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11 TURN<RETURN=TURNING scene5
    2022년 04월 19일 17시 05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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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82/

     

     

     

     성묘를 끝내고서, 옛 조부모의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정기적으로 열기를 넣어주지 않으면, 집이란 바로 쇠하는 법이니까. 옛날식 일본풍 2층 주택이다. 비탈길의 하부가 1층이고, 비탈을 올라간 쪽으로 돌아가면 1층 겸 2층으로 되어있다. 할머니가 취미로 문방구를 했기 때문에, 2층 현관 앞에는 지금도 유리 케이스가 늘어서 있다. 그곳에서 좌우로 방이 두 칸씩. 좌측 방에는 선조 대대로 쓰던 불단이 있는데, 그곳에 내 위패가 모셔져 있는 걸 보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고 말았다.

     1층으로 내려서면 거실이 하나. 거실에서 내려와 토방을 걸어가면, 부엌과 욕실로 연결되어 있다. 화장실은 푸세식이었지만, 노후화가 진행되어서 생전에 수세식으로 바꿨었지. 도착해서 들러보니, 당시보다도 더욱 새로워져 있었지만.

     

     "저녁 식사는 고기를 구울까 하는데."

     

     오우카 씨가 그렇게 말씀하셨으니, 아, 그럼 철판은 선반에......라고 말하려던 자신을 억누른다. 아, 위험했다. 가정적 분위기에 낚여 여러가지를 수포로 만들 뻔했다.

     

     "고기닷! 츠구미는 고기 좋아해?"

     "좋아해, 린쨩."

     

     린한테 그렇게 말하자, 어째선지 눈을 부릅뜬 미미가 손을 든다.

     

     "! 츠, 츠구미쨩, 무, 물고기는?"
     "응, 물고기도 좋아해."
     "물고기는 빼고!"

     

     에엥......무슨 말이야.....?

     

     "흐윽."
     "하하하, 안 됐네, 미미."

     "쥬리아쨩......좋아해."

     "응응, 나도 미미가 좋다고~"

     

     어째선지 축 처지고 만 미미를 쥬리아가 쾌활하게 다독인다. 쥬리아는 미미를 달래는 한편, 내게 묘하게 멋들어진 윙크를 한번 보내주었다. 립싱크로 고맙다고 전하면서 불현듯 생각한다. 쥬리아는 꽤 여자애한테 인기 많아 보이네.

     

     "자, 란. 이번에야말로 준비는 내가 할게."

     "ㅡㅡ이미 끝났습니다."
     "엥, 미카도 씨, 어느 틈에......?"

     

     내가 친구들과 떠들던 사이, 코하루 씨가 대략적인 준비를 끝내준 모양이다. 토방 부분에 숯불구이 세트가 놓여있고, 의자가 늘어서 있다. 순서는 오우카 씨의 양옆에 나와 린. 정면에는 쥬리아와 미미가 있고, 그 바깥쪽 양옆에 코하루 씨와 란 씨가 있다.

     

     "와규, 말, 토종닭과 사슴, 멧돼지를 준비했습니다. 야채도 다양하게."
     "고마워요, 코하루 씨!"

     "아뇨. 그 한마디로 보답받았습니다. 극락."

     

     코하루 씨는 여전히 호들갑이구나. 하지만 이렇게 친밀히 다가와주는 코하루 씨라서 믿을 수 있을지도.

     

     "츠구미, 츠구미. 사슴은 먹을 수 있어?"

     "응, 맛있어, 린쨩."
     "어라? 사슴을 먹어본 적이 있니?"
     "네, 오우카 씨."

     

     전생은 물론이고, 현생에서도 먹어본 일이 있다. 사슴 로스트였지만, 음. 고급진 녀석이었지...... 전생에서는 그런 좋은 고기, 대접받을 때 이외엔 먹어본 일이 없었어......

     

     "그럼, 크흠ㅡㅡ고인, 키리오 츠구미는 이런 단란한 분위기를 정말 좋아했던 분이었습니다. 그를 본떠서, 오늘은 깊은....... 천국에 있는 츠구미 씨를 만족시켜주기 위해서도, 제대로 놀아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건배!"

     

     오우카 씨의 건배사에 맞춰서, 오렌지주스가 든 컵을 가볍게 든다. 그리고 곧장 오우카 씨는 충분히 구운 고기를 나와 린한테 배분해줬다.

     

     "자, 여기. ㅡㅡ란도 제대로 먹으렴."

     "......많이 먹고 크라는 거네요. 사쿠라 숙모님의 그런 면은 예전부터 그랬으니까요."

     

     언제나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으로 조용히 있었던 란 씨가, 어째선지 무거운 뭔가를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고기를 뒤집었다.

     

     "츠구미 님, 주스는 더 드실ㅡㅡ"

     "미카도 씨, 저도 주세요!"

     "저, 저도 괜찮을까요? 미카도 씨."

     "네. 천사님들도 물론이에요 오렌지주스면 괜찮을까요?"

     

     왠지 뭔가 이상한 단어가 들린 기분이 들었지만...... 코하루 씨도 익숙해진 모양이다. 꽤 파격적이고 마이페이스한 나의 전속 스타일리스트, 루루와 소꿉친구니까. 소꿉친구란 서로 익숙한 걸지도.

     고기도 구워져서 누구나 젓가락을 뻗을 정도의 시간이 되자, 다음은 잡담으로 분위기가 무르익기 시작했다.

     

    "오우카 씨는 근처의 길냥이한테 이름을 붙이고 다니고 있는데, 그게 이웃에 알려진다고 생각하면 마음 편할 날이 없어요."

     "란 씨,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아~ 하고 깨달아버린 나와는 달리, 쥬리아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본다. 음? 왜 오우카 씨도 고개를 기울이고 있는 거야? 정말.

     

     "타니구마고로, 호시코지로, 안자이."

     "그게 뭐죠?"

     "오우카 씨가 붙인, 고양이의 이름이에요."

     "에엑......"

     

     얼굴에 경련이 난 쥬리아, 진지한 표정의 미미, 오렌지주스를 내뿜는 린. 미미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으니,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만 모양이다.

     

     "저기, 츠구미."
     "왜? 린쨩?"

     

     작은 목소리. 오우카 씨의 맞은편에서 눈치 보는 것처럼 말을 걸어온 린.

     

     "왠지, 이런 것도 재밌어."

     "응ㅡㅡ응, 맞아."

     

     어떻게 되나 생각했던 성묘도 무사히 끝났다. 이제는 식후에 '즐거운 일'이 있다고 하는데, 불꽃놀이일지도. 어쨌든 별 탈 없이 끝날 것 같다.

     

     

     

     

     

     

     라고 생각했었지만.

     

     

     

     

     

     

     저녁식사 후 잠시 쉰 다음 찾아간 곳은, 집의 2층 부분의 현관이다. 코하루 씨가 모두에게 '부적'이라고 칭하는 소리가 안 나는 부적을 건네줬고, 우리들은 어째선지 모두 함께 늘어서 있었다.

     

     "고인, 키리오 츠구미는 정말 호러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충분히 즐기도록, 츠구미 씨와 생전에 연이 있었던 여성인 쿠라베 타마미 씨가 발안한 것이 이 행사ㅡㅡ"

     

     타마미. 엥, 타마미쨩?

     사무소의 소장 부부의 딸이며, 예전에 자주 놀았던 그 타마미쨩?

     

     "ㅡㅡ그것이 이 제15회, 오들오들 담력 시험 대회입니다!!"

     

     담력 시험...... 담력 시험!?

     그런, 그런 거, 악령 측으로 참가하고 싶어 지잖아!

     

     "츠, 츠구미쨩, 왜 두근거리고 있어?"

     "엥, 하지만 미미쨩. 재밌어 보이지 않아?"

     "난 이해돼."

     "츠구미도 쥬리아도 치사하다고......"

     

     쥬리아는 공포 게임이 취향이라 그런지 담력 시험도 잘하는 모양이다. 반대로 린과 미미는 조금 떨고 있다.

     

     "우리들은 귀신 역할로 흩어집니다."
     "위험한 장소, 야생동물의 접촉, 그 외의 담력 시험 이외의 위험해질 가능성은 대처를 끝내 놓았으니, 걱정 마시길."

     "숙모님의 폭주는 내가 열심히 막을 테니, 모두 힘내....."

     

     의기양양한 오우카 씨.

     평소대로 대단한 말을 하는 코하루 씨.

     어째선지 지친 기색의 란 씨.

     

     "팀 구성은 츠구미쨩이 하양, 쥬리아쨩이 빨강이고, 린과 미미는 이 제비를 뽑아."

     

     아하, 이런 것이 장기인 나와 쥬리아 한쪽에 반드시 붙게 하려는 거구나. 두 사람은 동시에 제비를 뽑았고, 린이 빨강, 미미가 하양이 되었다. 승리의 포즈를 짓는 미미와는 대조적으로, 린은 마지못해 쥬리아의 손을 움켜쥐었다.

     

     "쥬리아, 부탁이니 손을 끌어줘....."

     "그래, 맡겨만 달라고!"

     

     린쨩, 정말 필사적이네...... 이런 상태로는 악령의 참가 요청은 어려워 보인다. 힝.

     

     "룰은 간단. 계단 너머에 있는 사당에 놓은 팻말을 갖고 돌아올 뿐. 순서는 어쩔 거니?"

     

     즐겁게 고하는 오우카 씨한테 가장 먼저 손을 든 자는 린이었다.

     

     "스승님~ 스승님~ 저, 먼저 끝내고 싶은데요....."

     "저는 나중이어도 상관없지만, 미미쨩은?"

     "괘, 괜찮아."

     "그럼, 나랑 린이 먼저네."

     

     마치 그런 액세서리인 것처럼, 린을 왼손에 매단 쥬리아. 쥬리아의 눈에는 고양감이 가득해서, 정말 즐거워 보인다.

     

     "후, 후후후, 한발 리드는 확실......후후후후후후효효효효효."

     "미미쨩?"

     "아, 아무것도 아냐."

     

     미미, 혹시 의외로 두렵지 않은 걸지도?"

     

     "그럼......준비, 스타트!"

     "좋아~ 가자, 린."
     "히이이이이이."

     

     시작 신호와 동시에 린을 질질 끌듯이 나아가는 쥬리아를, 둘이 나란히 서서 지켜본다. 이 자리에는 코하루 씨만 남았고, 란 씨와 오우카 씨는 이미 밤의 숲으로 사라졌다.

     

     "저기, 츠구미쨩."

     "왜?"

     "츠구미쨩하고 같은 팀이라 다행인 것 같아. 에헤헤, 그, 그것만 말하고 싶어서."
     "음ㅡㅡ나도 미미쨩하고 같은 팀이라, 기뻐."

     "그, 그래서, 그러니까, 나ㅡㅡ"

     

     미미쨩은 그렇게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는.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울려 퍼진(아마 린의) 비명에, 무심코 풀쩍 뛰어올랐다.

     

     "ㅡㅡ히익, 뭐, 뭐야? 무슨 일!?"

     "미미쨩, 진정해."

     

     벌벌 떠는 미미를 어르고 달래서 진정시킨다. 이건....... 린쨩, 괜찮으려나.

     떨림이 그치자, 눈에 띄게 핼쑥해진 미미. 분명 뇌리에서 재생되는 것은, '용의 무덤'에서 본 광경일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키리오 츠구미의 영혼은 이미 미미의 옆에 있거든! ......이라고는 말 못 한다. 말할 수 없지만.

     

     

     

     

     왠지, 엄청난 담력 시험이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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