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왕도에서 ~대책과 배제~ ――94(●)――
    2022년 04월 05일 21시 58분 3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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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1219gv/94/

     

     ※ 93은 패스


     

     "취소정. 쿠퍼나겔 남작과 위병대에 의해 진압. 사상자는 7명입니다."

     "에거트 백작저로 향한 제1기사단 제5분대의 보고. 백작의 기사로 변해있던 마족을 정벌."

     "슈타르 남작 저택, 제2기사단 제3분대가 제압. 사상자 8명. 남작의 모습을 하고 있던 마족도 정벌 성공이라고 합니다."

     

     왕궁 대회의실에 바삐 사자가 출입하자, 회의용 테이블에 펼쳐진 왕도의 지도 위에 있는 말이 바삐 움직인다. 왕태자를 비롯한 각 대신이 그걸 바라보면서 때때로 의견을 교환하고 다시 지시를 내린다. 하지만 명백히 선수를 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은 하고 있어도 비장감은 없다.

     

     계속 서서 몇몇 지시를 내리던 왕태자 휴베르투스가, 부왕의 옆에 있는 체아펠트 백작에게 미소를 보냈다.

     

     "백작의 아들은 정말 우수해."

     "황공하옵니다."

     

     베르너와는 다르게, 잉고는 궁정에서 오래 지내서 간단히 표정에 내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는 사람이 본다면 쓴웃음을 금치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그렇소이다. 노력가라고는 들었지만 이 정도일줄은."

     반대 측에서 소리 낸 자는 군무대신인 쉰들러 후작이다.

     

     "그리고 피노이의 적을 눈치챈 건도 그렇지만, 왕도에도 적이 침입했음을 간파한 점도 훌륭하오."

     "너무 칭찬하면 우쭐대기 때문에, 본인의 귀에는 들어가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피노이 방어전의 공로자라며 베르너를 칭찬하던 브륀딩 공작의 발언에, 잉고가 대답한다. 그러자 세이퍼트 장작이 가볍게 어깨를 들썩인다.

     

     "그건 그렇고, 경의 아들은 어디서 그런 마도구를 알게 되었는가?"

     "어디서 알았는지는 신도 모르겠습니다. 무문과 학문에 두루 손을 뻗는 모양이라서."

     "유망하군."

     

     국왕이 기분 좋아 보이는 듯 끼어들자, 잉고가 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베르너한테서 피노이에서 마장을 독립시키기 위해 제공된 마법약의 존재를 몰랐다면, 귀족으로 변해서 왕성에 잠입해 있던 적을 찾아내는 일에 더욱 고생했을 것이다.

     

     왕도의 각지에 몰래 마를 쫓는 약을 뿌리고서 그 부근을 피하는 기색을 보이는 자를 색출하고, 그 자가 접촉한 상대를  미행한다. 궁정 내부에서 출입하는 중심으로 수상한 인물을 찾아내면, 다시 그자의 평판을 주변에서 들어서 수상한 인물과 손이 닿지 않은 인물을 더욱 구분 짓는다. 이렇게 공무의 내부 사찰 부문과 나라의 뒷일을 맡는 은밀 조사기관, 근위기사단과 백룡기사단의 척후 부문 등이 총출동되었음에도 외부에는 일절 새어나가는 일 없이, 마족의 첨병을 쓰러트릴 수 있었다. 피노이로 향했던 기사단의 복귀까지 담당 부문의 책임자들은 말 그대로 잘 시간도 아까워하며 자기들의 역할을 다한 것이다.

     

     "그 이동용 마도구 쪽은 문제로군. 설마 그런 것이었을 줄이야."

     "이후, 발굴할 때 외국으로의 유출을 막아야만 하네."

     "유적이 남아있다면 말입니다만."

     막 생각난 듯 입을 연 아우덴리트 내무대신과 팔켄슈타인 재상이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스카이워크에 관해서는 군부를 중심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사실, 스카이워크가 바인 왕국 내에 판매되지 않은 것은 예전에 왕국 내에서 발굴된 것을 대부분 외국 상인들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고대왕국의 유적이 많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이유로 사용법이 알려져 있었을 것이다. 제각각의 나라에서 기밀 취급했을 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다.

     무엇보다, 요 수년 동안 바인 왕국에서는 새로운 고대왕국의 유적이 발굴되지 않은 것이다. 국내의 발굴량이 모두 유실되어버린 것은 통한의 극치다.

     

     그래도 이번에 마법약을 구입할 때 스카이워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왕도에 남아있던 용병대의 올리버 겟케가 예비를 소지할 가능성을, 상단에 동행했었던 프렌센이 잉고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왕국으로서는 고액의 대금을 지불하게 되었지만, 겟케가 소유하던 스카이워크를 써서 스카이워크와 마를 쫓는 약의 구입이 가능해졌으니 헛된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겟케한테 왜 스카이워크를 구입했냐고 사자가 묻자, 그는 '그 계획을 세운 자작이 일부러 구입을 지시했다는 건 뭔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라고 대답했다.

     

     "아마도, 우리나라에 파견 온 외교관들은 그걸 소지하고 있겠지요."

     "피노이의 건에서도 이상하게 반응이 빠르다고 생각했다만 그게 이유였는가. 결과적으로는 피노이 쪽이 단기간에 끝나서 다행이었다."

     

     라데마처 공부대신과 쉰들러의 대화에 에쿠오르트 외무대신과 왕태자가 얼굴을 맞대며 눈만으로 쓴웃음 짓는다. 피노이 방어전 도중, 외국에서의 간섭을 이리저리 피하던 두 사람의 고생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었다. 서로에게 자기 노력이 더 힘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군무와 정무 사이에서의 견해 차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국내 유적의 재조사 등도 필요하게 되겠지만, 나중의 이야기지."

     "그때는 베르너 경도 부디 참가했으면 합니다만."

     

     왕태자가 흘끗 세이퍼트 장작을 보면서 입을 열자, 유적 관리도 업무에 들어있는 라데마처가 대답한다. 

     

     다시 누군가가 입을 열려는 때, 대회의실에 작지만 확실하게 진동이 울렸다. 모두가 침묵한다. 이윽고 조금 지나자 달려온 기사가 소리 내었다.

     

     "아뢰옵니다! 마술사대의 연구동에서 전투가 유발! 단순한 마족이 아닙니다!"

     "진정하라. 거기서 전투가 일어나는 일도 예상 안이다. 필스마이어에게 지시를 해서 기사단과 마술사대를 동원하라."

     "예."

     

     잉고와 그륀딩 공작이 대화하는 것을 곁눈질하면서, 휴벨이 냉정하게 지시를 내린다. 만일을 위해 왕성 중추에 피해가 나오지 않도록 이중삼중으로 손을 써두었다. 휴벨의 머릿속에서는 이미 소탕전 종료 후의 정치 문제에 생각이 뻗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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