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라트의 번역공방
  • 3장 18 여왕의 방패와 지팡이
    2020년 08월 24일 03시 43분 26초에 업로드 된 글입니다.
    작성자: 비오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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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s://ncode.syosetu.com/n7831dm/56/





     ㅡㅡ아침 4시.


     평소대로 일어난 아키히토는, 방 한켠에 있는 VR머신을 보았다.


     어제, 마리엘라와 알피에게는 로그인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전했었지만, 아무래도 이 시간이 되면 눈이 뜨이고 만다.


     오늘은 일요일. 


     절제의 도시에서 일어난 방위전의 이야기로 인터넷이 달아오르고 있는데도, 아키히토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냥, 일어서서는 그대로 화장실로 향했다.


     몸단장을 끝내고 침대에 눕자, 시간은 4시 45분.


     로그인 할까, 말까.


     생각을 하고, 그리고는....


     ".....뭐, 두 사람이 없다면 로그아웃할까."


     그렇게 중얼거리고, 헤드셋에 손을 뻗었다.




     절제의 도시.


     방위전이 끝나고, 엘프들은 다른 종족에 대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


     그렇게 주변을 보던 폰스케는, 가까이에 서 있던 두 사람을 발견했다.


     마리엘라가 손을 흔들자, 알피도 양손을 크게 올리고 손을 흔들고 있었다.


     '기다리고 있었나? 아니, 다른가.'


     합류하자, 마리엘라와 알피가 폰스케에게 말을 걸었다.


     "폰스케, 오늘은 느긋하게 놀자."


     "그래요. 어차피 장비는 엉망진창이라서, 아이템도 거의 없단 말이에요. 여기선 랭킹 상위에 올랐다는 축하를 겸하여 떠들석하게 놀자구요."


     임시 길드는 아직 해산하지 않았다.


     방위전이 끝나고나서, 폰스케가 풀이 죽은 것을 주변에서 신경써주어서 그대로 방치하고 있었다.


     "....둘 다, 미안."


     사과하는 폰스케에게, 알피가 미소지었다.


     "딱히 상관없다고요. 저와 폰스케는 동료니까요."


     그런 알피의 대사에, 마리엘라가 옆구리를 쳤다. 배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알피에게 마리엘라가 미소를 띄우며 물어보았다.


     "내 이름이 없는건 어떻게 될 것일까나?"


     얼굴이 새파래진 알피가,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그런 의미라구요. 할건가요? 이 자리에서 결착을 지어도 괜찮다고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무기를 손에 들고 결투를 시작하려는 때다.


     나나코가 달려와서 폰스케에게 안겨들었다.


     "폰스케 씨!"


     "나나코 쨩."


     뒤를 쫓아오는 것은, 시에라와 구루구루였다.


     그리고 소로리와 블레이즈의 파티.


     라이타 일행도 모여있었다.


     "여러분, 무슨 일입니까?"


     대표로 블레이즈가 폰스케에게 설명했다.


     "아니, 그....뭐라고 할까, 이번 이벤트로 랭킹 1위를 얻어서 말이지요. 보수에 대해서 말입니다만, 레어아이템을 모두 나누었습니다. 나눈 것은 좋은데, 문제는 길드에 대한 보수가 말이지요."


     소로리가 딱 잘라 말했다.


     "길드용의 레어아이템입니다.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나타내는 타입이어서, 길드 멤버에게 이득이 크다고 합니다."


     블레이즈도 팔짱을 끼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규모 퀘스트의 보수라서, 과금아이템과는 다르게 효과가 대단합니다. 루크 군이었었나? 폰스케 군의 친구들도 길드아이템을 손에 넣어서 아주 기뻐했었지요."


     폰스케는 턱을 괴고 생각했다.


     "아니, 하지만 임시길드니까,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단 말입니다.....그렇게 대단한 효과가 있습니까?"


     스테이터스 화면을 보라고 들어서, 폰스케가 길드 항목을 보자 눈을 부릅떴다.


     길드의 규모가 작아서, 효과 자체도 미미한 수준이다.


     매일같이 용돈 정도의 자금이 손에 들어온다.


     미미한 양이지만 스테이터스에 보정이 붙는다.


     NPC의 상점에서 구매를 하면, 약간 할인된다.


     길드 멤버는, 콤보가 발생하기 쉬워진다던가 그 정도다.


     하지만, 보수로 손에 넣은 [여왕의 방패] 라는 길드에 장식하는 아이템의 효과는, 길드의 규모를 2단계 이상 올리는 효과가 있었다.


     결국, 길드의 은총을 그런대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길드마스터인 폰스케에게는, 길드마스터를 강화하는 특별한 스킬을 손에 넣는다.


     그 스킬이란 [여왕의 가호].


     정말 우수한 스킬이었다.


     라이타가 폰스케에게 부탁하였다.


     "이건 교환이 안되는 아이템이다. 폰스케 군, 당분간 길드를 남겨보지 않겠나? 우리들에겐 정말 무시할 수 없는 스킬이 있어서 말이다."


     생산직 중에서는, 전투가 어려운 플레이어도 많다.


     그런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소재모으기의 전투가 쉬워진다는 것은 커다란 은혜였다.


     그것도, 소재를 모아서 사용하는 금액이 약간 싸진다.


     라이타는 그게 기쁜 모양이다.


     "그, 우리들도 사람을 모아보기는 했지만, 딱히 대형 길드에 들어가는 일은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 이건 기회란 말이다!"


     알피가 조금 질린 모습이었다.


     "라이타, 너무 필사적이에요."


     폰스케가 생각에 잠겨있자, 그곳에 오크 집단이 화내는 표정으로 나타났다.


     "폰스케 군! 자네는, 무슨 일을 저질러 버린 것인가!"


     "ㅡㅡ네?"


     오크들이, 정말로 화를 내고 있었다.


     그런 진귀한 광경에, 폰스케도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회견의 자리.


     새 여왕인 어린 소녀 [미아] 는, 왕좌에 앉아서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잘 도착했다, 영웅 폰스케."


     영웅이라도 들은 폰스케가 곤란해하였지만, 아무래도 여왕의 방패를 든 폰스케 일행은 절제의 도시에서 영웅취급을 받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때의 멤버도 영웅으로 취급되었다.


     NPC의 태도가 이제까지와는 노골적으로 달라져 있었다.


     "저기, 여왕님?"

     

     폰스케가 뒤에서 기대하는 오크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부탁하였다.


     "오크들에 대한 취급을 좀 더 과격아게 되돌릴 수 없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일을 말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미아는 고개를 갸웃했다.


     "미아, 모르겠어."


     그렇게 대답하였다.


     오크들은 절망하고 있었다.


     "젠장! 귀여워어어어!"


     "새로운 여왕님에게 매도당하고 싶었는데! 밟히고 싶었는데!"


     "뭐가 영웅이냐! 돌려내. 우리들의 낙원을 돌려내라고!"


     방위전 후에는 어딜 가도 영웅이라고 떠받들어져서, 지금까지와 달리 전혀 즐기지 못했다.


     광장의 클라라를 쫓아가서, 때려달라고 해도 도게자를 하는 모양이다.


     "지금까지, 영웅님들에게 심한 짓을 해서 죄송했습니다아아아!"


     울면서 도게자를 하는 클라라에게, 오크들도 울면서 도게자를 하면서 말한다.


     "그렇게 말하지 말고, 이전의 당신으로 돌아오세요!"


     그들의 터전을, 그들의 낙원을 잃은 것이다.


     "운영진에게 연락을 해봤는데 안된다고 했다. 조금 남은 가능성도... 지금, 무너졌다."


     "이제, 우리들의 이상향은 어디에도 없네."


     "가자. 우리들은 앞으로 나아갈 때가 온 것이다."


     멋대로 휘청대며 일어서서는, 오크들이 나가버렸다.


     '......뭐냐고, 저 녀석들.'


     한숨을 쉬는 폰스케는, 그대로 회견의 자리를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미아가 폰스케에게 말을 걸었다.


     "폰스케, 조금 괜찮습니까."

     

     "........네?"


     또 뭔가의 이벤트인가 생각하자, 미아가 하인에게 지팡이를 들고 오게 했다. 그것은, 셰라가 들고 있던 지팡이였다.


     "선대의 여왕께서, 당신에게 주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토룡 정벌,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미소짓는 미아의 얼굴에는, 셰라의 모습이 남아있었다.


     그것이, 폰스케에게는 괴로웠다.


     받아들자, 여왕의 지팡이는 [길드 아이템] ㅡㅡ결국, 길드 강화아이템이었다.


     


     희망의 도시.


     주점을 통째로 빌린 폰스케 일행은, 토룡정벌의 성공을 축하하고 있었다.


     새롭게 길드아이템을 받은 덕분에, 길드를 유지해야 한다고 라이타가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폰스케 군. 알았나. 이건 찬스란 말이다."


     "라이타 씨, 취하지 않으셨나요?"


     난처해하는 폰스케의 테이블에는, 나나코와 시에라가 늘어놓은 요리를 먹으며 감상을 말하고 있었다.


     구루구루는 두 사람을 질린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시에라쨩, 이거 맛있네요."


     "이쪽도 맛있어요. 아, 다음은 이걸 주문해볼까."


     "잘도 그렇게나 먹네. 보는 것으로 배불러."


     즐거운 듯한 그룹에서, 일부러 떨어져서 앉아있는 소롤리를 보았다. 폰스케는, 그 쪽의 테이블로 향했다.


     "소로리 씨, 모두와 마시지 않겠습니까?"


     소로리는 와인 글라스에 들어간 주스를 조금씩 마시고 있었다.


     "폰스케 군, 전에 말했었지요. 전 고독을 사랑한답니다. 주변에 즐거워 하면 할수록, 저의 고독감은 대단한 것이 된답니다. 그리고, 길드에 남을지 떠날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 정도랍니다."


     '이 녀석도 이상한 녀석이구나.'


     블레이즈는 동료나, 다른 멤버와 대화를 하며 즐기고 있었다. 파티의 리더인 것도 있어서, 자연스레 사람이 모여들었다.


     그리고ㅡㅡ.


     "늘어서 돼지들!"


     알피와 마리엘라가, 오크들에게 둘러싸여서 받들어지고 있었다.


     "그래. 우리들에게는 여왕님이 있지 않은가."


     "이렇게 기쁜 일이 있을까."


     "아아, 주먹이 뼈까지 울려."


     행복해 보이는 오크 집단을 방치하고, 폰스케는 즐거워보이는 길드 멤버들을 보고 생각했다.


     '뭐, 남기는 정도는 괜찮나.'


     이렇게, 길드 [폰스케와 유쾌한 동료들] 의 존속이 결정되었다.




     일요일 저녁.


     피트니스클럽의 수영장에 들어간 아키히토는, 올라가서는 벤치에 앉아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었다.


     트레이너가 아키히토의 수영 시간을 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몸은 꽤 만들어졌지만, 수영은 아직이군."


     어깨에 타월을 걸친 아키히토의 몸은, 이전과 다르게 꽉 짜여져 있었다.


     "뭐, 이렇게나 수영한건 처음입니다."


     숨을 고르며, 꽤 헤엄쳤다고 생각하면서 주변을 보았다.


     대학생 정도의 여자 두 명이 수영장에서 나와서 벤치에 앉아있었다.


     "뭐, 목표는 설정해 둘테니까, 수영장을 이용하고 싶을 때 오면 됩니다. 그건 그렇고, 정말로 체격이 몰라보게 변했네요. 젊으니까 곧장 체질도 변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생각 이상입니다."


     아키히토는 확실히 피트니스클럽에 다녀서 좋았다고, 친구인 리쿠에게 고마워했다.


     "덕분에 피곤해지기가 힘들어졌어요."


     "그거 잘됐네요. 하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않도록해요."


     트레이너와 대화를 끝내고, 옷을 갈아입으러 갔다.




     탈의실.


     수영복을 벗는 대학생 두 사람이, 아키히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보랏빛 긴 머리칼이 특징이 사람은 [키사라기 레오나] 였다.


     그런 그녀에게 말을 거는 자는, 친구인 [하즈키 유미] 였다.


     "저기, 레오나, 그 애 대단하네. 근육이 울퉁불퉁하다고."


     그런 유미에게, 레오나는 어이없어하였다.


     "또 남자만 보고 있던거야? 조금은 운동하는게 어때. 그 커다란 가슴도 좀 조이란 말야."


     일부러 그러는 듯 손으로 쥐었지만, 손이 파묻히고 전체를 쥘 수 없다.


     유미가 부끄러운 듯 가슴을 가렸다.


     "상관없잖아. 보는거는 공짜인걸."


     레오나는 티셔츠를 입고서 조금 젖은 머리카락을 옷에서 꺼내고 머리를 손질했다.


     "선생님이 주의를 기울이는 걸 보면, 의외로 유능할지도 모르겠어. 움직임을 보았는데, 몸을 움직이는 일도 잘할 것 같고."


     유미도 서둘러 옷을 입고서, 레오나를 보았다.


     "나한테는 이것저것 말했지만, 레오나도 남자와 사귄 일이 없잖아."


     "내 경우는, 졸업하면 어차피 결혼하니까. 그런 나로서는 사귀는 남자한테 실례야."


     "결혼을 전제로 한 사귐이라니 너무 나갔잖아."


     두 사람이 옷을 모두 갈아입고, 짐을 들고서 밖으로 나가려고 할 때다.


     유미가 생각난 듯 말했다.


     "아, 그래. 레오나, 판도라라는 게임 알고 있어?"


     레오나는 유미의 얼굴을 안보며 이야기했다.


     "뉴스로 화제가 되고 있는건 알고 있어. VR게임이지? 그 분야는 개발비와 개발기간 때문에, 그 게임의 독무대라고 들었어."


     유미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게 아니라, 같이 시작해볼래. 주위 사람들도 하는 모양이고, 그걸로 숨을 돌릴 수 있는 모양이야."


     레오나가 유미의 얼굴을 보았다.


     "그러고보니, 게임 안의 시간은 24배. 아니, 48배였나. 판도라가."


     유키가 그렇다고 했다.


     "하지 않는 쪽이 드무니까, 이참에 이야깃거리로 삼지 않을래. VR머신도 지금은 간단히 살 수 있잖아."


     레오나가 알았다고 하자, 유미가 레오나의 등을 안았다.




     월요일.


     알바하고 있는 아키히토는, 뒷켠의 방을 보고 있었다.


     그 방에서, 울부짖는 소리아 노성이 들려오는 것이다.


     '구리타 씨, 무슨 일이 있었나?'




     구리타는, 컴퓨터의 화면에 얼굴을 들이대고 있었다.


     "뭐야. 뭐냐고, 이건!"


     그곳에는 악질행위를 했던 판도라의 플레이어들이 게시되어서, 그들의 행동이 영상이 첨부되어 공개되었다.


     정중하게도, 구리타의 아바타인 제인은, 악질행동에 더하여 광란 상태의 오크한테 유린되는 장면까지 영상으로 편집되었다.


     댓글을 보니, 수백 건이나 달려 있었다.


     "과금 플레이어인데, 랭킹에도 못 들어가면 쓰레기잖아."


     "너무 악질이라 웃지 못하겠어. 저 때 오크들이 좀 더 토룡의 표면을 깎아주었다면 편했는데."


     "무능은 과금을 해도 무능이다."


     "뭘 하고 싶었던거야, 이 녀석?"


     "나는 과금까지 해서 이런 짓을 한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제인 군, 내걸렸네! 아바타를 바꿔서 다시 도전이다!"


     더욱 악질의 댓글도 있어서, 구리타는 양손으로 난폭하게 머리를 긁었다.


     "젠장, 젠자앙! 도대체 얼마나 부었다고 생각해. 길드아이템이 그렇게 고성능이라니 몰랐다고! 알았다면, 좀 더 효율 좋게....시발!"


     레어아이템을 받는 것은 천 등까지.


     구리타의 길드는, 1005등이라는 순위였다.


     "도대체 얼마나 들였다고 생각하는거냐. 내 아바타는....최강의 아바타는!"


     구리타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고액의 빚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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