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최종장 59. 소멸
    2022년 02월 25일 12시 22분 0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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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62/

     

     

     

     부들부들 떠는 라이나스에게 다가오는 심판의 때.

     

     

     폭언을 내뱉으면서 다리를 붙잡은 그림자를 떼어내려 하지만, 땅에서 뻗어 나온 새카만 손에 다시 휘감겨 구속된다.

     라이나스는 미친 듯이 빛을 내면서 어둠의 힘을 없애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

     

     하지만 저항은 소용없었고, 그림자는 점점 라이나스의 목까지 뻗어와 강하게 옭아매었다.

     

     요무드이트는 날뛰는 라이나스한테서 거리를 두고는 가만히 바라보았다.

     만일 힘이 이쪽으로 날아오게 되면, 사라를 품고 있는 상태에서는 몸을 지킬 수 없기 때문이다.

     

     싱긋 미소 지으며 준비가 끝났다는 것처럼, 발로 지면을 가볍게 친다.

     

     

     "ㅡㅡㅡ아."

     

     

     그림자를 통해, 지금까지 어둠의 보옥이 담아둔 이세계의 성녀들이 느꼈던 원한, 공포, 절망을 흘려 넣었다.

     

     그것은 라이나스의 피부를 타고 신경을 자극해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주었다.

     희생자의 분노와 슬픔의 목소리는 라이나스를 내부에서 망가뜨렸다.

     

     소리도 못 낼 정도로 괴로워하는 모습은, 최고로 즐거운 광경이었다.

     

     거품을 물고 눈을 까뒤집으면서 괴로워하는 라이나스가 정신을 잃을 것 같으면, 일단 힘을 멈춘다.

     

     그리고 의식이 돌아오면, 다시 고통을 준다.

     

     그런 고문이라고 할 수 있는 행위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비명을 지를 틈도 없어서, 변명의 여지 따윈 일절 주지 않는다.

     이제 와서 변명 따윌 들어줄 필요는 없는 것이다.

     

     

     "하핫, 좋은 얼굴이구만......?"

     

     "ㅡㅡ큭, .......아악!!"

     

     "사라한테도 보여주고 싶었다."

     

     

     경련하는 라이나스를 보고, 다시 한번 발로 지면을 쳐서 그림자를 물러나게 한다.

     

     새하얗던 피부는 어둠의 힘에 의해 타버려서 심한 몰골이었다.

     지지대가 사라짐과 함께, 지면에 머리를 기대는 라이나스.

     그대로 움직이지 않게 된 그녀를 보고 혀를 찬다.

     

     더러운 비명도 못생긴 얼굴도 이제 질려버렸다.

     빨리 데리러 오지 않나 하고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쉴 때였다.

     

     

     "용......서, 못해...!"

     

     "!?"

     

     

     땅을 기어 다니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린 라이나스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핏발이 선 눈으로 사라를 바라보았다.

     

     

     

     

     

     "ㅡㅡㅡ너, 만이라도, 사라져어어어!!"

     

     

     

     

     라이나스는 큰 소리로 외치면서, 최후의 저항이라는 듯 빛의 화살을 쏘았다.

     

     그리고 화살은 요무드이트의 팔 안에 있는 사라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찰나의 반격에 팔을 뻗어보았지만ㅡㅡ

     

     지금 어둠의 힘으로 지키려 하면, 너무 강한 힘 때문에 사라가 다쳐서 사라지고 만다.

     

     라이나스의 날카로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런......! 늦겠어.'

     

     그는 사라를 지키기 위해 부둥켜안았다.

     

     

     

     

     ㅡㅡㅡ파아아앙......!

     

     

     

     

     "....... 큭!!"

     

     "사라...!?"

     

     "질 수, 없어!! 너한테, 만은...... 절대로!!"

     

     

     의식을 되찾은 사라가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서, 라이나스의 화살에서 몸을 지키기 위해 방어벽을 친 것이다.

     

     

     "ㅡㅡㅡ날 방해 하지 마아아아아악!!"

     

     

     의식이 끊길 듯 하지만, 사라는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엉망진창이 된 팔과 고갈될 것 같은 마력.

     사라는 외치면서도, 화살의 기세를 멈추기 위해 힘을 기울였다.

     

     그 틈에 요무드이트는 그림자를 조종하여 빛의 화살을 어둠의 힘으로 감싸 화살을 없애버렸다.

     

     힘이 쭉 빠진 사라의 몸.

     상처 입은 팔이 축 늘어진다.

     

     하지만 증오가 깃든 눈으로는 계속 라이나스를 노려보고 있다.

     

     라이나스는 다시 화살을 쏘기 위해 힘을 모았지만, 이제 뭔가를 할 필요는 없다.

     

     요무드이트는 라이나스한테 등을 돌리고, 서둘러 그녀와 거리를 벌렸다.

     

     

     "너만은, 너만은 절대 용서 못ㅡㅡㅡ꺄아아아아!!"

     

     

     콰쾅, 하고 주변에 무겁게 울려 퍼지는 소리와, 몸 구석까지 마비되는 듯한 진동.

     

     무수한 번개가 라이나스에 떨어진다.

     눈부신 빛은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고 있다.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커다란 번개가 내리친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라이나스의 모습은 없고 지면에 새카맣게 타버린 흔적만이 남아있다.

     

     오만상을 찌푸리며 내뱉었다.

     

     

     "............. 지옥에나 떨어져라, 여신 라이나스."

     

     

     그리고 아픔 때문에 작게 신음하고 있는 사라를 걱정스레 바라보았다.

     

     

     "사라, 미안하다."

     

     "....!"

     

     "........... 그리고 고맙다."

     

     

     빛의 마력이 응축된 여신의 화살.

     아무 저항도 없이 맞았다면...

     

     떨리는 손가락으로 가슴팍을 거머쥔 사라는 으르렁거리듯이 외쳤다.

     

     

     "바보! 왜, 어째서 나를ㅡㅡ"

     

     "......"

     

     "무슨, 무슨 생각이야!!"

     

     "무사해서 다행이다......"

     

     "ㅡㅡ읏, 바보 아냐!?"

     

     

     화살을 막지 않았다면, 틀림없이 빛의 화살은 요무드이트에 꽂혔을 것이다.

     힘을 쓰면 간단히 몸을 지켰을 텐데, 그는 약해진 자신이 이 이상 어둠의 힘에 닿지 않도록 몸으로 때우려 한 것이다.

     

     

     "어둠의 보옥을 되찾으려 해도, 요무가...... 요무가 사라지면 의미가 없잖아!!"

     

     ".......... 그럴지도."

     

     "그런 거...... 용서 못해."

     

     

     무서워서 견딜 수 없었다.

     요무드이트가 사라지는 것이 무엇보다 두려웠던 것이다.

     

     큰 눈물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눈물을, 마왕의 손이 부드럽게 건져 올렸다.

     

     

     "왜, 내가 사라질까 우는 거냐... 사라."

     

     "......"

     

     "솔직하지 않군...... 너도 나도."

     

     

     그렇게 말하며, 곤란하다는 듯 웃던 요무드이트는 다시 강하고 부드럽게 사라의 몸을 부둥켜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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