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첫 출진 ~마물폭주전~ ㅡㅡ11ㅡㅡ
    2022년 03월 20일 00시 06분 3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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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219gv/11/

     

     

     

     본진에서 신호 소리가 들리자, 그와 동시에 눈앞에서 싸우던 기사단이 외곽 쪽을 향해 달려 나갔다. 이 상황에서 저렇게까지 통솔되고 있다니 대단한데. 역시 본직의 기사단.

     

     "돌격!"

     

     내가 지시하자 긴급편성된 본대 우익 200명 정도가, 모습을 드러낸 적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기사단을 쫓아 우리에게 측면을 보여주고 있던 마물 군은 상황 변화를 따라오지 못했다.

     1마리의 고블린에게 서너개의 창과 검이 꽂히자 피분수를 내뿜으려 소리 없이 쓰러진다. 나도 한 마리의 코볼트(아마도)의 목에 검을 꽂아 쓰러트렸다.

     각 소대장이 지시를 내리자 날붙이들이 일제히 움직여서 주변의 마물을 꼬챙이로 만들어간다. 마구 쓰러지면서 마물의 시체가 양산되었다.

     

     "좋아, 후퇴!"

     

     중대장에게 들리도록 내가 소리치자 곧장 소대장까지 지시가 전달되어서, 체어펠트 부대는 본대 우익과 함께 약간 고르지 않지만 재빨리 후퇴했다.

     빈 틈새에 본진의 마법대가 마법을 때려 박고 거기다 몇몇 궁병의 화살도 날아든다. 적 좌익의 다리는 완전히 정지되었다.

     

     "멋진 진군입니다."

     "아니, 전하의 사전 지시대로라니까."

     

     겸손이 아니라 사실이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있자, 우익의 더욱 오른편에서 빠져나온 제2기사단의 사자가 이쪽을 향해 왔다.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제2기사단 소속, 바히테르입니다."

     "체어펠트 백작가의 베르나 폰 체어펠트다. 바히테르 경, 수고했다."

     "젊다고는 생각했는데, 체어펠트 가문 분이셨습니까."

     

     젊어서 미안하다. 나도 왜 내가 지휘를 맡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익의 이후의 움직임에 대해 상담하려고 왔습니다."

     "본대에서의 지시는?"

     "일격을 가한 뒤에는 협력해서 적을 내쫓으라고 합니다."

     "협력의 방식인가."

     

     조금 생각하며 확인한다.

     

     "제2기사단의 피로도는 어느 정도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직 당분간은 문제없습니다."

     

     역시 터프하다. 그럼 오히려 이쪽은 맡겨야겠구나.

     

     "알겠다. 이대로 우익에 들어가서 본대의 측면을 수비하는 위치에 서달라고 전해줘. 내 부대는 본대 중앙의 전위를 지원하러 간다."

     "...... 알겠습니다."

     

     현재 본대는 상대에게 일격을 가하기 위함이라고는 해도, 왕태자의 근위까지 검을 뽑아 든 상황이다. 상대가 중앙돌파를 노린다면 물량 앞에서 근위가 압도당할 위험성도 있다.

     기사단이 좌우로 나뉜 결과, 본래라면 본대의 전위에 있어야 할 제1기사단은 전군의 좌익의 더욱 외측으로 도망친 다음, 재편성된 좌익 노르포트 후작의 부대와 함께 싸워야 할 터.

     참고로 백작가 부대가 빠져나온 뒤의 좌익의 상황은 전혀 모른다. 가르쳐줘도 아무것도 못하니까 모르는 게 약이라는 걸로 해둔다.

     

     미묘한 침묵의 이면에서, 기사단이 근위의 앞에 서는 것은 자기들이 응당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하지만 현재 최우익과 최좌익의 기사단이 해체된 이상, 적과 아군 사이를 통과하지 않으면 본대 앞으로는 이동할 수 없다.

     그런 짓을 하면 다른 부대가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현재 본대의 바로 우측에 있는 우리들이 본대 앞으로 이동하는 편이 빠르다.

     

     "하지만 백작가 부대 쪽은 피로하지 않으십니까."

     "아~ 뭐, 힘들기는 하지만."

     

     덤으로 말하자면 사실 그런 위험한 짓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여기서 대장이기도 한 왕태자가 전사라도 하면 전군이 와해되어서 괴물의 파도에 삼켜질 것이 뻔하다.

     어떻게든 버텨서 잔재주가 먹히는 사이 마젤이 마족을 쓰러트리기를 빌 수밖에 없다.

     ...... 죽고 싶지 않으니 도망칠 방법도 생각해 두려고는 생각했지만, TPO적으로[각주:1] 역시 그런 말을 여기서 할 수는 없으니까.

     

     "여유가 있는 부대가 있을 리 없잖아. 그럼 가능한 녀석이 할 뿐이다."

     "그건 확실히......"

     

     그렇게 말하고 바히테르 경이 고개를 숙였다.

     

     "체어펠트 경의 결단에 감사드립니다. 우익은 반드시 저희들이 유지해내겠습니다."

     "음?"

     

     그렇게까지 고개 숙일 일인가? 하고 생각했더니 바히테르 경은 이미 몸을 날려 달려가고 말았다. 그 대신 맥스가 옆으로 다가왔다. 튀어버린 피로 범벅이 된 모습이 무섭다고.

     

     "어떻게 합니까?"

     "부장이 일부러 오지 말라고...... 하고 싶지만 마침 잘 됐어. 체어펠트 부대는 중앙 본대의 지원을 하러 간다."

     

     내 지시에 놀란 표정을 지은 맥스였지만, 갑자기 납득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왕태자 전하의 방패가 되겠다는...... 기사단 사람이 저렇게 감동한 표정을 지을 만도 하군요."

     "...... 아~ 그렇게 되나?"

     

     시간 벌이는 하겠지만 여차하면 도망칠 셈이었기 때문에, 방패라던가 충성심이라던가 자기희생정신과 착각해버리면 근지럽다고.

     하지만 이 이상 대답할 틈도 없다.

     

     "다시 한번 앞으로 밀고 나가서 적 전면을 무너뜨린다. 그다음 발을 멈추지 말고 중앙으로 향해서 본대 앞으로 나가자."

     "알겠습니다!"

     

     마젤, 되도록 빨리 부탁한다고. 살아남으면 밥 정도는 쏴줄 테니까.

     신을 믿지 않는 전 일본인답게, 나는 신보다 용사에게 기도하면서 창의 상태를 다시 확인하였다.

     


     

     

    1. 때와 장소와 경우에 따라 복장이나 행위·말씨 등을 다르게 하는 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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