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출진 ~마물폭주전~ ㅡㅡ12ㅡㅡ2022년 03월 20일 01시 19분 4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2/
노호성. 비명. 액체가 대지를 치대는 소리가 귀에 들리고 자신의 호흡과 주변 소음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체감으로는 30분 정도 지났나. 이 세계에서 정교한 시계는 없으니 실제로는 모르겠지만. 이제 현실회피 쪽이 보통이 되어가고 있구나.
"세 걸음 앞, 밀어붙여!"
"오우!!"
여러 목소리가 내 지시에 맞춰서 몇 걸음 앞으로 나가면서 일제히 눈앞의 적을 향해 무기를 찌른다. 마물의 집단이 금세 시체가 되어 눕는다.
"본대에 연락, 조금 후퇴!"
"옙!"
나도 참 잘도 이렇게 계속 소리 낼 수 있구나. 아니, 쉰 목소리가 된 것은 분명하다. 내일은 말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르겠어.
그런 생각을 하며 고함에 응해 부대 사람들이 조금 후방으로 물러나고서, 거기서 무기를 다시 정비하고 때때로 날아오는 돌팔매질 등을 아슬하게 피하면서 전열을 가다듬는다.
누구냐 전생에서 돌 따위는 무기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 바보는. 갑옷을 입었어도 페트병 사이즈의 돌이 날아오면 무섭다고. 안면에 맞기라도 하면 부상 정도가 아니라니까.
코볼트나 고블린 같은 손을 쓰는 마물이 위험할 법도 해. 고블린 중에는 가끔 마법도 쓰는 녀석이 있지만 그렇게 강하지 않아도 원래부터 위험하다.
철수전의 어려움을 실감하고 있다. 끝이 안 보여.
기사단의 바히테르 경과의 의논을 끝내고 나서 본대 앞으로 끼어드는 일은 잘 되었다.
왕태자 전하는 얼마 없는 궁병대와 마법대를 좌우 양익의 지원으로 돌린 모양이다. 근위의 실력을 믿었던 모양이고 그것은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대로 본대 앞에 끼어든 우리 부대는, 적과의 싸움의 최전선에 놓이는 처지가 된 것이다.
준비한 포션이 없었다면 쓰러지는 녀석이 속출했겠지. 갑옷을 입은 채로 축구나 농구 시합을 몇 시간 쉬지 않고 계속하는 편이 아마 더 편할걸. 실전은 목숨이 달린 만큼 신경도 소모되니까.
교대요원이 풍부한 대군이 유리할 법도 해.
"후방부터 무너진다는 게 어떤 뜻인지 잘 알겠어."
흡, 하고 창을 옆으로 휘둘러 상대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다. 거기에 주변 기사들이 무기를 찔러서 시체로 만든다.
그 중에는 부상만 입은 고블린도 있지만, 쓰러트린 적의 몸 자체가 적의 진군의 방해물이 되기 때문에 내버려 두고 더욱 몇 걸음 후퇴한다.
전기나 역사소설에서는 후방부터 무너지는 장면이 있다. 전장에서 후방부대가 멋대로 도망치는 바람에 전선부대도 휘말리는 것처럼 무너지는 상황이다.
지금 딱 정반대의 상태가 되어있다. 후방에 근위대가 있어서 물러날래야 물러날 수가 없다고.
"슬링부대에 신호!"
"예!"
질리지도 않고 돌격해오는 마물군을 확인하고서 지시를 내린다.
더럽고 닳아 해져서 운치있는 상태가 된 커다란 깃발이 휘둘리자, 조금 늦게 후방에서 무수한 항아리가 공중을 날아 적의 전방부대보다 약간 후방에 착탄하여 화염이 일어났다.
별 것 아닌, 화염병. 아니 화염항아리다. 다만 마법이 있는 세계다. 원래는 마법 쪽이 훨씬 효율이 좋다. 폭발 연소하는 가솔린이 없으니까.
하지만 정유인 터펜타인(유화보조제)가 이 세계에 있음을 알았을 때는 놀랐다. 전례대신인 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원래는 약용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지금은 향유로서도 쓰는 모양이지만.
하지만 무진장 비싼대다 평소에는 양이 부족하다고 한다. 무리하게 사들인 것은 외교 식전 등에서도 향유를 쓰는 일이 있기 때문에 유통로를 파악하고 있던 백작가의 실력이다.
멋대로 아버지의 이름으로 죄다 사들였으니 나중에 혼나겠지만 죽는 것 보단 낫다. 단시간에 이만한 양이 갖춰진 것은 왕도 부근에서의 싸움이기 때문이니, 그 점만큼은 유리하게 작용했구나.
하지만 그래봤자 10명 정도의 슬링부대다. 화염의 벽이 생겨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법은 피해를 입으면 바로 사라지지만, 화염항아리의 화염은 마물을 상대로도 한번 불붙으면 바로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쪽의 원리는 잘 모르겠다. 애초에 마법의 원리 자체가 수수께끼다.
일단 쓸 수 있으니 이유는 신경쓰지 않는다.
화염항아리의 직격을 받은 마물이 굴러다닌다. 뜨거운 것은 뜨거운 모양이다. 그 구르는 마물이 방해물이 되어서 적의 집단적인 움직임을 방해한다.
제1진인 눈앞의 적과 제2진일 다음 적과의 사이에 간격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눈앞의 적을 쓰러트리기만 하면 후퇴할 여유가 아주 조금 생긴다.
"밀어붙여!"
"오우!"
"이 녀석!"
몇번인가 했던 방식이라서 부대원들도 익숙해진 모양인지, 화염항아리가 날아오면 반격의 준비를 하고 있어서 지시에 대한 반응이 빠르다.
지근거리에 있는 적 전위를 섬멸시키고 다시 조금 물러난다. 본심으로는 달려서 도망치고 싶지만 뒤편에 아군이 있기 때문에 멈춰 설 수밖에 없다.
활과 마법의 지원도 때때로 받고 있고, 부상자는 본대 쪽에서 받아서 지켜주며 후회하는 모양이라 불만을 말할 수는 없지만.
애초에 마수 쪽이 인간보다 훨씬 발이 빠르다. 전군이 등을 돌리고 도망치면 오히려 희생자가 더 늘어나겠지.
"베르너 님, 슬슬 불항아리도 다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그래. 포션까지 다 쓰기 전이지만 짐꾼하고 헌터대는 철수를 허가할게. 말은 체아펠트의 저택에 데려다 놔."
기낭감이 빠진 듯한 대답을 하고 말았지만, 이건 큰 소리로 지시를 낼 정도의 체력도 아까워서다.
왕도의 성벽이 꽤 가까워졌는데, 슬슬 궁지에 몰린 것이 자각된다. 마지막으로 화려하게 화염항아리를 던져서 발을 묶은 다음 마물과의 달리기 경주라도 시작할까?
그런 각오를 한 직후, 갑자기 눈앞의 적의 움직임이 이상해졌다. 왜 여기에 있냐는 듯 당혹스러움을 비치는 녀석, 눈앞에 인간이 있는 것을 보고 오히려 겁먹는 녀석. 벌레형 중에는 다른 마물 속으로 달려가는 녀석까지 있다.
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아닌 직감으로 느꼈다.
"지금이다, 밀어붙여!"
"베르너 님!?"
몇 명이 놀람의 목소리를 냈지만, 그 목소리를 무시하고 전진하면서 상대의 몸에 창을 찔러넣는다. 개전 직후부터 계속 내 지시를 듣고 있던 체어펠트 가문의 기사와 종자들이 약간 뒤늦게 주변 마물을 쓰러트린다.
더욱 늦게 임시배치되었던 녀석들이 뒤따른다. 결과적으로 내 부대는 방추진형이 되어서, 마물폭주가 아닌 단순한 마물집단이 되어버린 적의 대열에 파고들었다.
...... 실은 그 뒤의 일은 그다지 기억나지 않는다.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나는 광전사처럼 눈앞의 마물을 찌르고 쓰러트리며 전의를 잃은 적의 무리 안에서 크게 날뛰었다고 한다.
진짜 스트레스 쌓였던 거겠지. 아마도.
그리고 그 후 돌아온 왕태손과 추종하는 기사들의 보고가 있었는지, 긴급 편성된 제2군이 왕도에서 출격하여 왕태자의 군과 합류한 뒤 적 집단을 분쇄. 상대를 말 그대로 내쫓아 버렸다.
"이겼다......"
"이겼다고오오오오!!"
"우리의 승리다!"
곳곳에서 승리의 함성이 솟아난다. 그 와중에 어떻게든 창을 지팡이 삼아 서 있는 나였다.
...... 어라? 거짓말이지? 이겼다!?
저질러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렇게 지금 와서야 상황을 이해했지만, 이제야 스태미너가 다 된 나는 의식을 놓아버렸다.
728x90'판타지 > 마왕과 용사의 싸움의 뒤편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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