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무래도 좋으니까 돌아가게 해줘-10화]2021년 12월 04일 02시 49분 40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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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정신을 차리자, 볼이 축축하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자, 눈물이 흐르고 있다.
퇴폐적인 사라, 고독해지고 만 소란 군, 절망한 아이린 님, 그리고 광기에 타락해버린 기사단장.
목격한 그것들이, 머릿속을 빙빙 휘젓는다. ......이것은.
《선택되지 않은, 미래다》
내가 찾을 수 없었던 말을, 천안룡 님이 소리 내어 형태를 잡아주었다.
머리 한쪽에서 목소리가 속삭인다ㅡㅡ이건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미래가 있는 세계라고.
멈추지 않고 흐르는 눈물의 온기를 느끼면서, 나는 목격하게 된 이 미래를 선택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며 매우 안도했다.
모두가 죽지 않아서, 사람인 채로 있어서 다행이다. 지금까지 올바른 선택을 해왔었다고.
그런데.
속삭이는 목소리였던 것이, "정말로 올바른 것이었어?" 라면서 명확한 목소리로 나에게 물어보았다.
ㅡㅡ그들 이외의 사람은? 나라는? 이 세계에 있어, 정말로 올바른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 있어?
넓은 시야로 보지 않으면 가볍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런 냉정한 목소리로.
차갑고 무기질 하고 섬뜩해지는 그런 음성이었다.
모순된 두 사고를 내부에 품은 채, 천안룡 님을 바라본다.
나의 시선을 받은 천안룡 님은, 눈을 내리깔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그 심각한 과거에서 이어지는 미래였다.
《세상의 절반이 멸망하지만, 나중에 통일국가가 탄생하여 전쟁이 사라지고 부귀영화를 누리게 된다.
마술사와의 마찰이 생겨나서, 세상은 과학의 발전으로 방향을 전환하고는 인류가 거듭 번영하게 된다.
민중이 들고일어나서 왕정이 폐지되고, 세계 최초의 민주국가로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다.
피 튀기는 전쟁에 의해 마물은 줄어들고, 이후 인류에게 있어 안녕된 시대가 찾아오게 된다.》
그렇게 말한 천안룡 님의 말을 축으로, 있어야 할 미래들의 정보의 소용돌이가 나를 휘감는다.
ㅡㅡㅡ여러 민족, 종족이 평등하게 교류하며, 활기에 가득 찬 나라.
ㅡㅡㅡ하늘에 닿을 정도의 높은 건물과, 놀랄 정도로 많은 인파.
ㅡㅡㅡ의욕적인 표정의 사람들의 많이 모여서 의견을 교환하는 모습.
ㅡㅡㅡ낮은 성벽에 얇은 의복을 입은 자들이 있고 아름다운 음악과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리는 마을.
....... 내가, 선택하지 않은, 미래.
"이것 봐, 이제 뭐가 옳은지 모르게 되었지?"라고, 비웃는 듯한 목소리가 귀의 바로 옆에서 들린다.
나는 제대로 부정할 수 없었다.
소리 내어 말하고 싶었는데. "그럼에도, 모두가 무사해서 다행이었어."라고.
휘감는 듯한 막대한 정보를 헤치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유지하며 생각한다.
나의 선택은 틀렸던 것인가.
그렇게나 나쁜 선택을 고르고 말았던 것인가.
《선택은 선도 악도 아닌, 미래를 결정하는 갈림길에 불과하다》
천안룡 님이 그렇게 말해도, 두려움을 가시지 않ㅡㅡ아니, 이젠 두려운지조차도 애매하다.
나는.
그런 선택을 하고 있었는 줄 몰랐다.
그런 미래를 짊어지고 있었는 줄 몰랐다.
그런ㅡㅡ
ㅡㅡ어째서, 나야?
의문을 떠올리자, 귓가에서 무지함을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가 남았다.
막연하게 천안룡 님을 올려다보자, 동정하는 듯도 하고 불쌍히 여기는 듯도 한, 그런 눈으로 바라본다.
《――세상이란, 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것. 하지만, 아무렇게나 흐르는 채로 있으면, 그것은 단지 사나운 힘이 되어버릴 뿐. 그래서, 분기를 선택하는 자가 고르게 하는 것이다》
....... 그것이, 나라는 걸까.
그 [선택하는 자]가 필요한 것은, 알겠다.
이 세상의 흐름을 선택하고 있던 자가, 나라는 사실도. ....하지만.
ㅡㅡㅡ어째서
"ㅡㅡㅡ저인가요?"
"글쎄, 왜 그럴까." 라면서, 목소리는 내 대신에 대답한다. 마치 나인 것처럼.
어리둥절한 나를 내버려 두고, 나는 그대로 천안룡 님에게 질문을 거듭한다.
"제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요, 제가 되어야만 했던 이유를."
마치 대답을 알고 있는 듯한 나에게, 천안룡 님은 입을 열었다.
내가 태어난 그 순간에, 아니 별이 나뉜 그 순간에, 내가 태어났다는 것을.
그 순간, 흐름을 정하게 되는 필연성이 나에게 정착되었다는 것을.
...... 그런 거, 마치.
"우연, 같네요?"
단순한 확률, 단순한 운수, 때마침, 나였을 뿐이라는 거야?
마음 한쪽에서, 매우 자그마한 목소리가 "내가 아니어도 괜찮았잖아."라고 내뱉었다.
그런 제멋대로 나오는 음색에 귀를 기울이고 싶지 않아서, 억지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대 자신의, [선택의 길]을》
그 천안룡 님의 말에 의해, 주변이 휘몰아치고는.
ㅡㅡㅡ눈을 깜빡였다.
검게 휩싸인 엉드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떠나게 하고 싶지 않다, 돌아왔으면 좋겠다면서.
뻗은 끝에서부터 섬뜩해질 정도의 힘이 흘러나가자, 나는ㅡㅡ죽고 싶지 않다면서 손을 내렸다.
힘이 내 몸에 머문다. 뒤가 켕기는 안도감을 느끼면서, 하늘을 올려다본다.
......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옅어지던 엉드의 감각이 사라진 것을 눈치채고서, 펼쳐진 하늘을 우러러보며 울부짖다가.
그리고, 나는 익숙한 천장을 바라보고 있다. ......내, 방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친숙한 모두가 나를 둘러싸고 있다.
ㅡㅡ어떤 사람은 표정을 죽이고, 어떤 사람은 주저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며, 어떤 사람은 분함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그런 비통한 분위기인데도, 나는 어째선지 만족하여 평온한 기분이 되었다. 이걸로 좋았다면서.
약간 남은 힘을 쥐어짜내서, 완만한 동작으로 주변을 둘러본다. 그 물빛이 보이지 않는다.
차가웠지만 사실은 따스하고, 항상 구해줬던 그가.
아쉽다면서 한숨을 쉬자, 최후의 목숨이 맥없이 흘러나왔다. 이젠 눈꺼풀을 들 수 없어ㅡㅡㅡ미안, 조금만, 잘게.
어두워지는 세계의 옆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고 있다.
이젠 무슨 말도 잘 모르겠지만, 괴로워하고 슬퍼하는 그 목소리.
ㅡㅡㅡ천천히, 눈을 뜬다.
최후의 눈물이 밀려 나와서, 흘러나오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애초에 눈물 따윈 없었다는 듯한 건조한 눈만 남았다.
《그대는 인간의 아이였기 때문에, 선택은, 그대의 몸에 버거운 것이었다》
돌아보는 눈으로, 천안룡 님에게 묻는다. ㅡㅡ이것은, 저의 결말이었던 거냐고.
《그래, 그대는 역할을 완수하고 안녕된 휴식을 얻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대는 선택했던 것이다. 비좁은 길이기는 하지만, 이 길을 선택했다》
그 말에 숨은 뜻을, 다른 사람처럼 먼 시점에서 이해했다.
방금 내가 보았던 광경은, 가장 좋은 인생의 끝, 선택이었던 모양이다.
머리의 한쪽에서, 누구에게 있어서 좋았을까라는 의문이 떠오르고 사라졌다.
ㅡㅡㅡ그야, 세상에 있어서임이 뻔해.
주위에 휘몰아치며 파도치는 세상의 흐름으로서 몇 번이나 중첩된, 선택된 미래, 선택되지 않은 과거들을 따라가며, 본다.
막대한 정보가 소용돌이에 휘말리자, 조금씩 나의 무언가가 빠져나가는 것을 느낀다.
그것은 감정인가, 마음인가, 어쩌면 사람이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에 상관치 않고, 계속하여 주욱 둘러본다.
그럼에도 필요한 정보를 붙잡아서 끌어낸 뒤, 나의 결론이 올바랐음을 알게 되었다.
ㅡㅡ나는 엉드를 구하지 않고, 온화한 최후를 골랐어야 했다.
하지만, 그건 이미 지나가고 만 선택이다. 그래서 다음 한 수를 생각해야만 한다.
머릿속이 매우 냉정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론은 바로 나왔다.
ㅡㅡ나는 돌아가면 안 된다고.
돌아가면 나는 다시 무언가를 선택해야만 한다. 그것이 나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새롭게 분기점을 만들고, 나의 존재가 대가로서 소모되다가ㅡㅡ그리고 죽을 것이다.
평온하고 온화한 죽음은 아마 바랄 수 없다.
ㅡㅡㅡ내가 그것을 선택하지 않았으니까.
다시, 흐르는 정보에서 읽어 들인다.
내가 이곳에 머물 경우, 사람인 나와 용인 천안룡과의 사이에 관계가 생겨난다.
그것은 저 세계에도 흘러들어가서, 마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할 것이다.
여기의 머물지 않았을 경우의 세계의 황폐해진 대지가, 분기로서 떠오른다. 과학이 발전한 세계다.
물론 그렇게 안 되는 분기도 있다. 깔끔하게 정비된 길과 매우 빠르게 달리는 승용물.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계.
하지만.
둘러보니, 황폐해진 세상의 분기 쪽이 많다. 내가 속삭인다. "합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어때?"라고.
그런 것, 말할 것까지도 없어. 결과는 명백하다.
ㅡㅡㅡ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가 돌아가지 않는 편이 좋아.
그렇게 결론짓고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용이 아닌 인간 모습의 천안룡 님이 서 있었다.
천진난만한 소년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올랐고, 손을 사뿐히 내게 내밀었다.
《그럼, 나와 함께 가자. 그것이 그대의 선택이라면》
그 내민 손을 잡으려고, 천천히 몸을 기울이자.
ㅡㅡㅡ세상에, 균열이 생겨났다.
소리 없는 진동이 공간에 울려 퍼지고, 주위의 세계를 흩뜨리면서 왜곡되고 찢겨나간다.
그렇게 금이 간 그 틈새에서 검은 형체가 대단한 속도로 빠져나오더니, 공간도 갈라버릴 기세로 지면에 떨어졌다.
천천히 일어선 그에게, 나는 멍하니 초점을 맞추었다.
ㅡㅡㅡ피투성이의, 기사단장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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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히 만났으려나......"
"괜찮아. 분명, 둘 다 바로 돌아올 거야."
"ㅡㅡ돌아왔을 때의 벌을 생각해야겠어."
"....... 괜찮네, 그거."
"이상한 칭호를 늘린다던가?"
"광장에 동상이라도 세울래?"
"ㅡㅡ후후, 리아가 싫어하겠네요."
사라진 장소를 바라보면서, 누구랄 것 없이 세 명이 손을 맞잡는다.
ㅡㅡ그녀가 돌아올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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