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도에서 ~대책과 배제~ ――108(●)――2022년 04월 07일 07시 01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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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동안 왕도 안에서는 마족 정벌의 뒤처리 등이 이루어졌지만, 표면적으로는 일상이 돌아온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공적의 자리에 있는 자들은 제각각의 일로 바빴고, 또한 잠시 영지에 머물러 있던 신 쿠나프 후작이 왕궁으로 돌아오는 등, 왕궁 내에서도 여러 움직임이 있었으며, 체아펠트 가문에서도 당주 잉고, 적자 베르너가 함께 연일 왕궁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런 평소와 다름없는 듯한 날의 오후, 체아펠트 저택에 손님이 찾아왔다.
"광석상을 경영하고 있는 라페드라고 합니다. 바햄 백작가에서 거래를 해오고 있었지만, 오늘은 부디 체아펠트 백작가 하고도 이후의 거래를 부탁드리고자, 인사하러."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페드 님."
팔러 메이드로서 손님의 응대를 하는 자는 리리다. 처음 오는 손님은 메이드, 중요한 손님이라는 집사라는 형태로 손님에 따라 처음에 응대하는 상대가 바뀌는 것도 귀족가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다. 그녀의 뒤에 노르베르트가 있는 것은, 리리의 채점을 위해서다.
라페드라고 소개한 남자는 통통한 외모를 하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빈틈없이 주변을 둘러보는 기색을 보이면서, 품에서 서한을 꺼내 들었다.
"이쪽은 백작님께, 이쪽은 영식님께 제각각 드리는 친애의 뜻입니다."
"이거 고맙습니다. 반드시 건네드리겠습니다."
양쪽 모두 목표였고, 부하가 옮겨온 실물은 회랑의 구석에 놓여있다. 내부를 확인할 대까지는 만의 하나의 일이 있으니 안쪽으로 들고 가지 않는 것이 규칙이다. 목록을 받아 든 리리가 노르베르트에게 그걸 건네주자, 그는 서한과 선물의 내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 자리를 벗어났다. 그걸 곁눈질한 라페드는 리리한테 한걸음 다가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그리고, 이건 리리 양한테 보내는 이야기입니다만. 오빠의 일입니다."
"오빠의?"
깜짝 놀랐는지 리리가 고개를 든다. 라페드는 약간 통통한 얼굴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습니다. 용사 마젤 공은 옆 나라 레스라토가에서도 영주로 변해있던 마족을 쓰러트리는 활약을 하셨지만, 그 후 포이다 사막 안쪽에 있다는 유적으로 향한 뒤 소식이 없습니다."
"유적인가요.""예. 실은 저, 바햄 백작님과 교역의 관계로 레스라토가에 약간의 연줄이 있는데, 거기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습죠."
"그, 그런가요......"
"심려된다고는 생각합니다. 만일 괜찮으시다면, 더 자세히 말씀드릴까요."
못을 박는 듯한 라페드가 말을 이어나가자, 긴장한 표정으로 리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기, 가능하다면 부모님과 함께 들어도 되나요."
"물론이옵습죠."
"다만, 오늘은 마침 외출하셔서......그, 빨라도 저녁 무렵에나 돌아올 거라 생각해요."
흠, 하고 생각에 잠긴 라페드는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일이라면 저녁 종이 칠 무렵에 가족끼리 저택 바깥, 시장 측으로 와주십시오. 자리를 바꿔서 말씀드리죠."
"아, 알겠습니다. 그럼, 뒷문으로 나가야겠네요."
"예, 그 편이 좋겠죠. 걱정되시겠지만, 용사님이 행방불명되었다는 내용이니 너무 퍼트리지 말아 주시길."
"아, 네.""그럼 나중에."
다시 사람 좋은 표정을 짓고서 외출의 인사를 한 라페드를 노르베르트와 함께 배웅한 뒤 저택으로 돌아오자마자, 리리는 곧장 노르베르트에게 말을 걸어서 방금 전 이야기를 전했다. 노르베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조심해서 다녀오십시오."
"네, 연락 부탁드릴게요."
노르베르트한테서 허가를 받은 리리는 바로 마도 램프와 거울을 들고 3층으로 올라가서, 저택 뒤편에 있는 자기 방에 들어가 서랍에서 메모지를 꺼낸 다음 준비를 시작했다.
저녁의 어둠이 왕도의 상공을 뒤덮기 시작할 무렵, 체아펠트 저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마차를 세우고 마부와 함께 기다리고 있던 라페드는 리리를 포함한 3명이 저택을 나온 것을 확인하고, 내심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들이 입은 옷도 마을 주민들이 입을만한 옷이라서, 어둠이 깔린 속에서는 돋보일 일도 없다.
"죄송합니다, 기다리셨죠......"
"아뇨, 백작님 부자한테는 전해드렸는지?"
"전언은 부탁해 놓았답니다."
"그렇습니까. 그럼 장소를 바꾸죠. 자, 타십시오."
마차의 문을 열자, 안에서 건장한 체격의 남자가 타고 있는 것을 보고 리리가 잠시 주저하는 기색을 보였다. 라페드는 미소를 지었다.
"아아, 걱정 마시길. 용사의 가족 분을 호위할 사람입니다."
"그, 그런가요.""그런데, 무엇을 갖고 오신 모양입니다만?"
"아, 이건."
리리가 들고 있던 것을 보인다. 수정으로 만든 향수병이다. 순도가 높아서 귀족계급이 쓰는 향수병은 수정을 깎은 것을 사용하는 일도 있다. 물론 고급이다.
"베르너 님한테서 받은 거라서요."
"과연. 소중한 것이겠죠. 떨어트리지 않도록 조심하십쇼."
"네."
그런 대화 후 세 명이 순순히 마차 안으로 들어가자, 라페드는 바깥에서 빗장을 걸었다. 창문도 없기 때문에 안에서 바깥을 못 보고 바깥에서도 안에 누가 있나 알 수 없다. 그걸 확인한 라페드는 마부의 옆에 앉아서 마부에게 신호했다.
마차가 천천히 달려간다.
하지만 조금 지나자, 갑자기 옆길에서 마차 앞으로 사람이 비틀거리며 나왔다. 그 남자를 치일 뻔하자, 마부가 호통친다.
"위험했다고, 뭐 하는 거냐!"
"뭐어? 뭐냐니, 마시는 거 안 보여~?"
휘청거리며 취한 듯한 걸음걸이로 마차의 앞에서 주저앉은 남자를 보고 마차가 더욱 소리 냈다.
"네놈, 이 마차가 바햄 백작의 마차라는 걸 알고 있는가!?"
"뭐어~?"
남자는 또다시 안 들린다는 척을 했지만, 몇몇 다른 남자가 황급히 다가와서는 취한 남자를 떠맸다.
"죄, 죄송합니데이. 아무래도 이 녀석, 너무 취해버린 모양입니더."
"죄송함다."
"빨리 비켜!"
마부가 말하자, 남자들이 취한 듯한 남자를 품고 옆으로 물러선다. 마차는 그 옆을 서두르는 것 같은 속도로 통과했다. 품고 있던 남자 중 1명이 마부에게 들리지 않도록 작은 소리로 웃었다.
"흐음~ 백작님의 마차인가요."
"언질은 받았군. 가보기로 할까."
"예."그렇게 작게 대화하고서, 다른 쪽 남자와 마차 앞에 주저앉았던 남자는 정말 취한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 발걸음으로 왕궁을 향해 자취를 감췄다.
한편 라페드와 마부는 도중에 생긴 그런 작은 문제는 있었지만 딱히 예정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판단해서, 속도를 떨어트리며 천천히 마차를 나아가게 해다. 이윽고 어둠이 완전히 내려올 때까지 조금 우회하면서, 인적이 없는 창고거리까지 마차를 이동시켰다.
라페드가 마도 램프를 점등시킬 준비만 끝내자, 마부가 스카이워크를 꺼내 들었다.
그렇게 집단은 마차 채로 모습을 감췄다.
약간의 어지럼증과 비슷한 감각에서 회복하자, 마도 램프를 점등하고 주변을 확인한 라페드와 마부가 서로 웃었다. 마부가 고개를 흔들면서 입을 열었다.
"밤에는 성문이 닫히는 게 문제로군요."
"뭐, 이런 일도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마차는 통과시키지 않지만, 우리는 통용구로 들어가도록 준비해놓았지. 마차는 버려도 아깝지 않으니까.
그렇다 해도 성벽의 외측이다. 언제 마물이 공격해올지 모른다. 램프의 불빛을 흔들자, 주변의 숲에서 후드가 달린 망토를 푹 뒤집어쓴 사람이 10명 이상 나타났다. 그대로 무기를 들어 마차를 포위하는 것처럼 전개했다.
마부와 함께 마차에서 내리자, 주변의 집단에게 라페드가 웃어 보였다.
"잘 되었다고. 자, 용사의 가족분들, 순순히 나와준다면 아무 일도 없을 거다."
그 목소리에 응하는 것처럼 마차가 흔들렸다. 둥 하는 소리가 난 것을 듣고 싱긋 웃은 라페드가 빗장을 벗기기 위해 마차에 다가가려 하자, 갑자기 주변의 몇 명이 뭔가를 마차에 던졌다. 쨍그랑하면서 도자기 병이 깨지자, 라페드가 불쾌하다는 듯 돌아보았다.
"뭐 하는 거냐?"
"그게~ 아는 길도 물어가랬잖아."
그렇게 대답한 낯선 목소리에, 라페드가 영문 모를 한기를 느끼고는 무심코 소리 낸다.
"누, 누구냐?"
"남한테 이름을 물을 때는 자기가 먼저 이름을 대, 라고 하고 싶지만 뭐 좋아."
어조는 느긋하지만, 남자는 빈틈도 보이지 않은 채 서서 대담하게 웃는다. 그 모습을 확인한 마부가 숨을 삼켰다.
"내 이름은 베르너 판 체아펠트다. 예정대로 리리를 돌려받아야겠어."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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