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최종장 57. 요무드이트 side
    2022년 02월 24일 23시 06분 05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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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60/

     

     

     

     의식을 잃은 사라를 끌어안고서 성의 바깥으로 나간다.

     그 순간, 등 뒤에서 커다란 소리를 내며 성이 무너졌다.

     대결계가 풀려버리면, 성을 무너뜨리는 일이야 별것 아니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계약서는 화악 하는 소리를 내며 불타버렸다.

     

     

     "......... 오래간만이구나, 정말 고생하게 했다."

     

     

     사라가 움켜쥐고 있는, 불길한 압력을 방출하고 있는 보옥을 손에 들었다.

     몸에 친숙하고도 그리운 감각이 느껴지자, 미소를 지었다.

     어둠의 보옥에 계속 쌓인 침전물은,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다.

     

     사라를 다시 안고서, 살며시 눈물자국을 닦는다.

     

     자신의 목숨보다도 어둠의 보옥을 우선해서 약속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필사적으로 팔을 뻗어 요무드이트에게 보옥을 건네려는 사라의 표정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아아......... 사랑스럽군.'

     

     마지막에는 사라가 의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그런 기대조차 간단히 배신해 보였다.

     대단한 힘도 없는 주제에 여신한테도 이를 드러내려고 발버둥 치는 사라의 모습은, 정말 기특하다.

     

     이렇게까지 즐겁게 해 준 여자가 따로 있었을까?

     

     오랜 시간에 걸쳐 사라한테서 빛의 마력을 조금씩 받아들인 덕분에 조금은 내성이 생겼지만, 상당히 힘이 강한 성녀였던 모양이다.

     파직 거리며 튕기는 듯한 아픔이, 사라와 닿아있는 부분에서 전해진다.

     

     사라가 교섭을 제안했을 때, 어둠의 보옥을 되찾을 때 죽을 거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애초에 인간이 다룰 수 있는 물건이 아닌 것이다.

     

     그걸 말하지 않은 것은, 사라를 대결계의 파괴에만 이용하고서 어둠의 보옥을 천천히 되찾으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라는 방해라고 생각되는 녀석들을 근절시키고 싶다고 부탁하였다.

     

     이렇게까지 이해가 일치하는 인간은 따로 없다.

     

     하지만 사라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애초에 힘이 있으면, 사라가 부탁하지 않아도 라이나스 왕국을 파괴했겠지만.

     

     그때, 사라는 비장의 수를 꺼냈다.

     

     그녀가 담아둔 어둠의 힘을 이쪽에 건네준 것이었다.

     몸이 원래대로 돌아갈 정도의 어둠의 힘을 갖고 있었음에도, 사라는 죽지 않았다.

     

     그리고 어둠의 힘과 같이 흘러들어온 사라의 기억.

     

     순백의 성녀라고 불리는 데에 합당한 힘과 인격을 지녔던 사라는, 어리석은 배신에 의해 지옥으로 떨어졌다.

     지금까지 경험해본 일이 없는 격정에 휩싸일 것 같으면서도, 자신을 악으로 밀어 넣어서라도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모습은 매우 익살스럽게 보였다.

     

     파괴를 원하는 성녀.

     그 마음의 뒷면을 만져버리면...... 이제 내 것이다.

     

     잔인으로 물드려고 하지만 감정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는다.

     언밸런스한 모순에 괴로워하는 모습은, 이 얼마나 감미로운가.

     그 왜곡된 모습은 최고로 흥미를 돋우는 면이 있다.

     

     '생각이 바뀌었다...... 이 여자를 손에 넣겠다.'

     

     욕심에 저항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사라한테 청혼했지만 멋지게 거절.

     그때 수긍했더라면, 제대로 써먹을 수도 있었는데.

     하지만 거기서 간단히 수긍하지 않기 때문에 재밌는 것이다.

     

     인간의 약함은 잘 알고 있다.

     그런 주제에 지혜가 있기 때문에 성가시며, 필사적으로 자신이 살았던 증표를 새기려고 욕심을 발산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고고하게 복수를 이루려 하는 사라가 마음에 들었다.

     

     사라는 단시간에 마음을 매혹시켰다.

     

     우스워서 견딜 수 없었다.

     이전에 성녀한테 속은 분노조차 날아가고, 다시 똑같은 이세계의 성녀한테 마음이 기울어진다.

     이전보다도 더욱 깊게 취해있는 자기자신에 놀란다.

     

     '이렇게나 날 즐겁게 해주는 여자를, 죽게 놔두는 건 아깝군.'

     

     어둠의 보옥이 인정할 정도의 증오와 원한을 지닌 사라가, 단순히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한 나라를... 그리고 여신까지도 멸망시키려 하는 기백은 꽤나 훌륭하다.

     

     그래서, 힘을 빌려줬다.

     사라의 이득이 되도록, 사라가 움직이기 쉽도록.

     

     그리고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사라가 그리는 복수의 길을 도와주면서도, 녀석을 강제로 끌어내기 위해 움직여야만 했다.

     덕분에 사라의 마음이 기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여신 따위한테 넘겨줄까 보냐..."

     

     

     사라와의 계약은 끝을 맞이했다.

     설령 사라가 원했던 결말이 아니라 해도 이쪽과는 관계없다.

     

     자비의 마음 따윈 원래부터 갖고 있지 않았지만, 사라처럼 부드럽지도 상냥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자신의 심장이라고도 할 수 있는 어둠의 보옥을 빼앗겨서 이용당했다.

     

     '용서할 리가 없잖아?'

     

     

     "마지막 단계다............. 사라."

     

     

     여신 라이나스는 세상의 밸런스를 무너뜨리고 있다.

     사리사욕을 위해 나라를 움직여서 이득을 취한다.

     

     그것도 주변을 재주껏 속이면서....

     

     국민의 신앙을 빛의 보옥의 힘으로 삼아 이세계인을 소환한다.

     1년에 걸쳐 성녀의 기도를 빛의 보옥에 담아두고서 제물로 쓴다.

     어둠의 보옥을 써서, 성녀한테서 마력을 갈취해 대결계를 친다.

     그리고 텅 비어버린 성녀를 원래 세계로 되돌린다.

     

     되풀이하던 [죄]는 사라에 의해 폭로되었다.

     

     

     '그럼, 목 졸라 죽여볼까.'

     

     

     어둠의 보옥을 체네에 집어넣고서, 사라에게 살짝 입맞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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