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전편~사지장(邪之章)~】15 : 라스트 보스 전
    2021년 12월 19일 17시 53분 3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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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15/

     

     

     전율의 용사 파티 습격에서 며칠이 지났다.

     

     하나 이해한 일이 있다.

     원래 세계의 게임에서의 던전이라고 하면 수수께끼 풀이가 당연했는데, 이 세계는 그렇지 않다는 것. 뜻밖에 용사 파티를 내쫓고 말았는데, 생각해보면 이 던전의 공략 난이도가 오르는 것은 나로서도 안전성이 향상되니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런 이유로, 11계층부터 20 계층까지 수수께끼나 기믹을 설치하도록 바꿔놓았다.

     예전에 했었던 RPG의 던전 구조를 떠올리면서 여러가지를 설치해보았다. 퀴즈, 움직이는 바닥, 회전 바닥, 광차, 순서대로 누르는 스위치, 일부러 함정에 떨어지지 못하면 나아갈 수 없는 구조, 투명한 바닥, 두 액체의 수량을 균등하게 조절하는 장치, 정해진 순서대로 나아가지 않으면 처음에 있던 방으로 돌아가는 무한회랑.

     음, 조금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뭐, 이래뵈어도 일단 목숨이 걸려있으니, 자중할 필요는 없을 거다. 적어도, 그 용사 파티는 이제 평생 최하층까지 도달할 일은 없을 거다.

     아, 갖고 간 석판도 제대로 보충해 두었다.

     

     만족하여 던전의 개조를 끝낸 나의 귀에, 알람이 울려 퍼진다.

     또 4 계층에 도달한 자가....... 설마, 용사 파티가 또 왔어?

     그렇게 생각하여 영상이 나타나게 하자, 그곳에는 은색의 긴 머리를 드리운 아리따운 소녀가 있었다. 갑주와 드레스가 혼합된 듯한 붉은 의상을 입은 그 소녀는,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흑철 골렘을 찢어발기고 있는 중이다.

     

     이름:레오노라=로마리엘
     종족:마족
     성별:여
     연령:16
     직업:흑도권사
     레벨:24
     칭호:마왕의 후예

     

     "마왕......?"

     

     용사에 이어서 이번에는 마왕!? 이 던전, 저주받았잖아. 그보다, 잘 보니 '마왕'이 아니라 '마왕의 후예'였다. 후예라고 하는 걸 보면 딸 같은 걸까.

     

     [훗, 이 정도인가]

     

     갑주 드레스의 소매를 손으로 털어서 먼지를 털어내며 혼잣말을 하는 레오노라 양. 위풍당당한 그 몸짓은, 마왕의 후예라는 칭호를 보지 않았다면 발키리라고 잘못 볼 듯하다.

     

     [이 정도라면 사신이라고 칭하는 던전마스터도 별것 아닌 모양이구나.

     곧장 도착해서 때려눕히고, 우리들 마족한테 시비를 건 일을 후회하게 해 주마]

     

     네?

     사신을 자칭해? 내가 언제 그런 짓을 했지? 마족한테 시비를 건 기억도 없는데.

     혼란스러운 나를 내버려 두고, 그녀는 5 계층으로 나아가는 계단을 발견하여 내려갔다.

     

     

    ◆◇◆◇◆◇◆◇◆◇◆◇◆◇◆◇◆◇◆

     

     

     그녀의 진격 속도는 대단해서, 1 계층 당 1시간이라는 경이로운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도중에 가로막는 마물들도 쉽게 당해버려서, 전혀 발을 묶지 못하고 있다.

     설마 당일 내에 10 계층까지 도달하리라고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흐흥, 이런 애들 놀이로 날 멈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어딘가의 용사(웃음)와 달리, 10 계층의 좌대의 수수께끼도 무사히 클리어해주었다. 뭐지, 수수께끼를 돌파당했는데도 '고마워'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이 기분은.

     1시간 가까이 고민했던 것은 말하지 않는 것이 도리.

     3개의 석판을 좌대에 끼우자, 정면의 돌벽이 둘로 갈라지면서 알현실로 나아가는 길이 나타난다.

     

     [드디어 대면인가]

     

     레오노라 양은 주저 없이 알현실로 발을 디뎠다. 호화로운 붉은 양탄자 끝, 한층 높은 그곳에는 옥좌가 있었으며 불사자의 왕이 앉아 있었다.

     

     [잘 왔다, 손객이여.

     여기까지 도착한 것은 네가 처음이다]

     [과연, 좌대에 쓰인 대로 노 라이프 킹인가.

     나댈 만도 하구나]

     

     옥좌의 정면에 선 노 라이프 킹을 바라보는 레오노라 양에게, 노 라이프 킹은 의젓하게 말을 건다. 여태까지 여유를 잃지 않았던 레오노라 양이, 처음으로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 이 몸은 수많은 권속을 다스리는 불사자의 왕.

     설령 마족의 왕족이 상대라 해도 무릎을 굽히는 일은 없다]

     [아무래도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는 모양이군.

     쓰러트릴 셈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던전마스터를 포기하고 곧 즉위할 나의 부하가 되도록 하여라]

     [무릎을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쭐대지 마라 계집]

     

     온화하게 대화하면서도, 두 사람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진다.

     

     [그럼 힘으로 굴복시킬 뿐!]

     [와라, 마왕의 딸을 권속에 더하는 것 또한 여흥!]

     

     높아지는 긴장감은 두 사람이 동시에 발한 마법에 의해 깨졌고, 격렬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

     

     

     전투를 더할 수 없이 치열했다.

     노 라이프 킹이 흑탄을 쏘면 레오노라 양이 피하고, 레오노라 양이 견제로 보낸 화염은 노 라이프 킹이 소환한 좀비와 스켈톤을 방패로 세웄다. 듀라한과 스펙터 같은 고위 언데드도 소환되어 레오노라 양을 둘러쌌지만, 그녀는 겁먹지 않고 양손에다 눈에 보일 정도로 높은 밀도의 마력을 모아서 휘둘렀다.

     싸움은 레오노라 양이 유리하게 보이지만, 오래 끌게 되자 점점 그 형세가 변화하였다. 노 라이프 킹과 권속의 언데드는 산자가 아니기 때문에 피로를 모르지만, 레오노라 양은 마족이기는 해도 산자였기 때문에 체력에 한계가 있어서, 그녀에게 있어 장기전은 피해야 할 상황이었다.

     숨을 헐떡이며 집중력이 결여된 그녀의 발목을, 잘라버린 듀라한의 손이 붙잡는다. 예상외의 일에 레오노라 양은 밸런스가 무너져서 비스듬히 쓰러졌다. 권속과의 연계에 뛰어난 노 라이프 킹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여태까지 중 최고로 커다란 흑괴를 레오노라 양을 향해 쏘았다.

     자세가 무너진 레오노라 양은 피하지 못하고 직격 하여, 10미터 가까이 날아가서 지면에 내동댕이쳐졌다.

     

     [크......으으.......]

     [여기까지인 모양이로군]

     

     누워서는 고통에 신음하는 레오노라 양을 보고, 노 라이프 킹은 승리를 확신했는지 천천히 걸어왔다.

     

     [걸렸구나!]

     

     하지만, 엎어진 채로 일어나지 않았던 것은 연기였는지, 노 라이프 킹이 사정권 안에 들어오자마자 레오노라 양이 몸을 일으키고는 그 손에 화염을 일으켰다.

     

     [흥, 발버둥은......뭣이!?]

     

     레오노라 양은 손에서 내보낼 것처럼 보인 불마법을 일부러 폭발시켰다. 제어를 잃은 화염은 그녀 자신의 오른팔에 퍼졌다.

     놀라서 굳어버린 노 라이프 킹을 향해 그녀가 뛰어들면서, 화염에 휩싸인 주먹을 때려 박았다.

     

     [이거나 먹어라!]

     [바, 바보같......은......]

     

     예상외의 공격에, 노 라이프 킹은 반응하지 못하고 가슴팍에 직격을 당했다. 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나면서, 레오노라 양의 팔을 두르고 있던 화염이 그의 몸에 걸친 로브로 옮겨 붙었다.

     노 라이프 킹은 뒤쪽으로 쓰러졌지만, 건곤일척의 일격을 자아낸 레오노라 양도 자세를 유지할 수 없어서 앞으로 쓰러졌다. 그녀는 그대로 지면을 굴러서 팔의 불꽃을 어떻게든 꺼트리는 일에 성공했다.

     

     [으윽.......!]

     

     고통 때문에 나오려는 비명을 억누르면서,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이곳저곳에 부상을 입고 오른손에 화상이 난 그 모습은, 다시 보아도 엉망진창이라고 말해도 좋은 모습이었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당당하고 아름다웠다.

     레오노라 양은 쓰러진 채 화염에 휩싸여 무너지는 노 라이프 킹에게 다가가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주변에 있던 언데드들도 주인의 패배에 의해 스러졌다.

     

     [설마 짐을 쓰러트리기 위해 자신을 태울 줄이야.

     미친 계집이로군]

     [나라고 좋아서 이런 짓을 하겠어?

     쓰러트리지 않고 굴복시킬 셈이었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단 말이야.

     날 여기까지 내몬 것을 자랑하도록 해, 불사자의 왕]

     [정말 오만한......뭐...좋다.

     ....앙....리.....죄.......송......]

     

     노 라이프 킹은 이윽고 스러졌고, 왕관만이 그 자리에 남아있었지만 이윽고 그것마저 먼지로 변해버렸다.

     

     레오노라 양은 가만히 그걸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음 순간, 알현실에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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