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Theater7 인연×카운트=카운트×앙심 scene1
    2022년 04월 01일 07시 10분 2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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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230fu/44/

     

     

     

     학교 건물 뒤편의 계단. 그늘에 걸터앉은 쓸데없이 나이만 먹은 어른한테, 일부러 미소 지어준다. 정말 기분이 좋다. 가슴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이다. 분하고 밉고 원망스러워서, 기분이 좋다. 그 감정에, 어떻게 이름을 지으면 좋을까?

     나는 스커트를 들어올리며, 더러운 어른의 장딴지에 일부러 내 발로 상처를 입혀주는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아프지는 않아도 비참할 테니까.

     

     

     "나, 제대로 말했었지?"

     "큭......하지만, 이제!"

     "이제? 이제, 또 뭐? 이제 만족했냐고?"

     

     

     그리고 나서 나는, 남자의 시선 따위에 내보일 셈도 없는, 나라고 하는 예쁜 여아의 교복의 자락을 말아 올려서, 흰 피부를 잘 보여주게 하는 거다. 흥분해서, 혀를 내밀어서, 콧김을 내뿜으며 따라오라고 도발하는 것처럼.

     

     

     "당신 탓에 생긴, 이것은 사라지지 않는데도?"

     "윽, 그, 것은."

     "이봐요, 선생님."

     

     

     다가가서, 볼을 양손으로 잡고 위를 향하게 한다. 우습다. 나 같은 어린이한테 좋을대로 당하면서도 저항 하나도 못하는, 부려먹기 좋은 어른이다.

     

     

     "요즘, 반 친구들이 나한테 쌀쌀맞아."

     "네, 자업자득이겠지. 너무 지나쳤다, 너는ㅡㅡ큭."

     "누가, 말대답해도 좋다고 한 걸까!?"

     

     

     볼에 손톱을 세우고는, 발뒤꿈치로 발을 짓누른다. 발등을 짓밟히면 어른이라도 아프겠지?

     

     

     "다시 한번, 말할게?"

     "......."

     "아카리와 미즈호를 가둬."

     "나, 나는."

     "간단하잖아? 후후, 왜냐면, 두 번째니까."

     "!"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나의 사랑스럽고, 밉고 밉고 죽여버리고 싶은, 사랑스러운 선생님.

     내 상처가 지워지지 않는 한ㅡㅡ당신은 계~속, 나의 노예.

     

     

     "그럼 잘 부탁해. 모두의 아군인 키누카타 교장선생님?"

     "아, 알았다."

     "후, 후후후후, 아하하하하하하핫."

     

     

     한 명도 놓치지 않아.

     모두 모~두, 내 상자에서 키워줄 테니까.

     

     

     

     

     

     "커어어어어엇!!"

     

     

     

     

     감독의 신호와 동시에, 서둘러 카키누마 씨한테서 손을 놓는다. 너무 서둘러서 기우뚱거리게 된 나를, 카키누마 씨는 살포시 안아서 지탱해줬다. 신사다.

     

     "오우, 위험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해요, 카키누마 씨."

     "하하, 됐다. 하지만, 위험한 짓은 하지 말도록 해라."

     

     카키누마 씨는, 부서지기 쉬운 것을 다루는 것처럼 나를 천천히 지면에 내려주었다. 이제부터의 장면, 당분간은 카키누마 씨한테 매정히 대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민망하게도 느낀다.

     

     "네! 후후, 카키누마 씨, 정말로 선생님 같아요."

     "그런가? 하하, 왠지 부끄럽구만."

     

     방긋 웃는 카키누마 씨한테서, 예전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도 오늘의 연기도 대단했으니,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그뿐인가, 더욱 발전하고 있는 중이겠지.

     

     "영상 체크 들어갑니다~"

     "좋아, 그럼 가보자꾸나."

     "네!"

     

     스태프의 말에, 모니터 앞으로 이동한다. 내 뒤에서 촬영된 카메라워크로는 팔 부분만 찍혔는데도, 가슴가에 손을 대어 벌리게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식으로 연기했다. 그래서 리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뜻하는 재료는, 카키누마 씨의 표정뿐이다.

     후회와 연민이 뒤섞인 표정으로, 키누카타 코조는 눈을 돌린다. 히이라기 리리에 대한 죄책감에, 몸을 안달하는 것처럼.

     

     "좋아, 잘했다. 츠구미는 이걸로 끝이고, 카키누마 씨는 한 장면 더 남았군요."

     "네!"

     "그렇지요."

     

     그렇게 해서, 나는 스태프들한테 인사하면 그걸로 끝이다. 그다음은...... 코하루 씨한테 물어보자. 쥬리아와 미미는 아직 촬영이 남았고, 린은 오늘 외부 레슨이 있다던가. 노력가네.

     

     "츠구미 님."

     "코하루 씨! 수고하셨어요."

     "네, 수고하셨어요. 그럼 다음 스케줄인데......커머셜의 일이 들어왔습니다."

     

     커머셜이라. 티비 광고라는 거네. 전생에서도 홍보는 물론 CM의 일은 해본 일이 없다. 왜냐면 호러 여배우라서ㅡㅡ아, 으으음? CM?

     

     "커머셜......엥, 커머셜!?"

     "싫으신가요?"

     "아뇨, 기뻐요!"

     

     그래, 생각해보면 지금은 평범한 여자 아이다. 호러 여배우가 아냐. 히이라기 리리의 이미지보다, 홍보와 인터뷰 기사 쪽이 잘 통했다는 뜻이려나?

     뭐, 해볼 때까지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코하루 씨가 묘한 일을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 전력으로 기대에 응하자.

     

     

     '코우 군한테 진 채로 있을 수 없으니까.'

     

     

     CM촬영은 주로 홍보주가 위탁한 영상회사에 의해 촬영된다. 이번 촬영을 담당한 곳은 『레리모』라는 회사다. 코하루 씨에 의하면, 사장이 손녀딸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SST와 같은 냄새를 느낀다.

     코하루 씨의 설명을 들으면서, 미니밴에 타서는 스튜디오로 이동한다. 이동하는 도중에 어느 정도 저쪽의 요망에 응한 코디네이트를 하기 위해, 스타일리스트인 루루도 함께 있다. 미니밴이라고 가볍게 말했지만, 묘하게 유리가 두꺼운 걸 보면 이것도 우리 집안의 것이겠구나~

     

     "오늘은 토키의 CM이라고 들었어. 초여름에 맞는 코디로 가볍게 간다."

     "응, 부탁해. 루루."

     "이쪽이 토키의 기성품입니다. 드셔 보세요."

     "네, 고맙습니다."

     

     루루가 머리카락에 펌을 넣는 동안, 코하루 씨한테 토키를 받는다. 통 모양의 쿠키의 안에 초콜릿이 들어가 있는데 더해, 손잡이 이외의 시식 부분은 초콜릿으로 뒤덮여 있는 달아 보이는 과자다.

     전생의 간식은 기본적으로 빵뿐이었는데~ 알바처에서 설탕을 받을 때만 뿌려서 먹었었지. 그건 그거대로 맛있었는데.

     

     "이번에는 단란한 가족과 초여름이 테마입니다. 일본식 건축물의 방을 빌리고, 다른 출연자를 오빠로 보이게 하며 촬영을 할 모양입니다."

     "코하루 씨, 다른 출연자는 누구인가요?"

     "18세의 젊은 배우, 카이 씨라네요."

     

     그래. 그렇다면, 약간 나이차가 나는 가족을 연기하라는 뜻이려나.

     

     "소박한 이미지라면 인상도 희박해져. 하지만 헤어에 원 악센트로. 자, 미소녀의 완성. 평소 이상으로 큐트해, 츠구미."

     "고마워, 루루."

     "윙크 좀 줘. 잉글라에 올려둘게."
     "으, 응?"

     

     잉글라? 잉글라가 뭐야? 그렇게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물어보아도, 당연하지만 루루의 대답은 오지 않는다. 그냥 윙크를 바라길래, 일단 가능한 한의 윙크는 해주었다.

     

     "올릴 영상의 검토는 제가."

     "섭섭한 말 좀 하지 마. 더 해피했던 넌 어디로 가버린 거야?"

     "루루나, 닥치지 않으면 그 입 틀어막는다. 괜찮으니까 보여줘ㅡㅡ흠, 문제없네요."

     "윤리는 지킬게. 허가를 맡은 다음 올리자."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학교가 끝날 무렵이 되면 린한테 물어보자.

     

     "코하루 씨는, 예전에 어떤 분이었나요?"

     "소녀틱했지. 그리고 액티브하고 적극적."

     "루루나. 너무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도록."

     

     정말로 사이좋은가보다. 이렇게 터놓은 분위기의 코하루 씨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어린 시절에 받았던 손수건을 액자에 넣어서ㅡㅡ"

     "루 루 아!"

     "ㅡㅡ네네."

     

     손수건? 그러고 보니, 코하루 씨의 방에 놀러 가 본 일이 없네. 코하루 씨는 같은 집을 쓰는 고용인이기도 하다. 다음에 코하루 씨의 방에 놀러 가 볼까?

     

     "다음에, 코하루 씨의 방에 가도 되나요?'

     "저, 제, 방이요?"

     "후후, 그렇게 하면 손수건도 들키겠네. 서로를 아는 건 중요해. 말해버리라고."

     "저기, 흥미는 있지만, 무리는 하지 마세요?"

     

     코하루 씨는 루루와 나를 번갈아보더니, 크게 한숨을 쉬었다. 그러고 나서 "숨길 일도 없습니다만." 이라고 운을 뗀 뒤에 말해주었다.

     

     "전에, 츠구미 님께 사탕을 받았던 일을 말씀했었죠."

     "? 네."

     

     분명 첫사랑의 이야기였다. 연기상으로 내가 코우 군한테 고백받았을 때의 일이다. 잘 기억하고 있다.

     

     "정확히는,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는 바람에 울고 있던 제게, 손수건으로 응급처치를 해주고 사탕을 줘서 달래줬던 분이 있었습니다."

     "그랬었나요..... 응, 역시 멋져요. 그다음은?"

     "아뇨. 결국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이니셜이 T・K였지요."

     "그래서, 그 손수건을 액자에 넣었다는 말씀."

     

     말없이 루루를 노려보는 코하루 씨를 제쳐두고, 그렇다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거 멋진 추억이다. 코하루 씨가 3살이라고 한다면, 전생의 나는 30이다. 마지막 나이인 것도 그렇지만, 그때는 너무 바빠서 연기 쪽 이외는 솔직히 전혀 생각나지 않아.

     

     그건 그렇고,  T・K라. 음?  T・K? 그건ㅡㅡ

     

     

     

     "자. 츠구미 님, 도착입니다."

     "아, 네! 갑니다!"

     

     

     

     코하루 씨를 선두로, 미니밴의 문이 열린다.

     자, 업무 시간이다. 무엇보다도 진솔하게, 진지하게, 긴장하고 가자.

     

     "그럼, 가보도록 하죠."

     "네!"

     

     여기가 나의 전장이다. 전생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기합을 넣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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