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 4 화 네 진가를 해방하지
    2020년 10월 28일 18시 26분 04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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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1105gk/4/





     "저, 저기, 감사해요.....저 따위를 주워주셔서....."


     비리네는 아직 진정되지 않은 기색으로, 내 뒤를 걸으면서 감사를 표한다.


     우리들은 모험가 길드를 나온 후, 거리를 걷고 있었다.


     시간은 아직 오후여서 지나다니는 사람도 많다.


     다행히도 사르비오 일행은 생각을 바꿔서 쫓아오지 않는 모양이다.


     역시, 백주대낮에 당당히 거리의 사람을 습격하거나 하면 모험가 길드에서 영구제명을 받는다는 정도는, 그들도 알고 있는 모양이다.


     "신경쓰지 마. 비리네 덕택에, 나도 결심을 내릴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네가 유능하다는 건 진짜고."


     "아, 예...그런데, 당신의 이름을 여쭈어보아도 될까요?"


     비리네가 내 이름을 물어본다.


     그러고보니 자기 소개가 아직이었구나.


     "앗차, 자기소개가 늦었네. 내 이름은 아이젠・테슬러. 이제부터 고용주가 되니, 잘 부탁해. 네 본명은.....비리네・아프릴리아로 좋으려나?"


     "예! 비리네라고 해요! 이, 이제부터 잘 부탁드릴계요!"


     미묘하게 발음이 이상하다.


     말머리 쪽으로.


     귀여운데.


     덜렁거리는 면도 있지만, 성격은 진지하며 솔직.


     적어도 사람으로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은 보이지 않는다.


     강하게 말하자면, 너무 겸손하다고나 할까 자신감이 없는 정도겠지.


     착한 애잖아. 그녀라면 잘 지낼 수 있어 보인다.


     "아하하, 잘 부탁해 비리네."


     밝은 미소를 나에게 보여주는 비리네.


     마치 강아지같다.


     "ㅡㅡ그런데 아이젠님의 길드는 도대체 어떤 길드인가요? 전 뭘 하면 좋을까요!"


     "아, 그것 말인데.....실은 아직 무슨 길드로 할지도 정하지 않았어."


     ".......네?"


     애초에 길드 설립의 요청도 하지 않았었네, 하며 내가 웃자, 그녀의 표정이 굳는다.


     그리고는 울먹울먹하며 눈가에 눈방울을 매달고서는,


     "호.....혹시, 전 속았던 걸까요......? 신흥 길드라고 속여서 스카우트 하는, 신종 사기같은......!"


     "아, 아니라고! 제대로 길드로 만들 거니까 안심해! 다만 네가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그....!"


     난 일단 호흡을 가다듬고, 순서대로 설명했다.


     "......난, 추방자를 모아서 길드를 만들려고 생각해. 사실은 무능하지 않은데도 불합리한 이유로 파티에서 버려진 모험가는 이 세상에 많이 있어. 스테이터스가 절대라고 하는 세상에, 그들의 가치를 이해시켜주고 싶어."


     "추방자의 길드......추방자의 가치, 인가요......?"


     "내 눈은 말이지, 다른 사람의 '숨은 스킬' 이 보여. 그래서 스테이터스가 낮은 모험가에게는 수치로는 평가할 수 없는 능력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어. 비리네같이 말이지."


     "어? 저, 저 말인가요?"


     놀란 느낌으로, 그녀는 눈을 휘둥그레 한다.


     역시 자기 스킬을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그래, 비리네에게는 [초 제6감] 이라는 특별한 스킬이 있어. 던전에서 몬스터의 출현위치와 트랩의 배치를 예지할 수 있다고. 기억나는 일은 없어?"


     "그, 그렇게 말씀하셔도....전 그냥, 파티 여러분의 앞을 걷고 있던 것 뿐이고....."


     "음, 묻는 방식을 바꿔볼까. 비리네는 여태까지, 몬스터의 습격을 당한 일이나 트랩에 걸렸던 적이 있어?"


     "......없, 어요....."


     "아마 그렇겠지만, 넌 던전을 진행할 때 '왠지 싫구나' 같이 느낀 쪽으로는 나아가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었을 거야. 그 외에도ㅡㅡ넌, 사실 몬스터의 약점이 보이지 않아?"


     "! 어, 어째서 그걸......!"


     오, 그쪽은 자각이 있었는가.


     하지만, 그렇다면 이걸로 의문도 생긴다.


     "이것 봐 역시. 그래도 어째서 숨기고 있었던 거야. 그걸 그들에게 말해줬더라면 좀 더 활약할 수 있었을 텐데."


     "그게요....사르비오 일행들은 제가 발언권이 없다며, 처음부터 들어주지도 않아서요...."


     과연, 오만한 그들답다.


     스테이터스가 낮은 녀석의 말은 믿지 않는다, 애초에 스테이터스가 낮은 녀석에게 인권 따위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주제에, 실제로는 무능하다고 무시하던 자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


     그야말로 광대노릇, 이구나.


     "그런가.....하지만 이젠 숨기지 않아도 되고, 꺼려할 필요도 없어. 지금까지 참았던 만큼, 이제부터 마음껏 능력을 발휘해 줘. 반드시, 내가 네 진가를 해방시켜 주겠어. 그러니ㅡㅡ같이 해볼래?"


     "그......그.......그럼요!!! 전 아이젠님을 따라가겠어요!!!"


     양손에 주먹을 쥐고, 크게 끄덕거리는 비리네.


     동시에 어째서인가 볼을 붉게 물들이고, 멍한 표정으로 이쪽을 보고 있었는데.....뭐, 길드 창설에 참가할 생각이 든 것 만으로도 잘됐다고 생각하자.


     ㅡㅡ자, 아직 길드의 이름도 구체적 방침도 정하지 않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로는 내일 먹을 밥도 없어지게 된다.


     그리고, 모처럼 유능한 추방모험가를 동료로 만들었다.


     그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싶다.


     일이란 막상 해보면 쉬운 법ㅡㅡ먼저 행동하는 일부터 시작할까.


     "그럼, 바로 가볼까 비리네."


     "? 가다니, 어디로요?"


     "뻔하잖아? 길드의 첫 일을 하러 가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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