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두 번째 마장 ~구원과 피노이 방어전~ ――83(●)――
    2022년 04월 03일 17시 24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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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83/

     

     

     

     왕국군이 공세에 나선 뒤로 2일 차. 이 날도 마찬가지로 왕국군 각 부대가 제각각 마군과 개별적으로 싸우는 형태를 반복하였다. 단기간의 격전은 전개되었지만, 작전대로 베리우레스가 나타나면 왕국군은 곧장 진을 물리고 말았다.

     

     3일차. 왕국군은 한걸음도 진에서 나오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다. 마군은 언제 왕국군이 움직이는지를 노려보면서 지켜보았지만, 왕국군은 마군 몰래 숲에 나타나기 시작한 마물 사냥 등으로 그날을 끝내게 되었다.

     

     4일차에 다시 왕국군이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여전히 베리우레스 이외와는 싸움을 걸면서도, 베리우레스가 다가가면 싸울 생각을 보이지 않고 후퇴하여, 전황에 커다란 변화는 없다. 5일차도 4일차와 마찬가지였다.

     이 날, 왕도에서의 제3차 보급이 도달했고, 동시에 근교의 귀족령에서의 물자와 맞춰 전선의 식량부족은 일시적이지만 숨통이 트이게 되었다.

     그리고 6일차의 왕국군은 전투를 중지했다.

     

     이 6일차에는 왕국군 안에서 군의가 격렬하게 일어났다. 일부 귀족한테서 전투를 계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륀딩 공작은 명령 위반을 한다면 국왕에게 처벌을 진언한다고까지 말하며 귀족들을 자제시켰다.

     한편 일부 귀족부대의 장병은 체아펠트 부대와 함께 몰래 마물 사냥을 하러 숲에 들어가 있다. 희망자만으로 선발되었다. 숲 속에서 부활하는 마물을 샘플로 집단전투의 훈련을 한다는 사실은 참가한 자만 알고 있다.

     "딱히 나를 라이벌로 보는 건 좋지만, 라이벌한테서 싸움법을 훔치는 정도는 할 줄 알아야 되잖아." 라고 나중에 베르너가 말했다고 한다.

     

     7일차. 왕국군은 다시 전투를 재개했다. 여기서 처음으로 마군은 대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그날, 베리우레스가 전선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자기가 나가봤자 왕국군은 도망차리라 판단한 것이리라. 부하만 보낸 베리우레스였지만, 마장군이 잠시 오지 않는다고 알자마자, 주변의 왕국군도 일제히 출격하여 마군에게 강력한 일격을 먹인 것이다.

     여기서 용병의 묘를 보인 자는 노르포트 후작이었는데, 힐데아 평원에서의 전공을 치하받아서 정식으로 자기 병사를 이끌게 되었다. 젊고 전의에 충만한 크랭크 자작과 미타크 자작의 군도 정면에서 부딪혀서 난전 상태를 만들어내자, 그 사이에 또 한 부대를 우회시켜 난전 상태가 되었던 마군의 부대를 본대에서 떼어내었다. 그리고 독립된 마군의 부대를 상대로 후작가의 정예부대를 돌입시켜서 격파 및 괴멸시켰던 것이다. 세이퍼트 장작이 예술적이라고 호평할 정도로 완벽한 전투였다.

     

     8일차에는 다시 베리우레스도 전선에 나섰지만, 그렇게 되자 왕국군도 다시 베리우레스한테서 도망쳤고, 베리우레스가 없는 장소에서는 격전이 되풀이되었다. 피해가 점점 확대되어가는 와중에 베리우레스의 짜증은 정점에 도달해 있었다.

     

     

     

     8일차 밤. 거대한 쩝쩝 소리를 주변에 울리면서, 베리우레스는 언짢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맘에 안 들어』

     

     베리우레스가 혼자 중얼거리자, 주변에서 이족 보행하는 파충류형 마물들이 몸을 움츠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표정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미세하게 떨고 있는 듯한 분위기조차 있다.

     그리고 또한 그 내성적인 태도가 베리우레스의 신경을 곤두세운다. 충고와 조언을 할 수 있는 존재가 없기 때문에, 감정 그대로 베리우레스가 결단한다.

     

     『이제 참을 수 없다. 모두 모여라』

     

     뱃속에서 울리는 듯한 목소리에, 마물들이 마지못해 모여든다.

     

     『인간들은 3일 연속으로는 싸우지 않는다. 그럴 정도의 체력도 없는 거겠지』

     

     이틀 싸우고 하루 쉬는 것이 두 번을 반복한 탓이기도 하다. 베리우레스는 왕국군은 내일도 싸우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을 얕본 결과지만, 자신은 추호도 의심치 않는다.

     

     『내일은 나 스스로가 선두에 서서 그 가증스러운 대신전이라는 건물을 부숴버린다. 너희들도 따라라』

     

     

     

     선언한대로, 다음날 이른 아침에 베리우레스가 최전선에 나섰다. 그의 뒤에서는 이족보행의 파충류 인간과, 인간의 머리통 정도라면 통째로 삼킬 것 같은 악어, 도마뱀, 뱀 같은 거대 파충류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대신전에 몰려들었다. 집단으로 달리자 점점 흙먼지가 일어날 정도다. 마군이 질풍노도처럼 신전으로 가는 길을 나아가는 도중, 대신전 쪽의 문이 소리를 내며 열리기 시작했다.

     베리우레스조차 예상 외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후드를 쓴 자그마한 그림자가 문의 안쪽에서 손짓하는 것을 보고, 첫 전투에서 잘 되지 않았던 내측에서의 유도라고 판단해서 맹렬한 미소를 지었다.

     

     베리우레스는 재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낮은 성문에 머리를 부딪힐 뻔했지만, 이것을 파괴하려면 번거롭다고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고개를 숙여 문을 지나쳤다.

     앞만 보이는 거체가 통과하자, 그 옆에서 후드를 입은 사람이 문 외측을 향해 뭔가를 던졌다.

     

     화악, 하고 마를 쫓는 약이 문의 외측에 퍼졌다.

     베리우레스의 거체로 뛰었기 때문에, 다른 마물과의 사이에 상당한 거리가 생겨난 것이다. 단시간이지만 마군의 발이 확실하게 묶였다.

     

     다음 순간, 베리우레스의 주변에 무수한 화살과 마법이 쏟아졌다.

     포효를 내지른 베리우레스는 그것들을 쳐내고는 마법에 저항한다. 하지만 그 사이에 다시 대신전의 성문이 닫히자, 베리우레스만이 대신전의 안에 독립되었다.

     

     "제대로 걸렸네."

     『!』

     

     화살과 승려계 마법의 난사에 의해 일어난 흙먼지 속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베리우레스는 곧장 그 거대한 검을 내리쳤다. 하지만 그 검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강함으로 튕겨 났다. ㅔ리우레스가 경악의 표정을 짓는다.

     그 사이 성문은 빗장까지 걸렸고, 이번에는 벽 외측으로 향한 화살과 마법에 의한 마물의 절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부하들의 비명에 무심코 돌아본 베리우레스의 시야에, 열린 문을 배경으로 거대한 검을 든 남자가 웃으면서 서 있었다.

     

     "이쪽도 정말 짜증이 쌓여서 말이지. 화려하게 가겠다고."

     

     전혀 두려움을 보이지 않는 루겐츠의 옆에서, 성가시다는 듯 로브를 벗어던진 자그마한 소년이 미소 지었다.

     

     "마젤 형님, 이랬는데도 지면 베르너 형님을 볼 낯이 없다고."

     "물론이지."

     

     페리에게 짧게 대답하고서, 베리우레스의 검을 받아내기 시작한 '용사' 마젤의 오른편에는 에리히, 왼쪽에는 마젤의 옆이 가장 안전하다며 스스로 전선에 나서기를 부탁한 라우라를 거느리듯이 선다.

     그 마젤과 시선을 맞춘 베리우레스는 처음으로 영문모를 감정이 솟구쳐서, 마장이라는 지위임에도 약간 얼굴을 찡그렸다. 압도되었음을 인정할 수는 없었던 베리우레스는 다시 한번 포효하기 시작하고서 마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마젤은 그것을 냉정히 바라보다가, 검을 고쳐 잡으며 중얼거리는 듯 선고하였다.

     

     "이걸로 끝장이다, 마군의 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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