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8. 도토리2021년 11월 22일 09시 25분 5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작성자: 비오라트728x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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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아저씨 대단한데~"
"어느 아저씨?"
"오른손을, 도끼 같은 걸로 바꿔낀 아저씨."
"아. 고브 아저씨. 철구를 붕붕 돌리는 거, 화려해서 좋아."
"난 아직 거기까지 읽지 못했는데."
"미안."
아직 1권째인 레오가 스포 하지 말라고 해서, 나는 사과했다. 갈색 가발을 쓰고 있어서 눈부심이 덜한 덕분에, 어떻게든 눈을 보며 사과했다.
나는 가끔 니코의 집인 루들슈타트 백작 저택에 놀러 가게 되었다. 레오도 함께.
"뭔데?"
시선을 느낀 니코가 물어본다.
"아니, 이자크와 말할 때의 어조는 이런 것이 원인이었나 생각해서."
"아, 그렇구나."
레오의 말에, 나도 납득했다. 하지만 니코는 원래 나보다 입이 험하다. 어디에서 배웠는지 이상했었단 말이지.
"나쁜가요?"
"아니? 나한테도 그 정도로 말해준다면 기쁠 거라 생각했다."
"...... 이미 충분히 스스럼없잖아요."
"그런가. 아쉽군."
이 이상은 무리라고 니코가 대답하자, 아쉬워보이지 않는 미소로 레오가 대답하였다.
"그러고 보니, 불경죄 같은 거 있어?"
문득 신경 쓰인 내가 물어보았다.
"불경한 태도를 보여서 죄가 되느냐는 말인가? 그런 것은 없다."
"헐. 없어?"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은 강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런 법을 만들면, 민심이 괴리될 뿐이다."
"우쭐대는 녀석은 늘어날 것 같은데."
"흠~ 그런 법인가."
확실히, 불경죄로 처벌된 사람은 소문으로도 들어보지 못했다.
레오는 읽던 책을 덮고서 얼굴을 들었다.
"내가 검술을 배우기 시작했을 무렵, 실내에서 목검을 휘두르다가 어마마마의 오르골을 부순 일이 있었다."
갑자기 과거의 실패담을 꺼내는 레오가 이상했지만, 지금의 화제와 관련 있겠다 싶었던 나와 니코는 수중의 책을 덮고는 경청했다.
"어마마마는 웃으면서 용서해주셨지만, 아바마마는 내가 부순 오르골을 들고 오도록 말씀하셨다."
혼날 거라 생각했던 레오는, 떨면서도 순순히 오르골을 들고 아버지의 앞으로 간 모양이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레오를 바로 혼내지 않고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줬다고 한다.
"이 오르골이 만들어지는데 얼마만큼의 시간이 든다고 생각하느냐고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질문에, 레오는 생각한 후 1개월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바마마는, 더욱 길다고 하셨다. 그리고 부수는 건 순식간이었지,라고도."
아버지의 말에, 레오는 수긍했다. 이제 혼날 거라고 레오는 생각했지만, 내려온 것은 질타가 아닌, 따스한 손바닥이었다.
"아버지는, 권력도 같다고 그때 가르쳐주셨다. 백성이 왕족을 따르는 것은 무조건적이 아닌, 선조들이 쌓아 올린 실적 덕분에 얻은 신용에 의한 것이라고. 그리고, 왕자인 나를 신하가 공경하는 것은, 그 신용과 나의 미래에 대한 기대심 때문이라고."
이유도 없이 권력을 휘두르면 오르골과 마찬가지로 간단하게 부서지고 말 거라는 것을, 레오는 아버지에게 배웠다.
"난 부서진 오르골을 고칠 수 없었다. 사과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일을 했다고 두려워했던 나는, 결국 울며 사과할 수밖에 없었다."
혼내는 것이 아닌, 사실만을 전한 레오의 아버지는 자식을 반성시켰다. 왠지 대단해.
"내가 조금 진정되었을 무렵, 아바마마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에는 부서지기 쉽지만,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고 고치는 것도 어려운 것이 많이 있다. 그걸 로이는 어떻게 하고 싶으냐.
"난 소중히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럼 로이는 좋은 왕이 되겠다면서, 아버지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줬다고 한다.
그 시절을 떠올려서 그런지, 레오는 볼을 기쁨으로 물들였다.
"참고로 오르골은 어마마마의 나라의 공예품이라서, 수리하려고 해도 그 나라의 장인에게 의뢰할 수밖에 없었는데 고치는데 2개월 정도 걸렸다. 돌아왔을 때, 다시 어마마마께 사과한 것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지."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 거야."
미소 짓는 레오에게, 니코가 결론을 재촉했다.
"다시 말해 불경을 벌하는 법을 만들게 되면, 역대의 왕이 쌓아온 권위를 부수는 행위다. 그래서 아바마마의 대는 물론이거니와 나의 대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안심하도록 해라."
"음...... 결국, 쓸데없이 신경 쓰지 말라는 뜻인가?"
"이제 와서 이자크나 니콜라우스한테 공경받아도 기분만 나쁘니까."
"최근, 아버지를 따라서 너한테 인사할 때, 너무 시치미 떼서 오한이 들지 뭐니."
"그건 서로 마찬가지잖나."
나도 공식 석상에서 레오와 대화해본 일은 한번뿐이었는데, 매우 닭살이 돋았다. 니코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한다.
"하지만, 레오의 아버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
"그래, 존경하고 있다."
여전히, 레오의 말투는 애들 같지 않다. 하지만 표정은 나이에 걸맞은 솔직한 것이었다.
"...... 그래서, 방금 그건 언제 적 이야긴데."
"흠. 6년 정도 전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4살 때였지."
"으웩."
"너, 그때부터 그런 대화를 했던 거야?"
믿을 수 없다며 니코가 어이없어하였다.
"내가 그 나이 때는 도토리를 주웠었다고."
"도토리를 주워서 어디에 쓰길래?"
"주울뿐이었다고........ 아, 큰 것은 목수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팽이로 만들었었다."
"팽이, 라니?"
"조금 비틀면 제멋대로 돌아가는 장난감. 얼마나 오래 도느냐로 경쟁하는 거야."
"다음에 해보고 싶군."
레오의 눈이 반짝거려서 눈부시다. 무심코 눈을 질끈 감는다.
"이제 와서 하려고?"
"상관없지 않은가."
"아직 꼬마네."
니코의 말에, 레오는 기뻤는지 웃었다.
"나도 아직 꼬마니까."
우리들의 앞에 있는 사람은, 확실히 한 살 아래의 소년이었다.
아가씨가 서쪽 정자로 불러서 나왔다.
"아가씨, 생일 축하해."
"고마워요."
정자에 도착한 아가씨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니, 미소 지으며 답례한다.
아가씨는 코트의 호주머니에서 작은 메시지 카드를 꺼내서, 눈높이까지 들어 올렸다.
"이거, 잊지 않았겠지요?"
"그래."
작년에 내가 건네준 선언서다.
"그럼, 부탁을 말할게요."
"그래."
정면에서 서로 보는 채로 몇 초가 지났다.
수십 초가 지나자, 견디지 못한 내가 물었다.
"아가씨?"
"마, 말할 거니까요......!"
"응."
몇 번의 심호흡 뒤, 아가씨는 주먹을 작게 쥐고서는 결의에 찬 눈망울로 날 바라보았다.
"............ 이."
"이?"
"이후로도, 저, 저를 만지세요!"
"뭐?"
"마, 만지라는 것은,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고요!? 그...... 머리를 쓰다듬는다던가, 손을 잡는다던가 하는......"
"그런 건 선물이 안 되잖아."
"하지만, 자크는 그 후로 전혀 만져주지 않잖아요!"
생일선물로 부탁할 정도가 아니다,라고 내가 말하자, 아가씨가 노려보았다.
"로이 님과의 약혼이 결정된 이후, 그런 점에서만 묘하게 예의를 지켜서..... 자크 주제에 그런 배려라니 이상해요!"
"내 주제에 라니......"
아가씨한테는 내가 그런 염치없는 놈으로 비쳤던 걸까.
"...... 레오가 불만을 말하지 않겠어?"
"로이 님이 그런 속 좁은 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보다, 플로라한테는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데 저한테 안 해주면 불공평해요."
"그러고 보면, 그런가."
"....... 뭐든 들어주겠다고 말했었죠."
"하지만, 역시 이건 생일선물이 안 된다고."
내 말이 거절의 의미라고 생각했는지, 아가씨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런 아가씨의 머리에, 턱 하고 손을 놓았다.
"내가 기쁠 뿐인데."
그대로 가볍게 쓰다듬자,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감촉이 돌아온다.
머리를 쓰다듬고 있자, 아가씨는 점점 혈색이 좋아지더니, 마지막에는 새빨갛게 되었다.
"저, 저..........."
"왜?"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고개 숙인 아가씨의 입가가 미소 지은 모양이라서, 나는 당분간 더 쓰다듬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축하해, 의 마음을 손바닥에 담아서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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