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10 음색÷(우애+증오)=SEA/SONG ending2022년 04월 15일 12시 25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76/
저녁노을 속, 처음으로 찾아온 코즈시마에 작별을 고한다. 섬은 점점 멀어져서, 결국 윤곽만 보이게 되었다.
그 뒤, 악곡 마지막에 흐르는 마지막 풍경의 촬영을 했다. 츠나기와 코우 군이 함께 늘어서서 백사장에 앉아있고, 두 사람의 손과 손 사이에 붉은 꽃의 책갈피가 놓여있다. 마치 이미 심연에 떨어진......아니, 천국으로 간 나를 한가운데에 두고 대화하는 것만 같은 광경이다.
"왠지, 생각보다 지쳤다."
그렇게, 나와 같은 갑판에서 해상을 바라보던 코우 군이 중얼거렸다. 나로서도 크게 동감이었지만, 몸은 '아직 할 수 있어!' 라고 호소하고 있다. 스펙의 끝이 안 보인다.
"흐아암......동감. 츠구미는 괜찮아 보이네."
"아니. 나도 지쳤는걸? 츠나기쨩."
나를 사이로 양옆에 앉아서, 츠나기는 역시 졸린 것처럼 짙푸른 색으로 물드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뭐라고나 할까, 두 사람 다 패기가 없네.
"저기, 츠구미."
"왜?"
"너, 말이야. 그ㅡㅡ몸이 약하지는 않지?"
갑자기 츠나기가 그렇게 내게 물었다.
"사실은, 나."
"여, 역시, 뭔가 선천적인ㅡㅡ"
"감기에 걸려본 적도 없어."
"ㅡㅡ뭐?"
"푸훗. 하, 하하하핫,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 법이니까~"
어이없어하는 츠나기.
배를 움켜쥐며 웃는 코우 군.
"코우 군 너무 웃어!"
"크크큭, 미안, 무리! 하하하하하하!"
"정말ㅡㅡ놀래키지 말라고, 진짜."
그렇게, 츠나기는 안심한 기색을 보였다.
ㅡㅡ그래. 안심한 것이다. 계속, 그 촬영 후부터 계속 내게 쓸쓸한 눈매를 보이던 츠나기가.
'역시, 누군가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걸지도.'
그 촬영이 끝난 뒤부터, 츠나기는 조금 나와 가까워졌다. 왠지 곁에서 함께 행동하거나, 때때로 내가 사라져 버리지 않나 확인하는 것처럼 만져보거나, 왠지 내가 자리에서 떠나는 걸 두려워하거나.
어른스러운 표정과 어조만 보이던 츠나기가 보이는, 매우 나이대에 맞는 몸짓. 츠나기의 있는 그대로의 감정에 닿았다면서, 막연하게 가슴이 쑤셨다.
"츠나기쨩."
"왜?"
부모를 보호자라고 불렀다는 점.
가족의 화제를 은근슬쩍 피했던 점.
자신을 잊고 울던 그 연기가, 너무나도 현실적이었던 점.
"모처럼 츠나기쨩하고 친구가 되었으니, 이거 줄게."
"뭐야 이거? 방울? ......잠깐, 미카도 씨가 나타나는 거 아니지?"
"아하하, 안 나와. 그건 울리지 않는 방울이니까."
"울리지 않아? 아, 정말이다."
"오. 그게 뭐야?""귀신을 쫓아준대."
"아~ 부적이라는 건가. 나는 패스."
"코우 군의 몫은 없네요!"
츠나기는, 내 말을 입안에서 음미하고 있었다. 부적, 부적이라고 중얼거리다가ㅡㅡ본 적이 없는, 투명한 미소를 꽃피웠다.
"고마워, 츠구미. 하하핫, 왠지 받기만 하네."
"좋은 연기로 보답해줘야 해?"
"말했겠다. 울상을 짓게 해 줄 테니, 각오해두라구?"
"흐흥, 물론이쥐!"츠나기는 방울을 가슴에 품고서, 약간 주저한 뒤에 주머니에 넣었다.
"나중에 초커에 달게."
"응!"
그걸로 안심했는지, 츠나기는 크게 하품했다. 그보다, 코우 군도 꽤 졸린 듯하다.
".......코우."
"뭔데."
"츠구미와의 키스를 떠올리면, 눈이 뜨이지 않을까?"
키스라니......아니, 음, 책갈피 너머로 키스를 하긴 했었지. 아니, 그렇게 보이는 것도 계산한 것은 틀림없지만.
설마 코우 군도 그런 일을 신경 쓰지는 않을 거야. 그렇게 생각해서 코우 군을 올려다보자ㅡㅡ그는 귀까지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엥?"
"앗, 왓, 츠나기, 너."
"어라라~? 코우, 얼굴이 새빨간데?"
"으으으으으! 잘래!"
코우 군은 츠나기의 말에 그렇게 내뱉고는, 씩씩대면서 선내로 돌아갔다. 츠나기는 그런 코우 군을 보고 꽤나 즐거워한다.
"아하하하하......후우......으음. 그럼, 츠구미. 나도 눈 좀 붙일게."
"아, 응.""츠구미는 어쩔래?"
"나도 조금 있다가 돌아갈게."
"응. 그럼, 감기 걸리지 않게ㅡㅡ아, 안 걸리나. 아하하."
츠나기도 그렇게 말하며 선내로 돌아갔다. 왠지 두 사람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자ㅡㅡ응. 조금 혼란에서 회복되었다. 저렇게 새빨갛게 되지 않도록, 의식하지 않았던 걸까~
"오, 혼자?"
"아? 아, 네."
그렇게 생각에 잠겨있자, 갑자기 낡은 코트가 시야에 들어왔다.
전의 사건에서 경호해주셨던 형사, 우가키 씨였다.
"ㅡㅡ그 아이들이 신경 쓰여?"
"네?'
"츠나기쨩 말인데."
우가키 씨는 그렇게 부드럽게 고했다.
"이런 일을 하고 있으면, 여러 사람을 보고 느끼는 바가 있거든. 그래서, 왠지 끌어안은 사정이 보이는 때가 있단다."
"그, 런가요."
그래, 경찰관이니까.
"저런 눈을 하는 아이는, 크나큰 후회와 이별과, 고독을 느껴온 사람이다."
"고독......"
"아아, 그래. 그래서 너처럼 상냥한 아이가 옆에 있어주는 일이, 그녀한테는 구원이 된다ㅡㅡ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고독, 고독인가.
응. 왠지 모르게, 알겠어.
"그리고 분명, 다 끌어안을 수 없는 비밀 때문에 가슴을 파먹히고 있다."
"비밀이요?""그래, 맞아.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있지. 이 아저씨는, 거짓말을 간파하는 것도 장기거든. 어려운 일이야. 그러니까, 네가 옆에 있어준다면 분명 그 비밀을 밝혀내 줄ㅡㅡ지도 몰라."
츠나기.
수수께끼 같은 소녀.
츠나기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저렇게나 쓸쓸한 표정을 짓는 걸까. 만일 이야기해준다면. 그래서 츠나기가 항상 그런 식으로 웃을 수 있게 된다면ㅡㅡ나도, 기쁘다.
"......오래 얘기해버렸구만."
"아, 아뇨. 감사합니다!"
"하하. 아무것도 안 했는데 말이지. 너도 몸이 식기 전에 돌아가도록 하거라."
"네!"
그렇게 말하고서, 우카이 씨는 손을 흔들며 선내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자, 조금, 내게도 졸음이 생겨난다.
"하아, 아......암. 나도 자자......"
마지막으로, 코즈시마를 다시 한번 돌아본다. 해가 가라앉기 시작하고 달이 올라오려는 사이, 커다란 섬의 윤곽은 조용히 변화하고 있다. 다만, 왠지 모르게ㅡㅡ이 섬의 촬영, 이 섬에서 지냈던 짧고도 농밀한 일상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
원래는 고급졌을, 손질이 안 된 장식품에 둘러싸인 방. 우중충한 머리색의 남자가, 광기가 깃든 눈을 공허히 빛내면서 와인잔을 기울인다.
"어땠나?"
남자는 그렇게 와인을 마시면서, 눈앞에서 노트북을 조작하는 백발 머리의 남자ㅡㅡ츠지구키에게, 주어가 없는 말을 던졌다.
"순조롭습니다."
"그런가, 역시 대단하군."
"이대로 간다면, '그' 출연권의 습득도 시야에 들어옵니다."츠지구치는 그렇게 무감동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감탄도 경악도 흥분도 분노도 환희도ㅡㅡ증오조차도 없이.
반면, 우중충한 머리의 남자는 그런 츠지구치의 무감동함에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한결같이 취하지도 않는 술을 마시며 자신에게 취한다. 그에게 깃든 광기는 깊고, 무엇보다도 어둡다. 주위 따윈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아, 그래그래, 그 대항마. 그녀는 어땠나?"
"대항마...... 아아, 소라호시 츠구미 말이군요."
"그래. 그 소라호시 머시기다."
처음으로, 츠지구치는 표정을 움직였다. 한쪽 눈썹을 들다가,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올 정도로 사소한 움직임이다.
"보잘것없다, 는 이상입니다."
"호오. 뭐, 그렇겠지. 이름이 같을 뿐인 가짜는 결국 그 정도인가."
"...... 그럼, 저는 다음 일을 진행하겠습니다."
"그래, 붙잡아둬서 미안했네. 크크큭, 아아, 기다리기가 힘들군."유쾌하게 웃는 남자를 남기고, 츠지구치는 남자의 곁을 떠났다. 고개를 돌린다는 쓸데없는 짓은 안 한다. 철저한 효율주의. 그 기계 같은 행동은, 츠지구치의 감정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츠지구치는 지팡이를 짚고 문을 나와서, 세워놓았던 차에 올라탔다. 장애인용 차량이어서, 손으로 액셀 조작이 가능한 것이다.
츠지구치는 평소처럼 주어진 정보에서 다음 일을 찾고, 일에 대해 쌓아올린 후각으로 어울리는 무대를 찾고, 찾고, 찾다가ㅡㅡ갑자기 손가락을 멈췄다.
『그 대항마. 그녀는 어떤가?』
뇌리에 떠오르는 것은, 조금 전까지의 대화다. 남자의 말에, 츠지구치는 잠깐 생각했다. 그것은 그의 미래예측에 가까운 분석능력과, 오랫동안 길러온 매니저로서의 직감이 도출해 낸 하나의 답이었다.
'그녀는 무시할 수 없는 재능의 소유주다. 확실한 위협이 될 것이 틀림없다. 지금 안에 제거해둬야 한다ㅡㅡ그렇게 보고해야 했는데.'
츠지구치는, 확실히 그때 그렇게 보고하려 했다. 그랬는데 실제로 나온 말은, '별볼일 없다' 며 얕보는 듯한 대사다.
그런 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츠지구치는 이마를 뒤덮으면서 중얼거린다. 자기 안에 휘몰아치는 감정을 억누르는 것처럼.
'그때의, 소라호시 츠구미의 연기가 뇌리에서 벗어나지 않아.'
죽음의 순간.
유언 같은 말.
창백한 피부는, 마치 목숨의 반짝임이 지고 만 것처럼.
혼수상태에서 눈을 떴을 때 죽은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츠지구치에게, 같은 이름을 가진 츠구미의 어딘가 그리운 그 연기는 콜타르처럼 츠지구치의 뇌리에 달라붙었다.
'키리오 씨, 당신은 제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겁니까.'
츠지구치는 고뇌한다.
출구가 없는 미로를 헤매는 것처럼.
"키리오 씨ㅡㅡ츠구미 씨, 나는......"
아픔을 참는 듯 일그러진 얼굴로, 마치 빠져 죽는 것처럼 그런 말을 중얼거렸다.
――Let's Move on to the Next The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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