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후방근무~난민대책과 힐데아 평원의 전투~――37――
    2022년 03월 27일 13시 03분 5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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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37/

     

     

     

     나는 딴 곳에 들렀다 왕도의 구호소로 향했다. 전날 부상 입은 근로자와 병사들이 교회에 병설된 구호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을 터.

     어떻게든 백 명 넘는 인원을 구출할 수는 있었지만, 근로자로서 일하던 비전투원은 몰라도 기사와 병사처럼 전투력이 있는 인물은 수십 명에 그쳤다. 쿠나프 후작에 대한 충성이 높았다고 할 수 있겠지.

     참고로 기사와 귀족은 다른 치료시설에 있다. 따로 있는 이유나 치료내용은 뭐 알아서 깨달으라고.

     

     "어서오세요, 구호소에. 어떤 용건이신가요."

     "베르너 판 체아펠트라고 한다. 전날 베리사 요새에서 온 부상자들한테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 말이야."

     "그렇습니까."

     "이것은 기부금이다."

     

     주머니에 든 돈을 건넨다. 일부러 저택을 들렀던 것은 이걸 위해서다. 어찌 되었든 먼저 성의를 보이는 편이 취급이 매우 좋아진다.

     

     "감사합니다. 이야기를 들으시겠다면 이쪽으로 오세요."

     

     부상자가 있는 방으로 안내받았다. 중증으로 신음하는 상대한테 말을 듣는 건 무리니까.

     

     "베르너 판 체아펠트라고 한다. 예절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귀족이 오자 몇명이 일어서려고 해서 제지한다. 귀찮은 일은 나도 사절이다.

     

     "미안하지만 묻고 싶은 일이 있어서 말이야."

     "어떤 것을요."

     

     적의 외모와 수, 그리고 무엇보다 요새의 내부에 관한 질문을 해나간다. 떠올리는 것은 조금 뒤가 켕기지만 적의 정보를 모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결론. 출현하는 적의 종류에 관해서는 게임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물론 강함에 관해서는 모르겠지만.

     요새 내부의 지도도 대충이지만 만들어졌다. 마물이 문을 더 만들면 다르겠지만 그런 일은 그다지 하지 않을 듯한 기분이 든다.

     

     "미안했다. 위문금이다. 그리고 돈 받은 것은 비밀로 하고."

     

     방 안의 사람들에게 은화를 건넨다. 치료비에 보탬은 될 것이다. 국비에서도 돈이 나오지만 전액은 아닐 테니.

     

     옆방에서도 물어봐서 정보의 더블체크를 해볼까 생각하던 차에 무심코 다리가 멈췄다. 본 적이 있다고나 할까 기억 속의 인물이 부상자의 치료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 즈음에서 용사 파티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은가. 아니 잠깐. 이것은 확보해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말을 건다.

     

     "실례합니다, 잠깐 이야기 좀 괜찮겠습니까."

     "일이 끝난 참입니다. 상관없어요."

     

     다부진 몸매에 온화한 표정. 틀림없다.

     게임에서도 등장했던 용사 파티 중 1명, 에리히 쿠르거다.

     

     "베르너 판 체아펠트라고 합니다."

     "에리히 크루거라고 합니다. 수행 중인 몸이지요."

     "부상자의 치료를 하고 계신 모양이어서, 이 나라의 귀족 중 한 명으로서 감사를 표합니다."

     

     고개를 숙이자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뭐 평범한 귀족답지 않은 태도라는 것은 인정한다. 나이에 어울리기는 하지만.

     

     "신경쓰지 마십시오. 그건 그렇고 실례되지만."

     "나이답지 않습니까."

     

     아니면 귀족답지 않은가? 쓴웃음을 짓고 만다. 자각은 있으니까. 주로 아저씨의 자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호감입니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몇가지 화젯거리를 끼워 넣는다. 부상자의 상황과 상처 등에서 시작해 적의 무기와 주의해야 할 일 등을 일부러 알면서도 질문해서, 솔직한 의견만을 메모해간다.

     

     "과연, 참고가 됩니다."

     "아뇨. 그보다도 역시 요새를 빼앗긴 일은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물론 그것도 그렇지만."

     

     어차피 어디선가 새어들 일이다. 나는 쿠나프 후작의 최후라고나 할까 사후의 취급을 자세히 설명했다. 점점 에리히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그런데다 다음은 왕도라고 하니, 진정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지당하십니다...... 설마 그런 악한이었을 줄은."

     

     그것만 말한 에리히가 침묵한다. 좋은 분위기다. 잘 되기를 빌어볼까.

     

     "만일 괜찮으시다면, 조금 더 이야기를 여쭤봐도 될지요? 뭔가 힘이 되어드릴지도 모릅니다."

     

     좋아 왔다!

     

     "그건 고마운 일이지만, 괜찮습니까?"

     "예,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무시할 수 없어서요."

     

     역시 용사 파티의 멤버다. 진지하다. 내 입장에선 정말 도움이 된다.

     

     "알겠습니다. 에리히 경은 오늘 어디에 머무시는지."

     "오늘은 숙소를 정해놓았습니다."

     "그런가요. 시간도 시간이니, 뒷날 다시 말씀 좀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만나게 해 줄 친구도 있으니 마중하러 향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훗날 뵙지요."

     

     이거면 됐다. 확실하게 마젤과 만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에 드러내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게임에서의 에리히는 괴멸한 기사단 대신에 뭔가 할 수 없나 해서 왕도에 머물다가 마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현재 기사단은 괴멸되지 안핬다. 에리히가 왕도에 머물 이유가 없이 여행을 떠나게 되면 여러 가지로 난처한 일이 생길 것 같아서 무섭다. 그래서 어떻게든 발을 묶고 싶었다.

     게임의 강제력이 작동하고 있다면 이런 짓을 할 필요도 없지만, 게임이라는 걸 과도하게 믿는 것은 위험하다고 깨달은 참이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귀가한 나였지만, 갑작스런 아버지의 발언에 멍해질 수밖에 없었다.

     

     "베르너, 갑작스런 이야기지만 내일부터 학교도 쉰다. 넌 병사를 이끌도록 해라."

     "예?"

     

     왜 이렇게 된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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