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8 오디션∴오베이션 scene2
    2022년 04월 04일 23시 17분 3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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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51/

     

     

     

     사쿠라와 만난 것은, 그녀가 마침 내 나이와 같았을 나이, 그녀가 5살 때였다.

     나는 그때 25세. 20세나 나이차가 나는 자그마한 여자아이. 연기는 정말 잘하는데, 항상 어딘가 쓸쓸해하는 눈을 하던 소녀였다.

     당시, 나중에 일세를 풍미하게 된 공포영화 '사야'. 나는 영화의 타이틀이기도 한 악령 '사야' 의 역할이었고, 사야가 인간을 덮치게 된 계기가 되는 소녀 '사키에'가 당시 고등학생이면서도 실력파로서 성장하고 있던 카자마 츠바키. 사키에를 폭행했던 동료들 중 망보는 자들이 당하자, 도중에 도망치는 남자, 아소 타케시 역으로 미시로 소우 군. 그의 여동생으로 등장하는 것이 '사키'를 연기했던 사쿠라였다.

     

     『사쿠라쨩이라고 하는구나? 잘 부탁해』

     『아, 네. 잘 부탁드립니다』

     

     둘로 땋은 검은 머리에다, 흑요석과 별똥별이 흐르는 밤하늘처럼 검고 예쁜 눈동자. 모처럼 이런 멋진 눈을 하고 있는데도, 항상 따분하다는 듯ㅡㅡ거리낌없이 말하자면, 자기 이외의 사람들을 다른 종족처럼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아이였다.

     당시의 나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세상 물정을 몰랐지만, 연기를 이용하면 어떤 사람과도 마음을 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나중에 현실을 제대로 맛보게 되기는 했지만. 그에 더해, 공포야말로 그에 가장 적당한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공포 앞에서는 마음이 드러나게 되니까.

     

     『사쿠라는 여기서 무서워해. 넌 여기서 무섭게 만든다. 그것뿐이다』

     『어, 저기, 호라기 감독님, 그것뿐인가요? 어떻게 무서워한다던가 하는 것은......』

     『쓸데없는 건 필요 없어. 키리오 츠구미의 악령에 쫄지 않는 배우 따윈 없단 말이다. 너무 무서워하지 않도록 조심해. 그것뿐이다』

     『네에.......아, 알겠습니다』

     

     사쿠라는 당초에 꽤나 반신반의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녀가 공포의 고양감도 즐거움도, 혹은 그 감정 자체도 모르는 게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촬영이 시작되려는 단계가 되었음에도, 사쿠라는 두려움을 보이지 않았다. 무서워하는 연기는 탁월했으며, 솔직히 이 자리의 누구보다도ㅡㅡ심지어 사키 역의 실력파 고교생, 츠바키보다도 능숙했다. 저런 아이를 분명 '천재 아역'이라고 부르는 거겠지. 하지만.

     

     『사쿠라쨩은 대단하네』

     『그, 런가요. 감사합니다』

     『후후, 나도 지지 않을 거야』

     『엥, 하지만, 저따위가 그런. 아직 5살이고, 건방진 말을 하지 말라고 자주 듣고 있어요. 그러니 승부에서 졌다니, 그런』

     

     그렇게 고하는 그녀의 말에, 나는 지금까지 사쿠라가 어떤 식으로 다뤄져 왔는지 조금 이해하고 말았다. 데뷔한 지 아직 반년이다. 그리고 그렇게나 뛰어난 기술이 있다. 센스가 있다. 이것은 분명, 사리분별이 없는 사람들에게 있어 귀찮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배양된 경험으로 평범한 사람처럼 지낼 수 있도록, 그녀는 자신의 천재성에 휘말려 피폐해졌다고 생각했다.

     

     『관계없어』

     『네......?』

     『같은 연기자인걸. 나와 사쿠라쨩은 같은 무대에서 연기하는 동료야』

     『저, 저기』

     『그러니까 나는, 같은 입장의 배우로서 널 깔보지 않아』

     『......저, 를』

     『그래. 그러니ㅡㅡ』

     

     그녀가 눈동자에 빛을 비추는 것을 그만두고, 어둠으로 지내도 괜찮다고 한다면, 인생의 선배로서 하나만 좋은 것을 가르쳐주기로 하자. 이제부터 기나긴 촬영 동안, 함께 한솥밥을 먹는 동료로서, 하나, 전해주자.

     두려움에서 솟아 나오는 진정한 어둠은 그렇게 아직 일어설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뼛속 깊숙이 울리게 해주자.

     

     『ㅡㅡ전력으로 부딪히고 오렴. 전부 남기지 않고 받아들이고 들이켜 줄 테니까』

     

     바라건대, 사쿠라도 모두와 함께 웃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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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
     "ㅡㅡ"

     ".......미 님."

     "어, 라."
     "츠구미 님, 슬슬 도착합니다."

     "아, 그래ㅡㅡ꿈, 이구나."

     

     

     

     

     

     

     평소의 영업차의 안. 가슴 가득히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코하루 씨의 무릎에서 고개를 들어 어떻게든 일어난다. 꽤나 그리운 꿈을 꿨다. 그것이 마치 회상신 같은 꿈이라서 그런지, 내용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사쿠라와의 만남의 기억이다.

     확실히 그다음, 진심으로 무섭게 해줬고, 진짜로 울게 했었지. 그 이후에는 계속 "다음에는 무서워하지 않을 거예요!" 라고 되풀이했었자~. 키리오 츠구미는 도중에 퇴장하고 말았지만, 사쿠라는 오늘까지 힘내 왔던 거구나.

     아니 그건 그렇고 기구하네. 사쿠라의 연상의 친구였던 내가, 그녀의 인생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할의 오디션에 차세대 배우로서 참가하다니.

     

     "자, 츠구미 님."

     "네, 코하루 씨."

     

     코하루 씨의 손을 빌려 하차하자, 대학 같은 커다란 빌딩이 보였다. 여기가 오늘의 오디션장. 그 이름도, '윈터버드 배우육성학교'다. 사쿠라......키리타니 오우카 명의의 윈터버드 프로덕션이 직영하는 학교로서, 듣자 하니 란 씨가 소속된 극단 '키리사쿠라'도 이곳의 소속이라고 한다.

     학교설비 안에 수많은 무대와 회장을 갖춰놓았으며, 간이적인 세트와 큰 도구와 음향, 조명의 전과에서 인원을 빌리거나 하는 등, 상당히 대규모로 되어있다고 한다. 다만, 부모님의 정보에 의하면 네임밸류로는 역사적인 면에서 린도대 부속 학교에 밀린던가. 하지만, 린도대 부속에서 고등부까지 졸업한 뒤 여기로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라는 코하루 씨의 말이다.

     

     "오디션장은 안쪽인 모양이네요."

     

     코하루 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 대학시설의 안쪽을 나아간다. 대학생, 해본일이 없어서 신선하다. 사복 차림으로 오고가는 많은 사람들은 이곳의 학생들일까. 스쳐 지나가는 사람에게 미소로 인사하자, 어린애를 상대로도 친절하게 인사해준다.

     오늘의 일은 파악하고 있는 걸까? 하이스펙 보디를 구사해 의식을 집중하여, 주변의 정보를 수집해보기로 했다.

     

     

     "어라, 요정의 상자의."

     "레몬쨩이다! 귀여워~"

     "후욱, 후욱, 소인의 요정이."

     "오늘의 오디션인가."

     "나, 추첨에 당첨됐다고."

     "진짜냐. 최종 심사의 그거지? 좋겠다~"

     "실물 쪽이 5천 배 귀엽지만 전자의 요정은 아니었구나."

     

     

     

     .......일부 이상한 대사가 섞인 느낌이 들어서, 그쪽으로 시선을 향하고 있다고는 들키지 않도록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건물의 그늘에 카메라를 든 통통한 남자가 보였다. 과연, 기자 부류도 불러놓았다는 말이구나? 신분증도 목에 걸고 있고.

     학생들의 반응으로 보면, 어떤 오디션인지까지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최종 심사의 추첨이라니 뭘까? 아, 상대역인가? 그렇게 되면, 최종심 사는 거의 확실하게 2명 이상의 연기가 된다. 일단 명심해두자.

     

     "15번관......츠구미 님, 이쪽인 모양이네요."

     "와아......커다란 곳이네요."

     

     그렇다, 눈앞에 나타난 것은 유리 벽면이 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커다란 건물이었다. 한걸음 내딛자, 커다란 현관홀이 있다. 그 앞에는 신분증을 갖다 대면 통과하는 게이트가 있어서. 각 계층으로 통하는 모양이다.

     요정의 상자 때의 오디션과는 다르게, 처음에는 개별적으로 방에서 이루어지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때까지의 대기실도 개별. 2차 오디션에 가서야 겨우 다른 사람과 대면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철저함. 서로 짜지 못하게 하려는 것일까. 사쿠라, 목적을 위해서라면 가차 없었으니까...... 자각하고 있는지는 제쳐두고서.

     

     "기다리셨습니다. 소라호시 츠구미 님과 미카도 코하루 님이네요. 이쪽으로 오세요."

     

     부드럽게 우리들을 대기실로 안내해준 자는, 신분증을 목에 건 학생이었다. 알바 같은 것일까.

     학생은 코하루 씨에게 대기실에서 편히 지낼 수 있는 것(커피포트나 간이냉장고 등)을 가르쳐 주고서, 재빨리 퇴실해버렸다. 대기실......이라는 이름의 글자가 쓰인 종이가 테이블에 놓인 자그마한 상의실은, 코하루 씨와 나 둘이서만 쓰기에는 조금 넓다.

     

     "그럼 츠구미 님, 복습을 해둘까요?"

     "복습......아, 사쿠ㅡㅡ오우카 씨의?"

     "예."

     

     키리타니 오우카의 아역 오디션이니까, 당연히 그녀의 일은 알아둬야 하겠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입수해볼까 생각하고는 있었지만......이번만은 완전히 잊고 있었다. 아역 시절의 그녀는 잘 알고 있으니까.

     그리고, 체감으로는 사쿠라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이 거의 반년 전 정도라는 인상이다. 잘도 성장해서 어린 시절의 그녀와 연결되었구나 싶을 정도다.

     

     "츠구미 님?"

     "아, 저기, 태어난 때는 분명, 1990년 4월 21일로ㅡㅡ"

     

     분명, 그래. 본명은 시키미네 사쿠라. 어배우 시키미네 우메코의 딸. 아역 배우를 명성을 위한 도구로만 보았던 집안에서 태어난 사쿠라에게 있어, 배우의 세계란 것은 어머니가 떠민 감옥이었으며, 유일한 피신처이기도 했다.

     데뷔작은 '싱글벙글 4반' 이라는 아동 드라마인데, 거기서 압도적인 재능을 보임으로서 당시의 감독과 연기자들이 싫어했다고 한다. 나중에 사쿠라가 가르쳐 준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나서 미니 드라마에 몇 작 출연했지만, 연기의 평가와는 반대로 사쿠라의 마음은 황폐해졌다.

     

     『그래서, 그런 제가 변한 것은 츠구미 씨 덕분이에요』

     

     그렇게 말해준 것은, 분명 함께 단편 연작 드라마 '기도'의 촬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에는, 분명 사쿠라가 아홉 살 때였다고 생각한다.

     

     『츠구미 씨가 있어서, 배우의 세계가 괴롭지 않게 되었어요』

     

     수줍은 미소를 짓는 사쿠라한테, 나는 뭐라고 대답했던가. 음~ 분명......

     

     "......그리고, 11세 때에 키리타니 오우카라고 개명합니다."

     "오~ 아, 그, 그렇죠?"

     "츠구미 님?"

     "크흠......으음, 실례했습니다. 괜찮아요."

     

     아뿔싸. 지금은 집중해야 해.

     키리오 츠구미의 죽음으로, 사쿠라는 충격을 받아 1년 동안 일을 쉬었다. 그러고 나서 개명해서 복귀했다고 한다. 분명 '기도'의 촬영이 시작되기 직전 리얼리티를 위해 연기자 모두가 유서를 썼었지만, 당시의 나는 친인척이 없었기 때문에 유산상속을 친구인 우르우 앞으로 해두고, 유언장에 '사쿠라쨩과 나누도록 해'라고 썼었다.

     재산을 꽤 쌓아두었으니, 사쿠라가 화해하든 결별하든, 자신의 길을 개척하기 위한 수단으로 썼으면 했어.

     

     "그 후, 그녀가 12세 때네요. 키리타니 오우카의 대표작 '무성화'로 칸느 국제영화제 주연배우상을 습득했습니다."

     "!"

     

     칸느라고 하면, 세계 3대 영화제라고 일컬어지는 영예로운 상이다. 그걸 사쿠라가? 물론 사쿠라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놀람보다도, 기쁨이 앞선다. 그래, 12살에, 그랬구나......

     

     "고마워요. 코하루 씨."

     "네?'

     "저,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빨리, 빨리, 네 앞에서 연기하고 싶어. 키리오 츠구미는 죽은 자에 불과하지만, 소라호시 츠구미라는 새로운 배우로서, 크게 성장한 당신의 앞에서 연기하고 싶어.

     그렇게 생각하자, 몸의 깊은 곳에서 활력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

     

     

     '지지 않아, 사쿠라쨩.'

     

     

     그러니, 기다리고 있어.

     나의 자그마한 라이벌(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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