더니, 노르베르트한테 맡겨두었던 봉투를 꺼내 들어서 내밀었다.
"마젤 군, 연회의 초대장이다."
벌써입니까.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4―― (0) 2022.04.21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3―― (0) 2022.04.21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1―― (0) 2022.04.21 왕도에서 (2) ~과거와 현재~ ――150―― (0) 2022.04.20 대관으로서~통치와 군무~ ――147―― (0) 2022.04.20 다음글이 없습니다.이전글이 없습니다.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