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정제안 ~제안과 포석~ ――63――2022년 03월 31일 08시 37분 1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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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성에서의 서류업무 같은 일을 끝내고 일단 저택으로 돌아간 뒤, 이번에는 프렌센을 데리고 외출,
"이제부터 어딜 가시는지."
"아~ 확정사항은 모험가길드와 고아원이다."
"페리 공의 고아원이군요."
"맞아."
그러고 보니 프렌센은 상단에서 페리와 꽤 오랜 기간 동행했었지. 페리에 대해 부드러운 이유는 그것도 있나.
여러가지로 할 일이 많지만 먼저 모험가길드를 방문한다.
"오우ㅡ 베르너 님. 또 뭔가 성가신 일임까."
"성가신 일이라니 너무한데. 대가는 제대로 주고 있잖아."
"이야~ 베르너 님의 일은 너무 성가셔서리."
"연회 때 숙취에 거릴 정도로 마셔댄 니가 할 말이냐!?"
길드에 고개를 내밀었더니 곧장 아는 사람들이 말을 걸어왔다. 모험가들한테 농담을 던지면서 안으로 나아가는 내게, 프렌센이 쓴웃음을 지어준다. 귀족답지 않은 건 인정해. 뭐 상관없잖아, 이러는 편이 편하다고.
"오랜만입니다, 체아펠트 자작님."
"오랜만입니다. 바로 의뢰.....라기보다, 심부름을 부탁하고 싶은데요."
미녀 접수원한테는 이쪽도 존댓말을 쓰게 되어버린다. 건강한 남자아이라서 어쩔 수 없다. 난 나쁘지 않아.
"심부름인가요."
"예, 아레아 촌까지."
"그럼 우리가 가줄까?"
옆에서 그렇게 말해온 것은 우연히 옆에 있던 모험가 파티 아이언 해머의 일원이었다. 피난민 호위 임무에서도 함께 했었다. 멤버들 전부 나와 나이가 비슷해서 편하게 말을 걸어준 덕에 꽤 친하다.
"그야 고맙지만, 괜찮겠어?"
"사실 다른 일로 갈 예정도 있어서 말야."
손쉽게 이유를 설명해준다. 과연. 심부름이라면 같이 해도 괜찮겠지.
"피노이의 순례자 호위라고 해요. 순례자는 아레아에 머무는 모양이라서 현지에서 해산할 테니, 돌아가는 길에 하면 되겠네요."
"아~ 그럼 마침 잘 됐네."
접수원도 끼어서 간단히 보수의 협상을 한다. 저쪽은 덤으로 하는 것이니 싸게 해도 된다고 말해줬지만 이쪽은 그렇게는 안 된다. 성가시게도 귀족의 체면이란 게 있으니까. 모험가 상대로 값을 깎았다고 알려지면 영지의 재정상황을 의심받게 된다.
뭐 이런 때는 단순한 심부름에 +@로 보수금을 올리는 것이 국룰이다. 그리고 조사해줄 일이 있는 것은 사실이니.
"그런고로, 아레아의 숙소에 있는 마젤의 아버지한테 근황 보고의 편지와 이쪽의 선물을 전달해주는 것이 첫 번째."
선물이라 해도 마젤의 아버지한테는 술, 어머니와 여동생한테는 왕도의 옷이다.
"두 번째는 은연중에 해도 되니 마을 안의 상태를 확인해줄 수 있을까."
"흐음. 어째서요?"
"아니 그게 나도 모르겠어."
마젤이 묘하게 연락을 주저하던 것이 아무래도 신경 쓰이지만 이유는 모른다. 그래서 상태를 봐달라고 부탁했다.
"이번에는 길드를 통하지 않아도 돼요."
라는 접수원의 후의도 감사히 받아들였다. "조만간 다른 일로 의뢰를 넣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모험가길드 쪽을 끝내고서 왕도 가장자리에 있는 오래된 건물로 향한다. 슬럼과 비슷한 부근이다. 원래는 여관이었던 건물이라고 한다.
"누구신가요."
"베르너 판 체아펠트라고 한다. 페릭스한테서 이야기는 들었다고 생각한다만."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노크하자 나온 노파는 경계하던 느낌이었지만, 내 이름을 듣고 안으로 들여보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이야기를 들어보니 반쯤 뻔한 이야기였다. 이 건물이 어느 토지의 임대권의 문제가 되어서 내쫓기게 되었다고 한다. 다만 딱히 악의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라서 오히려 이치는 저쪽이 맞다.
참고로 노파의 이름은 아네트라고 한다. 혈연관계는 아니라고 하니 페리의 성은 아네트 씨의 이름을 따온 건가. 두 사람의 관계가 약간 엿보이는 이야기다.
"선선대 시절에는 그래도 현금의 원조가 있었지만요."
선선대라는 것은, 노파가 젊었던 시절의 고용주인데 공중목욕탕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왕도에는 공중목욕탕이 몇 곳 있지만 장인가에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 당주가 바뀌자 경영이 그다지 썩 좋지 않았는지, 원래 소유했던 이 토지를 전용할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점점 악화되는 패턴이구나. 그건 그렇고.
"공중목욕탕이라."
경영악화는 물 부족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건 입밖에 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곳의 토지는 전용해도 뭐에 쓰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파도 곤란해하는 모양이다. 빈곤해지면 둔해진다는 것일까. 애초에 선선대라는 자가 여길 고아원으로 전용한 것도 땅값이 쌌던 이유일 텐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시선이 느껴졌다. 프렌센이 옆을 보길래 그의 시선을 쫓아가 봤던, 누더기를 입었지만 귀여운 느낌의 여자아이가 문을 반쯤 열고서 이쪽을 엿보고 있었다.
"저, 저기......"
나와 시선이 마주친 그 아이가 쭈뼛거리는 느낌으로 방에 들어왔다. 첫 대면이지?
"저기, 약, 감사합니다."
"뭐?"
잠시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다. 하지만 기억의 파츠가 맞춰질 때까지 그리 시간이 걸리지 않았던 것은 칭찬해주고 싶다.
"페리가 말했던 아이?"
"네. 이르제라고 해요."
페리가 말했던 병든 아이였나. 나이는 페리보다 조금 아래 정도. 전생에 빗대면 소학교 고학년 정도일 것이다. 그랬나, 이런 귀여운 아이였던가. 그렇구나~
"신경 쓰지 마. 이쪽도 페리한테 여러 가지를 부탁했으니."
"저기, 페리 오빠는, 괜찮은가요......?"
"걱정 안 해도 돼."
왜냐면 용사 파티의 일원이니까, 괜찮을 거다.
단언한 내게 안심했는지, 풀린 표정으로 꾸벅 고개를 숙이고서 방을 나갔다. 뭐야 저거 작은 동물 같아. 보호 욕구가 솟구쳐.
노파 쪽을 돌아보자 왠지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니 이야기에 끼어들어도 화내지 않는다니까.
"귀여운 아이인데. 페리의 여동생인가?"
"아뇨, 혈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단정하지 않는 것은 양쪽 다 갓난아기 때 버려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뭐 확실히 그다지 닮지는 않았다.
하지만 곤란해졌다. 아버지한테 약간 떼를 쓰게 되었지만 결국 고아원이 백업은 백작가로서 해주기로 인정받았다. 다만 아버지는 이런 점에서 허술하지 않다.
고아원뿐이라면 어떻게든 되겠지만, 섣불리 예산을 주면 공중목욕탕의 경영자가 참견할 것은 확실하다. 이곳의 고아원을 지키려고 한다면 그 경영이 기울어진 공중목욕탕 쪽까지 돌봐줘야만 한다. 이건 절대 무리.
......음~? 아니 잠깐만? 이건 전부터 신경 쓰였던 것을 한꺼번에 떠밀 기회인가.
"일단, 오늘은 기부금을 두고 가겠다. 조만간 또 오도록 하지."
"예? 아 예."
갑작스러운 나의 행동에 노파가 당황하는 모양이지만, 지금은 방치. 지금 단계에서는 상당히 조잡한 계획이지만 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예산인데. 일단 돌아가서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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