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번째 마장 ~구원과 피노이 방어전~ ――74――2022년 04월 02일 15시 21분 1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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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의 발언에 잠시 당황해서 반응하지 못했다. 아니, 어느 의미로 그럴지도 모른다. 마젤의 가족을 노렸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왜 그런 사실을 알고 있지.
내 혼란에도 상관없이, 할아버지는 범죄자를 규탄하는 듯한 화난 얼굴로 발언을 이어나간다.
"너희들이 마젤을 왕도 따위에 보낸 바람에, 마물이 왔을 때 대응을 못하는 게다!"
...... 어이. 뭐냐 그 논리는.
"마젤은 <용사>라고 했잖아! 녀석이 있었다면 싸울 수 있었다! 너희들이 마젤을 왕도에 보내서 이런 일이!"
"맞아! 촌장의 말대로 마젤이 여기 있었으면 그 녀석한테 싸우게 했으면 됐다고! 보내지 않았어야 했다!"
"마을을 지키지 못한 건 너희들 탓이다!"
우리를 무시하고서 마젤의 가족을 계속 매도하고 있다. 대화는 들려왔지만 뭐라고나 할까 어이가 없어서 말에 끼어들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위험해!"
"아버지!"
켁. 저 바보들이 돌까지 던지기 시작했다. 부상자인 마젤의 아버지가 리리를 감싸며 어깨에 주먹 크기의 돌을 맞은 것을 보자 역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그만두지 못할까! 말려!"
"예!"
기사들도 제정신을 찾고서 집단과의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이쪽으로 화살이 향한다.
"아무리 기사님이라도 외부인은 가만히 있으시오! 내가 이 마을의 촌장인데, 이곳의 일을 결정하는 것은 나요!"
아~ 전생에서도 이런 사람 있었지. 블랙 기업의 사장이나 지방자치회의 유지처럼, 무엇보다도 자기주장이 우선된다고 진심으로 믿는 녀석.
그보다 마젤은 일단 왕가의 명으로 간 것일텐데. 촌장이라면 설명을 들었겠지?
"마젤은 이곳 출신! 그럼 이곳에 있는게 당연하거늘! 이곳을 위해 일하는 게 녀석의 역할인 게다!"
"그래! 마젤은 여기에 있어야 했다! 그걸 저 녀석들이 방해했다!"
정말 염치없는 주장을 듣는 동안 점점 어처구니없음을 넘어 짜증이 솟구친다. 싸늘한 시선으로 촌민의 집단을 바라본다. 마젤이 전에 주저했던 이유를 알겠어. 가족을 만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이곳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구나.
"알았으면 방해하지 마라, 외부인!"
"그래! 방해된다!"
"이해했다면 이 마을의 배신자들을 넘겨!"
"넘기면 어떻게 할 건데."
물어본 내게 무엇를 착각했는지, 대단히 잘난 태도로 촌장님이 지껄였다.
"물론 벌을 줘야지! 어이!"
"오우."
젊고 체격이 좋은 남자가 도끼를 들고 왔다. 전투용이 아닌데. 나무꾼의 도끼인가. 어이어이, 농담이 아닌데?
"하지만 저런 녀석들이라도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평생의 병신으로 만드는 정도로......"
가학심이 드러내는 할아버지에게 다음 대사는 말하게 두지 않는다.
마물을 상대할때보다도 좋은 디딤이 아니었을까. 역대 최고속도로 내지른 내 창이, 나무꾼이 가슴가에 들고 있던 나무의 손잡이를 부러뜨렸다. 창끝은 남자의 옷에 구멍을 낸 상태로 멈춰있다. 피가 흐르지 않은 것은 내가 자제했다는 증거다.
"히......"
창백해진 나뭇꾼 같은 남자가 몇 걸음 뒤로 주춤거리며 물러서다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마을 녀석들도 놀라서 침묵하였다.
"무, 무, 무, 무슨."
"닥쳐!"
뭔가를 말하는 할아버지한테 일갈. 마물폭주 때보다 커다란 목소리를 내버렸으니까. 상대가 촌민 정도라면 목소리만으로도 위축되게 할 자신도 있다.
"너희들의 태도를 정도를 벗어났다. 먼저 말해둔다. 내 이름은 베르너 판 체아펠트. 황송하게도 국왕 폐하께서 자작을 칭할 것을 허락하셨다."
"귀족님!?"
곧장 안색이 창백해지는 촌민들.
빙글 돌아서 먼저 마젤의 가족을 돌아본다. 아니 그렇게 몸을 움츠리지 말아줬으면 해. 확실히 귀족이지만 잡아먹지는 않으니까.
뭐 좋아, 반응은 방치하고 할일을 하기로 하자. 나는 마젤의 가족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본래라면 왕족을 상대로 할만한 최상급의 예를 하였다.
"......!"
주변에서 놀람의 분위기가 전해져 온다. 신경 쓰지 않는다. 연출이니까.
"할팅 가의 여러분과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베르너 판 체아펠트. 폐하께서 자작을 칭함을 허락받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조금전과 같지만 그 뒤가 본론이다. 목소리에 힘을 준다.
"자제분인 마젤 할팅 공은, 우리나라의 거점인 베리사 요새의 탈환에 막대한 공언을 하여, 바인 외국의 귀족으로서 후한 대접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촌민의 놀라는 목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아직 내 대사는 끝나지 않았지만.
"또한, 우리나라의 쿠나프 수작 각하의 목숨을 앗아간 마군의 장군을 토벌한 전공, 학생이기 때문에 포상해야 할 작위는 일시 보류된 상태지만, 폐하께서도 국가에 대한 공적이 막대하다며 칭찬하셨습니다."
"폐하....."
"왕께서......!"
"자, 작위......"
촌민들 쪽에서 오므라드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린다고 해서 말을 그치지는 않겠지만.
"왕태자 전하께서도 마젤 공한테는 매우 기대하고 계시며, 제게도 각별한 배려를 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뭐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보아하니 자택을 잃고 만 모습입니다만, 왕태자 전하의 배려하는 말씀에 따라, 저희 체아펠트 가문이 책임지고 할팅 가의 여러분을 일단 왕도로 모시도록 하지요."
은연중 이렇게 말한다. 왕도에서는 촌민들의 행동에 대해 자세히 듣고 있다고.
"할팅 가문의 가장께선 부상을 입으셨군. 마을에 짐마차 정도는 있겠지. 체아펠트의 이름으로 접수하고 와라."
"예."
"저희의 예비용 말로 마차를 끌지요. 데려오겠습니다."
노이라트가 재빨리 움직인다. 슌첼도 움직임이 빨라. 그보다 이미 촌민들 따윈 없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저, 저기, 자작님......"
"할팅 부인, 불탄 곳에서 뭔가 들고 나올 것이 없나 조사해주십시오. 기사를 두 명 정도 붙여드리죠."
"네, 네에."
"무거운 짐은 저희들한테 맡겨주십시오."
기사들도 재빨리 움직여주었다. 기사라면 국가의 적인 마족의 장군을 토벌한 마젤한테 호의적일 거고, 방금 전의 그것을 봤다면 이 촌락에 비우호적으로 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겠지.
망할 할배가 뭔가를 만한 듯한 기분도 들었지만 잘못 들은 거겠지 분명.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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