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1 TURN<RETURN=TURNING scene1
    2022년 04월 18일 19시 07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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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78/

     

     

     

     도심부에서 크게 서쪽으로 이동한 곳. 회색 빌딩 숲이 녹색으로 물드는 것을 깨닫는다. 건물은 낮아졌고, 그 대신 보이는 것은 울창한 나무들이다.

     

     '설마 여기로 오게 되다니.'

     

     도쿄도 니시타마군 히노데 정. 사람과 건물로 가득한 도쿄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조용하고 평온한 마을. 오늘 우리가 캠프하러 가게 된 지역이며ㅡㅡ내 전생인 키리오 츠구미가 소녀 시절을 보냈던 마을이다.

     

     

     

     

     

     

     

     

     

     

     "미카도 씨한테만 운전을 맡기면 미안한걸. 제가 대신 할까요?"

     "아뇨, 괜찮습니다. 배려 감사드립니다, 키리타니 씨."

     

     우리가 탄 8인승 승합차는 키리타니 씨의 업무용 차라고 한다. 은색 차체가 반짝이는 국산차다. 운전석에 코하루 씨, 조수석에 키리타니 씨. 그리고 창가에 앉아 우리를 돌봐주고 있는 상냥한 언니는ㅡㅡ오우카 씨가 끌고 온 미나우치 란 씨다. 도착할 곳이 캠프지라는 것도 있어서, 아이 4명과 어른 2명은 적을 거라며 말을 걸었다고 한다.

     당연히 캠프라서 우리도 그에 맞는 복장을 하고 있다. 돌과 나무로 다치지 않도록 긴 바지와 셔츠와 재킷이라는, 통기성을 고려하면서도 멋도 신경 쓴 늑대 마크의 로고가 들어간 캠프복. 아버지는 대체 어디까지 손을 뻗치는 거람......

     

     "츠구미는 캠프 처음이야?"

     "응 처음이야!"

     "그래!? 나랑 똑같다!"

     

     기쁜 듯한 린이 내 손을 잡는다. 전생을 포함해도, 내게 캠프의 경험은 없다.

     

     "아~ 또 린쨩하고만 으쌰하고 있어!"

     "미미, 몸을 쑥 내밀면 위험하다고."
     "미, 미안, 쥬리아쨩."

     

     몸을 확 일으켰던 미미가 추욱 늘어져서 자리로 돌아간다. 쥬리아쨩, 완전 미미의 엄마 같네~

     

     "모두 정말 사이좋아 보이네."

     

     우리를 따스히 바라보던 란 씨가 그렇게 중얼거린다.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친했던 것처럼도 보였지만, 어쩌다 그렇게 사이좋아졌니?"

     

     어쩌다, 라고 듣고는 턱에 손을 대며 고개를 비튼다.

     

     "모두가ㅡㅡ"

     "츠구미 덕분이에요."

     "ㅡㅡ으음? 린쨩?"

     

     확 말해버린 린에 의해 내 말이 끊겼다.

     

     "으, 응. 확실히 츠구미쨩 덕분이야."
     "맞아. 츠구미가 도와준 덕에 지금의 우리들이 있는 거라고."
     "미미쨩? 쥬리아쨩까지......"

     

     갑자기 그, 칭찬해줘도 곤란한걸.

     

     "츠구미는 좋은 녀석이니까."

     

     린이 이렇게나 딱 잘라 말하자,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오~ 그랬어?"

     내가 부끄러워서 움츠러들자, 내 앞의 좌석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백미러 너머로 날 바라보는 검은 눈동자가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다. 음? 부드럽게, 맞지? 어라? 기분 탓인가. 왠지 조금 묘한 느낌이 있었던 느낌이......음~?

     

     

     "왜 그래요? 스승님~ 미소가 시커먼데요."

     "으윽......리, 린. 그렇지 않단다?"

     

     

     방금 조금 느꼈던 분위기도 잠시. 린이 말해서 움츠러든 오우카 씨는, 자신의 볼을 만져대기 시작했다.

     

     

     '이거 어쩌면ㅡㅡ오늘의 캠프, 심상치 않을지도?'

     

     

     그렇게 흔들리는 마음을 연기의 가면 뒤에 가둬두고서, 자동차의 흔들림에 몸을 맡겼다.

     

     

     

     

     

     

     

     

     

     

     

     

     히노데 정 캠프장은, 히노데 정의 중심부에서 서북쪽으로 나아간 장소에 있는 오토캠프장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캠프장)이다. 차를 세우고 어른들이 짐을 꺼내더니, 주로 코하루 씨의 주도로 척척 준비를 진행시켜 나간다.

     

     "코하루 씨, 도와드릴 일 있나요?"

     "츠구미 님......그래요, 그럼 제 눈이 닿는 범위에서 부디 여러분과 유희...... 놀아주세요."

     

     코하루 씨는 왠지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고했다.

     

     "엥, 하지만."

     "츠구미 님의 귀.....아니, 건강하게 지내는 일 이상으로 이 코하루, 존...... 기쁜 일은 없답니다."

     

     뭐 확실히, 다섯 살배기가 도와준다 해도 방해만 되려나.

     

     "미카도 씨, 저도 설치를 도울게요. 란, 너는 애들 좀 봐줘."

     

     움직이기 쉬운 복장을 입은 오우카 씨가 팔을 돌리면서 그렇게 고했다. 하지만 란 씨는 그런 오우카 씨를 슬쩍 밀쳐내더니, 고개를 젓는다.

     

     "아뇨. 설치는 제가 할 테니, 숙모는 부디 그녀들하고 놀아주세요."
     "아니, 나도 설치법은 배웠는데?"

     "숙모는 때때로,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천재 특유의 생략을 해버려서요."

     "...... 그런 말도 하게 되었네, 정말. 뭐 좋아. 마침 잘 됐으니."

     기세 좋게 달려간 오우카 씨는, 이미 신경 쓰는 기색 없이 나에게 눈높이를 맞추며 웅크렸다.

     

     "잘 부탁해? 츠구미쨩."
     "아, 네."

     왜 더듬거리고 말았을까. 싱긋 웃는 오우카 씨한테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압박감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음~ 도망치면 안 될까. 안 되겠지. 응, 알고 있었어.

     

     "어~이, 츠구미~? 뭐해? 빨리 여기와!"

     "아, 응, 린쨩. 지금 갈게~!"

     

     셋이서 먼저 길가의 꽃을 보던 린이 불러서, 발걸음을 돌려 뛰어갔다. 오우카 씨는 따라오는 모양이지만...... 방금 전의 공기는 뭐였을까.

     

     "뭐 보고 있어?"

     "무당벌레!"

     

     흰 꽃에 앉은 무당벌레를 바라보는 3인조. 도시에서 이런 자연은 그다지 찾아볼 수 없으니, 신선할지도.

     

     "귀엽네."
     "응. 귀여워. 나, 갖고 가서 어머니한테 줄래."

     "쥬, 쥬리아쨩. 네 어머니, 곤란해하지 않을까?"

     "윽. 미미가 그렇다면 그만둬야겠다."

     

     미미의 기재로, 무당벌레 유괴는 어떻게든 저지한 모양이다.

     

     "아, 저쪽에 시냇물이 있어, 린."

     

     금세 벌레의 관찰에 질렸는지, 쥬리아가 그렇게 말하며 가리킨다.

     

     "응? 정말이네. 그럼 술래잡기 하자."

     "무, 물놀이가 아닌데? 그래도 지지 않아!"

     

     우뚝 서서 시냇물을 바라보는 린한테 콧김을 내뿜으며 주먹을 쥐어 보이는 미미. 왠지 나도 즐거워졌다.

     

     "후후후. 그럼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할래?"

     "아니, 츠구미. 이런 것은ㅡㅡ"

     

     린은 내 제안에 고개를 젓더니, 많은 기대가 깃든 눈으로ㅡㅡ오우카 씨를 보았다.

     

     "ㅡㅡ스승님이, 해줄 거다!"

     "뭐!?"

     근처에서 우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던 오우카 씨가, 갑자기 지목되지 눈을 치켜뜬다.

     

     "아, 안 되나요......?"
     "그, 그렇지는 않아. 맡겨두렴."
     "앗싸~! 도망쳐~!"

     "벌써!?"

     양손을 들어 기뻐하던 린이 그 기세 그대로 달려갔다. 그에 맞춰서 쥬리아도 미미도 달려갔고, 그 자리에는 나와 오우카 씨만 남게 되었다.

     

     "저기.......와~"

     "앗."

     분위기에 맞춰 달려가자, 오우카 씨의 굳은 목소리가 들린다. 알지, 알아. 30대에 돌입할 즈음에 급속히 체력이 떨어지니까.

     

     

     "후, 후후. 좋아. 모두 제대로 붙잡아주지."

     

     

     선언과 함께 달려가는 오우카 씨를 피해서 모두 이곳저곳으로 도망친다.

     시냇물에서 프리즘처럼 반사되는 햇빛. 자갈밭에서 울리는 돌의 마찰 소리. 바람을 타고 흐르는 녹색 향기. 정신 차리고 보니, 는 뱃속 깊숙이 소리 내면서 웃고 있었다.

     

     

     

     

     

     

     

     

     이제 기억에도 없는, 언젠가를 떠올리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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