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1장 03. 증오
    2022년 02월 19일 10시 24분 11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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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2353gu/6/

     

     

     

     커티스는 분명히 '사랑한다'라고 말했었다.

     '함께 나라를 지켜가자' '사라밖에 없어'라고 약속했을 터였다.

     

     코끝이 찡해진 뒤, 눈물이 펑펑 흘러나왔다.

     분한데도, 목이 막혀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믿을 수 없었다.

     전부 거짓말이라고 말해줬으면 했다.

     노력은 소용없지 않았다고 말해줬으면 했다.

     

     

     "아하하, 거짓말이 아니라 사실인걸? 이 나라의 사람도 아닌 이세계인이 왕태자랑 결혼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알고 있으니 허락한 거야. 너와 커티스의 약혼이 반드시 파기될 거라는 사실을."

     

     "......"

     

     

     조금 전 커티스의 "미안." 이라고 했던 말....

     그 의미를 처음으로 이해하고서, 절망했다.

     

     커티스는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는데도 도망만 치고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커티스의 사랑은 가짜였다.

     간단히 버림받은 것이다.

     

     대결계의 희생양이 되는 사라를 단념하고, 재빨리 안젤리카와의 관계를 쌓고 있었던 것이다.

     

     

     "이세계에서 와서 울고 있던 사라한테는, 커티스와 나만 기댈 곳이었는데......배신당해서 안 됐네."

     

     "..........아."

     

     "사라는 바보라서 죽는 거야!!! 라이나스 왕국에 이용당해서."

     

     "ㅡㅡㅡ싫어어어어어어어!!"

     

     

     마법진 위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마지막 힘을 쥐어짜 내서, 위로 올라가려 했다.

     

     그냥, 죽고 싶지 않았다.

     

     안젤리카가 말하는 일이 전부 사실이며, 지금까지 쌓아 올린 우정도 애정도 전부 거짓.

     사실은 대결계의 제물이 되기 위해 처음부터 모두에게 속고 있었다니......

     

     이용하기 위해서만 따스히 대해준 것이다.

     

     달콤한 사랑을 맹세한 커티스도, 태연히 배신한 안젤리카도.

     노력이 전부 물거품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버렸다.

     나라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며 비웃고 있었다고 한다면......

     

     '정말......정말 비참하잖아...'

     

     

     "아아......저것 봐, 네가 죽는 모습을 저 창문으로 보고 있네."

     

     

     안젤리카가 가리키는 곳을 보았다.

     지금이라도 목숨이 다하려는 순간을 고대하며 보고 있는 라이나스 왕국의 요인들.

     저항하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을 바보 취급하는 것처럼 웃는 얼굴, 일그러진 입술.

     

     마치 구경거리다.

     

     커티스와 잠시 눈이 마주치자, 미안하다는 듯이 웃은 뒤 손을 천천히 내젓는다.

     

     

     "ㅡㅡㅡ싫어어어!!"

     

     "시끄러워..."

     

     "싫어! 싫어......!"

     

     "널 괴롭히는 걸 들킬지 모르니 조용히 좀 해주지 않을래?"

     

     ".........큭!"

     

     

     필사적으로 뻗는 사라의 손을 안젤리카가 발로 짓밟는다.

     뾰족한 굽으로 좌우를 짓밟히자, 아픔에 지명을 질렀다.

     

     유일하게 저항할 수단조차 빼앗기자, 그 기세로 몸이 점점 마법진에 잠겨 든다.

     가슴, 목으로.......점점 몸이 삼켜진다.

     

     

     "누가, 누가 좀.......!"

     

     "고마워......마지막에 라이나스 왕국과 우리들의 도움이 되어줘서."

     

     "...."

     

     안젤리카를 있는 힘껏 노려본다.

     이제는 입까지 잠기고 말았다.

     

     

     "비참하네...........사라."

     

     "......"

     

     "아하하하, 정말 바보야."

     

     

     모든 것을 믿고 있었다.

     모두가 밝은 미래로 나아간다고, 행복하게 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할 수 없을 정도의 격정이 휘몰아친다.

     무의식적으로 눈물이 펑펑 흘러나온다.

     

     

     자신이 바보였던 탓에 죽는 거라면, 이렇게나, 이렇게나ㅡㅡㅡ

     

     

     

     '............분해!! 전부 미워!! 바보였던 날 용서할 수 없어!!!'

     

     

     

     이세계에서 소환되기 이전의 성녀들도, 라이나스 왕국의 사람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서 성녀로 떠받들려서는 의미도 모를 수행을 해왔을 것이다.

     

     이렇게 마법진에 삼켜져서 배신의 눈물을 흘려왔을까.

     필사적으로 저항해 피를 흘리면서 비명을 질렀을 것인가.

     라이나스 왕국의 성녀한테 도움을 요청해도 짓밟히고 구경거리가 되어 죽어간다.

     

     그리고 분함도 괴로움도 전부 삼켜져서, 누구도 알아차리지 못한 새 사라지는 걸까.

     

     나라에 속고, 왕족한테 농락당하여ㅡㅡ

     

     목숨을 다했다.

     

     그리고 다시, 나라의 대결계가 부서질 것 같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가 소환된다.

     

     

     

     뭐야, 그거

     

     

     

     의미를 모르겠어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절대로, 용서 못 해.......!!'

     

     

     

     "잘 가, 사라." 

     

     

     

     그리고 몸은 완전히 마법진에 가라앉았다.

     소녀들의 원통함과 괴로움과 증오를 등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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