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007 마리 누나와 과거와 동생들과 이제부터
    2022년 03월 07일 18시 52분 03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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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5539fz/8/

     

     

     

     "그런데 여기는 어디?"

     

     서로 진정될 무렵, 나는 다시 물어보았다.

     

     "언니 여기는 우리의 새로운 집이야! 그리고 이 방은 언니의 방이고!"

     

     "뭐?"

     

     "아니, 오늘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잠깐 기다려봐.

     

     새로운 집? 영문을 모르겠어.

     

     "새로운 집이라니, 무슨 말이야?"

     

     "샀어!"

     

     "뭐어!?"

     

     내가 5년 동안 의식이 없었던 사이, 물가가 변한 걸까?

     

     "샀다니, 돈은? 얼마나 들었는데?"

     

     "돈은 물론 내 걸로 냈지! 구축이라 그렇게 비싸진 않았어. 분명 3억 엔 정도! 그리고 집이라고 했지만, 정확히는 맨션 1채!"

     

     "3억엔의, 맨션 1채......"

     

     엄청난 금액에, 다시 의식을 잃을 것만 같다.

     

     사실은 거짓말이었다고 말해주는 편이 그나마 믿기겠지만, 가만히 있던 마사토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반대여서.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라고 마리 누나. 맨션을 한동 사버린 것도, 그만한 돈을 마키가 갖고 있는 것도. 뭐, 나도 아직 믿기지 않을 때가 있지만 말이야."

     

     아아, 마사토가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눈을.

     

     나와 마찬가지로 충격을 받은 모양이다.

     

     "하지만, 그만한 돈을 어떻게?"

     

     "마리 누나는 우리를 위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해줬고, 거기다 용돈까지 줬잖아. 마키는 그걸 전부 모아두고 있었다고. 그리고 6년 전, 마리 누나의 감각으로는 1년 전부터, 그 녀석(아버지)이 남긴 PC로 주식 공부를 하고 있었더라. 마리 누나를 편하게 해 주려고. 그를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와 거래를 병행해왔대. 실패도 많이 했다고 하지지만, 그럼에도 착실하게 종잣돈을 늘려나가서 어느새 맨션을 살 정도가 되었다지 뭐야. 지금은 주식 세계에서 약간 유명인이라고."

     

     "마키......"

     

     혼자 방에 있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니.

     

     돈의 일보다, 그 마음씨가 기뻐서 울고싶어진다.

     

     정말, 이 언니 눈물샘이 느슨해졌어.

     

     베개가 젖기 전에, 마키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슬쩍 닦아주었다.

     

     "시간이 걸려서 미안해, 언니. 그리고 지금까지 고마워. 얼굴을 맞댈 용기는 없었지만, 문 너머로 언니랑 얘기하며 언니가 날 믿어준 거, 제대로 전해졌어."

     

     그렇게 말하며 정말 귀여운 미소를 지어준다.

     

     마사토도 그렇고, 우리 동생들은 정말 최고야.

     

     "어이, 나도 걱정했는데 나한테 감사를 말했던 적 없었잖아? 마리 누나가 준 용돈을 입금하거나 절차를 도운 건 나였다고?"

     

     "마사 오빠는 밥벌레니까 됐어."

     

     "너무해!?"

     

     거리낌 없는 대화는, 마치 어머니가 있던 시절 같아서.

     

     정말로, 옛날로 돌아간 것만 같아.

     

     새롭게 흐르는 눈물은, 이번에는 마사토가 닦아주었다.

     

     "이제 돈 걱정은 필요 없어! 이제부터는 내가 가족을 지탱할게!"

     

     선언하는 마키의 눈은, 강한 의지가 느껴져서 눈부실 정도.

     

     보고 있어? 어머니.

     

     이제 마키는 괜찮아.

     

     마사토도 훌륭히 자랐어.

     

     나는 열심히 했다고, 그렇게 생각해도 될까?"

     

     어머니와의 약속을, 해냈다고 생각해도 될까?

     

     그렇게 생각했더니 갑자기 졸음이 찾아와서, 나는 소중한 동생들의 모습을 눈에 새기면서 천천히 의식을 놓아버렸다.

     

     

     다음으로 눈을 떴더니, 이미 날짜가 바뀐 아침이었다.

     

     나의 의식은 돌아왔지만, 만일을 위해 병원에서 진찰받게 되었다.

     

     옷은 마키가 입혀주고, 병원까지의 이동은 마사토가 해줬다.

     

     마사토는 이날을 위해 18살에 이미 운전면허를 따놓은 모양인지, 매우 의기양양한 상태였다.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더니, 5년 동안 근력이 꽤 쇠퇴하고 말아서 재활훈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듣고 말았다.

     

     병원에서 돌아와서 마사토한테 안겨 침대로 돌아가자, 나는 신경 쓰였던 일을 두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새삼스럽지만 오늘은 평일이야? 특히 마사토, 학교는?"

     

     "평일이지만, 나도 마키도 사이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어서 괜찮아."

     

     "마사토는 18살이니까 고등학교 3학년이잖니. 진로는 어떻게 하려고?"

     

     "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사이버 대학. 물리치료사가 되고 싶어."

     

     "물리치료사?"

     

     "간단히 말하자면, 부상이나 병 때문에 몸이 약해진 사람의 재활훈련을 돕는 사람. 마키와는 다른 방식으로, 난 마키 누나를 도와주고 싶어."

     

     "마사토...... 하지만, 그런 것은 실기가 필요하지 않아? 원격 수강으로 되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겠니."

     

     "지금은 VR이 발전해서 웬만한 수업은 설비만 있으면 자택에서도 가능해. 그리고 직접 사람이 하는 실습도, 나한테는 마리 누나의 재활훈련을 담당하는 걸로 통과할 수 있으니까."

     

     "멋진 말을 하고 있지만, 마사 오빠의 학비를 내는 건 나라구?"

     

     "윽!"

     

     실실 웃는 마키를 향해, 마사토가 보디블로를 당한 복서처럼 신음소리를 낸다.

     

     "후후, 둘 다 사이좋네."

     

     "아냐! 사이좋은 것은, 우리들 세 명!"

     

     끌어안은 머리를 데굴데굴 누르자, 예쁘게 묶였던 트윈테일이 개의 꼬리처럼 흔들린다.

     

     빨리 머리를 쓰다듬어줄 수 있도록 재활훈련 힘내야지.

     

     

     

     재활훈련을 시작하고서 반년.

     

     반년 동안의 성과라고 하면, 조금 힘을 길러서 다리를 올릴 수 있게 된 정도고, 걷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기에는 아직 멀었다.

     

     마사토는 이상하게 느낀 모양이었고, 마키도 걱정되었는지 다시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니, 생각지 못한 일이 판명되었다.

     

     그것은 뇌에서 나오는 몸을 움직이기 위한 신호가, 평범한 사람보다 매우 약해졌다는 일이었다.

     

     원인은 불명.

     

     하지만 신경이 끊기거나 가늘어지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래서 스캔으로는 이상을 찾을 수 없었던 거네.

     

     다만, 그 때문에 재활훈련 기간은 보다 길어지고, 어디까지 회복될지도 모른다고 들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눈앞이 새카매지며 전부 포기하고 싶어 졌어.

     

     재활훈련은, 힘들고 괴로워.

     

     이전의 나였다면 동생들을 위해 어떻게든 다시 일어섰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사토도 마키도 훌륭히 자라서 생활의 걱정도 필요 없는 지금, 내게는 나를 위해 노력할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이런 몸으로는, 두 사람한테 뭔가 해줄 수도 없어.

     

     오히려 부담이 되고 말았잖아.

     

     이 생각은, 반년 동안 계속 느낀 채 가슴에 숨겨두고 있던 일이다.

     

     5년의 타임 스킵도, 그 생각을 조장하고 있다.

     

     아아...... 마음이 어두워, 무거워.

     

     끝없이 가라앉는 마음을, 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진찰 결과를 받은 날로부터 1주일.

     

     재활훈련은 계속하고 있지만, 가라앉은 마음은 꽤 회복되지 않아서 마사토도 마키도 걱정을 끼치고 말았다.

     

     못된 언니구나, 난.

     

     기분을 전환하려고 애써 밝은 척하면서 재활훈련에 힘썼지만, 그 결과 반년 후의 진찰에서도 큰 개선을 보이지 않았고, 난 다시 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낙담하게 되었다.

     

     이런 몸이 된 내가 나쁜 걸까.

     

     이럴 바에는 차라리...... 그렇게 생각한 적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었던 것은, 마사토와 마키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아직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힘내야 할까. 언제까지, 힘내야만 하는 걸까......"

     

     

     

     그런 식으로, 내 속에서 천천히. 하지만 착실하게 마음이 부패하던 때였다.

     

     마사토한테서 "가끔은 게임이라도 해서 한숨 돌리라고." 라며 MWO을 건네받은 것은.

     

     그리고 내키지 않은 채로 시작한 게임의 세계에서, 나는 오랜만에 동생들 이외의 사람을 접했다.

     

     실제로는 MWO의 세계의 주민과 모험가 루레트 씨뿐이지만.

     

     그럼에도 대화하고, 관여하고, 도와주고, 도움받아서.

     

     즐거워...... 그래, 즐거웠어, 나는.

     

     즐겁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아직 내 마음에는, 그렇게 생각되는 것이, 남아있었구나.

     

     그걸 깨달았을 때,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한 일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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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쯤 깨어있는 상태의 내게, 말을 걸고 있다.

     

     소리 난 쪽으로 눈을 돌리자, 마사토와 마키가 있었다.

     

     "마리 누나!"

     

     "언니!"

     

     왠지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걸까.

     

     "....... 둘 다, 왜 그러니?"

     

     "왜 그러니? 가 아니라고! 저녁식사가 되어서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고."

     

     "맞아! 천장을 바라보면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니까!!"

     

     아아, 그건 확실히 당황하겠네, 그보다 무섭겠네.

     

     쓴웃음을 짓는 내게, 두 사람은 잠깐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장 미소로 바뀌었다.

     

     "MWO는 어땠어? 언니."

     

     마키의 물음에, 나는 겨우 하루 동안 일어난 MWO에서의 일을 떠올리고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즐거웠어. 너희한테 말해주고 싶은 일이, 많이 있어."

     

     그날, 우리들 3명은 밤늦게까지 MWO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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