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후처리~배려와 준비~ ――18――2022년 03월 22일 09시 29분 0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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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버니가 많이 실례했습니다."
"아뇨 정말 신경 쓰지 않고 있어서요."
왕태자 전하가 먼저 자리를 비운 뒤, 이렇게 라우라가 고개를 숙이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딱히 무례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저기......?"
마젤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도 그런가. 하지만 왕태자가 용사를 독점할 생각이 없는지 시험했었다고 솔직하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니 오히려 이건 은근히 기회일지도?
"그런데 잠시 화장실에 실례. 마젤, 뒤는 부탁할게."
"엑!?"
오오, 마젤의 이런 목소리는 귀중해. 하지만 무시하고서 라우라한테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 뒤 재빠르게 그 자리에서 전략적 후퇴를 개시한다.
주변에서 망을 보는 기사와 메이드가 보면, 왕녀님한테 고개를 숙인 뒤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아니 그것도 틀리진 않았지만, 주목적은 주인공과 공주님의 교류를 다져두게 하고 싶은 것이다. 뭔가 게임과 시나리오가 바뀌었지만 그 두 사람이 어울리는 것은 확실하니까.
근처에 있는 메이드한테 화장실까지의 안내를 부탁한다. 딱히 이상한 일이 아니라 혼자서 이상한 곳에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어필이다. 이런 배려를 해야만 하다니 정말 귀찮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갑자기 앞을 걷던 메이드가 돌아보았다.
"갑작스럽지만, 실례를 용서해주세요, 체아펠트 자작님."
"예에?"
그녀의 다음 행동에는 진짜로 당황했다. 메이드가 갑자기 고개를 숙인 것이다.
"자작님께는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예? 아니, 그, 제가 감사를 들을만한 일이라도 했나요?'
내가 뭔가 했나?
당황하는 내게, 고개를 든 메이드가 설명한다.
"저의 아버지와 오빠는 기사단에 소속되어 있답니다. 자작님께서 마물의 덫을 간파해주셨다고 말씀하셨지 뭐예요. 만일 자작님이 안 계셨다면 둘 다 전사했을지도 몰라요."
"아......"
절규할 수밖에 없다. 그야 그렇다. 당연히 그런 사람도 있겠지.
설마 내가 죽고 싶지 않아서 그랬다고는 말할 수 없어서, 애매한 반응으로 침묵하고 말았다.
그런 반응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메이드는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런 복도에서 서서 이야기라니 실례라고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감사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 아뇨. 별일 아니었습니다."
왠지 이상한 대답이 되고 말았다.
"실례했습니다. 그럼 이쪽으로."
그렇게 말한 메이드가 다시 한번 안내로 돌아간다. 나는 어떻냐면 아직 동요를 억누르지 못했다. 예쁜 여자한테 감사받아서가 아니다.
내게 있어서 여기는 게임의 세계에 불과했지만, 확실히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이 세계의 인간관계가 있는 것이다.
알고 있을 셈이지만 이렇게 내가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도움받은 사람이 있고, 거기다 그 일을 도운 사람이 아닌데도 감사받으면...... 곤란해.
게임이라고 해서 이 사람들을 내버려도 되는 걸까. 아니, 정말로 이 세계는 내가 아는 게임인 걸까?
나는 전투력에서는 용사 마젤의 발끝에도 미치지 않을 거다. 치트 능력도 없고.
하지만, 게임에서의 지식은 있다. 귀족으로서 일반인보다 유리한 신분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당초의 목적에 '내가 죽지 않는다' 외의 것이 붙어도.......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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