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대책과 배제~ ――100――
    2022년 04월 06일 14시 09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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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00/

     

     

     

     따라온 노이라트와 슌첼을 여기서 돌려보내고 모험가길드에 들어갔더니 소란이 엄청나다. 아니 다른가. 조용한 왕성에서 서류업무를 하고 있어서 들어갈 때의 차이 때문에 귀가 익숙지 않은 거겠지. 오피스에서 술집에 들어간 것과 같나.

     

     "오우 자작님 아니신가. 무사를 축하하며 건배하자고."

     "다음 기회에. 그 때는 내가 살게."
     "오랜만이네요, 자작님. 소문은 들었어요."
     "좀 봐주세요 정말."

     

     갑자기 여러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거친 인삿말은 둘째 치고, 노출도 높은 누나가 아양을 떠는 것을 피하며 카운터로 향한다. 그런데도 말을 거는 사람이 많구나~

     

     "역시나 자작님. 완전 유명인이네요."

     "아니 피노이의 그건 마젤의 전공이라니까."

     "이야~ 지인으로서 우쭐해지는구만."

     "그거 다행이네."

     

     사실이지만 그런 것은 좀처럼 들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래도 좋지만 친구 지인이 갑자기 늘어나는 건 좀 봐줘. 아이언 해머 녀석들이라면 몰라도 난 너희 이름밖에 모른다고.

     그중에는 이 시간에 진탕 마시는 녀석도 있지만, 일단 그 부근을 피하면서 카운터로 도착.

     

     "거두절미하고 일을 의뢰하고 싶습니다."

     "갑작스럽네요."

     

     접수원 누나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아니 뭐 저도 꽤 피곤해져서요. 그리고 이동도 생각하면 조금 시간이 미묘하고.

     

     "척후를 십수 명, 2인 1조로 행동하게 해서 조사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무얼 하시려는데요?"

     "아직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그래서 필요한 조사요원입니다."

     

     아무리 자국이라 해도 다른 귀족령은 그리 자세히 알지 못한다. 애초부터 쿠나프 후작과 체아펠트의 관계는 좋지 않았으니.

     다만 왕도의 수비는 수비고, 만일 제4의 마장이 살아남거나 부활한다면 구 트라이오트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기 때문에 경계해두고 싶은 것이 이유다. 아니 사실은 왕가가 움직이겠지만, 좋은 제안이 있다면이라고 왕태자가 말했으니까.

     일단 최소한의 지리와 인구나 인심을 조사해두고 싶다. 하지만 체아펠트 가문의 관계자가 가면 정치적으로 좀 성가시기 때문에 모험가한테 조사를 보낼 셈.

     

     "지리, 말인가요?"

     "산이나 언덕이나 함몰 지대라던가. 어쨌든 지형을 알고 싶어요. 다만 체아펠트로서 조사하는 건 알려지고 싶지 않습니다."
     "새삼스럽지 않아요?"

     ".......그런가요?"

     

     돌직구로 묻는다. 나, 그렇게나 여러 가지를 꾸미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다음은 상업길드에서도 말을 듣고 싶지만, 꽤 길어질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만두기로 했다. 내쪽은 이야기를 들어도 되지만 저택의 집무실에 쌓인 서류를 떠올리고는 내심으로 한숨.

     

     아쉽게도 아이언 해머는 부재중인가. 뭐 어쩔 수 없다. 그다음 작은 도자기에 든 술을 사들이고, 용병길드에도 잠깐 얼굴을 비춰서 겟케 씨한테 전언을 부탁한 다음 길드를 나왔다. 겟케 씨가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한 번에는 안 되는구나.

     

     

     

     업무를 끝내고 모험가길드까지 가서 대화하고 있자 날이 꽤 기울었다. 슬슬 좋겠지. 도중에 헌 옷 가게에 들러서 헌 옷과 오래된 망토와 낡은 신발도 구입해서, 가게에서 돈을 지불하고 갈아입었다. 귀족이 몰래 밤놀이를 하는 일도 있는 모양이라서, 호기심 어린 미소로 갈아입을 장소를 빌려줬다. 복잡한 기분이다. 어쨌든 얼굴을 포함한 온몸을 가리고 슬럼 방면으로 향한다.

     서류의 기록에 의지해서 조금 찾다가 목적의 상대를 발견했다. 길바닥에 주저앉아있는 거지 같은 남자에게 다가간다. 흘끗 이쪽을 확인한 눈은 덥수룩한 앞머리에 숨겨져 있지만, 기척은 명백하게 경계하고 있다. 이런 일에 민감해진 것은 전장 경험의 산물인가.

     

      "나으리, 은혜 좀 베풀어주시죠."

      "그래, 상관없어."

     

     은화를 몇 닢 건네고서, 그 옆에 주저앉는다. 조금 냄새나지만 전장의 피비린내에 비한다면 신경도 안 쓰인다.

     

     "...... 뭡니까."

     "난 베르너 판 체아펠트라고 한다. 너희들의 보스를 만나고 싶은데."

     

     이름을 듣자마자 눈에 띄게 경계하기 시작했다. 당연하겠지. 이런 일은 암구호가 기본이니까. 그런 부분을 건너뛰었으니 경계를 안 하는 쪽이 이상하다.

     

     "무슨 뜻인지 잘."

     "그런 건 됐으니까. 난 대략 파악하고 있어. 너나 다른 붉은 머리 녀석이라던가, 평범한 거지라면 매일 같은 곳에 앉아있는 게 얼마나 효율이 나쁜데."

     

     아이들은 잔인하다. 이 부근에서 쓰레기 줍기를 담당하던 고아원의 아이들이 쓴 보고에는 항상 같은 아저씨가 앉아있다고 거리낌 없이 쓰여 있었다. 그리고 이 녀석들도 쓰레기 줍기로 용돈벌이를 하는 아이들까지는 경계하지 않았던 것이다.

     술을 건네면서 말을 잇는다.

     

     "정말 묻고 싶은 일이 있을 뿐이다. 그것만 들으면 전부 잊을 거야. 당신들한테 민폐는 끼치지 않을 거고 돈도 낸다. 뭣하면 검을 맡겨도 상관없어."

     "....... 따라와."

     

     내 발치를 보면서 일어선 남자를 순순히 따라간다. 조금 걷자 의외로 조금 깔끔한 건물로 안내되었다. 입구에 앉아 있던 다른 남자가, 안내해준 남자와 조금 대화하자 이쪽을 노려본다. 오오 무서워.

     

     "검을 맡아두마."

     "그래."

     

     건물은 술집처럼 생겼지만 손님은 없는 모양이다. 거기서 조금 기다린 것은 안에서 상담이라도 했기 때문일까. 이윽고 안에서 나오 ㄴ남자가 주방으로 향하는 문을 열자, 내 뒤에 두 사람이 달라붙었다. 조금은 살기를 숨기라고.

     더욱 안으로 들어가자 꽤 나이가 있는 노인이 탁자 너머로 이쪽을 보고 있었다. 험상궂은 아저씨를 상상했는데 조금 의외다. 이 할아버지가 슬럼의 보스라고나 할까. 정보상 길드의 보스 중 1명이라는 건가.

     

     "자네가 체아펠트의 꼬맹이인가."

     "베르너라고 한다. 먼저 시간을 빼앗은 점에 양해를 구한다."

     "어떻게 우리를 알았나?"

     "그건 미안하지만 비밀이다."

     

     절반은 전생의 지식이지만.

     

     "그건 그렇고, 내가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잘도 만나줄 생각이 들었네?"

     "페리한테서 이름을 들었지. 그리고 우리 젊은이 중에는 자네한테 신세 진 자도 있으니께."

     

     수도교 공사 때 난민과 슬럼가 사람한테 일을 돌린 덕에, 전부터 내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건가.

     

     "그리고 자네는 초보가 아닌 모양이기도 하고."

     

     낡은 신발을 바라보면서 할아버지가 혼잣말을 한다. 여기로 안내해 준 남자도 그렇지만, 망토뿐만 아니라 신발까지 위장한 걸 좋게 본 모양이다. 설마 전생의 드라마에서 신발 때문에 의심받는 장면을 보았던 것이 도움이 되었을 줄이야. 이 세상 뭐가 도움이 될지 모르는 법이다.

     

     "그래서, 뭘 듣고 싶은 게냐."

     "사람을 찾고 있다."

     

     푸클라 경의 외모를 자세히 설명하고, 왕도 내부에서 소동을 일으킨 사람이라는 것만 설명한다. 나무를 숨기려면 숲 속인 것처럼, 사람이 숨는다면 슬럼이겠지. 사람의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슬럼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부하가 검은 보석만 들고 도망쳤다고 생각해도 될 테니, 먼저 가능성을 확인해둔다.

     

     "시체라면 시체도 좋고 살아있어도 추적 따위를 할 필요는 없어. 단지 방치해두면 왕도뿐만 아니라 슬럼 일대에도 영향을 끼칠만한 상대다. 흔적만은 확실하게 좇고 싶어."

     "지금 바로는 대답할 수 없네."

     "당연하지. 알게 되면 전해주기만 하면 돼. 모험가길드에도 연줄은 있지? 그쪽에서 전언을 보내줘. 보수는 선불로 해주겠다."

     

     준비한 고액을 쌓는다. 이걸 가만히 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입을 열었다.

     

     "받았다고도 받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 없네만."

     "정말 받지 않았다면 갖고 돌아가라고 말했을 거잖아."

     "그대, 별나구먼."
     "그런 말 자주 들어."

     

     아니 대놓고 들은 경험은 그다지 없지만.

     

     "그렇게까지 우리를 얕보지 않는 귀족이란 것도 드물구먼. 좋아, 내 이름은 벨트."

     "베르너 판 체아펠트다. 잘 부탁해."

     "둘 다, 베르너 공을 보내줘. 묘한 짓 하지 말고."

     

     일단 신용을 얻었다고 생각해도 될까 이건. 제대로 검을 돌려받고 바깥으로 나간다. 얼굴은 태연하지만 배가 아프다. 이 분위기를 견딘 것은 전장의 경험 덕분일지도. 적어도 학생 시절이었다면 무리였겠지.

     

     

     

     그리고 그날 저녁식사 후.

     

     리리가 그려준 그림을 보며 자세한 부분의 조정, 수정 등을 상담하고 있자, 어째선지 나뿐만이 아닌 리리까지 함께 손님과 만나라는 아버지의 호출을 받았다.

     무심코 둘이서 얼굴을 마주 본 다음, 자료의 정리를 프렌센한테 맡기고 손님이 있는 응접실로 들어갔다. 그건 좋았지만.

     

     "정말 죄송했습니다."

     "자작, 그리고 할팅 일가에 사과드립니다."

     

     저기~ 난 그쪽의 당주와 만나는 건 처음인데. 분명 아버지와는 파벌도 다르고. 동행한 기사도 그렇지만 당주님도 상당한 나이스 미들이다. 안면편차치 이하 생략. 무심코 현실 회피하고 말았다.

     아버지와 나, 그리고 할팅 일가의 눈앞에서 위트호프트 백작과 동행해온 모양인 위트호프트 가문의 기사단장이 고개를 숙인다.

     

     "저기, 먼저 고개를 들어주세요."

     

     마젤의 부모와 리리가 당황하고 있잖습니까. 대화가 진행되지 않으니 고개 좀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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