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8 오디션∴오베이션 scene42022년 04월 05일 03시 13분 2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52/
윈터버드 배우육성학교는, 내가 뛰어넘어야 할 벽인 키리타니 오우카가 설립한 전문학교다. 나도 고등부 졸업 후의 진로로서 일단은 시야에 넣고 있다. 하지만 설마 이렇게나 빨리 오게 되다니, 상상도 하지 못했다.
수중의 입장권을 내밀자, 경비가 안으로 들여보내준다. 왜 그런 곳에 있는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거북하다. 요즘엔 멍하니 있는 일이 많아진 여동생 린의 오디션......의, 심사원 역을 아버지가 맡아야 했을 텐데, 일이 들어왔다면서 내게 떠밀어버렸다.
'뭐가 첫사랑 레몬맛이냐......어머니도 참.'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전부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묘한 바람을 불어넣은 탓이다.
『츠구미쨩의 첫사랑 상대가 누구인지 걱정되지? 가보는 게 어때?』『카이 씨가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딴 거 알게 뭐야. 나랑 상관없어』
『상관없다는 것 치고는 바로 카이 군의 이름이 나오네. ......린의 일, 잘 부탁해』
『......알았다고』
겨우 CM에서 뭐가 어떻게 비치든, 나랑 관계없다. 그렇다는데도 어머니도 진짜, 마치 내가 츠구미를 조, 좋, 흥미 있는 것처럼 말해버리기는.
덕분에 연기 연습에도 집중이 안 된다. 그 녀석을 제대로 혹평해주고, 덤으로 린의 상태도 봐줘야지. 그리고, 아직 누구도 당겨본 적이 없을 그 녀석의 볼이라도 잡아당겨주면, 그 녀석도 울겠지?
"저기~"
실내를 걷고 있자,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아뿔싸, 팬인가? 키리타니 오우카의 학교라면 소란 피우지는 않겠지..... 어쩔 수 없이 돌아보았다.
"예, 뭔가요?'
"길을 여쭙고 싶은데, 너, 최종심사회장이 어딘지 알아?"
깊숙이 눌러쓴 모자에서 삐져나온, 선명한 흑발. 자물쇠의 장식이 붙은 초커. 쇄골까지 덮는 셔츠에, 푹신한 재킷. 청바지에 스니커즈라는 보이쉬한 모습이면서도, 소녀다운 몸짓.
어라 이 녀석, 어딘가에서 본 일이 있어. 그래, 음~ 분명......
"너도 심사원? 나도 심사원이니까, 안내해줄게."
"정말? 고마워. 넌 분명, 코우 군이지?"
"정답. 안경 정도로는 변장이 안 되었나?"
일단, 팬을 위한 싹싹한 태도로 대답한다. 보아하니 연하다. 그리고 같은 업계라면 상하관계를 확실히 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며 허물없다. 그리고 어딘가, 쓸데없는 참견을 해오는 친척 같은 미적지근함을 느낀다. 뭐냐 이 녀석은.
"그런 너는, 분명, 츠나챈의......"
"와~ 잠깐잠깐. 지금 들키면 성가셔져. 비밀이라는 걸로, 한 번만, 부탁해."
"그건 상관없지만......"
역시 그렇다. 린이 자주 보고 있는 요튜버, 『츠나기』다. 키리타니 오우카의 조수인가? 이런 곳까지 연줄이 있는 건가, 키리타니 오우카.
"아, 왜 내가 있냐는 표정인데."
"하하, 기분 상하게 했어?"
"전혀. 단순한 이야기. 보호자 대신으로 왔어. 대신 가라고 들어서 말야."
"그랬구나? 실은, 나도 그래.""아하하, 우연이네."
보호자라는 말은, 이 녀석, 보호자가 업계 관계자인가. 보아하니, 츠구미와 그리 나이가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그런 나이로 방송기기를 다루고 있다면, 당연히 부모가 부자겠지.
그리고 그 뭐냐. 묘하게 유창하네. 츠구미조차도 일상에서는 혀가 짧게 지냈었는데.
"아, 그래."
"응?"
"부를 이름이 없으면 불편하지? 그러니 난 다른 호칭으로 불러줬으면 해......"
"그래, 어떤 건데?"
츠나기는 내 말에 기쁘다는 듯 손을 맞대었다. 그리고 나서 입술에 손가락을 대며 미소 지었다.
"츠구미."
"뭐......?"
"지금만은, 나를ㅡㅡ츠구미라고 불러야 해? 코우 군."
나는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는 듯한 기시감에, 단지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아무래도 2차 심사도 끝난 모양이다.
대기실에서 쉬고 있자, 스탭인 학생이 그렇게 고한 것이 조금 전의 일이다. 심사원의 재량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있는 모양이라서, 그 자리에서 바로 2차 시험까지 해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결국, 오늘은 한 번도 린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대기실의 의자 위에서 노트북으로 스케줄 확인을 하는 코하루 씨의 옆에서,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메시지 어플로 상태라도 물어볼까? 아니면 그레프레를 진행해서 깜짝 놀라게 해볼까? 왠지 양쪽 다 할 마음이 안 든다.
'린쨩, 뭐 하고 있는 걸까.'
사쿠라와 보냈던 나날을 떠올려서 그런지, 린의 일이 묘하게 신경 쓰인다. 사고를 당하고 눈을 떠서, 전생의 기억이라는 이름의 '여태까지'를 떠올렸다. 그 후에 처음 생긴 친구가 린이다.
언제나 내 손을 이끌어주는, 작고 귀여운, 하지만 정말 친근한 나의 친구. 마치, 사쿠라, 너 같은.
"아, 메시지......?"
진동. 팝업. 린 것과 색만 다른 스마트폰이, 메시지의 알림을 수신한다. 서둘러 열어보니 '친구 그룹'에 통지가 와 있었다. 일의 일정이 맞지 않아서 오디션에 참가할 수 없었던 2명의 메시지다.
쥬리아는 분명, 하와이에서 CM촬영. 미미는 나츠 씨와 함께 출연하는 생방송이었을 터. 녹화해뒀으니 함께 보자고 약속해뒀다.
『하와이에서 어머니가 헌팅당했다』
『에엥, 쥬리아쨩 괜찮아?』
『매니저가 쫓아내줬어. 미미랑 츠구미랑 린은 어때?』
『난 휴식 중. 생방송이라 긴장돼』
『2차 통과되었어. 린쨩은 아직 보지 못했어.』
『린 녀석, 아마 자고 있겠지』
『린쨩이니까, 그럴지도.....』
읽었다는 표시가, 하나 부족하다. 왜 그것이 이렇게나 섭섭한 걸까. 갑자기, 코우 군과 연기했던 그날의 일을 떠올렸다. 누구보다도 반짝거리는 눈으로 날 봐주었던 린의 눈을 떠올린다.
처음으로 나를 보아준 린의 모습을, 떠올린다.
"츠구미 님, 최종 심사의 시간입니다."
"아, 네! 코하루 씨!"
스마트폰을 코하루 씨에게 맡긴다. 코하루 씨의 단말에 연락이 오는 모양이다. 최종심사 전에는 누구도 만나게 하지 않고 누구한테도 집중을 흐트러트리게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일까.
"최종심사는 무대 위에서 심사원을 관객으로 내세워 하는 모양입니다. 2차심사까지의 내용으로 무대 내용을 결정한다고는 모양이라서, 테마에 따라 하는 에튜드(즉흥극)으로 결정되었다는 통지가 있었습니다."
"테마, 말인가요?"
코하루 씨가 단말을 조작한다. 아무래도, 테마는 무대 위에서 발표되는 모양이다. 최종심사는 1대1. 오디션 참가자끼리 즉흥극을 하는 모양이다.
이제 대화할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한테는 연기가 있다. 배우로서의 그 순간이 있다.
대화하고 싶은 말은, 무대 위에서 하면 된다.
"가요, 코하루 씨."
"네. 어디든 함께하겠습니다."
"후후, 무대 위는 안되는걸요?"
"앗. 죄송합니다. 그랬네요."
무대 양 끝에 마이크를 매단다. 신발을 무대 위에서도 움직이기 쉬운 것으로 바꿔 신고, 탁탁 쳐서 발끝을 조정했다. 가장자리에서 약간 보이는 관객석은 1층뿐이지만 그럭저럭의 사이즈. 수용인원은 100명 남짓이겠지만, 20명 정도의 사람이 관객석 앞을 채우고 있는 모양이다.
무대도 꽤 넓다. 그렇기 때문에 마이크가 필요한 것이겠지만 (전혀 무겁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 평범한 아이였다면 긴장해버릴지도.
『이제부터, 키리타니 오우카 아역 오디션 최종 심사에 들어갑니다』
안내방송. 이 목소리는, 조금 전 심사원을 해주었던 여성의 것이다. 타키타 씨라고 했던가. 목소리의 울림이 정말 좋은 것으로 보아, 성우도 하는 분일지도.
무대 끝에서 나와서 중앙으로 걸어간다. 마찬가지로 무대 끝에서 린이 나타났다. 평소라면 이쪽을 흘끗 훔쳐보았을 커다란 눈이, 지금은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모양이었다.
『키리타니 오우카라는 여배우는, 수만은 배역을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다큐멘터리에서는,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에 의해 연기 속에서 성장해가는 사쿠라라는 인간에 대해 연기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사쿠라는 커다란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커다란 이별. 그 말에, 가슴이 철렁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이별'을 테마로. 한쪽이 이별을, 또 한쪽은 그걸 뜯어말립니다. 여러분은 이 숏 스토리의 '주역'이 누가 될 것인지, 전력으로 연기하는 두 사람의 연기에서 판단해주셨으면 합니다. 주역이 될 거라고 판단된 분이 오디션 통과가 됩니다』
이별, 이별인가. 전생에서 경험했던 것은, 좋아하는 조부모와의 이별이다. 함께 지냈던 것은 겨우 2년뿐이었지만, 매일이 행복했다. 그 사람 덕분에, 나는 사람을 생각해주는 마음을 배울 수 있었으니까.
『그럼, 제비를 뽑아주십시오』
무대 중앙에 설치된 상자. 나와 린은 그 상자를 향해서 동시에 걸어갔다. 끼익, 끼익, 하면서, 무대를 걷는 소리가 이상한 정도로 가슴에 울린다.
"지지 않아, 린쨩."
"ㅡㅡ응. 츠구미, 나는......"
린이 고개를 든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처럼 반짝거리는, 검은 눈동자다. 흑발을 나부끼면서, 린은 똑바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츠구미를 지키는 내가 된다."
허공을 바라보던 눈이 내게 모였을 때, 의사를 갖고 자아낸 말이 화염처럼 나를 감싼다. 그녀의 마음에 깃든 정열이, 내게 호흡을 잊게 해 버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켜? 무엇에서? 어째서? 당혹감은 들었지만, 연기에 들어서려는 내 마음이 말렸다. 그래. 대화할 일이 있으면 무대 위에서 하면 되는 거야.
『그럼, 3분 정도 드릴 테니 대략적인 방침을 결정해 주십시오. 이번에는 일부러, 자연스러운 표현을 이끌어내기 위해 가장자리로는 돌아가지 낳고, 그 자리에서 하시게 됩니다』
내가 뽑은 것은, 기묘하게도 이별하는 측이다. 린은 뜯어말리는 측이 된다. 린은 어떤 상태일까? 조금 떨어져 있어도, 호시소라 츠구미의 스펙이라면 충분히 기색을 엿볼 수 있다.
"셀렉트・신호에 의해 연기 상태로 이행・로그인."
'셀렉트? 로그인?'
"워드 액세스・・소중한 친구・주역・세트."
'이거, 전에 어딘가에서 봤던 적이 있는 듯한......?'
"설정완료・프로그램・스타트업."
스포트라이트가 빛난다.
내 당혹감과는 반대로, 나 자신의 준비는 되어있었다.
『그럼ㅡㅡ최종 심사, 스타트입니다!』
그리고, 막이 오른다.
아니면 도화선이 모두 타버린 것처럼, 휘황찬란하게, 무대가 빛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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