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8 오디션∴오베이션 scene32022년 04월 05일 02시 31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52/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고개 숙이며 입실하자, 심사원 분들이 흔쾌히 대답해줬다. 오늘은 드디어 오우카 숙모와 묘한 인과로 싸우게 된, 내가 추천한 아역배우...... 소라호시 츠구미의 오디션이다.
미나우치 란을 예명으로 삼고서 불과 2년 만에 이런 대역을 맡게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모했다. 추천을 위한 심사와는 관계없지만, 잘 봐 두라고 숙모한테 들었을 때는 기뻐했지만...... 요정의 상자의 오디션에서 이미 두각을 드러낸 그녀의 연기, 부탁하지 않아도 부디 봐 두고 싶었다.
"순서대로 입실하며, 한 명씩 심사를 봅니다. 인원은 추천 자리 2명, 일반 전형 자리 6명으로 총 9명. 자기PR로 6명부터 4명까지 고르고, 2차 전형에서 2명까지 줄입니다. 공평성을 기하기 위해, 순서는 랜덤으로 결정했습니다."
심사원 분한테 그렇게 설명한다. 오우카 숙모는 완전한 실력주의자라서, 추천이든 일반 전형이든 관계없이, 심사원들조차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떨어트릴 생각이다. 만일 그러다 린이 떨어져도 내버리지는 않겠지만, 이 일에는 쓰지 못할 것이다.
오늘의 심사원은 모두 이 학교의 강사다. 그런 일은 잘 알고 있을 테니, 오히려 '아부하지 않고 심사할 수 있어서 기분이 편하다' 등도 말하고 있다. 심사원이 남자 둘, 여자 둘이라는 편성도 그런 뜻이다.
"어디어디, 첫번째는......오, 란쨩의 추천이네."
"첫번째였나요."
그렇게 생글거리며 말한 자는, 희끗한 머리에다 둥근 안경의, 어딘가 실루엣이 통통한 남성. 연출 및 감독계 강사인 히라마루 카메히코 씨다. 히라마루 씨는 싱글벙글하며 서류를 확인한 뒤, 옆의 남자의 어깨를 쳤다.
"호소이 선생은 누구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지?"
"키리타니 오우카의 추천인 요루하타 린이겠지요."
가르마 7:3. 신경질 적이라고 듣는 일이 많으니 의외로 여유 있는 스타일리스트계 강사, 호소이 카즈타카 선생이, 린의 서류를 본다.
"서류 전형조의 아리시아쨩도 재밌지 않습니까!? 츠구미쨩 이상으로 서양인! 이라는 느낌인데도 여기까지 올라왔다구요? 일본인 아역배우 오디션인데도!"
"타키타 선생, 조용히."
"엥~ 키츠오카 선생은 신경 쓰이지 않나요!?"
그렇게 호소이 선생에게 몸을 기울이며 서류를 든 자는, 성우과 강사인 타키타 네이로 선생. 쿨하게 대답한 사람이, 배우육성과의 미츠오카 세츠 씨.
그들이 오늘의 1, 2차 심사 담당의 강사들이다. 개성 넘치지만 통이 크고, 그리고 무엇보다 일류의 선생들이다. 특히 히라마루 씨는 '한 곳에 강사가 너무 모여들면 경쟁이 안 된다'라고 말하고서, 명문인 린도대 부속에서 이적해올 정도의 분이다.
"슬슬 올 무렵이군요."
미츠오카 선생이 그렇게 말하자, 모두 대화를 그만두고 입구를 보았다. 지면에는 양탄자, 조명은 하양. 중심의 히라마루 씨가 미소를 지어주고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라 해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츠구미한테는 그것도 불필요하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
노크 소리. 그리고 "들어오세요." 라고 히라마루 씨가 대답을 한다.
"실례합니다."
매니저인 미카도 씨가 문 앞에 서고, 츠구미가 혼자서 입실하더니 어린아이다운 귀여운 미소로 고개를 숙인다.
"호시소라 츠구미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예, 잘 부탁합니다."
주된 응답은 히라마루 씨가 해준다. 그다음은 적당한 질문을 나누는 형태다.
"이 심사에서는 그다지 세세한 일은 묻지 않아. 왜냐면 이 자리에 선 시점에서 어느 정도의 기반은 있는 거니까. 그러니 묻고 싶은 것은 단 하나. 어떤 연기를 잘하지?"
평범한 아역배우한테는 나이를 묻거나 좋아하는 일을 묻거나 해서 자기 PR을 할 때까지의 긴장을 풀어준다. 하지만 이 오디션은 별개다. 솔직하고도 간소. 군더더기를 생략한 '놀이'야말로, 신이 깃든다.
그러니 츠구미쨩. 난 네 가능성을 보고 싶어. 오우카 숙모가 말하는 키리오 츠구미의 후계자가 아닌, 그걸 디딤대로 삼을 정도의 재능의 발현을, 보고 싶어. 한 사람의 배우로서, 영달을 원하는 자로서.
"네! 감정의 연기가 장기입니다!"
"감정인가. 좋아, 과연. 그럼, 해볼까."
"네!"
대답. 하지만, 이 시점에서 목소리에 조사하는 타키타 씨가 약간 눈을 부릅뜬다. 주저함이 없는 것이다. 보통, 하라고 듣고 즉석으로 승낙하지는 않는다. 이렇게 간단히 끝내고서, 벌써 연기인가 하고 당황하는 법이다.
하지만 츠구미한테 당황이란 없다. 어쩌면 두려움도, 긴장조차도. 완전한 자연체. 놀랄 정도로 '그녀 그대로'다.
"과제는..... 그래. 사일런트 에튜드로 가자."
"어. 히라마루 선생, 그건....."
"아아, 실례. 츠구미쨩, 사일런트 에튜드라는 것은, 다시 말해 소리 내지 않는 애드립 연기다. 어때?"
히라마루 씨의 말에, 호소이 씨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표정에는 나오지 않도록 했지만,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사일런트 에튜드는 2차 전형에서 할 심사였으니까.
'재량은 심사원에게 어느 정도 부여돼 있어. 거기다 히라마루 씨는 그 호라기 감독의 밑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 인물이다. 아직 풋내기인 나한테는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있어......?'
갑작스러운 과제. 츠구미는 어떻게 할까? 신경 쓰여서 그녀를 바라보니, 여전히 미소 지은 채였다.
"신호를, 부탁드립니다."
"벌써 된 거니?"
"네. 언제든지요."
히라마루 씨가 손을 들었다. 츠구미는 미소지은 채. 계속 미소다. 즐겁다는 듯, 기쁘다는 듯, 어쩌면ㅡㅡ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준비ㅡㅡ"
준비.
ㅡㅡ위화감.
얼굴을 숙인다.
ㅡㅡ위화감.
공기가.
ㅡㅡ위화감.
"ㅡㅡ스타트."
히라마루 씨의 손이 내려간다. 츠구미는 동시에 고개를 들고, 미소를 지었다. 한걸음 앞으로 나와서 즐겁다는 투로 입을 움직인다. 상대가 있다는 가정일 것이다. 손을 뻗어서 쥐는 동작. 희로애락을 테마로 한 것일까. 친한 친구들과 손을 잡고 기쁘다는 듯 웃고 있다.
갑자기, 츠구미한테서 미소가 사라졌다. 불안한 듯한 표정. 그러고 나서, 감싸려는 듯 양손을 벌린다. 등에 있는 것은 누구일까? 어린이, 어른, 아니 동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츠구미가 올려다보는 동작을 하며 뒤로 손을 돌리자, 등에 있는 누군가를 커다란 것에서 지키려 한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얼굴을 감쌌다. 맞는 건가?'
츠구미는 누군가에게 맞았던 것일까. 볼을 감싸며 옆으로 쓰러졌다. 하지만 아픔을 참고 괴로워하면서도, 누군가에게 기어가서 감싸며 등을 웅크렸다.
때때로 들썩이는 등. 차이고 있는 거겠지. 이윽고 튕겨 나는 것처럼 떨어져서, 지켜야 할 누군가에게 손을 뻗고는 손바닥이 짓밟힌다. 아파 보이는 듯 몸을 움찔거리면서도, 손바닥은 움직이지 않는다. 꽤 강한 힘으로 밟히고 있는 모양이다.
지켜야 할 누군가는 어떻게 되어버렸는가. 풀려난 츠구미는, 머리카락을 뒤흔들면서 달려가더니 웅크렸다. 몸을 떨면서 말을 걸고, 눈물을 흘려ㅡㅡ눈을 홱 들쳐 올리고는, 소중한 사람을 다치게 하는 것을 노려보았다.
『용서 못 해』
원념의 목소리다. 증오의 목소리다.
"그야, 용서 못하겠지."
그래, 성우과의 타키타 씨도ㅡㅡ아니야. 아니, 아니야. 아니야!
'사일런트인데ㅡㅡ타키타 씨도 나와 같은 목소리를 들었다......!'
표정이, 몸짓이, 행동이, 동작이.
『너만, 없었더라면ㅡ!』
그녀는 외치는 것처럼 그리 말하더니, 손으로 주운 돌을 주워 들어서 휘두른다.
몇번이나.
ㅡㅡ맞은 곳이 안 좋았다.
몇번이나.
ㅡㅡ위에 올라탔다.
몇번이나.
ㅡㅡ내민 손을 휘두른다.
몇번이나.
ㅡㅡ추켜올린 손을, 멈췄다.
던지듯이 돌을 버리고, 그녀는 슬며시 일어섰다. 소중한 사람에게 달려가서 눈물을 흘리며 웃어 보인다.
『이제 괜찮아. 그러니 일어나』
『적은 이제 없어. 내가 해치웠으니까』
『저기, 일어나. 일어나......』
흔들다가, 입술을 깨물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운다. 이윽고 눈물은 웃음소리로 바뀐다. 조소다. 지키지 못했던 자신을 멸시하고, 눈물을 닦는 이로 잊고, 단지 망가진 것처럼 웃는다.
이윽고 그 미소가 뚝 그치더니, 그녀는 감정 전부를 잃고 나를 보았다.
『왜, 구해주지 않았어?』
작은 비명을 내지른 자는, 누구였던가. 저곳에서 무참하게 쓰러진 것처럼, 다음은 내가, 저 증오의 표적이 될 것인가. 헛되이 죽은 그 남자처럼.
"ㅡㅡ거기까지."
갑자기, 자신을 되찾는다. 츠구미는 튀어버린 피로 젖지도 않았고, 돌도 시체도 없다. 야외가 아니다. 누군가의 시체도 없다. 단지, 자신의 거친 호흡소리가 시끄러웠다.
"이야, 괜찮았어. 츠구미쨩은 정말로 감정표현이 장기구나."
"네, 감사합니다!"
"그럼 또 나중에 결과를 전할 테니, 매니저 씨와 함께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으렴."
"네!"
기운 좋게 대답을 하고, 고개를 숙인 뒤 나가는 츠구미. 그런 츠구미의 작은 등을 바라보다가, 히라마루 씨는 안경을 벗고 크게 한숨을 지었다.
"마지막, 말인데. '왜 구해주지 않았어?' 라고 말했지?"
"그렇게 말했습니다......"
호소이 씨가, 히라마루 씨의 말에 동의한다. 확실히 그녀는 기뻐하고 있었고, 슬퍼하고 있었고, 화내고 있었고, 미워하고 있었다. 그것을 감정표현의 수준으로 놓아도 좋은지 고민될 정도로.
"그녀의 태도를 보았을 때, 나는 키리타니 오우카ㅡㅡ사쿠라쨩과 처음으로 만났을 때를 떠올렸어. 틀림없이, 초연한 뭔가를 보여줄 거다. 하지만 동시에, 2차 심사 때 다른 아역과 만나게 하면 그녀들의 마음을 꺾어버릴지도 모른다고 말이지."
과연, 그래서 한숨 돌리게 한 것인가.
"설마 처음부터 저런 엄청난 것을 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구요."
아직도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아서, 메모를 쓰고 있는 미츠오카 씨. 계속 심호흡하고 있는 타키타 씨. 관자놀이를 어루만지는 호소이 씨. 제각각의 모습에 쓴웃음 지으면서도, 히라마루 씨는 내 옆에서 연이어 커다란 한숨을 지었다.
'오우카 숙모님.....이건, 상상 이상이라고요.'
그렇게, 닿지 않는 목소리를 마음속으로 흘린다. 다음 시험에서 커다란 파란을 불러일으킬 예감을 느끼면서.
――/――
ㅡㅡ요루하타 린・대기실
명상.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고, 깊게 잠겨 든다. 그 상태를 감독하면서, 나는 조카인 린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란은 소라호시 츠구미를 예상 이상이라고 말했었다. 그럼, 린은 어떤가. 란은, 대답할 말을 모르다고 말했었다.
그건 어떨까. 내가 찾아낸 그녀는, 다른 자와는 다르다. 평범한 인간들과는 일선을 달리하는 능력. 2차 심사는 전형기준을 채웠기 때문에 불필요하다고, 히라마루 씨한테서도 말을 들어놓았다.
"어때? 린."
"ㅡㅡ네. 괜찮습니다."
"그래. 평소대로 하면, 틀림없을 거란다."
"네. 알고 있습니다."
믿음직한 대사다. 약간 눈을 감은 린의 눈동자에는, 현재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오늘 이 날, '키리오 츠구미'의 후계자로서 첫 무대가 되도록 준비했다. 이제, 일본에...... 아니, 전 세계에, 이 아이 이상의 아역 배우는 없을 것이다.
궁극의 연기자. 언젠가의 츠구미 씨처럼 보는 사람 모두의 마음을 움직이는 배우. 제2의 키리오 츠구미로서. 이 아이라면, 분명.
'그날의 맹세를 잊은 적은 없어.'
친인척이 없었던 츠구미 씨의 사후, 우르우 씨와 내게 주어진 것은 그녀의 유산이었다. 궁상떠는 기질이라서 저금만 해버렸다는 츠구미 씨의 돈. 그런 것은 필요 없었는데. 츠구미 씨가 있어줬으면 그걸로 충분했는데. 그럼에도 그녀의 유언장은 내 마음을 뒤흔들었다.
나를 낳았을 뿐인 그 여자와 결별해서, 내가 나 자신의 힘으로 앞으로 나아가도록 기탁된 돈이다. 당시에는 아직 어떤 힘도 없었던 내게, 진정한 마음을 나눠주었던 말이다.
『츠구미(개똥지빠귀)라는 새는, 겨울새라서 바다를 건너온다고 해요』
『그러니 만일 제가 사쿠라쨩의 곁에서 사라진다 해도, 제 날개가 당신의 힘이 되도록, 제 전부를 당신께 드립니다. 당신이, 겨울을 이겨낼 수 있도록』
『사쿠라쨩. 네가 어떤 길로 나아간다 해도, 나는 심연에서 끈질기게 응원할게. 그러니 배우가 아니어도 좋아. 꽃집이건 빵집이건, 아니면 전업주부여서 좋아』
『단지, 언제든 행복하게 지내기를 포기하지 마. 괜찮아, 사쿠라쨩이라면 할 수 있어. 왜냐면 사쿠라쨩은, 이 나의 라이벌이니까! 헤헷』
『그럼, 또 내세에서! 50년인지 60년쯤에 오면 돌려보낼 테니 그렇게 알아!』
뒤를 쫓는 일조차 허락받지 못했다, 치사해 당신.
비탄에 빠지고 불행의 늪에 잠겼는데도, 편하게 해주지 않았던 엄격한 당신.
언제나 내 행복을 바라 주었던, 피가 이어지지 않은 언니와도 같았던, 당신.
그러니 나는, 당신을 짊어지기로 정했다. 시키미네라는 성씨는 이제 대지 않아. 그렇다고 해서, 당신과 함께 있음을 누리기만 할 뿐인, 응석꾸러기 아이였던 '사쿠라(桜)'의 이름도 대지 않아.
당신이 결여되었음을 십자가(十字架)에 실어, 오우카(桜架).
원하는 일은 그만두지 않기 위해서, 타니(谷), 부족함을 채우기 원한다는 뜻에 대한 아나그램으로.
키리타니 오우카(霧谷 桜架).
키리오(霧桜)의 십자가를 원하는, 당신의 친구로서.
"시작 전에, 하나만 정보를 줄게."
"네.""승리 조건은 '주역이 되는 것'이야."
"네."
공평성을 기하기 위해, 테마는 심사 때 발표한다. 하지만 이 아이의 연기에는 키워드가 필요하다. 린이라면 반드시 내 기대에 부응해줄 것이다.
"자, 가자."
"네."
무대는 가깝다.
오늘 이 날을 시작으로, 제2의 키리오 츠구미가 태어나는 것이다.
다름 아닌 내 손으로ㅡㅡ당신이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루어 보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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