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대책과 배제~ ――103(●)――
    2022년 04월 06일 21시 19분 3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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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04/

     

     

     

     "어땠나요, 여보."

     "드물게도 리리까지 이용한 일을 화내더군."

     

     손님이 돌아가고, 방에서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은 잉고는 부인인 크라우디아의 질문에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한편 크라우디아는 한숨을 지었다.

     

     "그 아이도 그런 식으로 크고 말아서 고생하네요."

     "그런 녀석도 가끔은 있는 법이지. 우리 가문에서 그렇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지만."

     

     사실, 귀족 집안에는 베르너 같은 인물도 가끔은 있다. 기묘하게 자신의 출세와 평판에 담백하며, 호사가라고 부르는 쪽이 가까운 성격을 지닌 인물이.

     

     "어떤 의미로는 불운한 아이이기도 하니까."

     "맞아요......"

     

     둘 다 심각한 표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베르너를 보좌역으로서 평한다면, 당주인 장남을 보좌하는 차남으로서 오히려 이상적인 관계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베르너는 차기 당주다.

     욕심이 없는 것은 개성 혹은 미담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주로서 그걸로 끝낼 상황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은 불행이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부모의 입장에서 본 베르너의 평가는, 능력과 결과에 대한 평가와 자의식의 격차가 극단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어느 의미로는, 작품을 완성시키면 만족해버리는 타입의 예술가에 가깝다고도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잉고는 베르너한테도 예외가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 녀석은 타인을 위해서라면 노력도 하고 진심이 되기도 해. 용사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베르너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와 행정에 관련된 신분이 될 때 스스로 진심을 내기 위한 이유다. 잉고는 그것을 이해했기 때문에, 왕가가 제안한 리리를 이용하는 방법을 일부러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를 위해 선택한 수단이 귀족적인 면이 있음은 사실이지만,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지위와 무관계하게 베르너 개인을 보는 존재와, 그것이 주는 영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후계자에게 차기 백작이 되려면 필요한 경험을 습득시키기 위해 그 제안에 따른 것이다.

     베르너는 타인을 싫어하는 일은 있어도 화내는 일이 거의 없었으니까, 이번에 화낸 것을 오히려 좋은 쪽의 변화라고 보고 있다.

     

     "저는 마젤을 처음으로 데려왔을 때 무슨 생각하는 거냐고 생각했지 뭐예요."

     

     아무리 스킬 <용사>를 가졌다고는 해도 평민이다. 처음 친구로서 데려왔을 대는 가문의 기사로 초빙할 생각이냐고 생각했을 정도다.

     현재의 상황으로서는, 그 용사한테 가장 영향력을 가진 귀족가문이라는 이유로 클라우디아 자신도 사교계에 끌려다니게 된 것은 얄궂은 일이다. 물론 내심으로는 만의 하나 자령의 마물 토벌에 용사의 손을 빌리고 싶다는 흑심도 있다.

     

     "베르너한테는 그런 인간관계의 운이 있지. 위에 서는 자가 왕태자 전하가 아니었다면 위험시되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거다. 그러고 보니 할팅 일가는 어때?"

     "아직 익숙해졌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진지하게 임하고 있어요."

     

     다만 교육의 내용이 고용인으로서만이 아닌, 고용인을 다루는 측의 마음가짐 등도 가르친다는 점에 관해서는 크라우디아도 약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다.

     

     "계속해서 부탁한다."

     "물론 백작가의 이름을 걸고 가르칠 것은 가르치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요?"

     

     악의나 빈정댐이 아니라, 크라우디아는 진심으로 그렇게 물어봤다. 그에 대해 잉고가 작게 웃는다.

     

     "잊었나 본데, 서작과 승작에 관한 의례는 전례성의 관할이라고."

     

     평민이 서작 되면 그 가족은 어떤 취급을 하는가에 대한 전례를 조사해두라는 지시가 있으면, 그것은 자연스레 전례대신인 잉고의 귀에도 들어온다. 그런 의미에서, 잉고는 왕가의 부탁으로 할팅 일가를 맡는 입장과 용사를 노리는 귀족을 색출하는 역할을 공짜로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마장 두 명을 토벌한 마젤이 서작 될 지위, 그리고 왕궁에 다른 인맥이 없는 신흥귀족 할팅 가문이 어떤 귀족 가문에 기대려 할지 등의 장래까지 생각한다면, 체아펠트에게 정말 좋은 기회라고 말할 수 있었으니까.

     

     남편의 대답에, 크라우디아는 가볍게 쓴웃음을 지었다.

     

     "여보도 사람이 나빠요."

     "사람 좋은 대신 따윈 우리나라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다고."

     

     그 사람 나쁜 면이 자식한테는 부족하다고 말하면서, 잉고는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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