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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편~사지장(邪之章)~】18 : 광란의 연회
    2021년 12월 20일 22시 19분 1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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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18/

     

     

     

     던전의 입구 부분은 입구 부분이 꽤 넓은 홀로 되어있다. 각 계층에서 기절한 침입자를 전이시켜서 내던지는 장소이기 때문에, 여유 있는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약간의 연회를 열만 한 정도의 넓이는 된다. 마물도 입구의 방까지는 오지 않는 것에 더해, 일부러 밤에 던전을 방문하는 무모한 자는 없었기 때문에, 심야 시간대가 되면 방해가 들어오는 일도 없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서 사바트[각주:1]를 열지 마.

     

     

    ◆◇◆◇◆◇◆◇◆◇◆◇◆◇◆◇◆◇◆

     

     

     앞서 친구가 되었던 레오노라는 또 온다고 약속하고서 다시 여행을 떠났지만, 그녀한테서 들은 리멜의 마을의 소문ㅡㅡ이 던전에 사신이 들러붙었다는ㅡㅡ것에 대해서 신경 쓰였기 때문에, 테나를 시켜 마을에서 조사하게 하였다.

     그 결과, 그 소문은 두 원인에서 퍼지게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첫째는 지금부터 한두 달 전, 이 던전의 이변이 일어나는 전후로 일어났던 성광교 교회의 습격이다.

     또 하나는 이 던전에서 발견된 장비. 사신의 축복을 받은 그 검에는 대단한 위력과 저주가 담겨 있어서, 사신이 직접 가호를 내린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다.

     이런 사실에서, 던전에 사신이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 짐작되는 바는 없다. 없다면 없는 줄 알아.

     

     

     

     

     

     소문이 어디까지 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신을 숭배하는 자들이 많이 모일 정도까지는 퍼진 모양이다. 그 사실을, 화면 너머로 머리가 아파오는 광경을 보면서 통감하였다.

     

     화톳불을 두른 형태로 100명에 가까운 인간들이 알몸으로 광기에 취해있다. 계속하여 춤추는 자도 있는가 하면, 근처에 있던 자와 서로 끌어안고서 상대의 몸을 탐하는 자도 있다. 충만한 연기에는 미약의 효과가 있는지, 모두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야말로 사바트라고 불러야 할 광란의 연회였다.

     

     연회는 시간을 더할수록 흥분을 높여나가다, 이윽고 정점에 도달했다. 외침 소리가 일어나는 와중, 유일하게 옷을 입은 자가 방의 중앙으로 나아갔다.

     그 자는 20대 전반으로 보이는 젊은 금발 남성인데, 단정한 이목구비에다 사제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가마의 앞에 서자 늘어선 신도들 앞에서 오른손을 들었다. 그 순간, 광란의 연회는 일제히 그치고 주변에 긴장감을 품은 조용함이 차올랐다.

     

     [이제부터 제물 의식을 시작한다!]

     

     청년 사제의 말에, 조금 전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환호성이 울려 퍼진다. 이상한 분위기 속에서, 듬직한 남자 4명이 석조 테이블을 운반해와서, 청년 사제의 앞에 내렸다.

     

     제물이라면 보통 산양이겠지.

     화면상으로 보이는 분위기로 보면 안 좋은 예감이 들지만.

     

     그런 내 예상을 긍정하는 것처럼, 데리고 온 것은 조잡한 천옷을 입힌 8살 정도의 소녀였다. 갈색 머리를 어깨까지 기른 그 소녀는 손을 앞으로 두고 묶이고 재갈을 문 상태로 강제로 끌려왔다.

     소녀는 저항하지만, 결국은 어린아이의 힘이라서 약간의 저항에 불과했다.

     제단까지 끌려오자, 입은 것을 벗기고 손을 머리 위로 뻗게 한 상태로 제단의 아래를 지나는 밧줄에 손목을 묶인 상태로 고정되었다.

     

     [읍ㅡㅡㅡㅡㅡ!!]

     

     날뛰려던 소녀였지만, 밧줄이 그녀를 묶고 있어서 몸을 약간 비트는 정도의 움직임만 할 수 있었다. 그런 소녀를 내려다보면서, 청년 사제는 품에서 단도를 꺼내 들었다.

     

     [신이시여, 부디 공물을 받아주소서]

     

     청년 사제는 그렇게 고하면서 치켜든 단도를 소녀의 심장을 노리고 주저 없이 내리치.......아니, 장난이 아니잖아!

     현실감이 없는 이상한 광경에 멍하니 보던 나였지만, 제정신을 되찾고는 서둘러 전이진을 제단 위로 발동시켜서 소녀를 내 앞으로 전이시켰다. 번쩍임 뒤, 내 눈앞에는 두 손발이 묶인 채 재갈을 물린 소녀가 누워있었다.

     아무래도 제때에 맞은 모양이다.

     

     

     안심하는 내 귀에, 쨍그랑하는 소리가 들렸다.

     

     의아하게 생각해서 고개를 비틀어 그쪽을 바라보자, 방 입구에 서 있던 테나와 그녀의 발치에 흩어진 도자기 파편이 눈에 들어왔다.

     

     "아, 앙리 님......"

     

     그녀는 내 쪽을 보며 얼어붙어 있다.

     

     "그, 그그, 그 여자아이는......?"

     

     호, 혹시 변태라고 생각해서...... 아냐!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이해한 나는 서둘러 테나의 오해를 풀려고 그녀 쪽을 향했다.

     

     "말하면 알아......."

     "────!"

     

     내가 말을 걸기 전에, 테나는 울면서 방을 뛰쳐나가고 말았다.

     

     자, 잠깐. 도망가지 마.

     적어도 깨트린 티 세트는 치우고 가.

     

     

    ◆◇◆◇◆◇◆◇◆◇◆◇◆◇◆◇◆◇◆

     

     

     성가신 일이 되었다.

     일단 밧줄은 나중에 풀어줄 테니 미안하지만 조금만 거기서 누워있어라, 소녀여.

     

     영상을 보니, 바치려던 인질이 죽는 순간에 사라진 것을 본 신도들은 당연하게도 웅성거리고 있었다.

     

     [모두들 보았겠지!

     우리의 신께서 공물을 받아주셨다]

     

     그 목소리에 신도들은 잠시 조용해졌다가, 폭발적인 환호성을 일으켰다. 청년 사제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제단 쪽을 돌아보며 말없이 기다렸다. 신의 다음 액션을 기대하는 모양이다.

     

     이거, 역시 내가 뭔가 해야 하는 걸까.

     

     [.......맛없다]

     

     생각 끝에, 타협하기로 했다. 제물은 받지만 마음에 안 든다, 다음부터는 다른 것으로 하라는 작전이다.

     아, 저주의 테나 인형을 놓는 걸 잊었다. 뭐 다음에 하면 되겠지.

     

     [예? 아...... 죄송합니다!

     저기, 입에 맞지 않으셨습니까?]

     [인간족과 마족은 입에 맞지 않아.

     소, 돼지, 닭, 산양ㅡㅡ동물 추천]

     [아, 알겠습니다!

     저, 저기......정말 송구스럽지만, 우리 신이 틀림없습니까?]

     [맞다]

     [오오! 말씀을 듣게 되어 영광이옵니다!]

     [입에 맞지 않았다고 해도, 공물을 바치는 신앙심은 각별.

     그러니 이 지팡이를 수여 하마]

     

     침입자인 마도사한테서 회수했던 지팡이에 가호를 부여해서 청년 사제의 앞에 놓인 제단 위에 전이시켰다. 사신은 가짜지만 가호는 진짜이니, 이걸 건네주면 약간의 위화감은 무마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이건!?

     서, 설마 신기를 받게 될 줄이야!]

     

     청년 사제는 제단 위에 놓인 지팡이를 공손이 들면서 놀라더니,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우호로도 신앙에 힘쓰도록]

     [예!]

     

     고개를 깊이 숙인 청년 사제를 영상 너머로 보면서, 나는 어떻게든 되었음에 안도하였다. 영상에서는 청년 사제가 그 지팡이를 치켜들며 신도의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지만, 이제 알 바 아냐.

     다음이 있다 해도 식용 고기가 오는 것뿐일 테니, 횡재로 생각해두자.

     

     

     

     사바트 쪽이 수습되었기 때문에, 나는 누워있던 소녀의 손발의 끈을 풀었다. 왠지 조용하다 생각했더니, 아무래도 너무 두려운 바람에 기절한 모양이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자, 집무실의 입구에서 조금 전 뛰쳐나갔던 테나가 말없이 들어왔다.

     

     "............"

     "테나?"

     

     그녀는 결의의 표정으로 천천히 오더니, 무녀복을 벗었다.

     

     "저기......앙리 님.

     꼭 그래야겠다면 제가......"

     

     나는 그 말에 무심코 테나를 향해 손을 뻗어서ㅡㅡ

     

     

     

     ㅡㅡ위력이 약한 암흑탄을 그녀의 머리에 쏘았다.

     나는 노말이다. 남자가 있지는 않지만.

     

     

    ◆◇◆◇◆◇◆◇◆◇◆◇◆◇◆◇◆◇◆

     

     

     냉정을 되찾은 테나한테 깨진 티 세트의 처리와 소녀의 돌봄을 맡겨놓고서, 나는 그녀한테 일어난 일을 설명하고서 어떻게든 오해를 푸는 일에 성공했다.

     

     "그래서, 이 아이는 어떻게 할 건가요?"

     "친가로 돌려보내야지."

     "하지만 이 아이, 노예 같은데요....."

     

     테나의 말에, 무심코 움직임을 멈춘다.

     

     "노예?"

     "네, 목갑을 차고 있었어요."

     

     목갑, 차고 있었나? 신경 쓸 경황이 없어서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처음에 소녀가 입었던 옷은 노예복같은 통짜 옷이었던 느낌이 든다.

     

     "그래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어쩌지.

     

     

     

     

     

     

    ◆◇◆◇◆◇◆◇◆◇◆◇◆◇◆◇◆◇◆

     

     

     "히익!?"

     

     나와 눈이 마주친 갈색 머리의 귀여운 소녀가 찢어질 듯한 비명을 지르면서, 테나의 뒤에 숨었다. 요 며칠 동안 익숙해진 광경인데, 그녀는 전날 제물이 되었던 소녀다.

     리리라는 이름과 유행병으로 부모를 잃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이상은 그녀 자신도 잘 모르는 모양이라서, 어디 출신이며 노예가 된 경위도 불명인 채다.

     결국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당분간은 이 던전에서 보살피기로 했다. 들은 이야기에서 보면 부모한테 돌려주는 것도 무리인 것 같으니.

     

     "리리, 앙리 님은 무섭지 않아요."

     

     참고로, 그녀한테서 말을 들은 사람은 내가 아닌 테나였다.

     

     난 남매처럼 대화하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쉬었다.

    1. 마녀 혹은 악마를 숭배하는 모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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