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제55화 병문안
    2022년 02월 01일 13시 33분 42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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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1105gk/55/

     

     

     ㅡㅡ에인션트 드래곤좀비가 [데이토나]를 습격하고서, 1개월이 지났다.

     

     수많은 가옥이 파괴되었고 모험가와 주민에도 다수의 희망자가 나오고 말았지만, 그럼에도 마을은 복구를 시작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번 피해에 대해서 모험가길드연맹에서 두터운 지원을 해준 것과, [데이토나]를 사랑하는 모험가들이 자기 일처럼 복구를 도와줬다는 점도 있어서, 마을은 착실하게 원래대로 돌아가는 중이다.

     

     태고의 용이 왜 부활했는가 하는 건에 대해서도, 메라스 씨를 중심으로 연맹이 조사 중이다.

     

     머지않아, 자세한 내용이 공표될 것이다.

     

     "어~이 비리네, 잠깐 도와줘. 담장에 판을 덧대고 싶어."

     "네, 지금 도와드릴게요."

     

     우리들 [모험가길드]도 다른 모험가들에 섞여서, 조금씩 복구를 돕고 있다.

     

     모험가로서의 일은 일시 휴업 중이다.

     

     다른 멤버들도 모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으니, 몸이 무뎌지지 않는 정도의 휴식에는 이 정도가 딱 좋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하고 있네. 마스터, 비리네 선배. 차가운 음료를 갖고 왔어, 조금 쉬는 게 어때?"

     

     그곳에 마이카가 찾아왔다.

     

     그런 그녀의 옆에는ㅡㅡ코렛트의 모습도.

     

     "아, 고마워 마이카. 코렛트, 이제 몸은 괜찮아?"

     

     "물론임다! 저는 튼튼함만이 장점이니까요! 저는 계속 쉴 수는 없슴다!"

     

     음~ 전에는 기운찬 면이 장점이라고 말했던 느낌이 드는데.

     

     뭐 역시, 장점이 많은 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코렛트는 3명 안에서도 받은 대미지가 가장 커서, 며칠 전까지만 해도 침대에서 안정을 취하던 몸.

     

     너무 무리하게 두고 싶지 않다.

     

     "그거 믿음직스러운데. 하지만 오늘 작업은 거의 끝났고, 모처럼 모두 모였으니ㅡㅡ조금 있다 그의 병문안을 가보자."

     

     "! 정말임까! 보러 가요 보러 가요!"

     

     화악 밝게 웃는 코렛트.

     

     그러고 보면, 그녀도 사무소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어서 그리 자주 만나보지 못했었지.

     

     

     

     우리들은 작업을 일단락 내고, 그가 있는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우리가 향한 곳은ㅡㅡ교회에 딸린 요양소.

     

     그곳에는, 이번 소동으로 부상 입은 사람들이 많이 입원하고 있다.

     

     요양소 내부에는 침대가 좌우로 3개씩 늘어선 방이 여러 곳 있는데, 침대는 제각각 칸막이로 막혀있다.

     

     그런 방안의 한 곳을 노크하면서,

     

     "ㅡㅡ사르비오, 있어? 병문안 왔다."

     

     그렇게 말을 걸고는, 가장 벽가에 있는 침대로 향했다.

     그러자ㅡㅡ

     

     "......햐아하하, 잘 왔다. 이몸께서도 마침 따분하던 참이었다고."

     

     그 다운 상스런 목소리로, 환자복을 입은 사르비오가 맞이해주었다.

     

     "사르비오 형님, 잘 지냈슴까!? 만나고 싶었슴다! 전 정말 걱정돼서......"

     

     "아앙? 니한테 걱정당할 정도로, 이몸께선 약하지 않다고. 애초에, 코렛트 주제에 이몸을 걱정하다니......10년은 빠르다고, 햐아하하!"

     

     이전과 변함없이,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제.

     

     보아하니, 내가 전에 왔을 때보다도 상당히 회복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살아있는 게 기적일 정도로 중상이었는데.

     

     

     

     하지만......그의 몸에는, 전투의 상처가 깊게 새겨져 있다.

     

     먼저, 얼굴의 왼쪽 절반이 뭉개진 것으로 인해 왼쪽 눈은 시력을 잃어서, 상흔을 감추기 위해 커다란 안대로 덮어두고 있다.

     

     그 외에도 왼쪽 다리의 무릎부터 아래를 잃었고, 검을 쥐고 있던 오른팔도 이제 그에게는 없다.

     

     뼈는 물론이고 내장도 손상된 모양인데, 특히 폐에 커다란 대미지가 남았다고 한다.

     

     

     ......이 몸으로는, 이제 두 번 다시 모험을 나설 수 없을 거다.

     

     그가 코렛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싸우는 일은......이제 불가능한 것이다.

     

     

     "어이 임마, 마스터 씨. 무슨 낯짝으로 날 보는 거냐. 그렇게나 핸섬해진 이몸의 얼굴이 부러운 거냐?"

     

     "어, 아아아니, 그럴 셈은......"

     

     "......뭐, 농담이다. 네가 말하고 싶은 바는 알겠어. 이 몸으로는......이제 모험은 못하겠지."

     

     사르비오는 자신의 몸을 보며, 빈정 섞어 말했다.

     

     자신의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ㅡㅡ라는 뜻이겠지.

     

     "이몸은 이제......이몸이 원하는 길을 걸을 수 없어. 아이젠 테슬라의 밑에서 자신을 갈고닦으며, 추방자에 대한 차별을 근절하고, 코렛트가 어엿한 모험가가 될 때까지 돌봐주는...... 그래서 웃으며 지옥에 떨어져 줄 셈이었는데, 그것조차 이루지 못했지. 이것도 내가 저주받은 탓일까. 인과응보란 말이지, 햐아하하."

     

     "사르비오......"

     

     마치 현실을 받아들이는 듯한 말투.

     

     하지만ㅡㅡ본심으로는, 아쉬워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형님, 그건 다르다고 생각함다."

     

     

     하지만, 코렛트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형님은 예전의 동료들한테 원망받고 있을지도 모름다. 하지만 자신의 행동이 인과응보로 돌아온다면, 좋은 일도 돌아와야 하잖슴까. 형님은 저를 훈련시켜주고, 제게 잘 대해줬슴다. 몸으로 절 지켜줬슴다. 형님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임다. 형님이 살아있어 준 것은......그런 좋은 일들이 돌아와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슴다......"

     

     "코렛트, 너......"

     

     "그리고 형님, 말했었죠. '모험가가 모험가로서 끝날 때는, 재능이 없다고 깨달았을 때가 아니고, 싸워서 손발이 날아갔을 때도 아냐. 모험가로 있다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을 때다' ㅡㅡ라고."

     

     코렛트는 침대 옆가지 걸어가서, 사르비오의 옆에 섰다.

     

     "형님은 아직 모험가로서 끝나지 않았슴다. 저도 아직 형님이 가르쳐줘야 할 일이 많이 있슴다. 그럼에도 저주가 두렵다고 한다면, 죄의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제가, 그 저주와 좌를 절반 짊어지겠슴다! 왜냐면, 저는 형님의 동료니까요!"

     

     자신의 가슴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서, 코렛트는 굳센 눈동자로 말했다.

     

     그러자,

     

     

     "......코렛트 씨의 말대로예요. 그렇다면, 부디 저도 짊어지게 해 주세요."

     

     

     코렛트의 말에, 비리네가 이어서 말했다.

     

     "!? 비리네, 어째서ㅡㅡ! 하지만, 이몸은 너를......!"

     

     "그래요, 저도 사르비오 씨한테 괴롭힘당한 나날을 잊을 수 없어요. 하지만......당신은 충분히 죄를 갚았습니다. 그러니, 부디 말하게 해주세요ㅡㅡ저는 당신을 용서합니다. 사르비오 씨는 저의 동료예요. 동료이기 때문에, 저도 같은 것을 짊어지고 싶어요."

     

     "비리네......"

     

     이어서 마이카도 앞으로 나왔다.

     

     "모두가 동료라고 인정한다면, 나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네. 당신의 과거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의 당신은 진심으로 믿을 수 있어. 저주 같은 진부한 거, 내 축복이 있으면 별 거 아냐."

     

     그녀는 거기까지 말하고서, 나를 흘끗 바라보았다.

     

     "ㅡㅡ그렇게, 모두의 의사는 이런 느낌인데. 어떻게 할래, 마스터?"

     

     "아하하......그거, 이제 와서 묻는 거야?"

     

     나도, 사르비오를 다시 바라보았다.

     

     

     "늦어졌네, 사르비오. 이 아이젠 테슬라와 [추방자길드]는, 널 동료로 인정할게. 그리고 단원의 죄는 단장의 죄니까, 내가 모두 떠안을게. 그러니 이제 괴로워하지 않아도 돼."

     

     

     그는, 사르비오는 자신의 행동으로 모두의 신뢰를 얻었다.

     

     예전에는 추방자를 만들어낸 자였음에도, 그 추방자들한테 인정받은 것이다.

     

     그럼 많은 말은 필요 없다.

     

     사르비오는, 오늘부로 [추방자길드]의 정식 일원이다.

     

     우리의 말을 들은 사르비오는, 얼굴을 바깥쪽으로 휙 돌렸다.

     

     "너희들......너희들은, 진짜 바보들이다...... 바보의 모임이다......! 이런 몸이 되어버렸는데도, 이몸한테 뭔가를 기대하는 거냐!"

     

     "아~ 그것 말인데......실은 뼈의 드래곤을 쓰러트리고 나서, 전보다 더 [추방자길드]의 소문이 퍼지고 말았어. 마을의 복구도 아직인데 추방자들이 계속 사무소를 찾아오고 있지. 그중에는 '숨은 스킬'을 가졌는데도 모험가로서는 신출내기인 아이가 많아. 그래서 교관이 필요해."

     

     "다시 말해 사르비오 형님은, 모두를 훈련시켜 줬으면 함다! 모험가를 가르치는 모험가로서, 의지를 계승시켜가는 검다! 그 의지가, 저희를 강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그런 거다. 그래서 네가 적임이라고 생각해. 아니, 너 밖에 없을 거야. 받아줄 수 있을까?"

     

     의사의 최종 확인.

     

     사르비오는 고개를 돌린 채로,

     

     

     "ㅡㅡㅡㅡ그, 그래! 그럼 해줘야지! 이몸은 S랭크 모험가니까! 팔다리 한둘이 없어도, 병아리를 훈련시키는 거야 식은 죽 먹기지! 햐하, 햐아하하!"

     

     

     그는 승낙해주었다.

     

     우리들한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그 목소리는 약간 젖어든 것처럼 들렸다.

     


     이걸로 제3장은 끝이 됩니다.

     개인적이지만, 3장은 아이젠과 코렛트가 주인공, 사르비오가 히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르비오 씨의 결말에 관해서 찬반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썼습니다.

     작가 측의 마음으로서는, 사르비오 씨는 '전개적으로는 죽이고 싶지만, 캐릭터적으로는 죽게 하고 싶지 않았다.'의 한마디로 압축되는 캐릭터였네요.....

     (실제로는 죽는 편이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는 해서..... 이래 뵈어도 꽤나 고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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