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대책과 배제~ ――109(●)――
    2022년 04월 07일 08시 36분 0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09/

     

     ※ 넘겨도 됨


     

     거의 같은 시각. 왕도의 귀족가 한 곳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다. 복장도 각양각색이었지만, 기묘하게 살기등등한 점만은 공통되었다.

     

     『딸이 사라진 저택은 지금쯤 소란이 일어났겠지. 혼란스러운 때에 습격해서, 젊은 남자부터 죽여나간다면 게자리우스 님께서 말씀하신 베르너라는 녀석이 있을 거다』

     『그래』

     『모두 죽이면 마찬가지라고』

     『난 얼굴도 알아. 나중에 확인해야되니, 얼굴만은 먹지 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기척은 이미 인간에서 벗어나 있다. 숨길 생각도 없다는 편이 올바를 것이다. 사람들은 그대로 체아펠트 저택이 보이는 곳까지 다가가고는, 밤의 어둠을 개의치 않는 몸놀림으로 저택을 향해 달려갔다.

     

     『가자!』

     

     선두의 그림자가 사람의 모습을 없애고 워 울프의 정체를 보이며 담장을 뛰어넘으려던 그 순간, 그들 중 한 명한테서 마치 마차에 개가 치인 것 같은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러자 다른 자들도 놀라서 무심코 다리를 멈추고 말았다.

     그 순간, 체아펠트 저택에 맞은편에 있는 슈트로머 백작 저택에서 무수한 화살이 도로를 향해 쏟아졌고, 동시에 체아펠트 저택의 2층, 창가에서도 화살이 날아올랐다. 기습이었을 측이 도리어 압도적인 수의 화살을 마주하게 되었다.

     화살소리와 분노의 목소리가 겹치자 그것은 곧 비명으로 바뀌었고, 이윽고 단말마의 신음 소리로 바뀌어갔다.

     

     "침착하게 쏘면 돼. 어차피 도망 못 친다."

     

     체아펠트 저택의 2층에서 냉정히 지시를 내리는 자는 뮤에 백작이다. 뮤에는 잉고를 대신해 체아펠트 가문의 마차로 저택 안에 들어가서, 뒤편의 구 디르 남작 저택에 주둔한 병사를 맡아 실전부문의 지휘를 담당하고 있다.

     베르너인 척을 하며 체아펠트 저택으로 도보로 들어간 크랭크 자작은 만일을 위해 저택의 뒷면을 경계하고 있지만, 나설 차례는 없어 보인다. 그 백작에게 집사인 노르베르트가 접근하여 홍차를 건넨다.

     

     "백작님, 드시죠."

     "그래, 고맙다."

     

     한입 마신 뮤에가 감탄 어린 시선을 짓더니, 만족스럽게 한숨을 쉰다. 그러고 나서 노르베르트한테 물어본다.

     

     "하지만, 저택에서 나오는 사람은 감시당하고 있었을 텐데 잘도 연락이 닿았군."

     "베르너 님이 제안한 방법에 의한 것입니다."

     

     대낮에도 마도 램프의 불빛을 거울에 반사시키면 창문 밖에서는 충분히 눈에 띈다. 자세한 연락까지는 아직 어렵지만, 대략적인 신호를 하기 위한 표는 근위대에게 제출이 끝났으며, 같은 표를 체어펠트 저택에도 준비해놓았다.

     그리고 근위부대장이 맡은 구 디르 남작 저택은, 체어펠트 저택에서 뒤편과 길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있다. 리리의 방에서도 남작 저택의 창문을 향해 신호할 수 있는 것이다.

     

     신호를 받은 디르 남작 저택의 뒤편에서, 눈에 띄지 않도록 출발한 사자가 각지로 달려서 왕성의 잉고와 베르너, 그리고 왕태자와 근위대와 근위대 등에게 연락을 취하면서 재빠르게, 예정대로 움직이도록 준비를 하였다.

     뮤에한테 응원 지휘를 맡도록 지시가 내려온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지만, 전체적으로는 마젤의 이름을 써서 리리를 방문한 상대가 있을 경우의 신호와 그 후의 배치에 관해서, 시제품 발표를 했던 날의 밤에 이미 계획이 완성되어 있던 것이다.

     

     "설마 마족까지 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만."

     "왕태자 전하나 베르너 경도 확증은 없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만일 아직도 왕도에 잠복한 마족이 있다면, 이걸 호기라고 판단할 거라고는 생각한 모양이더군."

     

     노르베르트의 개탄에 뮤에가 대답했다. 사실 뮤에 자신도 어디까지나 만일을 위한 준비였음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경계가 지나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뮤에 백작은 맡겨진 이 임무를 완벽히 해냈다. 왕도 내부에 잠복해 있던 남은 마족들은 오늘 소탕되는 것이다.

     

     "하지만 백작 님도 큰 결심을 하셨군요."

     "마름쇠는 돌바닥 위에서 쓰면 효과가 절대적이다. 치우기가 힘들지만."

     

    마름쇠

     

     마차로 체아펠트 백작 저택에 들어가면서, 뮤에는 대량의 마름쇠를 뿌려두었다. 오히려 그 때문에 다른 통행인들에게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일부러 백작의 귀가가 늦어지도록 위장까지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백작저에 침입해버리면 자신의 면목이 없어질 거라 생각은 했지만, 그건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벽면 가까이에 뿌려놓은 마름쇠에 의해 워 울프는 다리를 멈춘 것이다. 청소할 때의 수고 따윈 마족이 왕도 내부에 남은 것과 비교하면 별 것 아니다.

     그리고 만일을 위해, 백작은 도로에 횃불을 던져서 생존자가 없나 확인하도록 지시를 내리면서, 혼잣말을 한다.

     

     "그럼, 저쪽은 어떻게 되었을까."

     

     

     

     

     "제압하라! 저항하는 자는 베어도 상관없다!"

     

     위트호프트 백작이 가문의 기사단을 이끌고 바햄 백작저로 몰려든 것은 거의 같은 시각이었다. 위트호프트 기사단이 당황하는 바햄 백작의 병사와 고용인들을 모조리 무장해제하고, 때로는 창 자루나 주먹으로 때려눕혀나간다.

     전선에 서서 지휘를 맡은 위트호프트 백작가 당주 엘도안의 거친 방식에, 군감으로서 동행한 쿠페르나겔 남작이 쓴웃음을 지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왕태자 전하도 사람이 고약하십니다."

     

     남작이 그렇게 중얼거린 것도 무리는 아니다. 위트호프트 백작과 바햄 백작은 친하지는 않지만 사이가 나쁘지도 않다. 그런 위트호프트에게 '용사의 가족에게 뭔가의 계략을 꾸민 바햄 백작저를 제압하라'는 명이 내려진 것이다. 가면 같은 미소로 일부러 왕태자나 되는 인물이 지시를 전한 것에 대해서, 엘도안이 창백한 얼굴로 그 명을 받은 것은 그 자신도 무슨 일이 있었던 때문이라고 남작은 이해하고 있다.

     

     "바햄 백작의 동기는 체아펠트 가문에 대한 질투인가. 그때 누군가가 나쁜 지시을 불어넣은 것이다. 하지만 손을 잡았을 터인 위트호프트 백작이 습격해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겠지."

     

     바햄 백작은 배신당했다고 말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하지만 딱히 동정할 이유도 없다. 큰일이 나지 않도록 주의를 하면서, 남작은 전황을 지켜보는 측에 임했다.

     

     레스라토가 출신의 무용수와 동침하고 있던 바햄 백작가 당주가 상반신을 벗은 모습으로 구속된 것은 그로부터 조금 뒤의 일이었다. 그 무용수는 창문으로 도망치려던 것을 남작의 손에 의해 구속당했다.

     또한 바햄 백작의 장남은 습격과 동시에 뒷문으로 도망쳐서 레스라토가의 대사관을 향하려던 것을 기다리고 있던 위병대에게 붙잡히게 되었다.

     

     "무, 무례한! 나는 바햄 백작가의 후계자다!"

     "그래서 용서할 수 없다는 걸 모르는 겐가."

     "......세, 세이퍼트 장작 각하.....?"

     

     놀란 남자가 눈을 들자, 자신의 호위로 주변을 지키며 걸어온 세이퍼트가 엎어진 남자를 내려다보고 있다. 주변의 위병이 경례하는 것을 손으로 제지하고서, 분노보다는 얄궂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누가 주범이가 누가 꼭두각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건 두고 보면 알게 될 일. 나로서는 헛걸음이었는가."

     "......저, 저기, 각하......"

     "태자 전하도 노여워하고 계시니, 각오해두게나."

     

     장작의 지위에 있는 사람의 이런 발언은, 주변의 위병들도 주저할 이유가 없다는 뜻도 의미한다. 창백해진 바햄 가문의 장남에게 병사들이 주먹을 쓰거나 뼈를 부러뜨려도 상관없다는 태도로 구속한 것을 탓할 인물은 없다.

     그때, 사실 세이퍼트는 바햄 백작이 도망칠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 백작이라는 가문을 들이대면 성가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부러 뒤늦게 저택을 나와 도로의 봉쇄에 가담했던 것이다. 하지만 설마 백작이 날이 저물자마자 바로 무용수를 데리고 침실에 들어갈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서, 장작은 훗날 복잡한 표정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된다.

     

     "각하."

     "흠, 수고했네. 상황은 어떤가."

     

     연행하기보다 끌고 간 바햄 백작가의 장남을 지켜보던 세이퍼트가, 달려온 위병 중 한 사람이 부르길래 시선을 돌렸다.

     

     "체아펠트 백작 저택 쪽은 안전이 확보됐습니다. 또한 레스라토가의 대사도 신병을 확인."

     "호오. 도망치지 않았는가. 그 마도구로 도망친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거늘."

     

     턱에 손을 대며 생각하던 세이퍼트였지만,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 확인을 했다.

     

     "그것 이외에는."

     "예, 레스라토가 대사관의 서기 1명이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날개가 돋아난 마족이었다고 합니다."
     "그 마족은."

     "제1기사단 제2분대에 의해 정벌이 끝났습니다."

     "보고는 전부 왕궁에 해주지 않겠나. 흠......"

     

     세이퍼트가 잠시 생각하고서 고개를 젓는다.

     

     "대사는 몰랐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운가. 레스라토가도 굳건하지는 않다는 뜻이렸다. 그쪽은 외무대신의 일이 되겠군."

     

     그렇게 중얼거린 세이퍼트가 주변을 둘러본 직후, 굴욕과 증오를 견디는 듯한, 낮고 긴 짐승의 포효가 단 한번 왕도의 공기를 뒤흔들었다. 그 목소리에 왕궁과 시가지를 불문하고 큰 긴장이 달렸지만, 그 이후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게 되었다. 바햄 백작의 일족은 모두 죄인으로서 왕성의 지하감옥에 던져졌다.

     같은 날 심야, 외무대신령에 의해 레스라토가의 관계자가 주재한 건물의 거의 모든 곳이 감시대상이 되었고, 관계자 전원을 구금하기로 정식으로 결정되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