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17 마리 누나와 생산직 사람들
    2022년 03월 09일 10시 03분 29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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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18/

     

     

     

     루레트 씨가 데려간 곳은, 지하에 있는 바와 비슷한 가게였다.

     

     "제일 안쪽의 방을 빌릴게요~"

     

     카운터 안쪽에서 와인잔을 닦고 있던 마른 몸매의 장년 남성에게 루레트 씨가 익숙한 어조로 말을 걸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장 안쪽의 방에 있던 것은, 테이블 석에서 의도적으로 벗어난 장소에 있는 방이었다.

     

     그 문은 상당히 두꺼워서, 안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니 바깥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게 않게 되었다.

     

     권유받은대로 의자에 앉자, 루레트 씨가 테이블 위에 있던 물병에서 잔에 물을 따라서 내 앞에 놓아주었다.

     

     "앞으로 2명 더 올 것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

     

     "알겠습니다. 아, 그 사이에 루레트 씨한테 감사를 표하고 싶었어요."

     

     "감사요~?"

     

     "제라 씨라는 광대의 선도자분 말인데요, 루레트 씨가 만들어준 봉제인형을 보고 정말 칭찬하셨습니다. 기술과 재료가 높은 레벨이라면서요."

     

     "어머나~ 나도 칭찬받다니 기쁘네~"

     

     "그리고, 주셨던 이 아이한테는 이름을 붙였어요. 네로."

     

     "!"

     

     내가 부르자, 네로는 테이블 위에 뛰어올라서 루레트 씨를 향해 우는 몸짓을 했다.

     

     "정말로 살아있는 것 같네~ 만져봐도 돼~?"

     

     "물론이죠."

     

     네로도 부모를 알아보는지, 자기가 먼저 루레트 씨한테 다가갔다.

     

     루레트 씨가 머리를 쓰다듬자, 네로도 루레트 씨의 손에 머리를 비비며 응석 부리는 모양이었다.

     

     "어라라~ 응석꾸러기였구나~"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강하고 믿음직한 아이예요. 그러고 보니, 네로가 공격을 하면 전기 같은 것이 나오던데 뭔가 짐작되는 이유가 있을까요?"

     

     "전기..... 그러고 보니, 이 아이의 눈동자에는 [라이트닝타이거의 마석]을 쓰긴 했어~"

     

     "라이트닝타이거?"

     

     "시험의 숲 건너편에 있는 필드 보스야~ 말 그대로 전기를 조종하는 적인데~ 그 속성을 이어받은 걸지도 모르겠네~"

     

     "그런 강해 보이는 상대의 마석으로 만들었다니...... 역시 돈 내야겠네요."

     

     "친구니까 신경 쓰지 마~ 그리고~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니까~ 생산직으로서는 오히려 감사하고 싶을 정도야~"

     

     네로의 목을 손끝으로 어루만지면서, 행복하게 미소 짓는 루레트 씨.

     

     그렇게까지 말하면,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려.

     

     "...... 알겠습니다. 하지만 이거라면, 전에 약속했던 대로 뽀찌 정도는 받아줄 수 있죠?"

     

     그렇게 말하고서, 나는 교회에서 만든 햄버거 정식을 꺼내 들었다.

     

     요리는 아이템박스에 넣은 시점의 상태를 유지해주는지, 막 만든 것처럼 수증기를 내고 있다.

     

     "후후후, 이거 한방 먹었네~ 알았어~ 뽀찌라면 받지 않을 수도 없으니까~"

     

     "그래요. 많이 만들었으니, 많이 먹어주세요."

     

     나무 숟갈도 건네자, 그걸 받아 든 루레트 씨가 숟갈로 햄버거를 한입 크기로 떼어서는 화이트소스와 함께 입으로 옮겼다.

     

     "앗 뜨뜨...... 으으음! 이건 돈 내고 먹어야 할 맛이네~ 전에도 생각했지만, 그냥 맛있는 게 아니라~ 정말 상냥한 맛이야~"

     

     맛이 상냥하다라.

     

     그러고 보니, 마키도 아침식사 때 그런 느낌으로 말했었는데.

     

     분명, 언니의 요리라는 장르? 같은 독특한 표현이었는데, 가정적인 맛의 느낌이려나.

     

     이번에는 내가 물병에서 잔에 물을 따라서 루레트 씨한테 건네자, 고맙다고 하고는 물로 입안을 식힌 뒤에 바로 먹기 시작했다.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다.

     

     루레트 씨가 묵묵히 수저를 움직여서 햄버거가 절반 정도 사라진 때, 갑자기 방문이 열렸다.

     

     "뭐야 너, 맛있어 보이는 거 먹고 있잖아."

     

     나타난 자는, 키는 높지 않은데 몸통과 팔다리가 굵고 수염이 나고 머리카락이 짧은 남자였다.

     

     저쪽은 제대로 옷을 입고는 있지만, 누가 보아도 작업복 같아서 방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나도 초심자 장비 그대로라서 마찬가지일지도.

     

     참고로 루레트 씨는 옆트임이 들어간 카키색 롱 드레스를 우아하게 입고 있다.

     

     "마리아 씨의 요리는 정말 맛있어~ 마레우스한테는 안 준다~?"

     

     "필요 없어, 그딴 것."

     

     "정말 마레우스도 참. 그런 말 하면 또다시 여자한테 차일걸?"

     

     다음으로 나타난 자는, 장신이며 어깨까지 오는 푸른 머리칼의, 정장 같은 옷을 입은 여성? 이었다.

     

     외모는 비서 같았고 음성도 높게 내려고 의식하고 있지만, 숨길 수 없을 정도의 중저음이 섞여있다.

     

     옛날 티비에서 방송했던 영화 중에, 인류를 척살하거나 구원하기 위해 미래에서 온 인간형 로봇을 담당하던 사람의 목소리와 똑같다.[각주:1]

     

     "뭐! 칸나 너, 왜 그 일을!?"

     

     "왜냐니. 마레우스가 [내 옆에서 맞장구를 쳐주지 않겠어?] 라는 의미불명의 고백을 해버리는 바람에 너무 무서웠던 여자애가 나한테 상담하러 왔으니까 그렇지."

     

     "으아악! 지금 바로 잊어버려!!"

     

     갑자기 말다툼이 시작되었는데, 저기, 나는 어떻게 해야 좋으려나?

     

     "마리아 씨가 놀라고 있으니~ 둘 다 그만~!"

     

     루레트 씨의 주먹이 두 사람의 머리에 기세좋게 낙하하자, "깡!"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났다.

     

     사람의 몸에서 나와도 되는 소리일까.

     

     머리를 부여잡고 주저앉은 2명을 무시한 채, 루레트 씨가 나를 돌아보았다.

     

     "여기 차인 사람이 대장장이를 전문으로 하는 마레우스고~ 이쪽은 외모만 비서고 목공을 전문으로 하는 칸나야~ 오늘 마리아 씨와 상담하고 싶은 사람이~ 나와 이 두 사람이야~"

     

     "네에......"

     

     겨우 나온 것은 한숨 쉬는 것 같은 대답이어서.

     

     뭘까, 상담하기 전인데도 이미 피곤에 찌든 내가 있었다.


     

    1. 터미네이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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