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두 번째 마장 ~구원과 피노이 방어전~ ――81――
    2022년 04월 03일 09시 36분 4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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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81/

     

     

     

     필요한 정보를 그륀딩 공작과 세이퍼트 장작에게 확인을 끝내자, 두 사람은 본진으로 돌아갔다. 표면상으로는 노이라트와 슌첼의 부하로서. 그 두 사람도 배 아프면 좋겠어, 푸하하하하하.

     응, 그런 생각해도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은 알고 있어.

     

     교대로 내 감시하러 온 두 사람은 일단 위병의 차림을 하고 있지만, 냉정히 보면 몸가짐이 다르다. 공작이나 장작의 부하일지도 모른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들었으니 도망치려고 하면 살해당하겠구만. 도망칠 생각 따윈 없지만.

     

     한탄하거나 멍하니 있어도 별 수 없다. 크게 심호흡을 되풀이하여 머리를 클리어 시킨다. 왜냐면 이번에는 조건이 복잡하다. 나 자신이 인정받는 한편, 마젤도 좋게 보여야만 한다.

     애초에 피노이가 반파된 것도 라우라가 용사 파티에 참가하는 이유인데, 그 플래그는 이제 어디에도 없구나. 피노이는 무사하다는 전제는 무너뜨리지 않는다. 문제는 다른 조건이다. 

     

     마젤이 좋게 평가받는다면 라우라와의 동행이 허락될지도 모른다. 마젤과 라우라가 어울리는 것은 당연하고, 게임 중에는 라우라가 없으면 클리어할 수 없는 이벤트가 있다. 반드시 마젤과 라우라는 동행해야만 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금 피노이에는 마젤이 있기 때문에 둘의 관계는 친구 정도는 되어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건 그렇게 기대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또 하나의 조건. 귀족 중 누군가가 나보다 공적을 올려서 약혼자 후보가 된다면, 라우라가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왕도나 그 귀족령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역시 마젤의 마왕 정벌의 실패 플래그가 된다.

     

     물론 논외인 것은 패배하는 일. 게임에서는 라우라의 눈앞에서 3장군 베리우레스와 전투하게 되지만, 현재 베리우레스도 다수의 적군 안에 있다. 아무리 마젤이라 해도 적군의 안에 돌입해서 보스하고만 싸우기는 무리일 것이다. 게임에서는 그와 비슷한 짓을 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주변에서 방해할 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베리우레스를 쓰러트리지 못하면 이후의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 후퇴한 베리우레스가 전력을 가다듬어 왕도에 재도전을 해온다면 이쪽이 수습할 수 없게 된다.

     

     다시 말해 현재 피노이를 공략하는 마군을 괴멸시키고 베리우레스도 쓰러트리고, 거기다 나와 마젤이 원투 피니시를 결정지어야만 한다. 거기다 수중의 패만으로. 뭐냐 이 무모한 미션은.

     

     한숨을 쉬면서 포진 상황을 확인한다. 부챗살이 모이는 위치에 피노이를 두면, 부채의 중간 부분에 마족, 더욱 그 외측, 종이나 천을 붙인 부채면 부분에 왕국군이 포진하고 있다. 지형적으로 부채의 외측에서 피노이를 공격할 수 없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왕국군은 상대를 반포위하고 있고, 양익에 기병을 배치한다는 형식으로 제1기사단과 제2기사단이 좌우 양익에 포진해 있다. 그건 좋지만 전체의 수가 많은 탓에 뭐라고나 할까 널찍~하게 전개해있구나.

     통신기가 없는 데다가, 라우라를 부인으로 삼으려고 의욕이 넘치는 군이 있는 반면, 첫 전투에서 마음이 꺾인 군이 있는 등 통일성조차 없다. 뒤에서는 라이벌끼리 발목을 잡으려고 할 테니 더욱 심하다.

     

     "어쩔 거냐고 이거."

     

     말하고 싶은 건 산더미 같지만 불만을 말해도 별 수 없다. 이런 때에 하면 안 되는 것은 적의 장점만, 자신의 단점만을 보는 것이다. 그럼 타개책이 나올 리가 없다. 상대의 단점을 노리고 자신의 이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생각해야 한다.

     왜냐면 지금은 시간제한이 있으니까. 상대의 결점을 상회할 때까지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왕국군의 이점은 수다. 뭐가 어찌 되었든 수는 곧 힘. 한편 마군의 결점은...... 음, 잠깐만.

     일어나서 양반다리를 하고는 떠오른 생각을 쫓는다. 게임에서 베리우레스가 했던 대사, 베리사 요새에서의 마족의 어조, 그리고 리리 납치범인 리저드 매지션의 태도. 공통된 것은 인간을 얕잡아본다는 점이다.

     바보 취급하는 상대가 덫을 건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 그리고 게임의 지식으로 말하자면 베리우레스를 쓰러트리면 대신전 맵이 해방된다. 다시 말해 부장 격의 적은 없거나 그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타겟은 베리우레스로 좁혀진다.

     

     ...... 사실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싶은 작전이지만, 하라면 못할 것도 없을 것이다. 방금 공작에게 확인했더니, 피오이와는 일단 연락은 닿는다고 하니까.

     대신전에 매직 백을 이용한 식료품의 보급을 겸해서 하고 있다고 하지만, 저 포위전 안에서 연락을 취할 수단이 있다는 건 솔직히 고마운 일이다. 대신전 쪽에 계획을 전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될 거다, 분명.

     이러면 마젤이 공적 1위가 되겠지만, 오히려 그 편이 좋다. 전부 내가 할 필요는 없다. 마젤이라면 분명 괜찮다.

     

     "미안하지만, 공작 각하나 장작 각하와 오늘 저녁 정도에 상담하고 싶다. 연락을 취해줘."

     

     내가 바닥 위에서 중얼거리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던 위병에게 말을 걸자,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고서 한 명이 나갔다. 역시 어딘가의 직속기사였던가.

     

     그날 밤, 장작이 보낸 사식이라며 들고 온 병사의 옷을 빌려서 영창을 나와서 두 사람을 직접 면회하여 계획을 설명했다. 필요한 도구는 다행히 아직 내 푸른 상자의 안에 있으니까. 두세 가지의 질의응답을 끝내고서 그날은 순순히 영창으로 돌아갔다.

     이걸로 전체적인 작전계획은 됐다고 치고, 다음은 내일부터의 전황에 따라 생각한다. 난 어떻게 전공을 올려야 하나..... 배가 아프다.

     일단 내일 영창에서 나오면 밥은 부드러운 보리죽으로 하자.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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