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8 오디션∴오베이션 scene62022년 04월 05일 05시 35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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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간격.
몸짓.
연기.
호흡.
대사의 표현.
"와오~ 생각보다 고도인걸."
"조용히."
무심코 말한 기색으로 소리 내는 츠나기에게 주목한다. 무심코 가면이 벗겨졌을 정도로, 난 짜증을 냈다. 하지만 그렇잖아? 방금 전부터 계속, 린의 연기에서 린이 제외되어 있다.
정말 그 녀석다움이 없는 연기를 원한다면, 개성이 없는 사람이라도 키우면 된다. 적어도, 왜 우리 여동생한테 저걸 시키는 거냐.
"완전히 죽음을 각오하면서도 친구를 배려하는 주인공이네~ 코우 군은 어떻게 생각해?"
"글쎄. 질 거라면 빨리 져버리면 돼."
"그래? 왠지 린쨩, 점점 기술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는걸."
"쳇."
알고 있다. 츠구미의 연기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린의 연기도 날카로워진다. 동시에, 린 다움ㅡㅡ그것은 약해졌으며, 서툴러졌으며, 표정 안쪽에 깃든 의사야말로 저 녀석의 매력이었는데, 그것이 빠져나간다.
"가족이 기다리고 있어. 죽어가는 사람보다도, 살아있는 사람을 소중히 해."
"너 이상으로, 소중한ㅡ윽ㅡ사람 따윈 없어!"
목소리가 울린다. 정말로, 츠구미 이외의 전부를 잘라버린 듯한 목소리다. 머리를 흐트러트린 린이 츠구미에게 다가간다. 그래, 이후의 전개는 눈에 보이는 듯한 것이다. 츠구미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천재다. 그것도 궁지가 되면 더욱 강해진다. 어떻게 된 거야.
"과연. 저래서는 마지막까지 응석쟁이인채로 끝나겠네. 앞으로 5년은 지났다면 린쨩이 앞설 것 같지만. 츠구미쨩은 왠지 완성되어 있으니까."
그래, 이대로 가면, 미래는 몰라도 지금은 츠구미가 앞설 것이다. 하지만 린의 저런 상태로는, 오버스펙이 되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자칫하면 우리가 모르는 린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그 잠깐만, 분명 츠구미를 상회한다. 린의 전부를 연료로 삼아 휘황찬란히 불타오른다. 그리고 남는 것은 잿더미뿐이다. 린은 화염의 거인에 의해, 린이었던 것이 재가 되어 사라진다.
'그럼, 어떻게 해야 좋지.'
져달라고 빌까? 진지하게 연기에 몰두하고 있는데. 꿈을 위해서, 누구나 전력인데. 아아, 하지만, 그래도 나는.
"아."
"엥?"츠나기의 기묘한 목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리고 나서 이제야 목소리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래, 그럼, 린ㅡㅡ네가, 대신해줄래?"
분위기가 바뀐다. 무심코 입가를 틀어막고 옆을 보니, 츠나기도 입을 오므리고 있었다.
겨우 한 마디. 겨우 한 마디다. 낮아진 톤. 감정이 사라진 표정. 여기에서는 보이지 않는 눈동자에는, 무엇이 비치고 있는 걸까.
움켜쥐고 부르르 떠는 주먹이, 대신 이야기해주는 것만 같다.
"매일처럼 세면대를 새빨갛게 물들이고."
무김동.
당연한 일상을 외치는 것처럼.
"매일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체온에 놀라면서."
무표정.
익숙한 나날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매일처럼 잠드는 걸 무서워하며, 매일처럼 고통이 이어지는 아침을 미워하며."
무정.
아픔을 참는 것처럼.
"그런데도 매일매일매일매일 언제 어느 때나!!"
린의 옷깃을 양손으로 움켜쥐고 끌어당긴다. 분노의 표정. 거칠어진 목소리. 침착한 언니에서, 상대를 배려하는 상냥한 친구가 되고, 모든 것이 빠져나간다. 하지만, 아아, 알겠다.
밉다. 정말 허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 같은 호들갑스러운 가면은 쪼개졌다. 지금 저곳에서 린과 대치하고 있는 것은, 주역에 서서 가로막는 벽이다. 그것을 뛰어넘어야만 한다고, 고하고 있는 것이다.
"또, 아침이 왔다고 기뻐하는 비참한 자신이, 무엇보다 미워! 그런 매일을 보내는 일을, 대신해줄 수 있다는 거야!? 대답해. 대답해 봐, 응!?"
린을 흔들면서 외친다. 병에 걸리면 그것조차도 부담일 것이다. 입을 막고 기침한다. 그럼에도 노려보는 일은 그만두지 않는다. 하지만, 그래. 린만을 보고 있다. 딴 곳을 보지 않고, 린만을 바라보고 있다.
"괴로워 보여."
츠나기의 말이, 마치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가 느끼는 일 같았다. 괴로워 보인다. 하지만, 병으로 괴로울 뿐이 아니다. 왜냐면 그렇지 않았다면, 린을 만나러 올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분명."
"응. 구해줬으면 하는 거야."
이번에는 내 중얼거림에 츠나기가 수긍하듯이 대답했다. 그래, 도와줬으면 하는 거다. 그래서 저렇게나 울먹이는 표정으로 손을 뻗고 있는 거다.
"대신할 수 없어."
린은, 입술을 꾹 오므리고, 흔들리는 대사를 읊었다. 필사적이다.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필사적이며, 어떻게 해야 츠구미를 지킬 수 있는지 생각하고 있다.
"후, 후후, 뭐야 그게, 그렇다면."
"하지만, 혼자 두게 하지 않아."
"뭐......?"
린은 휘청거리며 걸어오더니, 츠구미를 부둥켜안았다. 부드럽게 등을 탁탁 두드리면서.
"츠구미가 항상 혼자서 끌어안고 있는 건 알고 있어. 괴로움도 쓰라림도, 전부 혼자 끌어안고 있어. 난 언제나 츠구미의 여동생 같은 존재였으며, 기대고 응석 부리기만 했어. 그렇게 하면 츠구미가 기뻐한다고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게 했지."
린의 얼굴에서도 표정이 사라진다. 마치 방금 전까지 달라붙어있던 누군가가 공기 중에 녹아 사라진 것처럼.
"하지만, 여동생은 이제 끝. 최후의 최후의 순간까지, 츠구미가 이제 괴로워하지 않고 웃어줄 때까지, 난 계속 츠구미의 옆에 있을게."
"어, 째서, 그렇게까지."
"내가, 츠구미의 친구니까."
미소. 아아, 린의 저런 투명한 미소를, 전에도 보았던 적이 있었을까. 난 저 녀석에게 저런 표정을 보여준 적이 있었을까.
린은 정말로 츠구미가 소중했고, 그렇기 때문에 츠구미의 마음을 움직였다. 정말로 마음속에서 생각하고 있으니 전해졌다. 그래서, 광기에 사로잡혔던 츠구미의 표정에, 나이에 걸맞은 눈물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계속 함께 있자?"
"흑, 린, 나, 나아, 나아ㅡㅡ으, 아아, 아아아아아아앙"
린의 팔 속에 달라붙는 것처럼ㅡㅡ아니면, 어린아이처럼 운다. 그 머리를, 린은 미소 지은 채 계속 어루만졌다.
『어, 아, 아, 아, 죄송합니다, 종료, 심사 종료입니다!!』
방송실에서, 성우인 타키타 네이로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마 동료가 옆구리로 찔러준 모양이다.
조용해지는 무대. 한 남자가 일어서더니 박수를 시작했다. 이윽고 그것이 파도처럼 퍼져서, 한 명, 이윽고 두 명이 일어서더니, 나도 츠나기도 일어나서 박수를 쳤다.
스탠딩 오베이션. 모두가 일어나서 박수를 보내는, 배우에 대한 최대한의 찬사다. 그걸 받고서, 두 사람은 울어서 부은 눈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손을 잡고서 고개를 숙였다.
'뭐, 원만히 수습되었다면 다행인가.'
고개를 숙이고 미소 짓는 두 사람. 서로 웃는 모습에, 방금 전까지의 껄끄러움은 보이지 않는다. 그 모습에 어째선지 나까지 기뻤다...... 같은 느낌이 든다.
"멋지네~ 부러울, 지도."
"친구는 없어? 츠나ㅡㅡ가 아니지, 츠구미."
"있는걸? 브라운관 저편에, 가득~"
"브라운관이라니 틀딱이냐."
"아, 너무해."
점점 박수가 멎어들자, 학생이 우리 손에서 '주역이라고 생각되는 분'의 종이를 회수했다. 그 사이, 멍하니 발끝을 바라보는 츠나기가 눈에 들어왔다.
"왜 애타는 얼굴인데."
"코우 군, 가면, 벗겨졌는데?"
"뭐? ㅡㅡ친구 앞에서는 가면을 쓸 수 없다고."
"뭐? ㅡㅡ아, 하하핫, 그래? 음, 그런가, 친구인가."
모자 위로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츠나기는 하와와 하는 비명을 지르며 볼을 부풀렸다. 그런 모습이 정말 꼬마 같아서, 대하기 편하다. 왠지 놓아둘 수 없다니까, 이런 녀석은.
"레인, 교환하자."
"그래그래."
"에헤헤. 친구의 연락처다."
"브라운관 저편의 친구는 어쩌고?"
"아, 그렇게 심술부리면 여자애한테 인기 없다구."
"흥, 그거 안 됐구만. 나는 인기 많다고. 천재니까."
"으으, 극혐......"
건방진 말을 하는 츠나기의 볼을 쿡쿡 찌르고 있자, 갑자기 한마디 해주려고 생각하던 사람의 등이 보였다. 지금을 놓치면 언제가 될지 모른다. 쫓아가 볼까.
"어이, 츠나기."
"아, 또 그렇게.""500엔 줄게."
이런 녀석은, 분명 나중에 우물쭈물 댈 것이 뻔하다. 그러니 조금은 신경 써줘야만 한다.
"엥? 뭐?"
"난 이제 볼일이 있으니 간다. 이걸로 과자라도 사 먹어."
"5백엔 정도야, 나도."
"ㅡㅡ다음에 만났을 때 돌려줘. 그럼."
"다음......아. 후, 후후, 하하하하하핫, 응, 어쩔 수 없네~ 알았다구."
츠나기한테 손을 흔들며 헤어진다. 아직 놓치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는데......오, 있다.
검은 머리와 절묘하게 다듬어진 얼굴. 내가 넘어야 할 벽이며 쓰러트려야 할 적, 키리타니 오우카다. 미나우치 란과 마찬가지로, 무대 가장자리에 서 있다. 격상이든 뭐든, 가족을 울리게 했으니 한마디 해도 좋을 거다.
그렇게 생각하여 등 쪽에서 다가가서.
"츠구미 씨가 보았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기억에 있는 목소리가 들려오자, 무심코 몸을 숨겼다.
――/――
싸늘한 관 속, 많은 추억과, 국화와, 츠구미 씨가 좋아했던 동백꽃. 그녀를 불태우는 화염 속으로 보냈을 대, 나는 단지, 현실감이 없는 허무함을 말로 낼 수도 없어서, 망연자실하게 보냈다,
그날의 일을 떠올린다. 그날, 말하지 못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날, 말해주지 못했던 말을 들이미는 것 같았다.
『안녕』
내가 만일 그렇게 말했다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아니, 분명 나라면 칠칠맞게 달라붙어서, 다른 전부를 버리고, 당신의 뒤를 쫓으려 했겠지.
『너 이상으로, 소중한ㅡ윽ㅡ사람 따윈 없어!』
파고든다. 린은, 나의 학생은, 츠구미 씨가 아니다. 그 아이는, 나다.
그날, 작별의 말조차 하지 못하고, 츠구미 씨의 곁으로 갈 수도 없이 꿈도 목표도 잃어버렸던 나다. 분명 이 이야기의 결말은 저 아이의 승리로 끝날 것이다. 왜냐면 저 아이는 예전의 츠구미 씨처럼, 린(사쿠라)을 구하려 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도.
이겼다는데도.
이름을 떨칠 커다란 기회인데도.
"어, 째서......?"
어째서, 저 아이는 그것을 선택할 수 있었지?
그것은 마치, 저 아이야말로.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강한 조역이었던 그 사람 같은ㅡㅡ조연?
"그래. 어째서, 잊고 있었을까."
언제나 츠구미 씨는, 누군가를 지탱해주었다.
언제나 츠구미 씨는, 우리를 무섭게 하는, 우리의 상냥한 악령이었을 텐데.
나는, 어디에서, 잘못하고 있었나......?
아니,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지향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스승님~ 어떤가요? 잘 되었나요?』
나를 스승으로 부르는, 츠구미 씨에게 있어서 분명 '사쿠라'와 같았던 린과 마주 보고 있었나?
"후, 후후ㅡㅡ츠구미 씨가 보았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경멸? 분노? 증오?
아니, 대답은 알고 있다.
분명 츠구미 씨의 일인걸. 부드럽게 날 타이면서, 린도 도와주며, 그리고.
두 번 다시 나를, '대등'하게 봐주지 않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라니요?"
어느 사이엔가, 사람은 흩어져 있었다. 제정신을 되찾고 돌아보자, 조카인 란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에 쓴웃음 지으며, 어떻게든 제정신을 차린다.
정말, 비참하다.
"츠구미 씨였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생각했더니, 모르게 되어버렸어."
린과 그 아이의 연기를 떠올린다. 단지 서로를 겨루는, 순수한 열기를 느꼈던 연기였다. 린은 연기 중에 점점 성장해갔다. 미숙했던 자신을 버리고 완성된 자신이 되기 위한 연기다. 이걸로 더욱 높이 도달한다면, 정상에 다가간다면, 츠구미 씨 같은 연기자를 세상에 내보일 수가 있을 거라고 믿게 할만한 정도로는 눈부신 성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상하다. 란의 추천한 그 아이 또한 천재였다. 승부에는 지고 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승부 자체가 성장이 된다면 좋다고 생각했다.
그 아이의 연기를 보기 전까지는.
『그래, 그럼, 린ㅡㅡ네가, 대신해줄래?』
그 대사. 그 표정. 그 정도의 연기를 할 수 있는 아이라면 알 것이다. 그것은, 주역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그런데도 그 아이는, 적으로 돌아서기를 선택했다. 조역에 있기를 선택했다.
큰 무대에서 이름을 떨치는 활약보다도 소중한 것이 있었으니까. 그것은 분명ㅡㅡ그 아이의 린이, 예전의 자그마한 사쿠라의 츠구미 씨였던 것처럼.
"저 아이는 조연이었다. 하지만, 정말 개성을 소중히 한 연기를 했다. 하지만 내가 지도한 결과는, 저 아이랑 비교하면 어디든 뒤죽박죽, 기계 같은 연기였어. 츠구미 씨였다면 분명 저 애 같은 연기를 할 수 있는 아이를 데려왔겠구나 싶어서."
조사에 의하면, 마찬가지로 친구 관계인 아사시로 쥬리아와 공포영화를 본 적도 있다고 한다. 아시시로 쥬리아의 인터뷰 기사에 실려있던 일이니,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는 말은 어쩌면, 저 아이의 연기의 스승은, 지금은 이제 화면 속에서만 볼 수 있는 츠구미 씨일지도 모른다.
얼마나 많은 배우 지망의 사람들이, 츠구미 씨의 연기를 스승처럼 받들었던가. 분명 란이 찾아낸 소라호시 츠구미라는 소녀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일지도 모른다.
만일, 환생이라는 것이 있다면ㅡㅡ아니, 이것은 츠구미 씨에 대한 모욕이야. 왜냐면 츠구미 씨는, 후후, 지금도 심연에서 끈질기게 응원해주고 있을 테니까.
"이런 꼴로는, 츠구미 씨한테 혼나겠네."
"상냥하고 평등한 분이라고 들었는데요......"
상냥한 분이었다. 하지만 평등은 상냥함은 아니다. 일단 비호의 대상으로 보이게 되면, 대등한 입장으로 돌아가기란 매우 어렵다. 노력을 그만두고 몰락하는 사람한테도, 츠구미 씨는 상냥했었다. 하지만 그 상냥함은, 엄격함의 표현이기도 했다.
그런 일조차 잊어버리고 말았던 자신에게, 무심코 자조하고 만다.
"그래. 하지만, 평등은 엄격함이기도 해. ㅡㅡ그것조차도 잊고, 기억에 매달리다니, 후후, 분명 미화되었던 거야. 계속 눈치채지 못했어. 눈치채려고도 안 했지. 조금만 더 내가 바보였다면, 맹목적으로 꿈을 꾸고 있었겠지만..... 현실주의의 이 머리가, 지금은 조금 원망스럽네."
지금, 냉정하게 되돌아보면 알 수 있다. 츠구미 씨는 완벽한 사람은 아니었다. 역할에서는 엄격했지만 의외로 사생활은 대충이라서, 전부 볶음밥으로 만들면 짧은 시간에 영양이 풍부하다고 말해서 우르우 씨한테 혼나거나, 무섭게 하려고 생각하면 자비 없이 무섭게 한다던가, 짐승길을 경차로 폭주해가며 출근해서 타마미 씨를 화나게 하거나, 술이 약한데도 내가 어깨를 빌려줄 정도로 취해버린다거나.
그런 약한 면도 인간다운 면도, 연기를 잘하고 엄격한 면도, 뭐든지 평등한 점도, 때때로 쓸쓸한 듯 하늘을 올려다보던 점도ㅡㅡ전부 포함해서 나는 츠구미 씨를 좋아했었다고, 떠올렸다.
"이후에는 어떻게 하실 셈인가요?"
"교육방침을 바꿔야겠어. 이번에는 린하고 상담해서."
제대로 린의 꿈을 묻자.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어떤 연기를 못하고, 어떤 연기를 잘하는지.
아아, 그리고, 린이 하는 게임도, 나도 시작해보자. 후후, 게임의 세계라면, 내가 린의 후배네. 아아, 가끔은 츠구미 씨가 해줬던 것처럼, 나도 TRPG를 린과 해볼까. 무섭게 해 버릴지도 모르겠지만, 그것도 좋은 추억이 될 거야. 물론, 린이 날 용서해준다면 말이지만.
"꿈도 이루겠어. 이번에야말로, 내 힘으로."
"꿈, 이라고 하심은, 키리오 츠구미 씨의?"
"그래. 나도 츠구미 씨의 말에 공감해서, 멋대로 신성시되던 나로서는 못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하지만ㅡㅡ후후, 이제부터 악령 역할을 하겠다고 말한다면, 츠구미 씨, 천국......아니, 심연에서 놀랄지도."
".......네, 분명."
사실은 이삼십 년 더 지나면, 제대로 츠구미 씨의 곁으로 갈 셈이었다. 하지만 꿈을 이루는 것도 그렇지만ㅡㅡ린을, 그녀가 원하는 대 여배우로 만들어주고 싶다고, 지금은 순수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니.
"네게도, 걱정을 끼치고 말았구나."
그래, 등 뒤로 말을 건다. 그러자 체념했는지, 묘하게 어울리는 패션 안경의 소년이 기둥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린의 오빠. 그 자신도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는 소년 배우인, 요루하타 코우 군이다.
"......저한테도, 키리타니 오우카는 존경하는 배우고, 언젠가 뛰어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고맙구나."
"하지만, 린의 오빠로서, 저는."
올곧은 눈이다. 꿰뚫는 듯한, 풋내 나지만 굳센 눈이다.
"다음에도 내 소중한 여동생한테 묘한 짓을 한다면, 난 당신을 용서치 않아!"
"그래. 명심할게."
"...... 그것뿐입니다. 그럼."
예절 바르게 고개를 숙이고서, 코우 군은 달려갔다. 그 자그맣고 커다란 등에 맹세코, 나는 린을 제자로서 지키며 키우기로 약속한다.
"자, 란. 바빠지겠어."
"네. 도와드릴게요. 사쿠라 숙모님."
"적어도 오우카라고 부르렴."
"네."
그리고, 그래, 츠구미 씨와 같은 이름의, 상냥한 마음의 그 아이.
'만일 네가 궁지에 빠진다면ㅡㅡ반드시, 내가 힘을 빌려줄게.'
차세대를 이끄는 어른으로서.
심연에서 지켜보는 츠구미 씨처럼ㅡㅡ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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