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리사 요새 철수전~실험과 실천~ ――36――2022년 03월 25일 21시 02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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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공간 (공공장소)인 바깥 정원에서 잠시 휴식. 설치된 벤치에 앉자 무심코 신음소리가 나왔다. 아재 같다고 하지 마. 아니 정신연령은 아재지만.
멍하니 일광욕을 하면서 머릿속을 정리해나간다.
"저기."
생각하느라 눈치채는 게 늦어지고 말았다. 부른 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곳에 있던 상대를 보고 당황하게 되었다.
"왕태손 전하, 실례했습니다."
"아, 아뇨,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체아펠트 자작."
이런 곳에 뭐하러 오신 건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얼른 일어나 인사했지만 오히려 더 미안해 한다. 라우라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저자세라고 여기 왕족들.
일단 서 있기도 뭣해서 왕태손을 벤치에 앉히고 대신 내가 앞에 섰다. 어디에선가 시선이 느껴지는 것은 루웬 전하가 몰래 빠져나오지 않았다는 뜻이겠지.
"말을 걸어주셔서 송구스럽지만, 무슨 일이십니까?"
"아뇨, 전날의 마몰폭주의 영웅과 한 번 대화 해보고 싶어서요."
영웅이 누구냐고 무심코 물어볼 뻔했다. 위험했어.
"외람되지만 전 영웅이라고 불릴 사람이 아닙니다."
"아버지께서는 영웅의 소질이 있다고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왕태자 전하, 아드님이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잖습니까. 좀 봐주십쇼. 영웅이라고 불려야 할 건 마젤 쪽인데.
하지만 대놓고 계속 부정하는 것도 실례겠지.
"그때 자신 있게 전선으로 나갈 수 없어서, 자작처럼 용기가 있었다면 하고 생각했지요."
아니, 10살인데 전장에 있는 쪽이 이상하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건 전생의 지식 탓인가?
"저도 전하 나이 때는 무서워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럴까요?"
"무서운 게 보통이죠. 익숙해지면 전하도 자연스레 용기가 생기겠지요."
너무 전쟁을 좋아하게 되어도 곤란하지만.
"그다지 전장에 안 맞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어서요."
"남의 말이니 신경 쓰지 마시지요."
그렇게는 말했지만, 확실히 여장을 시키면 라우라의 '여동생'으로 통할 것 같다. 장래에 미남이 되는 것이 확정인. 뭐 솔직히 말할 일은 아니다.
"들은 이야기로, 어린 시절 공주라고 불렸던 남자가 나중에 명장이 된 일도 있으니 괜찮습니다."
조소카베 모토치카의 공주는 여자아이 같은 외모라는 의미가 아니었지만, 거짓말은 하지 않았어, 응.
"그럴까요."
"그렇습니다. 결과가 전부입니다. 5년 뒤에 다시 돌아보게 만들어주면 될 뿐입니다."
나도 뭘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 거냐고 생각하지만, 정신연령으로 보면 왕태손은 자식 뻘이니까. 왠지 여러 가지로 복잡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왕태손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어른의 것이 아니다. 귀여운 음성이다.
"루...... 전하, 이쪽에 계셨나이까."
이름을 부른 사람은 왕태손와 거의 또래의 여자아이. 금발인 왕태손과 다르게 이쪽은 예쁜 흑발이다. 내 존재를 눈치채자 같은 나이대보다 능숙한 카테시로 인사해온다.
"대화 중 실례하겠습니다. 로제마리 엘 슈람이옵니다."
"정중한 인사 고맙습니다. 저는 베르너 판 체아펠트라고 합니다."
이쪽도 보우 앤 스크레이프로 귀족의 예를 한다. 로제마리 양이 도중에 혀 깨물 뻔한 것은 못 본 체 해주자.
"자작님의 소문은 많이 듣고 있사옵니다."
"송구스럽습니다."
겸손하게 대답한다. 슈람이라고 한다면 분명 후작가일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10살 전후. 귀족이란 무섭구나. 예의범절이 제대로 주입되어있어.
"자작, 대화 중이었지만 미안합니다."
"아뇨,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볼일이 떠올라서요."
전하가 고개 숙인 것은 아마 이제부터 로제마리 양과 뭔가의 약속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리를 피하려는 의식도 없는 모양이니 방해꾼은 내 쪽이겠지.
서로에게 한번 더 인사를 나누고 그 자리를 떠난다. 도중에 한번 돌아보자 금발과 은발의 소년소녀가 사이좋게 늘어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 자신은 왕도습격으로 인해 몇 명이나 죽을지 모르겠지만, 그 피해를 상상하는 것보다 저 두 아이 쪽이 인상에 강하게 남는다. 저들의 죽은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은 위선일까.
"....... 위선이면 나쁘냐."
실천하지 않는 선보다는 실천하는 위선이다. 라고 말하며 쓴웃음 짓는 것은 이런 때에 하는 거였지. 나는 누구에게랄 것 없이 변명하면서, 안뜰에서 이동하여 왕성을 뒤로 했다.
하는 김에라고 말하기도 뭣하지만, 조사해두고 싶은 일이 생겼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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