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전편~사지장(邪之章)~】05 : 성스러운 장소
    2021년 12월 12일 23시 01분 37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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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5/

     

     

     들어오는 햇살 때문에, 의식이 떠오른다.

     아무래도 오늘은 자명종이 울리기 이전에 눈이 뜨인 모양이다.

     약간 기분 좋게 일어났는데도 시끄러운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울리기 전에 자명종을 끄려고 누운 채 손을 뻗었다.

     침대 옆의 항상 있던 장소에 놓여있을 터인 자명종을 손으로 더듬으며 찾다가, 딱딱한 것이 손에 닿았다.

     나는 그것을 위에서 움켜쥐는 것처럼 잡으며 자명종의 버튼을 눌렀는데....그 순간, 검지 손가락에 아픔이 느껴졌다.

     

     "읏!?"

     

     아픔이 느껴진 오른손을 보자, 검지 손가락에 세로로 상처가 나면서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일에 혼란스러워져서 손을 뻗은 곳으로 눈길을 주자, 그곳에는 자명종 대신에 불길하게 생긴 칠흑의 나이프가 놓여있었다.

     나는 혼란스러워하며 주변을 둘러보고서, 여기가 자기 방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음?

     이상하다, 뭔가 위화감이 있다.

     아니, 이세계라는 시점에서 위화감이라는 수준이 아닐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그걸 제쳐두고도 어젯밤과 광경이 다른 듯한.....

     나는 검은 이불 위로 보이는 칠흑의 로브를 끌어당기면서, 잠결에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필사적으로 움직이려 했다.

     그보다, 검은색?

     그래, 위화감은 이 침대와 이불이다.

     어제 잤을 때에는 소박한 목제 침대에 흰 시트와 이불이었을 터.

     그랬는데 어느 사이엔가 새카만 천막이 달린 침대로......설마 유괴당했나?

     아니 하지만, 방은 어제 잤던 곳과 같은 모양인데.

     

     나이프를 보면서 어제의 일을 떠올리자, 침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되었다.

     

     "저질러버렸다."

     

     스킬 탓에 여관의 침대를 마개조 해버린 모양이다.

     변상 문제는 일단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자.

     

    ◆◇◆◇◆◇◆◇◆◇◆◇◆◇◆◇◆◇◆

     

     아침식사를 먹고 나서 여관에서 바깥으로 나섰다.

     여관 아줌마한테 오늘 가고 싶은 곳의 대략적인 장소를 들었기 대문에, 이제는 걸어서 찾아보기로 했다.

     목적지는 두 곳, 모험가 길드와 교회다.

     모험가 길드에서는 등록을 하고 길드카드를 습득하고 싶다.

     교회에 가는 목적은 로브와 나이프의 저주를 풀기 위해서다.

     

     교회 쪽이 여관에서 약간 가까웠기 때문에, 먼저 교회로 향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교회의 입구로 향해서 그 문을 지나......갸악!?

     문을 지나가려는 순간, 나는 보이지 않는 벽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안면에 부딪힌 충격 때문에 비틀거리며 한걸음 물러선 내 앞의 공간에 금이 갔다.

     뭐야, 이거.

     이상하게 생각해서 손가락으로 찔러보니, 그곳에서 균열이 퍼져나가서 팡 하는 가벼운 소리와 함께 교회를 감싸고 있던 무언가가 터지며 사라졌다.

     

     "아."

     

     이건 혹시 그건가, 결계라는 걸까.

     문득 안을 바라보니, 교회 안에 있던 모두가 내 쪽을 바라보며 얼어붙은 것처럼 굳어있다.

     방금 전의 결계가 깨지는 소리는 안에도 들렸던 모양인지, 나의 일거수일투족에 시선이 집중되어있다.

     

     "................. 전략적 후퇴."

     

     나는 필사적으로 미소를 만들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그대로 그 자리를 벗어났다.

     뒤에서 들리는 비명은 안 들려 들리지 않아.

     결계에 부딪혔을 때 후드가 벗겨졌음 눈치챈 것은, 중앙광장까지 돌아온 후였다.

     서둘러 후드를 쓰고는, 광장의 카페에서 잠시 쉬기로 했다.

     

     이래서는 당분간 교회에 다가가지 않는 편이 좋아 보인다.

     해주도 당분간 포기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나는 홍차를 마시면서 깊은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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