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7 인연×카운트=카운트×앙심 scene4
    2022년 04월 01일 13시 43분 5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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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47/

     

     

     

     일본식 정원이라고 하면 듣기에는 좋지만, 사실 전생에서 자주 보던 빨랫대가 있는 정원이다. 왠지 전생의 조부모의 집을 떠올리게 해서 정겨움까지 느껴진다.

     그런,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정원에서 웅성대는 것은, 이번 승부를 지켜봐 주는 스태프 분들이다. 선행은, 노렸던 대로 에밀리.

     

     "츠구미 님께 견줄 상대는 아닙니다."

     "아하하, 고마워, 코하루 씨."

     그렇게 코하루 씨는 격려해줬지만, 나는 얕볼 생각이 없다.

     

     "카운트 들어갑니다! 6, 5, 4ㅡㅡ"

     

     플랜은 정해져 있는가. 일본풍 정원에는 그다지 매치된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복장의 에밀리. 그리고 편한 셔츠와 바지를 입고서 마루 가장자리에 걸터앉은 카이 씨. 카이 씨의 옆에는, 유리잔에 들어있는 신작 토키가 몇 개.

     

     일단, 먼저 솜씨를 보자.

     

     

     "ㅡㅡ3, 2, 1, 스타트!"

     

     

     탁, 하고 클래퍼 보드의 소리가 난다. 처음으로 움직임을 보인 자는 에밀리다. 그녀는 대문을 통해 놀러 왔다는 설정으로 가나보다. 화면 바깥에서 깡총깡총 뛰면서 달려온 에밀리는, 카이 씨를 보고 얼굴을 빛낸다.

     

     

     "오빠! 놀러 왔어~!"

     

     

     연기, 라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그녀다. 하지만, 동시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몸짓이다.

     스태프의 뒤에서 엄지를 척 세우고 있는, 매니저 쿠사츠 씨. 그녀가 어드바이저일 것이다. 자신의 탤런트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호흡이 맞는 2명이다.

     

     

     "아, 토키다! 오빠, 먹어도 돼~?"

     "손 씻고 나서."

     "치이~!"

     

     

     삐진 것처럼 달려가서는, 볼을 부풀리며 옆자리에 걸터앉는다. 카이 씨는 많이 말하지는 않지만, 표정의 사용법, 보이는 법이 매우 교묘하다. 쓴웃음 지으며 말괄량이 여동생을 지켜보는 듯한 표정으로 완만하게 이행하고서, 조금 난폭하게 에밀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나만이다."

     "정말, 오ㅡㅡ아."

     

     

     눈을 빛내는 에밀리의 입에, 카이 씨가 토키를 집어넣는다. 에밀리는 토키를 물게 되자, 방금 전까지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없애며, 발그레한 얼굴로 꼬나문 토키를 베어 먹는다.

     시간은 27초. 결말이 있어서 적당하다. 카이 씨의 연기가 제대로 간격을 유지해서, 깔끔한 결말로 마무리한다. 가족과 보내는 여름의 모습. 레몬이라는 맛에 매치되는 숏 무비다.

     

     

     "컷!"

     "브라보~! 역시 에밀리쨩이다! 이거 이거, 한번 더 하는 게 불쌍할 정도군요."

     

     

     쿠루마 씨는 그렇게 박수 치면서, 날 흘끗 바라보았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항복할 생각은 없다구요.

     

     "준비 들어갑니다~"

     

     스태프가 그렇게 말하고서, 카이 씨한테 달려간다. 헤어스타일의 체크 등, 이른바 화장 고치기 같은 것을 하는 모양이다. 나 또한 루루한테 최종 체크를 부탁하고 있다.

     그러자, 자기 촬영을 끝낸 에밀리가 내게 달려온다.

     

     "왠지, 나로 정해질 것 같지 않아?"

     "후후, 그럴까? 아직 모르는걸."

     "에~ 아닌데~ 왜냐면 모~두, 나한테 빠졌다구?"

     

     에밀리는, 이렇게 표리일체한 사람일 것이다. 확신하는 표정으로 고하는 음성에, 빈정댐과 거짓의 분위기는 없다.

     

     "뭐하고 있어?"

     "아, 카이! ......씨다."

     "쿠사츠 씨가 부르고 있다고, 에밀리쨩."

     "정말? 어~이, 쿠사츠으!"

     

     절묘하게 에밀리를 내쫓고서, 카이 씨는 한숨을 지었다. 그에게는 부담만 지게 해서 미안한데.

     

     "괜찮겠어?"

     

     카이 씨는 그렇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어줬다.

     

     "네."

     

     환영받지 않는 상황.

     저쪽의 높으신 분은 탐탁치 않아하고.

     나 자신에게 필터를 씌웠으며.

     스태프의 대부분은 적이나 중립.

     

     "물론이죠."

     

     그런 어웨이에서, 나는 내 실력만으로 싸워야만 하다니.

     

     

     "후후, 카이 씨."

     "응?"

     "저, 재미있어졌어요."

     "뭐?"

     

     

     이런 최고로 불타오르는 시츄에이션, 자주 없단 말이지.

     

     

     

     

     

     

     

     

     

     

     

     

     

     

     

    ――/――

     

     

     

     『저, 재미있어졌어요』

     

     

     

     적으로 가득한 어웨이의 무대에서, 그렇게 웃은 소녀의 얼굴이 뇌리에 박혀서 사라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을 뿐의 츠구미는, 그 순간 확실히 육식동물이 엿보였다.

     귀여운 미소였을 텐데도, 맹금류와도 같은 분위기. 등줄기에 싸늘한 것이 타고 오르는 듯한, 그런 분위기. 우리들은 어쩌면, 맹금류의 우리를 열고 만 것은 아닐까. 아니, 그럴 리 없나.

     

     "카운트 들어갑니다~! 6, 5, 4ㅡㅡ"

     

     츠구미는 내 뒤에 있다. 이 집에 치장하고서 놀러 온 것처럼 연출하고 싶은지, 에밀리와는 다르게 실내에서 마루 가장자리 측을 향해 이동한다. 뭐, 어떤 연기를 해도 받아들이는 것이 선배 배우다.

     

     

     "ㅡㅡ3, 2, 1, 스타트!"

     

     

     울려 퍼지는 클래퍼 보드. 돌기 시작하는 테이프. 조용해지는 무대.

     나의 귀가, 정말 귀여운 발소리를 포착한다.

     

     

     "오빠~"

     "여어."

     "와버렸어요."

     

     츠구미는 그렇게 말하고서, 조심스럽게 내 옆에 걸터앉았다. 익숙한 몸짓이다. 여기에 오는 것이 처음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하늘을 바라보던 나는, 츠구미가 옆에 앉자 그녀한테로 시선을 향한다. 하지만 츠구미 또한 하늘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에 따랐다.

     뭘까. 액션은 없는 걸까. 기대 밖이었나? 아니, 아직 성급한 생각인가.

     

     

     "토키......"

     "좋아해? 먹어도 돼."

     "저기."

     

     

     눈길을 향한다. 수줍은 미소. 어째선지 내게 들이민 토키를, 그에 따르는 것처럼 받아 든다.

     

     

     "줄게요."

     "그래도 돼? 고마워."

     

     

     받고서 입에 문다. 숨이 막힐 듯한 공기를, 외야에서 느꼈다. 뭐지, 뭐가 일어나고 있지?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초조함과 위화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위화감. 나는 지금, 뭘 하고 있지?

     

     

     "넌 안 먹어?"

     "에헤헤ㅡㅡ이미 배불러서요."

     "그래?"

     

     

     고개를 갸웃거리며, 토키를 베어 문다. 어라, 뭔가, 이런 걸로 좋은 걸까?

     

     

     

     "ㅡㅡ컷, 컷! 유행한다, 이건 유행한다!"

     

     

     

     감독은 접이식 의자를 쓰러트리면서 일어났고, 쿠루마는 아연실색하여 우리를 보고 있다. 어째선지 적이었을 터인 에밀리까지, 눈을 반짝거리고 있다. 심사 타임으로 넘어가나 생각했더니, 심사원들은 모두가 입을 다물뿐.

     이 상황이 정말 납득이 안 가서, 나는 디렉터에게 다가갔다.

     

     

     "오오, 수고하셨습니다, 카이 씨. 이야 훌륭한ㅡㅡ"

     "영상 체크."

     "ㅡㅡ했습니다, 에, 네?"

     "영상 체크, 해볼게요."

     "아, 예."

     

     

     디렉터를 몰아붙여서, 영상 체크를 시작하게 만든다. 시작과 함께 실내에서 츠구미가 달려 나온다. 그녀는 내 옆에 앉고는, 마치 눈부신 것이라도 바라보는 것처럼 내 옆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내가 츠구미한테 얼굴을 향하는 타이밍과 완벽하게 맞춰서 츠구미가 앞을 바라보자, 미리 짜 놓았던 것처럼 시선이 엇갈렸다.

     

     "윽."

     

     제삼자의 눈으로만 알 수 있는 상황. 나의 망설임과 대하는 방법 모두가, 깜짝 놀랄 정도로 정교하다. 당연하다. 그때의 나는, 연기다운 연기 따위 하지 않았으니까ㅡㅡ!

     츠구미는 흘끗흘끗 나를 곁눈질한다. 열기를 띈 시선이다. 볼에 나타난 홍조가 어슴푸레하고 새콤달콤한 사랑의 시작을 예감시키는, 그런 연기다. 첫사랑의 기쁨을 알고 있는 옆얼굴이다. 그런 츠구미도, 시선을 망설이는 순간에 유리잔에 들어있던 토키를 발견한다. 들어 올려서, 토키를 보고ㅡㅡ나의, 입술을, 보았다.

     

     

     『토키......』

     

     

     그리고, 아아, 여기다. 츠구미는 닿는 듯 닿지 않는 듯, 옅은 입맞춤을 토키에다가 한다.

     

     

     『좋아해? 먹어도 돼』

     『저기』

     

     

     망설임. 하지만, 단지 충동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줄게요』

     『그래도 돼? 고마워』

     

     

     입맞춤한 토키를 내가 물자, 츠구미는 수줍은 미소를 짓더니, 부끄러움을 참는 것처럼 입을 오므린 뒤에 다시 날 바라본다.

     

     

     『넌 안 먹어?』

     『에헤헤ㅡㅡ이미 배불러서요』

     『그래?』

     

     

     깨문다. 그러고 나서, 츠구미는 자기 입술에 손가락을 갖다 댄다. 마치, 퍼스트 키스의 맛을 확인하는 것처럼.

     

     "하, 하하."

     

     아아, 인정한다. 내가 안이했다. 방심했었다. 이 자리에서 시험받던 자는 에밀리와 츠구미뿐이라고, 우습게 여기고 있었다!

     이 나조차도 시련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이 자리의 승자는 단 1명. 소라호시 츠구미라는 다섯 살 소녀뿐이다. 왜냐면 그렇잖아? 이 내가, 꼴사납게도 연기를 유도당했다!

     

     "이야~ 이건 유행하겠네요~"

     "유행해? ㅡㅡ아아, 그런가."

     

     그래. 분명 유행할 거다. 마음속 사람에게, 입맞춤을 한 토키를 주는 게임은 분명 유행한다. 그건 어쩌면......아니, 나와 츠구미라는 한창때의 연기자가 도화선이 되었으니,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설마, 그것까지 노리고 있었나? 거기까지 생각하고서, 예측해서, 짜고서, 내 행동조차도 퍼즐의 한 조각으로 만든 건가?

     

     "후, 하하하, 하하하하."

     

     숙부님, 당신, 언제부터 프로듀스의 재능까지 개화시킨 거야? 그 나이에 조카를 떼어놓으려는 어른스럽지 않은 짓은 그만두라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속에서 불타오르는 듯한 정열을 느꼈다. 과연, 츠구미, 크큭, 나도 너와 마찬가지로, 재미있어졌다고.

     

     "수고하셨습니다."

     "...........................아아, 수고했어, 츠구미."

     "카이 씨?"

     

     순진무구한 표정이다. 그 얼굴이, 방금 전까지 내게 연모의 시선을 보냈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 어쩐지 현실감이 멀어져서, 츠구미의 두 볼에 손을 갖다 댄다.

     

     "츠구미."

     "카, 카이 씨?"

     

     그리고, 뭐가 일어났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진무구한 그녀의 볼을ㅡㅡ

     

     

     "에잇."

     "후뉴우!?"

     

     

     ㅡㅡ쭈욱, 잡아당겼다.

     오오, 부드러운 뺨이다. 잘 늘어난다.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놀고 있자, 갑자기 무거운 시선을 느껴서 손을 놓았다.

     

     "히잉......뭐, 뭐 하는 건가요~ 너무해요....."

     

     볼을 문지르는 츠구미의 뒤에서, 대단한 눈길로 날 바라보는 츠구미의 매니저. 무심코 뒷걸음질하자, 물러난 나와 츠구미의 사이에 자그마한 그림자가 파고들었다.

     

     "잠깐 카이 씨, 방해돼!"

     "방해!?"

     

     자그마한 그림자ㅡㅡ에밀리는, 나를 밀쳐내고는 츠구미의 앞에 섰다. 그러고 나서 토끼처럼 뿅뿅 뛰면서 츠구미의 손을 잡았다.

     

     "츠구미, 너 대단하네!? 에밀리, 무심코 멍하니 봐버렸어!"

     "그, 그래? 고마워."

     "봐봐 이거 자 오피셜 회원 마침 100만 겟했다구!"

     "오피셔르? 아아, 인터넷의."

     "자 치즈~! CM 시작되면 인그라데이션으로 해줄게! 쿠사츠으, 자!"

     

     에밀리는 폭풍과도 같았다. 사진을 찍고, 그걸 갖고 자기 매니저한테로 기쁜 듯이 달려갔다. 츠구미가 개라고 한다면, 저건 고양이겠네.

     

     "저기, 카이 씨, 심사의 결과는, 어땠나요?"

     "아~"

     

     보아하니, 고개를 숙인 쿠루마가 심사원 스태프에게 고개를 저었고, 거기다 에밀리까지 일갈해서 얼굴이 새파래진 상태였다. 다른 스태프도 의욕적이다. 이미, 여기에서 방향 전환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뭐, 결과는 뻔해."

     

     

     감독의 말대로다.

     이것은, 유행한다. 그런 막연한 확신이, 마치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만 생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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