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두 번째 마장 ~구원과 피노이 방어전~ ――86――
    2022년 04월 04일 01시 28분 0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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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86/

     

     

     

     전장기념식전인지 뭔지가 끝난 다음 쉬고 있던 차에, 대신전의 한 방으로 불려 나갔다. 이제야 느긋이 대화할 수 있어 보인다. 후우.

     

     "형님, 오랜만."
     "형님은 그만둬. 잘 해낸 모양이네, 페리."

     

     방에 들어가자 마자 이거라고. 쓴웃음 지으면서 페리한테 대답해주고, 그다음 마젤과 웃어서 인사 대신으로 주먹을 가볍게 부딪힌다.

     

     "역시 마젤이야. 고맙다."

     "그건 이쪽의 대사야. 보수의 상담에도 응해줘서 고마워."

     

     그 다음은 같은 방의......아, 먼저 남자 두 명한테 가볍게 인사해둘까.

     

     "루겐츠, 에리히도 오랜만이다."

     "오우, 멋지게 그 망할 녀석을 덫에 빠르렸구만."

     "훌륭했습니다."

     

     왠지 엄청 칭찬받고 있다. 근지럽다. 일단 예식은 불필요하다고 손짓으로 가리켰다. 그리고 신경 쓰이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라우라가 여기 있는 것은 어째서일까.

     

     "제2왕녀 전하, 이번에는"

     "그런 예절은 불필요해요, 베르너 경. 편하게 있으세요."

     

     그렇게 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당신의 오오라로 그렇게 말해도 곤란합니다만. 내가 말하는 것과 다르게 정말로 괜찮을지 어떨지. 일단 과도하지 않을 정도로 예의를 차리면서, 라우라의 허가를 얻어 마젤의 정면에 앉는다.

     에리히가 솜씨 좋게 차를 우려 주어서 감사히 받아 들었다. 아침부터 그 식전 때문에 많이 지쳤다고. 한 모금 마시던 차에 라우라가 입을 연다.

     

     "먼저 감사를 드릴게요, 베르너 경. 덕분에 살았습니다."

     "아뇨, 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러니 그렇게 고개 좀 숙이지 말아 주세요 부탁이니까.

     

     "그 마물들은 저를 노리고 있었다고 들었답니다. 마젤 님의 일행이 없었다면 위험할 뻔했습니다."

     "그래도 그건 이들의 공적이니"

     "겸손하시네요. 마젤 님께 피노이를 경계하도록 전하지 않으셨다면 때에 늦었을지도 모르잖아요?"

     

     우연입니다. 시나리오상 다음으로 동료가 되는 자가 라우라니까 피노이를 목표로 하라고 말했을 뿐이라구요. 그런 말은 하지 못하겠지만.

     

     "송구스럽습니다. 그런데 마젤, 미안. 네게 사과해야 할 일이 있어."

     "뭐?"

     

     갑자기 말을 걸자 마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말하지 않을 수도 없다. 아레아 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순서대로 설명해주기로 했다.

     

     ".......고마워, 베르너."

     "아니 오히려 여러 가지로 손을 쓰지 못한 내가 사과해야만 하는데."

     

     설명을 끝내자 마젤한테 감사를 받고 말았다. 생가가 전소되거나 여동생이 유괴당하는 등, 내가 보기에는 실수투성이였지만. 맡아놓은 만큼 미안하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침묵하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라우라가 두른 공기가 은근히 싸늘하다. 내게 대한 것이 아니라서 다행이지만. 더 노골적인 것은 루겐츠와 페리.

     

     "근데 그 촌장은 어떻게 되었는데."

     "난 그대로 이 전장에 와버려서 방치 중."

     "그래도 되는 거냐고."

     "우선순위란 게 있다고. 그 녀석들 바보라서 화도 나지만 마장과 비교하면 벽가에 쌓인 먼지 같은 거라서."

     "더 혼쭐을 내도 되지 않았어?"

     "말하고 싶은 건 알겠지만 내 몸은 하나밖에 없으니까."

     

     그 자리에서 처벌하고 끝내는 건 방법으로서는 나쁜 편이고 내 취미도 아니다. 처벌도 간단히는 할 수 없지만.

     

     "뭐, 그대로 놔둘 수 없지. 그쪽은 걱정하지 마. 단지 미처 손을 쓰지 못해서 위험에 빠지고 말았다는 점은 정말 미안해,"

     "그걸 탓할 거라면 내 쪽이 나쁜 사람이야."

     

     마젤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착한 놈. 용사가 아니라 성인인가. 그리고 죄송합니다 라우라 전하, 뭔가요 그 자기가 아바마마께 어쩌고 저쩌고 말하는 거.

     

     "그럼 가족들은 지금 왕도에?"

     "당분간은."

     

     왕도 습격 전에는 도망치게 할 필요가 있겠지만. 다행히 짐작되는 부분은 있다. 뭔가 적당한 이유를 들어 베리사 요새의 보수공사에 참가하도록 하면 될 거다. 그러고 보니 신경 쓰이던 점을 묻는 걸 잊고 있었다.

     

     "페리, 네가 말했던 수상한 녀석들은 어쨌어?"

     "아~ 그 녀석들?"

     

     페리가 대신전에 돌아갔을 때는 아직 마를 쫓는 약의 효과가 유지되고 있던 모양이었다. 페리가 마젤 이행과 합류한 뒤 찾아보자, 그 순례자들이 있는 방에 들어간 순간, 그 녀석들이 괴로워하다가 피부가 갈라지며 정체를 드러냈다고 한다.

     모습을 보인 마족에 약간의 혼란이 일어난 모양이지만, 잘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고 끝냈구나. 그리고 그 약은 역시 마물이 싫어하는 건가. 그리고 그것이 아무래도 라우라와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때는 위험했어요."

     "정체가 들켰다고 생각하자마자, 우연히 그 방에 있던 라우라를 납치하려고 했지."

     "......그건 뭐라 해야 하나 죄송하게 되었어요."

     "사고 같은 것이니 신경 쓰지 마시죠."

     

     그래서 그 자리에 있던 마젤이 라우라를 감싸줬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제2왕녀를 편히 부르는구나 마젤. 뭐 상관없지만. 그보다 이것도 게임대로라고 한다면 그렇겠네. 내심 쓴웃음을 감추고 있자 에리히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베르너 경은 이제부터 어떻게 한다면 좋다고 생각하십니까."

     "음, 어디 보자......"

     

     그러고 보니 문제네. 이다음은 게임대로라면 아레아 촌에서 레벨업을 한 다음 별을 세는 탑으로 가게 되겠지만, 현재의 아레아 촌에 마젤이 갈지 어떨지. 가지 않으려 하겠지. 나라면 안 간다.

     게임과는 꽤 달라졌으니,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지 나중에 조사해 둘 필요도 있어 보이지만, 일단 그건 나중이다. 음~ 게임에서의 아레아 촌의 정보는......

     

     "...... 전하, 우베 알름지크 공을 아십니까."

     "물론 알고 있지만, 그 이름을 어디서?"

     

     용사 파티의 마지막 1명. 현 국왕의 교사였다고 하는 노인이며 전설적인 대마법사지만, 수년 전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었다는 설정. 외모는 분명 간달프의 이미지인데 이거. 그 당시의 판타지라고 하면 대표적이었으니까.

     일단 그 부분은 무시해두자. 게임상에서는 수년 전에 마왕 부활을 알고서 그에 대비해 혼자 조사하기 위해 모습을 감췄다는 걸로 되어있지만, 일부 상층부 이외는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은 소식이 안 되는 걸로 되어있을 것이다.

     

     "언뜻 들었을 뿐입니다만, 노마법사 공의 발자취 중 마지막으로 확인된 것은......"

     

     평소에 몸에 지니고 있던 지도를 꺼내자, 라우라만이 아니라 에리히도 놀란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 보니 에리히도 이 대륙 지도를 본 것은 처음인가. 서툴러서 부끄러운데. 그림을 못 그리는 건 자각하고 있다.

     

     "여기에 있는 탑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마물이 배회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뭔가 찾는 것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가 되겠습니까."

     "그렇네요......"

     

     라우라라면 아마 마왕 부활에 대비하기 위해 모습을 감춘 일을 알고 있을 터. 소식 불통이라는 것도 신경 쓰고 있을 터. 분명 게임에서는 고대왕국의 마법 장치가 폭주하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움직일 수 없게 되었지.

     

     "확실히 선생님이라면 뭔가 좋은 조언을 해주실지도 모르겠네요. 찾아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게임과 같은 루트로 가줄 모양이다. 정말 안심. 다음은 별을 세는 탑의 최상층계에 있는 관측의가 엠데아 유적에 있는 우베 할아버지까지 안내해줄 것이다. 거기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과연. 그럼 그 탑으로 가보기로 할까요."

     "저도 갈게요. 선생님의 얼굴을 아는 사람은 저뿐이잖아요?"

     

     오~ 게임의 대화를 리얼로 보게 될 줄이야. 그보다 외할아버지인 그륀딩 공작이 허락해줄까. 그 부근이 조금 불안하기는 하다.

     그건 아마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생각하기를 그만두었다. 현실회피? 그냥 냅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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