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전편~사지장(邪之章)~】04 : 살 것 같다
    2021년 12월 12일 22시 34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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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https://ncode.syosetu.com/n0537cm/4/

     

     

     

     도적과 피해자 양쪽이 도망친다는 가슴 아픈 이벤트를 만나서 당분간 멍하니 서 있던 나였지만, 기분을 다잡고 조금 전 내 안면을 강타했던 가죽부대의 안을 확인해보았다.

     조금 전의 아픔에서 예측한대로, 그 안에는 금은의 화폐가 가득 들어있었다.

     안의 돈을 자세히 세어보자, 금화가 5닢, 은화가 48닢, 은화가 114닢이 들어있었다.

     이런 무거운 것을 안면에 맞고도 무사했구나.

     금화와 은화를 몇 닢 씩 로브의 주머니에 넣고, 남은 것은 가죽부대 채로 아이템박스에 넣었다.

     

     자,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선택지가 없는 이상, 당초의 예정대로 마을을 찾기로 했다.

     하지만 여기서 어디로 향해야할까ㅡㅡ

     

     "......여기로 하자."

     

     조금 전 마차가 도망친 방향이 아니라, 그 반대를 목표로 하기로 했다.

     마차의 주인과 만났을 경우, 어떻게 해도 트러블이 날 것 같았기 때문에 반대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걸어갔다.

     

    ◆◇◆◇◆◇◆◇◆◇◆◇◆◇◆◇◆◇◆

     

     시계가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2시간 정도 걸어가자 숲이 끊기고 초원이 나타났다.

     길은 초원을 가로지르는 듯이 뻗어있는데, 먼 곳이지만 마을이 보인다.

     주변이 벽으로 둘러싸인, 꽤 커다란 마을 같다.

     보이는 거리라고는 해도, 저곳까지 가려면 1시간 정도를 더 걸어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는 초원을 둘러보며 위험한 생물이 없나 확인하고서, 마을로 향했다.

     

     마을에 다가가자, 길 끝에 문과 입구에 병설된 작은 건물, 그리고 문 앞에 줄을 선 몇몇 사람과 마차가 보였다.

     나는 줄의 뒤에 조용히 서서는, 귀를 기울여서 정보수집을 하였다.

     마차에 탄 상인들은 문을 지키는 위병한테 카드를 보여주고서, 마차의 짐 수색을 받고 나서 지나가고 있다.

     도보로 온 자들은 상인들과 같은 카드를 보여주는 자도 있는가 하면, 은화 1닢을 내고서 나무패를 받아 든 자도 있었다.

     아마, 그 카드는 신분증 같은 것인 모양이다.

     

     "다음 사람......1명인가?"

     "그래."

     

     후드를 눈가까지 가려서 눈을 마주치지 않게 한 덕택에, 겁먹지 않은 모양이다.

     

     "여자인가. 신분증을 갖고 있나?'

     "없어."

     "그럼 보증금을 내고 임시 신분증을 받아가.

     보증금은 은화 1닢이다."

     

     통행료가 아니라 보증금이었구나.

     나올 때에 돌려주는 걸까.

     나는 로브의 주머니에서 은화를 꺼내서는, 그에게 건넸다.

     

     "확실히 받았다.

     보증금은 마을을 나갈 때 임시 신분증과 바꿔서 돌려준다.

     마을 안에서 신분증을 얻는다고 해도, 임시 신분증은 버리지 않도록 해."

     "알았어......정식 신분증은 어떻게 해야 얻을 수 있어?"

     "시골 촌락에서 왔나?

     제일 빠른 건 모험가길드에 등록해서 모험가 카드를 습득하는 거지.

     아니면 교회나 상인 길드도 있지만, 전자는 마을 주민이 아니면 안 돼.

     후자인 상인 길드는 상인만 들어갈 수 있으니 네 경우는 관계없을 거고."

     

     뭐, 나는 아무리 봐도 상인으로 보이지는 않을 테니.

     

     "자, 이게 임시 신분증이다.

     잃어버리지 않게 해."

     "그래."

     

     받아 든 나무패를 로브의 주머니에 넣고서, 나는 문을 지나쳤다.

     

     

     마을은 거의 원형으로 되어있는데, 내가 지나간 문에서 뻗어나가는 대로가 중앙광장을 넘어 반대편의 문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쪽에는 문이 없고, 이 마을ㅡㅡ리멜이라고 한다ㅡㅡ를 다스리는 영주의 저택이 있다.

     

     나는 걸어가면서 노점과 상점의 기색을 훑어보며, 통화의 가격 등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동화 100닢이 은화 1닢과 같은 가치가 있는 모양이다. 금화는 쓰는 곳이 없어서 가격은 알 수 없었다.

     

     나는 통화가치의 조사를 끝내고, 지금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사야 하는 것을 사기 위해 옷가게에 들어갔다.

     

     숏 거들 타입의 속옷이 한 벌에 은화 6닢.

     란제리와 비슷한 속옷이 한 벌에 은화 10닢.

     굽이 높은 신발이 한 켤레에 은화 9닢.

     브래지어는 없었다.

     

     옷가게에서 나오자 마침 해도 저물고 있어서, 예쁜 노을이 마을을 비추고 있다.

     주변의 가게는 문을 닫기 시작한 곳도 있고, 사람들은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아무래도 밤이 빠른 마을인 모양이다.

     나도 여관을 찾아보려고 대로를 따라 나아갔다.

     

     간판의 그림을 보며 찾던 차에, 한 여관을 발견했다.

     

     "오, 손님?

     어서 오세요."

     

     문을 연 나에게, 40세 정도로 보이는 아줌마가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어째서 말이 통하는 걸까.

     

     "1박에 얼마?"

     "1박에 은화 1닢, 식사는 아침이 동화 5닢이고 저녁이 동화 10닢, 목욕물은 대야 한 동이에 동화 5닢이네요"

     "5박에다가 식사와 목욕물도 부탁해."

     

     나는 그렇게 말하고서 은화 6닢을 건넸다.

     

     "예, 방은 2층으로 올라가서 바로 오른쪽을 쓰세요.

     이건 열쇠고.

     바로 식사하실래요?"

     "그래, 가능하다면."

     "바로 준비할 테니 마음에 드는 자리에서 기다리세요."

     

     나는 목판에 달린 열쇠를 받아 들고서, 옆에 설치된 식당의 좌석에 앉아서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

     

     식사를 끝내고 목욕물이 든 대야를 받아 든 뒤, 계단을 올라거 지정된 방으로 향했다.

     받은 열쇠로 문을 열자, 침대와 테이블 세트 하나가 놓여있는 3평 정도 넓이의 방이 나왔다.

     

     아직 날이 막 저문 시간대였지만, 여러 일이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목욕 후라서 그런지 눈이 감긴다. 어차피 할 일도 없으니 빨리 자버리자면서, 나는 침대 속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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