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ater8 오디션∴오베이션 scene52022년 04월 05일 03시 57분 0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54/
이별.
인생이란 헤어짐이 따르는 법이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자. 중국 고전에는 그런 시가 있다. 언제 어느 때, 헤어짐이란 것이 찾아올지, 그것은 누구도 모르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예전의 키리오 츠구미는 생명을 불태우며 살아왔다. 언제나 전력으로, 무엇에도 게걸스럽게, 한결같이 달려왔다. 그 무렵에는, 내가 모두를 놔두고 가버린다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처음의 한 마디는 정해져 있었다.
"안녕."
내(키리오)가 말하지 못했던 말을, 이 시의 첫 글귀로 삼자.
"어디로 가?"
"먼 곳."
"이제 만날 수 없어?"
"응. 이제, 만날 수 없어."
담담한 대화다. 린은 고개를 숙여서 눈을 보이지 않은 채로 내게 그렇게 대답했다. 린은 어떻게 대답해주려나. 어떤 연기를 보여줄까. 어떤 사람을, 상상해줄까.
그런, 기대와 고양감을
"싫어."
"뭐......"
내딛는 발.
ㅡㅡ흔들린다. 자세를 무너트릴 정도로, 강하게.
뻗어오는 손.
ㅡㅡ만진다. 발버둥 치는 것처럼, 매달리는 것처럼.
고개를 든다.
ㅡㅡ움켜쥔다. 내 옷 뿐만이 아닌, 마음을 움켜쥐는 듯한.
격앙의 표정.
"그렇게 맨날맨날, 제멋대로! 내가 언제 네가 민폐라고 말했어? 네게 사라져 달라고 말했어? 내가, 너랑 헤어지고 싶을 리가 없잖아!"
치켜올린 눈. 볼은 흥분으로 붉게 물들었으며, 눈가에는 눈물이 맺혀있다. 나의 고양감을 날려버리고 말 정도로 강하고 격한 연기다. 린의 인격과는 180도 다른데도, 내 옷깃을 거머쥔 손이 떨고 있는 점에서, 죄어드는 목소리가 떨리는 점에서, 진실하게 와닿는다.
나는 지금, 누구를 상대하고 있지? 지금 것도 그렇다. 선수필승. 스스로 만들어낸 이미지의 설정을 내게 들이밀었다. 이걸로 나는, '민폐를 끼칠 수 없다며 이별을 결의했다'는 설정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방심은 모욕이다.
자애는 모멸이다.
'린쨩......대단해, 대단하다고, 린쨩!'
이제, 나는 널 얕보지 않아. 재능 있는 아역? 아냐. 그녀는 여배우다. 그럼 내게 가능한 일은, 평소처럼 전력으로 상대하는 일뿐이다. 예전의 키리오 츠구미가, 우르우와, 카키누마 소조와, 시죠 레이키와, 사쿠라와, 그 당시의 명배우들과 함께 연기해 온 날처럼.
"그럼, 내가 말할까?"
"뭐?"
"민폐야. 난 헤어지고 싶어. 헤어져 줄래?"
떨리는 목소리를 감추는 것처럼. 린이 시선을 떼고는 잠시 관객한테 보이려는 듯 눈물을 닦는 시늉을 보인다. 마치, '이야기의 주역이 친구를 위해 나쁜 역할을 연기하는 것처럼'.
"날 속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후후. 속고 있었던 거야, 계속."
"아니, 달라."
린은 내 볼에 손을 대었다. 이것 보라면서, 내게 보여주도록 치켜든 엄지.
"울고 있던 거, 다 들켰어. ㅡㅡ내게 기대라고 말했었잖아. 정말, 바보라니까."
아니다. 그래, 눈치채고 있었구나. 내가 뒤에서 눈물을 닦는 시늉을 했다. 그래서, 관객도 또한 내가 울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흐름은 성립되기 어렵다. '이야기의 주역이 말을 안 듣는 친구를 나무랐다.' 그런 식으로 보일 것이다.
몸을 떤다. 크게 보여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은 뒤, 손끝으로 다음 준비를 한다. 전생의 내가 마술사한테서 훔쳤던 기술이다. 이것을 린도 배웠다? 아니, 달라. 내가 지금 연기한 것을, 훔쳤다?
"내가 말이야, 수단을 찾을게. 절대, 함께 있도록 할게. 그러니까ㅡㅡ"
말 안 듣는 친구.
멋대로 멀어져 가는 친구.
과연. 하지만, 아직 또 하나, 뒤집을 방법이 있다고.
"ㅡㅡ쿨럭, 쿨럭."
기침을 하며, 무릎을 꿇는다. 어깨를 떨구며 떠는 오른손으로 땅을 붙잡으면, 목이 메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엥, 어, 어째서."
"하, 하하, 보이고 싶지 않았는데."
"설마, 너."
"말했지?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자, 어쩔래. 음성을 조절. 괴로운 듯이, 하지만 잘 울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통해서도, 잘 들리는 소리와 잘 안 들리는 소리는 알 수 있으니까.
다음은 어떤 수로 올래? 어떤 연기로 올래? 관객을 즐겁게 하는 방법은 알겠어? 심사 따윈 전부 잊고서, 가진 모든 수단으로, 인간의 혼을 진동시키는 여배우로서, 내게 부딪혀. 린쨩.
"그런 걸로 민폐라고는 말하지 않아."
"후후, 난 노인처럼 죽는 거라구?"
"최후의 최후까지, 곁에 있을게."
"아니. 그래서ㅡㅡ이것이 마지막. 내가 나로 있는 사이에, 안녕을 말하게 해 줘."
이를 악물고 부르르 떠는 린의 볼에 손을 갖다 댄다.
"알았지, 린? 착한 아이니까."
"ㅡㅡ윽ㅡㅡ나."
'......?'
ㅡㅡ위화감.
배역에 이름이 없어서, 린의 이름을 불렀다. 그것만으로도 아주 약간 흔들리는 시선.
"너는 일상으로 돌아가도 돼. 좋아하는 게임도, 아직 끝내지 않았잖아."
"그딴 거, 너랑은 바꿀 수 없어!"
ㅡㅡ위화감.
재빨리 자세를 되돌렸다. 마치, 감정을 계속 갱신하는 것처럼.
"가족이 기다리고 있어. 죽어가는 사람보다, 살아있는 사람을 소중히 해."
"너 이상으로, 소중한ㅡ윽ㅡ사람 따윈 없어!"
ㅡㅡ위화감.
린에게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린이 멀어진다.
ㅡㅡ위화감.
시선이 흔들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오른쪽이 많아? 우뇌는 감정과 지식.
ㅡㅡ위화감.
그래, 갱신이다. 린은 지금, 리얼타임으로 갱신되고 있다. 기억도 지식도, 전부 다.
'아아, 그런가.'
고양된 머리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기분이 든다.
내가 주역이 되려고 유도하면 할수록, 린은 자기 자신을 덧칠해서 강해지고, 능숙해진다. 그렇게 해나갔으니, 그날, 소중한 게임의 일을 잊어버린 것이다.
그래, 그랬구나, 사쿠라쨩. 보다 높은 곳에 도달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구나.
"그래."
하지만, 사쿠라쨩. 전부 희생해서 얻은 것은, 반드시 희생한 무언가에 의해 뒤집혀 버려. 분명, 이대로 가면 린의 장점을 부숴버리고 말아. 린은 목소리와의 갭으로 연기하는 배우다. 조용한 표정에서 나오는 감정의 토로. 밝은 몸짓에서 나오는 침착한 동작. 지금 이대로 나아가면, 뉴트럴하게, 개성이 없는 만능성을 습득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명배우의 카피를 만들어낼 뿐이다. 린의, 린 자신의 혼을 더럽혀서.
그래서, 난 그것을 선택하지 않는다.
린이, 린 자신의 매력을 유지한 채 이 이야기를 끝내도록 하자. 린이 린인 그대로 있을 수 있다면, 그를 위해서라면, 나는 조연으로도 상관없어.
"그럼."
심사원석에서, 관객으로서 보고 있을 사쿠라쨩. 마침 좋은 기회이니, 생전에 전하지 못한 말을 전하자. 악령이라는 배역이, 존재감은 있어도 이야기를 무너트리지 않는 것은 어째서인가. 주역을 삼키지 않고 악령으로서 유명해져서, '호러 여배우'의 이름을 짊어진 것은 어째서인가.
이야기에 필요한 것은, 사실 강한 반짝임을 가진 사람뿐만이 아니다. 강렬하면서도 주역에 뒤떨어지는 존재가 있지 않으면, 정말 좋은 영상은 될 수 없다.
"린."
의식을 전환시킨다. 몸은 무겁고, 가슴 안은 뜨겁다. 두통이 멈추지 않는다. 아아, 그래. 나는 죽어가고 있다. 죽어가는 소녀다.
마지막 작별을 하러 왔을 텐데, 만류당하고 있다. 보고 싶지 않았는데.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너는 그렇게 날뛰는 거네.
알고 있었어. 넌 언제든, 내 옆에 있어줬으니까. 네가 내 인생의 색채였으니까. 너는, 언제나 주인공이었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
"ㅡㅡ네가, 대신해줄래?"
나의 괴로움을, 후회를, 아픔을, 아는 것처럼 말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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