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11 TURN<RETURN=TURNING scene32022년 04월 19일 03시 45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80/
일어나는 게 빨랐던 우리들은 점심식사 전까지 듬뿍 낮잠 자고 말아서, 점심에는 캠프밥이라는 명목의 컵파스타를 먹고 끝냈다. 오우카 씨의 볼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일 모두와 뭔가를 하는 모양이다. 애매한 말투인 것은, 오우카 씨가 무슨 요건인지 전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하루 씨한테 물어보면 가르쳐 줄 것 같지만..... 그것 때문에 코하루 씨가 혼나면 미안하다.
어쨌든 내일이 되면 아는 일이니, 일단은 물놀이에 열심인 친구들이 그만 빠지지 않도록 어른들과 함께 지켜보면서 놀아볼까. 하지만 나도 신발을 벗고 시냇물에 들어가 있다. 여름이어도 물은 서늘해서, 발끝에서 오는 약한 저릿함이 등줄기를 달린다.
"꺄아......차가워."
이런 감각, 언제 이후일까.
"어이, 츠구미."
"쥬리아쨩?"그렇게 시냇물의 차가움을 만끽하고 있자, 갑자기 쥬리아가 말을 걸어왔다. 발이 물에 잠긴 채로 큰 돌에 걸터앉아 있던 쥬리아. 대뜸 오우카 씨한테 목마를 태워달라고 조르는 린과 미미를 보고 있나 생각했지만, 다른 모양이다.
"물고기, 해체할 수 있어?"
"음......"
전생에서는 해체했었다. 내장이나 피는 괜찮았으니까. 사냥꾼과 함께라면, 사슴도 해체할 수 있다. 하지만 현생에서는 식칼도 아직 가까이하지 못했으니까.
"...... 아니. 못해."
"그렇구나.""왜 그래? 무슨 일이야?
쥬리아는 내 의문에 답해주는 것처럼, 한 곳을 가리켰다. 투명한 물속, 선명하게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수면 밑. 사람들의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를, 쥬리아는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것이었다.
"배고파?"
"식탐은, 미미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미미쨩, 그랬었구나. 아직 모르는 일이 많이 있네.
"그럼, 함께 공부할래?"
"츠구미.....아아, 그래. 응, 역시 가져야 할 것은 라이벌이야! 라이벌이면서도, 에헤헤, 친구."
내가 내민 새끼손가락에, 쥬리아도 슬쩍 자신의 손가락을 건다. 쥬리아의 미소는 마침 반사되는 햇빛처럼 눈부셨다.
"아~! 츠, 츠구미쨩이 쥬리아쨩하고 알콩달콩하고 있어~!"
그런 비명과도 같은 외침에 돌아보자, 전날처럼 얼굴을 부풀린 미미의 모습. 그 뒤에서는 린을 목마 태우면서 헐떡이고 있는 오우카 씨.
"하아, 하아...... 무, 물가에서 목마는 꽤 힘드네, 이럴 줄은 몰랐어."
"스승님~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후후, 이 정도는 별것 아니란다."
거칠게 숨 쉬는 오우카 씨한테서 내려온 린이, 오우카 씨의 등을 쓸면서 사과하고 있다. 한편, 맨발로 달려오는 미미.
'얕은 여울이라고는 해도 저런 식으로 달리면 위험ㅡㅡ아.'
"엑? 꺄악."
예상대로, 미미는 오던 도중에 발이 미끄러졌다. 재빨리 나와 쥬리아가 손을 뻗어서 어떻게든 아슬아슬하게 캐치. 아, 위험했다. 온몸이 젖어버리면 감기 걸린다고.
"제대로 앞을 보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미미."
"그래, 미미쨩. 미미쨩? 다친 데는 없어?""하우......이상향....."
미미, 정말 어떻게 된 걸까...... 멍하니 나와 쥬리아를 바라보던 미미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 셋이서만 놀지 마. 나도 껴줘~!"
돌격해 온 린을, 우리들은 미소로 받아들인다. 응, 왠지 마음이 따스해지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다.
――/――
여관의 주차장에 장애인용 차를 대고, 체크인을 끝낸다. 7월 26일 오전 9시 반. 매년의 루틴대로 일정을 보낸다. 오늘은 무덤의 청소를 끝내고, 내일인 27일에는 평소대로 오게 될 그녀ㅡㅡ키리타니 오우카의 성묘가 끝날 무렵에 묘소에 찾아가서 뒤처리를 한 뒤, 귀가. 내일의 업무의 확인, 준비를 끝내고 취침. 평소의 나날, 평소의 루틴. 사적인 일은 무엇하나 끼워 넣지 않고, 단지 일을 하는 것처럼 전부를 끝내며 나의 죄를 확인하는 날.
"29일의 예정은....."
호텔의 객실에서 스케줄 확인. 나의 담당 아역인 츠나기한테는, 내일 팬서비스로 생일 방송을 시킨다는 스케줄의 체크는 끝내 놓았다.
츠나기. 내가 담당하는 배우. 이제 전속 매니저를 할 일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의 '목적'에 흥미를 갖고 만 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없다. 어디에서 발견했는지, 츠구미 씨의 모습이 느껴지는 아이. 그 모습을 하고 있으면, 정말로 츠구미 씨의 자식인 것 같은 환상을 품게 하는ㅡㅡ기분 나쁜 불순물이다. 무슨 인과인지 츠구미 씨와 같은 날에 태어난, 연기의 재능을 가진 아이.
"착신?"
갑자기 스마트폰이 진동한다. 정장 주머니에서 꺼내보니, 화면에는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문자가 있었다.
"ㅡㅡ예. 무슨 일이십니까?"
일을 하면서 대응할 수 있도록 스피커 폰으로 바꿔서 침대에 둔다. 그러자 곧장 미세한 잡음과 어수선한 목소리. 그러고 나서, 잘 울리는 메조소프라노.
『평소답지 않게 딱딱하잖아. 무슨 일이야?』
"아뇨, 딱히."
『그래? 올해도 귀국할 수 없어 보이길래 츠구미한테 잘 말해달라고 생각했지만ㅡㅡ기운, 없어 보이네』
"아뇨, 딱히."
『정말이지. 왜 그렇게 완고해진 거람. 츠구미가 보면 한탄할 거라고』
"하, 설마요."
기운찬 목소리. 유일하게 부고를 받고 달려왔을 때만 흐트러진 모습을 보였던, 그녀의 유일무이한 친구. 난 전화 저편의 그녀한테도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
『진정한 츠구미의 이해자였던 내가, 츠구미가 할법한 말을 들려줄게』
"그건ㅡㅡ"
『ㅡㅡ웃기지 마. 죄의식에 사로잡힐 틈이 있다면, 얼마나 필사적으로 살아왔고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천수를 누린 뒤에 제대로 들려주지 그래!』
그건, 너무나 형편 좋은 말. 확실히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아아, 그녀라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키리오 츠구미는 죽은 자다. 이제 키리오 츠구미의 말을 들을 수단은 하나밖에 없다. 그 남자가 이루려 하고 있는, 한 아이의 파괴에 의한 한 인간의 재생. 그 이외에 어떻게 죽은 자의 말을 들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 말을 하기 위해, 일부러 국제전화를?"
『첫 번째는 츠구미의 전언을 위해서야. 보나마나 올해도 이미 히노데 정에 있지?』
"예."
『그럼 묘비 앞에서 제대로 전해』"알겠습니다. 그럼ㅡㅡ"
『아아 잠깐, 또 하나』
아직 전화를 끝내게 해주지 않는 모양이다. 한숨과 함께 통화를 이어나간다. 또 영화의 촬영이라도 하고 있는지, 배경 소리가 거슬린다.
『너, 매니저 업, 재개했다며』
"ㅡㅡ계속하고 있었는데요."
『사토루. 네 루틴을 말하는 게 아니라, 전속 말이야』
"귀가 밝은 건 변함없군요."
험악한 목소리. 츠구미 씨를 죽였던 내가, 매니저를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거겠지. 그렇다면 그 눈치에 전율할 것이다. 나는 확실히 지금, 한 명의 죄 없는 사람을 또 죽이는 일에 협력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주어도 서술어도 없으면, 타인에게 전달되지 않는데요."
『변명은 됐어. 그 아이로 뭘 하려는 거야?』
"그거야 말로, 말씀의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만."
『그래. 평소의 너라면, '단지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라고 대답했을 텐데, 왜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걸까?』
ㅡㅡ순간, 말문이 막혔다. 배우로서 현역을 은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최선두에서 헐리웃에 선 여성. 눈떠도 코 베어가는 세계에서, 자그마한 몸집을 아랑곳하지 않고 반짝이는 여감독.
"글쎄요, 말씀의 의미를 모르겠군요."
『뭐 좋아. 단지, 이것만은 기억해』"예, 뭡니까?"
한숨. 추궁은 포기해 준 모양이다. 자칫 귀국이라도 해버리면, 전부 수포로 돌아갈지도 모르는 핵폭탄.
『키리오 츠구미의 이름을 더럽히는 짓을 하면, 나는 널 절대 용서 못해』
"윽ㅡㅡ명심하지요."
『그래. 그럼 됐어. 그럼 또 봐』그만 반응하지 않게 되었나 생각했던 심장이, 벌떡거리며 시끄러운 경종을 일으킨다. 정말 가늠할 수 없는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키리오 츠구미의 친구일지도 모르겠지만.
'아아, 하지만, 우르우 씨. 저는 처음부터 용서받을 생각 따윈 없었습니다'
그것만이, 분명 당신의 맹점이겠죠. 그렇게 지쳐버린 몸에서 힘을 빼고서, 안락의자에 체중을 기댄다. 그럼에도 그녀의 기백을 받아버린 몸에서는, 당분간 권태감이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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