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6 마리 누나와 과거와 동생들과2022년 03월 07일 14시 25분 1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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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아웃하고서 블라인드 서클릿을 벗은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새하얀 천장.
1년 전 깨어났을 때 보았던 것과 같은 천장이다.
"벌써 1년이 지났구나."
눈을 감으면, 눈을 떴을 때의 일을 아직도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다.
옛날 일을 떠올리고 마는 것은, 분명 에스텔 씨를 만난 탓이다.
왠지 형편이 비슷한 에스텔 씨.
그리고 에스텔 씨를 따르는 아이들.
다행히, 아직 남동생 마사토나 여동생 마키가 말을 걸려는 낌새가 없다.
그러니 조금만 더 회상에 잠기려고 생각한다.
이런 상태에서는, 동생들에게 쓸데없는 걱정을 끼치고 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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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자, 낯선 천장이었다.
애니나 드라마에서 자주 쓰는 대사. 그런 말을 설마 내가 떠올리는 날이 오다니,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니, '덜커덕' 하는 커다란 소리가 났다.
수업중에 낮잠 자던 남자가 교사한테 이름을 불리자 황급히 일어섰을 때에 네는 소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더니, 정마로 남자의 얼굴이 시야 안에 들어왔다.
"마리 누나! 의식이 돌아왔구나!!"
아마 세간에서는 단정된 이목구비로 보겠지만, 지금은 눈을 부릅뜨고 있어서 정말 흥분한 모습이었다.
솔직히 조금 무섭다.
애초에.
"저기......누구신가요?"
마리라는 것은 확실히 나의 이름이지만, 이런 남자와 아는 사이가 된 기억은 없다.
알바와 집안일과 학교, 틈틈이 수면이라는 느낌으로 24시간 쉬지 않는 내게, 이런 남자와 아는 사이가 되거나 놀았다거나 하는 기억은 전무하다.
"뭐!? 나라고 나!![footnote]일본의 보이스피싱에서 쓰는 대사[footnote]"
"엥, 저희 집은 속아서 내놓을만한 돈도 없는데요?"
"아니 사기꾼이 아니라고! 왜 가족을 속이겠냐고! 그보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해야만 하냐고!!"
"그렇게 말씀하셔도......"
뭐 확실히 직접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사기꾼도 아니려나.
그보다, 가족?
가족, 그리고 나를 마리 누나라고 부르는 건 동생 중에서......
"...... 혹시, 마사토?"
"그래 마리 누나! 다행이다, 정말 의식이 돌아와서 다행이다!!"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구기더니 양손으로 눈을 가리고 우는 모습은, 확실히 어린 시절의 마사토와 빼닮았다.
"정말, 마사토야? 하지만 그 모습, 어떻게."
동생인 마사토는 나보다 5살 아래인 13살. 키는 142cm 정도로 나와 같은 높이일 터.
하지만 눈앞에 있는 마사토는 어떻게 보아도 중학생으로는 안 보인다.
키도 170cm 이상은 되어 보이고, 이목구비도 남자아이에서 청년으로 바뀌어 있다.
잠깐만,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갑자기 두려워져서, 자신의 몸을 끌어안으려 하던, 그때.
"...... 어라?"
팔에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그뿐인가, 다리도 움직여지지 않는다.
일어날 수도 없다.
정말이지, 난 어떻게 되어버린 걸까.
혼란스러운 나의 머리에, 손이 턱 하니 올라왔다.
"혼란스러운 것도 무리는 아냐. 먼저 진정해. 천천히 설명할 테니까. 하지만, 정말, 다행이다......"
울음을 그칠 기색도 없이 진심으로 기뻐하는 것을 알자, 그만큼 마음이 진정됐다.
왠지 큰일 나버린 듯 하지만, 마사토는 훌륭히 자라주었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 일보다 더욱 기뻤다.
마사토가 울음을 그치기를 기다리면서, 나는 마사토한테서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들었다.
"....... 나, 5년이나 의식을 잃고 있었어?"
"정말이야. 기억 안 나? 알바에서 돌아오다가, 역의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서 병원에 실려갔어. 그때 머리를 부딪혀서 계속 잠들어 있었다고. 오늘이 그날로부터 정확히 5년 째야."
그렇게 듣고 보니, 포잡으로 하고 있던 알바가 끝난 심야, 피로 때문에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 역의 계단을 내려가던 기억이 나기는 한다.
"오랫동안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것은, 머리를 맞을 때의 충격 외에도, 과중한 피로 탓에 몸이 너덜너덜해졌던 것도 원인이라고 해.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마리 누나가 우릴 위해 계속 무리해왔으니까."
"...... 그렇지, 않은걸?"
눈을 돌리고 싶지만, 목을 움직일 수 없어서 어렵다.
"마리 누나가 쓰러지고 난 뒤로 알바처에서 계속 연락이 왔다고. 알바하고 있던 것은 알았지만, 설마 하루에 4개나 하다니 너무 했어. 거기다 그걸 몇 년 동안이나 계속해왔다니, 학교의 선생님과 병원의 의사 선생님도 화냈다니까. 물론, 나도. 그리고......"
"언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머리카락을 트윈테일로 묶은 여자아이한테 안겨졌다.
소리 높여 울고 있지만, 약간이나마 남은 귀여운 이목구비는 기억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
나의 일곱 살 아래의 여동생, 마키.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을 알았기 때문에 마사토를 봤을 때 정도의 놀라움은 없다.
하지만 잠깐, 키는 나와 비슷한 모양인데, 그 가슴의 풍만함은 어떻게 된 일이야?
그냥도 부실해졌던 나의 '언니 아이덴티티'의 붕괴가 멈추지를 않아......
"언니! 언니!! 언니이!!!"
아아 그래도, 이렇게 큰 소리를 내는 마키의 기운찬 모습을 보는 것은 언제 이후일까.
마키가 방구석폐인이 되어서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게 된 것은 내 기억으로 2년 전.
5년이 지났다는 사실도 더한다면, 7년 전.
식사를 들고 갈 때 문 너머로 아주 약간의 대화를 나눴을 뿐이었지만, 마키는 원래 밝고 상냥한 아이였다.
그래도 나도 마사토도 마키가 마음의 문을 언젠가 열기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이렇게 얼굴을 볼 수 있다니, 역시 매우 기뻐.
아아, 안 되겠네.
시야가 뿌옇게 되자 마키의 얼굴도, 마사토의 얼굴도 잘 안 보여.
어느새 우리들 3명의 울음소리만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셋이서 함께 울다니,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이후려나.
하지만 이번의 눈물은, 정말 따스해서.
그때, 구름이 걷혔는지 햇빛이 새어 들어왔다.
조금 강하게 부는 바람이 펼친 커튼이 빛을 받자, 그것은 마치 비 갠 뒤에 보이는 빛줄기와 같아서.
나는 그것이, 왠지 어머니가 안아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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